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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11. 11. 16. 선고 2009누11753 판결
주식을 상장하지 못한 데에 책임을 돌릴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국패]
직전소송사건번호

서울행정법원2005구합10330 (2009.04.03)

전심사건번호

국심2004서0808 (2005.01.31)

제목

주식을 상장하지 못한 데에 책임을 돌릴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

요지

자산재평가를 실시한 법인이 최종상장시한까지 주식을 상장하지 못하였더라도 주식을 상장하기 위해서는 상장이익을 보험계약자에게 배분하여야 한다는 한국증권거래소와 정부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음으로써 결국 최종상장시한까지나 과세처분시까지 주식을 상장하지 아니한 것에는 책임을 돌릴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함

사건

2009누11753 법인세등부과처분취소

원고, 항소인

XX보험 주식회사

피고, 피항소인

종로세무서장

제1심 판결

서울행정법원 2009. 4. 3. 선고 2005구합10330 판결

변론종결

2011. 10. 5.

판결선고

2011. 11. 16.

주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04. 3. 20. 원고에게 한 1989 사업연도 귀속 법인세 74,753,234,322원과 방위세 18,633,816,822원의 부과처분을 모두 취소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재평가차액의 익금 불산입 및 주식 미상장

"원고는 1989 사업연도에 조세감면규제법(이하 구 조세감면규제법이라 한다) 제56조의2 제1항에 따라1989. 4. 1.'을 재평가일로 하여 자산재평가법에 따른 재평가를 실시하고 그 재평가차액을 법인세법 제15조 제1항 제5호에 근거하여 1989 사업연도 익금에 산입하지 않은 채 법인세를 신고・납부하였다. 그런데 원고는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 제38조가 정한 상장시한인 2003. 12. 31.까지 원고의 주식을 한국증권거래소에 상장하지 않았다.",나. 피고의 이 사건 부과처분

피고는 2004. 1. 16. 위와 같이 원고의 주식이 상장시한까지 상장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 조세감면규제법 부칙 제23조 제1항(이하 '이 사건 부칙규정'이라 한다)에 따라 이 사건 재평가차액을 임의평가익으로 간주하여 2004. 3. 20 원고에게 1989 사업연도 귀속 법인세 213,634,056,630원 및 방위세 22,363,535,720원을 부과하였다가 국세심판원에 의해 법인세는 74,753,234,322원, 방위세는 18,633,816,822원으로 각 감액 경정되었다(이하 2004. 3. 20.자 부과처분 중 이와 같이 감액경정되고 남은 부분을 통틀어 '이 사건 부과처분'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 2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부과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구 조세감면규제법 제56조의2 제1항 단서 및 이 사건 부칙규정은 '재평가를 실시한 법인이 책임 있는 사유로 상장시한 내에 주식을 상장하지 않은 경우'에만 이미 행한 재평가를 자산재평가법에 의한 재평가로 보지 않는다는 취지로 해석하여야 한다. 그런데 원고는 자기에게 책임을 돌릴 수 없는 사유로 상장시한 내에 주식을 상장하지 못하였을 뿐이다. 그러므로 단순히 '원고가 상장시한 내에 상장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한 이 사건 부과처분은 위법하다.

나. 인정 사실

1) 구 조세감면규제법에 따른 원고의 자산재평가 실시

정부는 1980년대 말경 구 조세감면규제법 제56조의2를 신설하고 자본시장 육성에 관한 법률을 전면 개정하는 등 우량 주식회사들의 기업공개 ・ 주식상장을 적극 유도하였다. 특히 재무부장관은 1989년 4월경 "생명보험회사의 기업공개추진에 보험업법 등 관련 법령상 제한 규정이 없으므로 재무상태 ・ 경영실적 등 증권거래법 등의 규정에 의한 기업공개요건에 적합한 경우에는 기업공개가 가능하다 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원고는 주식상장을 목적으로 이 사건 자산재평가를 실시하고, 1990년 9월경 재무부장관의 1990. 8. 31.자 "생명보험회사 잉여금 및 재평가적립금 처리지침"에 따라 정부로부터 기업공개 이행조건부로, 이 사건 재평가차액으로 적립된 재평가적립금을 자본금 증액(주주에게 귀속) 29.9%, 재평가적립금 적립(사내유보) 30.1%, 특별배당준비금 적립(보험계약자에게 귀속) 40.0% 등으로 처리하는 것에 관하여 허가를 받았다.

2) 상장시한의 계속적 연기

그런데 이 사건 자산재평가를 전후로 주식시장이 침체되자, 정부는 증시안정화대책 일환으로 주식공급 물량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기업공개요건을 강화하고 정부의 허가 없이 사실상 기업공개를 할 수 없게 하였으며, 1990년경에는 재무부와 증권감독원 주관으로 금융기관의 신규기업공개를 연기하였다. 그리고 1990. 12. 31. 그 보완방안으로 구 조세감면규제법 제56조의2를 삭제하고 이 사건 부칙규정을 신설하면서 조세감면규제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이 사건 부칙규정 상의 상장시한을 '재평가일로부터 5년'으로 규정하였다.

원고는 1992년 10월경 주식상장을 목적으로 한신증권 주식회사 및 XX증권 주식회사와 "기업공개 협의 및 지도에 관한 협정"을 체결하고 1993. 5. 6. 증권관리위원회에 유가증권발행인으로서 기업을 등록하였으며, 1993. 5. 25. 주주총회를 개최하여 기업공개 및 주식상장을 전제로 정관개정을 결의한 후 1993. 6. 4 재무부장관에게 정관변경 인가신청을 하였는데, 재무부장관은 1993. 12. 30. 기업공개가 가능한 시점에서 검토 하여 처리할 예정"이라고 회신하였다.

그러면서 정부는 1993. 12. 31. 그 동안 증시안정을 위해 기업공개요건이 강화되는 등 기업공개 여건이 어려웠던 점을 감안하여 이 사건 부칙규정 상의 상장시한을 다시 '재평가일로부터 8년'으로 연장하였다.

이후 정부는 1996년 7월경에 이르러 "생명보험회사에 대하여는 그 자산의 소유주가 주주가 아닌 보험계약자인 점 등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당분간 기업공개를 불허하겠다 는 방침을 밝히는 한편, 1996. 12. 31. 증권시장 여건상 기업공개가 어려운 점을 감안하여 이 사건 부칙규정 상의 상장시한을 '재평가일로부터 10년'으로 연장하였다가, 1997년경에 닥친 IMF 구제금융사태로 인한 증시위기 상황에서 기업공개가 현실적으로 어려웠던 원고 등 생명보험회사의 건의에 따라 1998. 12. 31. 이 사건 부칙규정상의 상장시한을 '재평가일로부터 11년'으로 연장하였으며, 2000. 1. 10.에는 다시 '재평가일 로부터 13년'으로 연장하였다.

3) 제1차 생명보험회사 상장자문위원회의 구성

한편, OO그룹 회장이던 이AA가 1999년경 OO자동차 주식회사의 부채처리와 관련하여 OO생명보험 주식회사 발행 주식 400만 주를 상장(2000년 말경)이 전제가 된 가격인 '1주당 70만 원'으로 출연하자, 시민단체들은 OO생명보험 주식회사의 상장이익이 보험계약자에게 주식배당 형태로 배분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정부는 1999년 9월경 금융감독위원회 산하에 '생명보험회사 상장자문위원회'(이하 '제1차 상장자문위원회'라 한다)를 구성하여 의견을 수렴하였는데, 시민단체는 생명 보험회사가 상호회사적 성격을 가진다는 이유로 상장이익을 배분하여야 한다는 의견을, 생명보험업계 등은 생명보험회사에 일반 주식회사와 통일한 기준에 따라 상장이 허용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4) 한국증권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상장규정 개정

한국증권거래소는 2000년 6월경 제1차 상장자문위원회의 자문안 등을 바탕으로 "상호회사 형태의 생명보험회사 상장제한"을 위해 유가증권시장상장규정에 상장신청인은 이익배분 등과 관련하여 주식회사로서의 특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는 규정(이하 '이 사건 상장요건규정'이라 한다)을 신설하고, 상장심사지침을 "주식회사로서 인정되기 위해서는 영업 ・ 영업외활동으로 인한 이익과 고객이 회사에 제공하는 이익이 구별되어야 하고, 주주에 귀속되는 이익배당과 회사에 자산을 제공한 고객에 귀속되는 이익이 주식회사의 속성에 맞는 이익배당으로 인정되어야 한다 는 취지로 개정하였다.

5) 상장시한의 추가 연장

그런데 2000년 8월경 신임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이 "생명보험회사 상장이익을 보험 계약자에게 주식배당 형태로 지급하는 것은 법과 보험이론에 맞지 않는 정치적인 해결책"이라면서 정부의 기존 방침과 다른 의견을 표명함에 따라 정부와 생명보험회사들 및 시민단체들 간에 진행된 그 동안의 논의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2000년 12월경 상장이익 배분을 둘러싼 입장대립과 주식시장 침체 등을 이유로 상장 여건이 조성될 때까지 생명보험회사 상장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정부는 2001. 12. 31 원고 등의 건의에 따라 국내외 경기부진에 따른 주식시장 침체, 생명보험회사 상장이익 배분문제 등을 감안하여 이 사건 부칙규정 상의 상장시한을 '2003. 12. 31.'로 연장하였다.

6) 제2차 생명보험회사 상장자문위원회의 구성과 좌초

금융감독위웬회는 2003년 6월경 "생명보험회사 상장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여 8월까지 상장방안을 마련하겠다 는 취지로 발표하고 그 산하에 '생명보험회사 상장자문 위원회'(이하 '제2차 상장자문위원회'라 한다)를 구성하였다. 제2차 상장자문위원회는 2003년 7월경 생명보험회사 상장에 관하여 생명보험업계 3곳, 참여연대 등 4곳의 시민 단체와 한국상사법학회 등 4곳의 연구기관 등 총 11개 기관에서 의견을 제출받았는데, 참여연대 등 4곳의 의견서에서는 '상장이익이 보험계약자에게 주식배당의 형태로 배분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나머지 7곳의 의견서에서는 상장이익 배분에 대한 종전의 반대 입장을 고수하였다.

이에 제2차 상장자문위원회는 2003. 10. 15. 상장이익 배분문제에 관한 계약자 측과 주주 측 사이의 견해 차이가 좁혀지지 않았고, 원고와 OO생명보험 주식회사가 상장 자문위원회 방안에 의한 상장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상황에서 상장자문위원회 자문안은 의미가 없으며, 향후 상장 재논의 시 당사자간 협의에 오히려 제약이 될 수 도 있다 는 이유에서 금융감독위원회에 상장권고안을 제출하지 않기로 하였다.

7) 정부의 상장시한 연장 거부

이에 따라 금융감독위원회는 2003. 10. 18. 정부는 법령상 상장이익 배분을 강제할 수 없고, 관련 회사가 자문위가 제시한 방안에 의한 상장의사가 없어 자문안이 제출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감안하여 생명보험회사 상장에 관한 권고안을 제시하지 않기로 하였다 는 입장을 발표하였다. 그런데 재정경제부는 생명보험회사 등의 상장시한연장 추가요청을 거부한 채 "자산재평가차익에 대하여 법인세를 변제받은 기업이 2003. 12. 31.(이하 '최종상장시한'이라 한다)까지 상장하지 않을 경우 현행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 규정에 따라 법인세가 과세되고, 상장시한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겠다 는 방침을 발표하였다.

8) 피고의 이 사건 부과처분

원고의 주식은 최종상장시한인 2003. 12. 31까지 상장되지 않았고, 이에 따라 피고는 2004. 3. 20. 앞서 본 바와 같은 이 사건 부과처분을 하였다.

9) 제3차 생명보험회사 상장자문위원회의 상장안 마련

그 후 정부는 2006년 2월경 생명보험회사 상장기준안 마련을 위하여 한국증권선물 거래소 산하에 생명보험회사 상장자문위원회(이하 '제3차 상장자문위원회'라 한다)를 설치하면서 제3차 상장자문위원회에서 상장방안이 도출되면 한국증권선물거래소가 이를 토대로 유가증권시장상장규정의 개정안을 마련하여 정부의 승인을 받고, 승인된 개정안에 따라 개별 생명보험회사별로 상장신청을 받아 그 상장 여부를 심사 결정하게 된다 고 발표하였다.

제3자 상장자문위원회는 의견서, 공청회를 통해 시민단체, 생명보험업계 및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등을 토대로 2007년 1월경 한국증권선물거래소에 "생명보험회사의 설립 및 출자관계, 구성원, 최고 의사결정기관, 계약자의 권리 의무 등을 고려할 때 국내 생명보험회사는 법적으로 주식회사이고, 유배당보혐의 판매, 계약자의 경영위험 공유 및 재평가적립금의 처리 등 실질적 운영 측면에서도 주식회사로서 속성이 인정된 다 는 내용의 최종보고서를 제출하였다.

한국증권선물거래소는 이러한 최종보고서 내용을 반영하여 "이 사건 상장요건규정 상의 주식회사 속성을 판단하는 근거인 '이익배분 등'은 주식회사 속성을 판단하는 기준 중 일부에 지나지 않고 그 의미가 모호하여 상장심사 시 혼란을 초래한다 는 이유로 이 사건 상장요건규정을 "법적 성격과 운영방식 측면에서 상법상 주식회사로 인정될 것"으로 개정하는 유가증권시장상장규정중개정안을 마련하여 금융감독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개정하고 2007. 4. 30.부터 시행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5 내지 25, 28호증, 을 제3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이BB의 증언, 제1심 법원의 금융감독위원회위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구 조세감면규제법 제56조의2 제1항에 의하여 자산재평가를 실시한 법인이 최종상장시한까지 주식을 상장하지 못하였더라도 그 원인이 당해 법인에게 책임을 돌릴 수 없는 정당한 사유에서 비롯된 경우에는 그 재평가차액에 대하여 법인세를 과세할 수 없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09두3842 판결).

그런데 앞서 인정한 사실과 이에 의해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최종상장시한인 2003. 12. 31.까지는 물론이고, 적어도 이 사건 처분 당시인 2004. 3. 20.경까지는 주식을 상장하지 못한 데에 자신에게 책임을 돌릴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부과처분은 위법하다.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① 정부와 정부가 감독하는 한국증권거래소는 원고와 같은 생명보험회사를 상호회사 적 성격이 있는 주식회사로 보고 그 상장 제한을 위해 한국증권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에 이 사건 상장요건규정을 둠으로써 생명보험회사가 상장을 하기 위해서는 상장이익을 보험계약자에게 배분함으로써 상호회사적 성격을 해소하여야 하고 그 해소 전에는 상장할 수 없도록 제도화하였다. 이에 따라 생명보험회사로서는 상장이익을 보험계약자에게 배분하는 방안에 관하여 정부와 합의하기 전까지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 하는 것이 제도적으로 불가능하였다

② 그런데 생명보험회사는 이 사건 자산재평가 실시 이전부터 제3차 상장자문위원회가 한국증권선물거래소에 최종보고서를 제출 때까지 변함없이 법적 ・ 제도적 측면에서 뿐 아니라 실제 운영 측면에서도 상호회사적 성격이 없는 순수한 주식회사이었으므로, 상장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상장이익을 보험계약자에게 배분할 법적 ・ 제도적 이유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정부와 한국증권거래소는 최종상장시한 이전에 생명보험회사가 다른 주식회사와 통일한 조건에서 상장할 수 있도록 이 사건 상장요건규정을 개정함으로 써 제도적 장애를 제거하였어야 한다.

③ 그런데 그와 같이 상장요건규정이 개정된 것은 2007. 4. 30.경의 일이다.

④ 이러한 점에서 원고가 상장하기 위해서는 상장이익을 보험계약자에게 배분하여야 한다는 한국증권거래소와 정부의 부당한 요구를 수용하지 않음으로써 결국 최종상장시한까지나 이 사건 처분시까지 주식을 상장하지 아니한 것에는 원고에게 책임을 돌릴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사정이 그러한 이상 설령 당시 원고에게 상장하려는 의사나 의지가 부족한 측면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와 달리 보기는 어렵다.

3. 결론

이 사건 부과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하므로 이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그런데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부과처분을 취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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