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서울행정법원 2015. 12. 17. 선고 2015구단56512 판결
[평균임금정정불승인및보험급여차액부지급처분취소][미간행]
원고

[별지 1] 원고 명단 기재와 같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피플 담당변호사 윤미영)

피고

근로복지공단

2015. 11. 12.

주문

1. 피고가 [별지 2] 기재 처분일자에 원고들에게 한 각 평균임금정정 및 보험급여 차액지급거부처분을 모두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들은 탄광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이후 피고로부터 진폐증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아 보험급여를 지급받고 있는 사람들이거나 진폐증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은 후 사망한 자들의 유족들로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03. 12. 31. 법률 제70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산재법’이라고 한다)이 규정하고 있는 보험급여 수급권자들이다.

나. 피고는 산재법 제38조 제5항 , 산재법 시행령(2003. 5. 7. 대통령령 제1797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6조 , 산재법 시행규칙(2003. 7. 1. 노동부령 제1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조 에서 규정한 업무상 질병 이환자에 대한 평균임금산정특례규정(이하 ‘산재법 특례규정’이라고 한다)에 따라 진폐증 진단일 당시 매월노동통계조사보고서를 기준으로 원고들의 평균임금을 산정하거나 휴·폐업일을 기준으로 최초 평균임금을 산정한 후 진단일까지 증감하는 방식으로 원고들의 평균임금을 산정(이하 이와 같이 산정된 최초 평균임금 또는 평균임금을 ‘산재법상 특례임금’이라고 한다)하고 이를 적용하여 원고들에게 보험급여를 지급하여 왔다.

다. 원고들은 피고에게 산재법상 특례임금 대신 구 근로기준법(2003. 9. 15. 법률 제697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근기법’이라고 한다) 제19조 , 근기법 시행령(2003. 12. 11. 대통령령 제181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및 평균임금산정 특례고시(노동부 고시 제2004-22호, 이하 ‘근기법 특례고시’라고 한다) 제5조 제3호, 제5호를 적용하여 산정한 최초 평균임금(이하 ‘근기법상 평균임금’이라고 한다)을 증감한 금액을 원고들의 평균임금으로 정정하고 그 금액과 산재법상 특례임금과의 각 차액을 지급하여 달라는 신청을 하였다.

라. 이에 대하여 피고는 [별지 2] 기재 각 처분일자에 원고들에게, 원고들의 근기법상 평균임금을 추정할 수 있는 개인소득자료가 전혀 없으므로 아래와 같은 내용의 피고 내부 규정인 「직업병에 걸린 근로자에 대한 평균임금 산정지침(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고 한다)」에 따라 산재법상 특례임금을 원고들의 최초 평균임금으로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신청을 모두 거부하는 각 처분(이하 ‘이 사건 각 처분‘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직업병에 걸린 근로자에 대한 평균임금 산정 지침(2013. 4. 3. 시행 제2013-12호)」
III. 직업병 근로자에 대한 평균임금 산정방법
〈기본원칙〉
◇ 1단계 : 근로기준법상 평균임금 산정
- (실제임금 자료가 있는 경우) 평균임금 산정사유 발생일 이전 3개월간 실제 지급된 임금 평균액을 직업병 진단일까지 증감
- (실제임금 자료가 없는 경우) 근로기준법상 평균임금 산정특례 고시 제5조를 적용하여 적정 금액을 산정한 후 직업병 진단일까지 증감
○ (적정임금 산정) 근로자의 개인자료가 유사 사업장의 동일직종 근로자에 관한 임금관련 사항, 노동통계 등과 비교하여 적정금액 산정
- 실제임금 자료가 없더라도 본인의 소득증명, 지급받은 금품기록 등(고용부 평균임금 산정 특례고시 제5조 제2호와 제4호 자료) 개인자료 확인
* 소득금액증명원, 고용보험법·국민연금법·국민건강보험법상 신고금액 등
- 근로자가 소속되었던 사업장 소재지역의 업종과 규모가 동일하거나 유사한 사업장에서 당해근로자와 직종 및 경력 등이 유사한 근로자의 임금을 조사하고,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보고서상의 그 근로자의 경우에 해당하는 임금액과 가장 유사한 금액을 산정
* 다만, 임금을 확인할 수 있는 개인자료가 전혀 없는 경우에는 산정 불가
◇ 2단계 : 산재보험법상 특례임금 산정
- (사업장이 존속하는 경우) 진단일을 기준으로 매월노동통계조사보고서에 따라 특례임금 산정
- (사업장이 휴폐업된 경우) 휴폐업일을 기준으로 매월노동통계조사보고서에 따라 금액 산정 후 직업병 진단일까지 증감
◇ 3단계 : 비교하여 더 높은 금액을 평균임금으로 적용

마. 원고들은 이 사건 각 처분에 불복하여 감사원법 제43조 규정에 따라 감사원에 이 사건 각 처분에 대한 심사청구를 하였고, 감사원은 2015. 4. 1. 이 사건 지침과 그에 따른 이 사건 각 처분은 근기법상 평균임금 제도의 취지와 산재보험의 특수성을 모두 고려한 것이어서 타당하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심사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제1 내지 4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들의 주장

사업의 폐업 후 직업병 진단이 확정된 근로자에게 보험급여를 지급하기 위하여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경우 퇴직일 당시 근기법상 평균임금을 직업병 진단 시까지 증감을 거친 금액과 산재법 특례규정에 따라 휴·폐업일을 기준으로 산재법상 특례임금을 각 산정한 후 두 금액 중 더 높은 금액을 평균임금으로 결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근기법 특례고시를 적용할 때 개인소득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없더라도 근기법 특례고시 제5조 규정에 확보된 자료를 최대한 활용하여 근기법상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런데 피고는 임금을 확인할 수 있는 개인소득자료가 없더라도 이를 추정할 수 있는 일부의 자료만 있으면 근기법 특례고시를 적용하여 위 추정자료로 산정되는 금액과 무관하게 위 특례고시에 따라 근기법상 평균임금을 산정하고 있으면서, 임금을 추정할 수 있는 자료가 전혀 없는 경우에는 이 사건 지침에 따라 근기법 특례고시를 처음부터 배제하고 산재법 특례규정만을 적용하여 산재법상 특례임금을 근로자의 평균임금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는 근기법상 평균임금 산정과정에서 실질적으로 반영도 되지 않는 개인소득 추정자료를 갖춘 근로자와 그렇지 않은 근로자를 부당하게 차별하여 평등의 원칙에 반하고, 근로자를 넓게 보호하기 위한 근기법 특례고시의 취지와 기존 대법원 판례에도 반하는 것으로서 위법하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처분은 위와 같이 잘못된 방식으로 산정된 평균임금의 정정을 구하는 원고들의 신청을 거부한 것으로서 위법하므로 모두 취소되어야 한다.

2) 피고의 주장

가) 피고는 산재법에 의한 보험사업 수행에 관한 모든 권한을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위임받아 근기법에 대하여 특별법적 지위를 가지는 산재법 규정에 따라 산재법상 특례임금을 산정하여 보험급여액을 결정하고 있다. 그런데 아무런 직무연관성이 없는 지방노동관서장이 고용노동부장관의 고시로서 산재보험급여를 위한 평균임금을 결정하도록 하는 것은 산재법의 취지와 근기법에 대한 특별법적 지위에 반한다.

나) 피고는 이미 근기법 특례고시의 취지와 내용을 충분히 반영하여 최소한 개인소득을 추정할 수 있는 일부의 자료라도 있는 경우에는 근기법상 평균임금과 산재법상 특례임금을 산정한 후 이 중 더 높은 금액을 평균임금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소득을 추정할 수 있는 자료조차 전혀 없는 경우에는 근기법 특례고시를 적용할 수 없어 이를 배제하였을 뿐이다.

다) 근기법상 평균임금 제도의 취지는 모든 통계자료를 일일이 비교하여 그 중 가장 높은 금액을 평균임금으로 인정하라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실제 근로자의 평균임금과 가까운 금액을 찾아 평균임금으로 결정하라는 것이다. 따라서 근로자의 퇴직 당시 임금을 확인할 수 있는 개인소득 자료가 전혀 없는 경우 매월노동통계조사보고서에 따라 산정한 산재법상 특례임금을 근로자의 평균임금으로 적용한다고 하여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근기법의 취지에 반하는 것도 아니다.

라) 수익적 행정행위에서 행정청 내부의 기준이 객관적으로 합리적이지 않거나 부당하지 않은 이상 그러한 기준은 가능한 존중되어야 하므로, 근기법산재법의 취지를 반영하여 제정된 이 사건 지침에 따른 피고의 이 사건 각 처분은 적법하다.

나. 관계법령

[별지 3] 관계법령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산재법 특례규정의 도입 배경 및 적용 우선순위

산재법 제4조 제2호 규정에 의하면 산재법상 각종 보험급여의 산정기준이 되는 평균임금은 근기법에 의하여 결정되는 평균임금을 지칭하므로 산재보험급여액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이상 근기법상 평균임금을 적용하여 산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평균임금 산정제도의 기본원리가 근로자의 생활을 충실히 보장하기 위하여 근로자의 통상의 생활임금을 최대한 사실대로 산정하고자 하는 것임에도, 진폐증 등의 직업병의 경우 근로자가 그 직업병 때문에 정상적인 근로제공을 하지 못하여 임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한 상태에서 직업병 진단을 받게 된 경우에도 직업병 진단 당시 근로자의 평균임금을 적용하여 보험급여액을 산정함으로써 근로자 보호라는 평균임금제도의 취지가 퇴색되는 문제점이 발생하였다.

이에 따라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근기법에 따른 평균임금을 적용하는 것이 근로자의 보호에 적당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산재법 특례규정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하여 적용할 수 있도록 산재법상 특례임금 제도가 도입되었다. 따라서 산재보험급여액의 기준이 되는 평균임금 결정과정에서는 근기법 관련 규정에 의하여 산정된 평균임금이 우선적으로 적용되어야 하고, 이러한 평균임금이 근로자의 통상의 생활임금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등의 이유로 산재법상 특례임금보다 낮은 경우에 한하여 산재법상 특례임금이 적용되어야 한다.

2) 이 사건의 쟁점

앞서 본 바와 같이 산재법상 특례임금 제도는 근기법상 평균임금 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도입된 제도이나, 만일 근기법상 평균임금을 산정할 방법이 전혀 없다면 이러한 경우에는 산재법상 특례임금과 비교할 근기법상 평균임금 자체가 없으므로 산재법상 특례임금을 근로자의 평균임금으로 바로 적용할 수밖에는 없다.

하지만 사업이 휴업 또는 폐업되거나 근로자가 퇴직한 이후 진폐증 진단이 확정된 근로자에 대하여 근기법근기법 시행령이 정하는 원칙적인 방법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없는 경우 곧바로 산재법 특례규정을 적용할 것은 아니고, 우선 근로자의 통상의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산정할 수 있는 합리적인 평균임금 산정방법을 찾아본 후 그와 같은 방식으로 산정한 평균임금에 평균임금증감을 거친 금액이 ‘근로자의 퇴직일 기준 노동통계조사보고서상 동종 직종 근로자 임금액에 평균임금 증감을 거친 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등 근로자 보호에 부적당한 경우에 한하여 비로소 산재법 특례규정을 적용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7. 4. 26. 선고 2005두2810 판결 , 대법원 2012. 1. 12. 선고 2011두2545 판결 참조).

따라서 근기법 규정을 통하여 근기법상 평균임금으로 결정할 합리적인 금액을 찾을 수 있는 경우라면 이러한 근기법상 평균임금을 산정하여 보지도 아니한 채 바로 산재법상 특례임금을 근로자의 평균임금으로 적용하여서는 안 되므로, 이 사건의 쟁점은 원고들과 같이 개인소득을 추정할 수 있는 자료가 없는 경우를 근기법상 평균임금을 산정할 방법이 없는 경우로 보아 산재법상 특례임금을 바로 근로자의 평균임금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라고 할 것이다.

3) 판단(근기법 특례고시를 통하여 원고들의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있는지 여부)

근기법 특례고시는 근기법 제19조 , 근기법 시행령 제2조 , 제3조 에 의하여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없는 경우 위 법령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구 노동부장관)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지방노동관서장이 평균임금을 결정하여 고시할 수 있도록 제정된 것으로서, 임금총액의 전부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도 근기법 특례고시 제5조가 정하는 각 호의 자료를 감안하여 적정한 금액을 평균임금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근기법근기법 시행령이 정하는 원칙적인 방법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 근로자의 통상의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산정할 수 있는 합리적인 평균임금 산정방법으로 제정된 것이 근기법 특례고시 제5조 규정이므로, 근기법상 평균임금을 산정할 방법이 전혀 없는 경우란 근기법 특례고시 제5조가 규정하는 방법을 모두 동원하고서도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없는 경우를 말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근로자의 임금총액 전부가 명확하지 않거나 실제임금 자료가 없는 경우라도 위 특례고시 제5조 제2호 및 제4호에서 정한 개인소득 추정자료와 제3호에서 정한 비교 임금, 제5호에서 정한 노동통계에 관한 사항 등을 바탕으로 산정된 각 호의 금액을 비교하고 감안하여 적정한 금액을 평균임금으로 결정하여야 하고, 현재 피고의 실무도 이와 다르지 않다.

그런데 이 사건 지침에 따른 현재 피고의 실무관행을 더 나아가 살펴보면, 피고는 개인소득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더라도 개인소득을 대략적으로나마 추정할 수 있는 소득증명, 금품기록, 각종 보험 신고금액 등의 자료만 있으면 이러한 자료를 통하여 제2호 또는 제4호 자료에 의한 금액과 제3호 및 제5호 자료에 의한 금액을 각 산정한 후 제3호 금액 중 제5호 금액과 가장 유사한 금액을 평균임금으로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소득추정자료를 통하여 산정된 제2호 또는 제4호에 따른 금액이 제3호 및 제5호 자료에 의하여 산정된 금액보다 높을 때에는 혹시 어떠한 의미를 가질 수 있을지 몰라도, 만일 그 금액이 제3호 및 제5호 금액보다 낮은 경우에는 제3호 및 제5호 금액만을 비교하여 적정한 금액을 결정하게 되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제2호 금액을 0원으로 반영하여 위 특례고시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것과 실질적인 차이가 없게 된다.

이와 같이, ① 개인소득 추정자료를 통하여 산정된 금액이 근기법상 평균임금 산정과정에서 사실상 반영되지 않고 실질적 역할을 하지 못하여 최종 결정된 평균임금에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는 점, ② 따라서 개인소득을 추정할 수 있는 자료가 전혀 없는 경우에도 이를 0원으로 반영하여 개인소득 추정 자료가 일부 있는 경우와 실질적인 차이 없이 근기법 특례고시 제5조 제3호에 따른 금액과 제5호에 따른 금액만을 비교하여 평균임금을 충분히 산정할 수 있는 점, ③ 근기법 특례고시 제5조 제2호에 의한 금액을 산정할 수 없는 경우 제5조 전체 규정이나 제3호 및 제5호의 적용을 배제할 명시적인 규정이 없고, 이를 수긍할만한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근거도 찾기 어려운 점, ④ 근기법 특례고시는 제5조 각 호의 자료가 모두 갖추어질 것을 요하고 있지 않고 피고의 현재 실무도 일부 갖추어진 자료만으로 근기법상 평균임금을 어렵지 않게 산정하고 있는 점, ⑤ 산재법상 특례임금이 근로자의 평균임금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고 볼 것은 아니나 근기법 특례고시의 경우 각 근로자의 개별적인 퇴직일을 기준으로 사업장의 지역적인 차이까지 평균임금 산정에 반영하도록 하고 있어 근로자들에게 근기법상 평균임금을 산정하여 산재법상 특례임금과 비교해볼 기회를 부여할 필요가 작지 않다고 보이는 점, ⑥ 그럼에도 개인소득 추정자료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근기법 특례고시 제5조 제3호, 제5호 규정에 의한 금액을 산정하지도 않는 것은 근기법상 평균임금 산정과정에서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개인소득 추정자료 소지 유무에 따라 근로자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여 제5조 제3호에 의한 금액을 산재법상 특례임금과 비교할 기회조차 원천적으로 박탈하는 결과가 되어 매우 부당한 점 등을 종합하여 고려해 볼 때, 개인소득 추정자료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근기법 특례고시의 적용을 처음부터 배제하는 것은 관계 법령을 잘못 해석하고 적용하여 평등의 원칙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

한편 피고는 직무연관성이 없는 지방노동관서장이 산재보험급여의 기준이 되는 평균임금을 결정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산재보험급여의 기준이 되는 평균임금은 원칙적으로 근기법에 의하여 결정하도록 되어 있고, 지방노동관서장은 적법한 위임에 따라 위와 같이 근기법상 평균임금을 결정할 수 있으므로 관계법령에 따라 지방노동관서장이 평균임금을 결정하는 것을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나아가 현재 피고의 실무도 피고가 보유하고 있는 임금 데이터를 이용하여 근기법 특례고시에 따른 금액을 자체적으로 산정하여 이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원고들에게 근기법 특례고시 제5조의 적용을 배제할 사유가 되지 못한다.

또한 피고는 평균임금 산정과정에서 어떠한 기준을 적용할 것인지는 피고의 재량이라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근기법상 평균임금과 산재법상 특례임금 중 어느 것을 어떠한 우선순위로 적용할지 여부는 관계법령과 기존 판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할 사항이지 피고의 재량이라고 할 수 없다. 설령 개인소득 추정자료가 없는 근로자에게도 근기법 특례고시 제5조 규정을 적용할지 여부를 피고의 재량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앞서 살핀 바와 같이 개인소득 추정자료가 있는 근로자와 위 자료가 없는 근로자를 차별할 아무런 합리적인 이유가 없으므로, 위 자료가 없는 근로자에게만 제5조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는 것은 평등의 원칙에 반하여 피고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라.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근로자의 개인소득 추정자료가 없는 경우에도 근기법 특례고시 제5조 제3호와 제5호에 따른 금액을 반영하여 근기법상 평균임금을 산정하고, 그 금액을 산재법상 특례임금과 비교하여 근로자의 평균임금을 결정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는 이러한 과정 없이 산재법상 특례임금을 바로 근로자의 평균임금으로 결정하였고, 이를 지적하며 평균임금의 정정을 요구하는 원고들의 각 신청을 거부하였으므로 피고의 이 사건 각 처분은 모두 위법하다.

한편 원고들에 따라서는 근기법상 평균임금을 산정하더라도 그 금액이 산재법상 특례임금보다 낮아 평균임금을 정정할 사유가 없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피고가 잘못된 평균임금 산정방법을 적용하여 원고들의 근기법상 평균임금을 산정조차 하지 않음에 따라 근기법상 평균임금과 산재법상 특례임금과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전혀 없으므로, 피고가 앞서 살핀 바와 같은 방법으로 근기법상 평균임금을 산정하여 만일 산재법상 특례임금과 차이가 있는 경우 해당 원고의 평균임금을 정정할 수 있도록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각 처분을 모두 취소한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각 청구는 모두 이유 있으므로 이를 모두 인용한다.

[별지 생략]

판사 하태헌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