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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3. 2. 15. 선고 2012다81913 판결
[구상금][미간행]
AI 판결요지
채무자가 동일한 채권자에 대하여 같은 종류를 목적으로 한 수개의 채무를 부담한 경우에 변제를 제공하면서 당사자가 변제에 충당할 채무를 지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민법 제477조 의 규정에 따라 법정변제충당되고, 특히 민법 제477조 제4호 에 의하면 법정변제충당의 순위가 동일한 경우에는 각 채무액에 안분비례하여 각 채무의 변제에 충당된다. 따라서 위 안분비례에 의한 법정변제충당과는 달리, 그 법정변제충당에 의하여 부여되는 법률효과 이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변제충당의 지정 또는 변제충당의 합의가 있다거나 당해 채무가 법정변제충당에서 우선순위에 있으므로 당해 채무에 전액 변제충당되었다고 주장하는 자는 그 사실을 주장·증명할 책임을 부담하고, 이 경우 위 사실을 주장하는 자가 증명을 다하지 못하였다면 당연히 각 채무액에 안분비례하여 법정충당이 행하여지는 것이다.
판시사항

동일한 채권자에게 같은 종류를 목적으로 한 수개의 채무를 부담하는 채무자의 변제 제공에서 당사자가 변제에 충당할 채무를 지정하지 않은 경우 변제충당의 방법(=법정변제충당) 및 안분비례에 의한 법정변제충당보다 자신에게 유리한 변제충당의 지정 또는 합의가 있다거나 해당 채무가 법정변제충당에서 우선순위에 있으므로 그 채무에 전액 변제충당되었다는 사실에 관한 주장·증명책임자

원고, 피상고인

원고

피고, 상고인

피고 1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채무자가 동일한 채권자에 대하여 같은 종류를 목적으로 한 수개의 채무를 부담한 경우에 변제를 제공하면서 당사자가 변제에 충당할 채무를 지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민법 제477조 의 규정에 따라 법정변제충당되고, 특히 민법 제477조 제4호 에 의하면 법정변제충당의 순위가 동일한 경우에는 각 채무액에 안분비례하여 각 채무의 변제에 충당된다. 따라서 위 안분비례에 의한 법정변제충당과는 달리, 그 법정변제충당에 의하여 부여되는 법률효과 이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변제충당의 지정 또는 변제충당의 합의가 있다거나 당해 채무가 법정변제충당에서 우선순위에 있으므로 당해 채무에 전액 변제충당되었다고 주장하는 자는 그 사실을 주장·증명할 책임을 부담하고, 이 경우 위 사실을 주장하는 자가 그 증명을 다하지 못하였다면 당연히 각 채무액에 안분비례하여 법정충당이 행하여지는 것이다 ( 대법원 1994. 2. 22. 선고 93다49338 판결 , 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7다77712 판결 등 참조).

2. 원심 및 원심이 일부 인용한 제1심은, 그 채택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판시 사실들에 의하면 피고들은 원고에게 판시와 같은 이 사건 구상금 채무를 부담한다고 판시하면서, 피고 1의 아버지 소외 1이 원고의 아버지 소외 2에게 경북 예천군 유천면 송전리 (지번 1 생략) 전 2,364㎡와 위 송전리 (지번 2 생략) 전 2,006㎡(이하 2필지 토지를 합하여 ‘이 사건 토지’라고 한다)의 소유권을 이전함으로써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구상금 채무를 모두 변제하였다는 피고들의 주장에 대하여, 판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 1의 아버지 소외 1이 2002. 7. 8. 원고의 아버지 소외 2에게 이 사건 토지를 800만 원에 매도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그 다음날인 2002. 7. 9.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소외 2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각각 마친 사실, 원고가 2010. 7. 13. 위 소외 2로부터 증여를 원인으로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각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나아가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소유권의 이전으로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구상금 채무가 변제되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다.

3.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피고들이 위와 같이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 이전으로 이 사건 구상금 채무가 변제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 이전으로 1997. 2. 22.경 피고 1에게 대여한 1,000만 원의 대여금 채권(이하 ‘이 사건 대여금 채권’이라고 한다)이 변제되었고 이 사건 구상금 채무가 변제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다시 피고들은 이 사건 대여금 채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다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이 이전된 원인이 원심이 인정한 매매계약이 아니라 그에 앞서 존재하는 채무를 변제하기 위한 것임에 대하여 원·피고 사이에 주장이 일치되어 있는 이상,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 이전에 의하여 소멸되는 채무에 대하여 심리할 필요가 있다. 먼저 이 사건 대여금 채권의 존재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원고가 증명할 책임이 있으며, 만약 그 존재가 증명되지 못한다면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은 이 사건 구상금 채권을 변제하기 위해서 이전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이 사건 대여금 채권의 존재가 증명되는 경우에는, 이 사건 대여금 채권과 이 사건 구상금 채권에 관한 변제충당의 지정이나 합의 유무 또는 그 법정변제충당 우선순위에 대하여 위에서 본 증명책임의 법리에 따라 심리함으로써 변제충당으로 소멸되는 대상 채권 및 범위를 판단하여야 하고, 이와 달리 변제충당의 지정이나 합의 유무 또는 그 법정변제충당 우선순위가 증명되지 못할 때에는 각 채권액에 안분비례하여 법정변제충당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위와 같은 점에 대하여는 살펴보지도 아니한 채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소유권의 이전으로 이 사건 구상금 채무가 변제되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보아 피고들의 변제 항변을 배척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채권의 존재 및 변제충당에 관한 증명책임의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5.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이상훈 김용덕(주심) 김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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