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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1995. 8. 22. 선고 94구38689 판결 : 상고
[퇴직연금감액지급처분등취소 ][하집1995-2, 424]
판결요지

공무원연금법시행령 제56조 제1항 단서는 연금 이외의 퇴직급여로서 변제하지 못하는 잔여채무가 당해 연금의 2년분의 합계액보다 많은 경우에 한정되기는 하나 그와 같이 제한된 경우에는 2분의 1을 초과하여 감액할 수도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결국 지급할 연금의 2분의 1을 초과하여 상계 또는 강제징수하는 것으로서 연금수급권자의 최저한의 생활을 보장하는 공무원연금법 제31조 제2항 이나 민사소송법 제579조 제4호 , 민법 제497조 의 법규정에 어긋나는 것으로 위법하다.

원고

원고

피고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주문

1. 피고가 1994. 6. 21.자로 원고에 대하여 한 "원고가 1994. 7. 30.까지 부과된 환수금 28,432,680원을 완납하지 않을 경우 1994. 8.부터 환수금 완납시까지 지급할 퇴직연금(월액)의 전액을 감한다."는 미납금공제지급결정 중 지급할 퇴직연금(월액)의 2분의 1을 초과하여 감한다는 부분을 취소한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이를 3분하여 그 2는 원고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1994. 6. 21.자로 원고에 대하여 한 ① 금 28,432,680원의 퇴직급여환수금부과처분, ② 1994. 6.부터 원고에게 지급할 퇴금연금(월액)을 2분의 1 감액한다는 퇴직급여제한처분, ③ 원고가 1994. 7. 30.까지 부과된 환수금 28,432,680원을 완납하지 않을 경우 1994. 8.부터 환수금 완납시까지 지급할 퇴직연금(월액)의 전액을 감한다는 미납금공제지급결정을 각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아래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2, 갑 제2호증의 1, 2, 3, 갑 제4호증의 1, 2, 을 제1호증, 을 제3호증, 을 제4호증, 을 제7호증의 1, 2, 을 제8호증의 1, 2의 각 기재 및 변론의 전취지에 의하여 인정된다.

가. 원고는 1961. 9. 1. 공무원으로 임용되어 30년 4개월간 경찰관으로 근무하다가 1989. 2. 25. 대구동부경찰서 경사직을 끝으로 퇴직하였다.

나. 원고가 위와 같이 퇴직하게 된 것은 원고가 재직중 발행한 4장의 가계수표(1988. 2. 5. 발행일을 백지로 하여 발행한 액면금 200만 원 1장, 1988. 8. 3. 발행일을 백지로 하여 발행한 액면금 200만 원 1장, 1988. 8. 22. 발행일을 백지로 하여 발행한 액면금 300만 원 1장, 1988. 9. 3. 발행일을 백지로 하여 발행한 액면금 300만 원 1장) 중 1988. 8. 22. 발행한 가계수표가 1989. 2. 22. 부도가 나 고발을 당하여 부정수표단속법 위반으로 수사를 받게 되고 나머지 수표들도 곧 부도가 나게 되어 있자 이를 수습하기 위하여 1989. 2. 25. 사직서를 제출함으로써 의원면직된 것이다.

다. 그 후 원고가 발행한 나머지 수표들도 1989. 3. 3., 같은 달 6., 같은 달 21. 각 부도가 났으며 원고는 위 4장의 가계수표 부도로 인하여 부정수표단속법위반죄로 기소되어 1989. 9. 22. 대구지방법원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은 같은 달 30. 확정되었다.

라. 한편 원고는 위와 같이 퇴직하면서 퇴직급여를 지급받기 위하여 1989. 3. 13. 퇴직급여청구서를 연금취급기관인 대구동부경찰서를 거쳐 연금취급기관장인 피고 공단이사장에게 제출하게 되었는데, 원고는 퇴직급여를 퇴직연금일시금이 아닌 퇴직연금과 퇴직연금공제일시금으로 청구하기로 하고(그 외 퇴직급여가산금은 당연히 지급된다) 퇴직급여청구서는 대구동부경찰서의 연금취급공무원으로 하여금 대신 작성하도록 부탁하여 동 연금취급공무원이 연금취급기관이 기재할 사항은 물론 원고가 기재할 사항도 모두 기재하였는데 그 때 작성된 퇴직급여청구서의 연금취급기관기재란 중 수사진행, 형사재판 계속 또는 형확정 사실을 적는 형벌사항란에 의하면 원고는 당시 이미 부정수표단속법 위반으로 수사가 진행중이었음에도 형벌사항이 없는 것으로 기재되었다.

마. 피고는 위와 같은 퇴직급여청구서에 의하여 원고에게 퇴직급여가산금과 퇴직연금공제일시금은 일시불로 전액을 지급하고 퇴직연금은 매월 퇴직연금월액으로 전액을 지급하여 오다가 원고가 위와 같이 재직중의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확정판결을 받은 사실을 감사원 감사로 인하여 뒤늦게 발견하고, 1994. 6. 21. 원고에 대하여 공무원연금법 제64조 제1항 동법시행령 제55조 제1항 의 규정에 의하여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퇴직급여가산금이 2분의 1이고 형확정판결 익월로부터 퇴직연금을 2분의 1로 감액하여 지급하여야 했음에도 과오지급되었다는 이유로 ① 과오지급된 퇴직급여가산금 12,192,100원과 퇴직연금 16,240,560원 합계 금 28,432,660원을 1994. 7. 30.까지 납부하라는 처분(이하 이 사건 환수금부과처분이라 한다)을, ② 1994. 6.부터 원고에게 지급할 퇴금연금(월액)을 2분의 1 감액한다는 처분(이하 이 사건 퇴직급여제한처분이라 한다)을, ③ 원고가 1994. 7. 30.까지 위 부과된 환수금 28,432,680원을 완납하지 않을 경우 1994. 8.부터 환수금 완납시까지 지급할 퇴직연금(월액)의 전액을 감한다는 미납금공제지급결정(이하 이 사건 미납금공제지급결정이라 한다)을 각 하였다.(이하 위 3가지의 행정처분을 통틀어 이 사건 각 처분이라 한다.) (피고는 원고가 위 환수금을 전혀 지급하지 아니하자 실제로 1994. 8. 부터 원고에 대한 퇴직연금 월액을 전액 지급하지 않고 있다.)

2. 관계 법령

공무원연금법(이하 법이라고만 한다) 제64조 제1항(1991. 1. 14. 법률 제433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은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자가 재직중의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았거나, 공무원이 탄핵 또는 징계에 의하여 파면된 경우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급여액의 일부를 감액하여 지급한다. 이 경우 이미 납부한 기여금의 총액에 민법의 규정에 의한 이자를 가산한 금액 이하로 감액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에 따른 법시행령 제55조 제1항(1991. 4. 2. 대통령령 제1334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은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자가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게 된 때에는 법 제64조 의 규정에 의하여 재직기간이 5년 미만인 자에 대하여는 퇴직급여액의 4분의 1을, 5년 이상인 자에 대하여는 퇴직급여액의 2분의 1을 각각 감하여 지급한다. 이 경우 퇴직연금에 있어서는 그 감액사유에 해당하게 된 날이 속하는 달까지는 감액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면서 제1호로 "재직중의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은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한편 법 제31조 제1항 은 "공단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급여를 받은 자가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급여액을 환수하여야 한다. 이 경우 제1호 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급여액에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자 및 환수비용을 가산하여 징수한다."고 규정하면서 제1호 로 "부정한 방법으로 급여를 받은 경우"를, 제2호 로 "급여를 받은 후 그 급여의 사유가 소급하여 소멸된 경우"를, 제3호 로 "기타 급여가 과오납된 경우"를 각 규정하고 있고, 법시행령 제26조 제1항 은 " 법 제31조 제1항 의 규정에 의하여 환수하여야 할 급여액(이하 환수금이라 한다)과 이에 가산할 이자액 및 비용의 계산은 다음의 방법에 의한다."고 규정하면서 제1호 내지 제3호 에서 급여액, 이자액, 비용의 산정방법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령 제56조 제1항 은 "공무원의 퇴직 또는 사망한 때까지 다음의 채무가 있는 때에는 퇴직급여 또는 유족급여의 금액에서 이를 감하여 지급한다. 다만, 연금인 급여를 받는 자에 대하여는 연금 외의 퇴직급여 또는 유족급여의 금액으로 변제하지 못한 잔여채무가 당해 연금의 2년분의 합계액보다 많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당해 연금월액에서 그 2분의 1을 초과하여 감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위 채무의 하나로서 제2호 에서 "제26조의 규정에 의한 환수금의 원리금"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법시행령 제42조(1991. 4. 2. 대통령령 제1334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는 " 법 제46조 , 법 제48조 또는 법 제48조의2 의 규정에 의하여 퇴직연금, 퇴직연금공제일시금, 퇴직연금일시금, 퇴직일시금 또는 퇴직급여가산금을 받고자 하는 자는 퇴직급여청구서를 연급취급기관장에게 제출하고 연금취급기관장은 지체 없이 급여의 제한사유 기타 필요한 사항을 조사·확인하여 공단에 이송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3. 처분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의 주장

피고가 위 처분사유와 법령의 규정을 들어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원고는 다음과 같은 사유를 들어 이 사건 각 처분은 모두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첫째, 법 제64조 제1항 에서 급여액의 감액사유로 정하고 있는 "재직중의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때라 함은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자가 "재직중 자신이 맡은 직무와 관련한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때라고 한정하여 해석하여야 할 것이므로, 그 직무와 관련한 사유가 아닌 다른 사유로 인하여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원고에 대하여는 위 법조항을 적용하여서는 아니될 것임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위 법규정을 확대 해석하여 원고에 대하여 위 법조항이 적용된다는 전제에서 한 이 사건 각 처분은 법 규정을 잘못 해석하여 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둘째, 가사 법 제64조 제1항 에서 급여액의 감액사유로 정하고 있는 "재직중의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때를 "재직중 직무와 관련 없는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때를 포함한다고 보더라도, ① 원고가 퇴직할 당시 소속 연금취급기관의 연금업무취급자 및 확인자가 공무원연금법 규정을 정확히 숙지하여 퇴직급여청구서를 동법 규정에 의거 본인이 직접 작성토록 하였더라면 원고가 퇴직급여청구서의 이면에 기재되어 있는 유의사항을 충분히 숙지한 다음에 급여의 종류를 퇴직연금이 아닌 퇴직연금일시금으로 선택하여 부도수표를 기일 내에 전부 회수함으로써 유죄판결을 받지 않았거나 적어도 벌금형을 받아 법 제64조의 제1항 의 적용을 피할 수 있었을 것임에도 위 연금업무취급자 및 확인자의 법규정 미숙지 및 업무처리 소홀로 원고가 퇴직할 당시 소속연금취급기관에서 퇴직급여청구서를 대리로 작성함으로써 이러한 유의사항을 알지 못하게 된 원고가 퇴직급여의 종류를 잘못 선택 수표를 전부 회수하지 못하여 금고 이상의 형을 받게 되었고, ② 피고는 원고의 퇴직 이후 위 형확정시까지 공무원연금법에 명시된 대로 연금을 감액 지급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전액을 지급함으로써 원고가 불이익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오신한 나머지 벌금형을 받을 수 있도록 다툴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되었는바, 위와 같은 연금업무취급자 및 확인자와 피고의 잘못으로 인하여 원고가 금고 이상의 형을 받게 되었으므로 피고가 자신 또는 연금업무종사자들의 잘못으로 인하여 원고가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것을 이유로 이 사건 각 처분을 한 것은 신의칙에 반하여 위법하다.

셋째, 가사 원고가 법 제64조 제1항 에서 급여액의 감액사유로 정하고 있는 "재직중의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때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환수금부과처분 당시 이미 원고가 퇴직급여를 수령한 시점부터 기산하여 예산회계법상 5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으므로 이 사건 환수금부과처분과 이를 기초로 하는 이 사건 미납금공제지급결정은 위법하다.

넷째, 가사 원고가 법 제64조 제1항 에서 급여액의 감액사유로 정하고 있는 "재직중의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때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피고의 방해로 말미암아 퇴직급여청구서를 작성할 때 형벌사항 신고의무를 숙지하지 못하여 신고를 하지 못하였고, 또한 피고는 위와 같은 사실을 일찍 발견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하여 늦게 발견하였는바 결국 피고의 잘못으로 인하여 원고가 환수당하여야 할 금액이 늘었으므로 이 사건 환수금부과처분은 위법하다.

다섯째, 가사 이 사건 환수금부과처분과 퇴직급여제한처분이 적법하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피고의 방해로 말미암아 퇴직급여청구서를 작성할 때 형벌사항 신고의무를 숙지하지 못하여 퇴직연금일시금으로 퇴직급여를 청구할 기회를 상실하였는바 만일 원고가 퇴직연금일시금을 수령하여 다 소비하였더라면 피고는 한푼도 환수할 수 없었으므로 이와 대비하여 볼 때 이 사건 미납금공제지급결정은 위법하다.

여섯째, 가사 이 사건 환수금부과처분과 퇴직급여제한처분이 적법하다고 하더라도, 환수조치와 관련된 이 사건 미납금공제지급결정 중 적어도 지급할 퇴직연금(월액)의 2분의 1을 초과하여 감한다는 부분은 민사소송법 제579조 의 연금, 퇴직금, 퇴직연금 기타 유사한 성질을 가지는 급여채권의 2분의 1 이상 압류금지 및 법 제32조 에 규정된 연금법에 의한 급여를 받을 권리의 양도, 압류 및 담보제공 금지와 비교하여 형평에 맞지 아니하므로 위법하다.

나. 판 단

(1) 원고의 첫째 주장에 관하여 본다.

법 제64조 제1항 은 급여액의 감액사유로 "재직중의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때"를 규정하고 있음은 법문의 기재 자체에 의하여 명백하다고 할 것이고, 달리 위 "재직중의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때"를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자가 재직중 자신의 맡은 직무와 관련한 사유로 인하여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때"로 한정하여 해석하여야 할 아무런 근거가 없으므로, 재직중의 사유로 인하여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선고받은 원고에 대하여 퇴직급여액을 감액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할 것이어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만일 원고의 주장과 같이 재직중의 사유를 직무와 관련한 사유에 국한된다고 해석한다면, 재직중 직무와 관련은 없으나 사회적으로 중대한 범죄를 저질러 중형을 받은 자에게는 연금급여 전액이 지급되는 반면에 사회적으로는 경미한 비위를 저질렀으나 그 비위가 직무와 관련되었다고 하여 오히려 연금급여가 감액지급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을 것이며, 또한 공무원은 직무 내외를 불문하고 품위유지의무를 지고 있으며, 이러한 의무에 위반하였을 때에는 징계사유가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국가공무원법의 규정에도 배치된다고 할 것이므로 위 "재직중의 사유"라 함은 형벌의 원인이 되는 사유가 공무원신분의 보유중, 즉 재직중에 발생한 것이면 족할 뿐, 직무와의 관련성을 요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2) 원고의 둘째 주장에 관하여 본다.

먼저 피고가 원고의 퇴직 이후 위 형 확정시까지 공무원연금법에 명시된 대로 연금을 감액 지급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전액을 지급함으로써 원고가 불이익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오신한 나머지 벌금형을 받을 수 있도록 다툴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되었다는 주장부분은 위 판결확정시인 1989. 9. 30.까지는 공무원연금법 제64조 제1항 , 법시행령 제55조 제1항 의 연금 감액지급사유가 발생하지 않아 원래의 연금액수를 그대로 지급한 것이 정당하므로 이유 없음이 명백하다.

다음 피고측의 잘못으로 부정수표를 회수하지 못함으로써 금고 이상의 형을 받게 되었다는 주장부분에 관하여 살피건대, 우선 양형은 범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모든 사항을 참작하여 하는 것으로서( 형법 제51조 ), 재산범죄의 경우 피해변제 여부가 양형의 한 요소는 되나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가 부도수표를 회수하였더라면 유죄판결을 받지 않았거나 반드시 벌금형을 받았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부정수표단속법이 1993. 12. 10. 법률 제4587호로 개정되어 수표를 발행하거나 작성한 자가 그 수표를 회수하거나 회수하지 못하였을 경우라도 수표소지인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각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규정이 부정수표단속법 제2조 제4항 으로 신설되었으나 원고에 대한 위 판결 확정 이후에 개정된 것이므로 이 사건에서는 적용될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위 주장부분도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고 할 것이다.

가사 원고가 퇴직급여를 퇴직연금일시금으로 지급받아 부도수표를 회수하였더라면 금고 이상의 형을 받지 않았을 가능성이 컸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퇴직연금일시금을 지급받아 부도수표를 회수하지 않은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전적으로 원고의 잘못이거나 적어도 피고에게 그 잘못을 물을 것은 아니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 점에서도 이유 없다.

즉 앞서 본 법시행령 제42조 에 의하면 퇴직급여를 받고자 하는 자는 퇴직급여청구서를 연금취급기관장에게 제출하고 연금취급기관장은 지체 없이 급여의 제한사유 기타 필요한 사항을 조사·확인하여 공단에 이송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경우 신청인이 퇴직급여청구서를 반드시 직접 작성할 필요는 없으므로 원고가 연금취급공무원으로 하여금 이를 대신 작성하게 한 것이나 그 공무원이 부탁을 받고 대신 작성한 것에 어떠한 잘못이 있다고 할 수는 없고, 다만 원고로서는 대신 작성을 부탁하더라도 신청서의 기재내용을 자세히 살펴 허위기재로 인한 불이익을 사전에 방지하였어야 했음에도(비록 형벌사항이 연금취급기관이 기재하는 사항이나 연금취급기관에 이를 바르게 알렸어야 했다) 이를 게을리 하여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대구동부경찰서의 연금업무취급자 및 확인자가 형벌사항란에 기재를 함에 있어 원고에게 그 의미를 설명하거나 묻지 않았다는 사실은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가사 이를 인정하더라도 이를 피고의 잘못으로 돌릴 수는 없을 뿐만 아니라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각 처분을 신의칙에 반한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3) 원고의 셋째 주장에 관하여 본다.

예산회계법은 "국가의 예산과 회계"에 관한 법률로서 공무원연금 기금은 예산회계법의 적용대상이 될 수 없고 따라서 위 예산회계법상의 5년의 소멸시효기간의 적용도 없으며, 가사 원고의 주장대로 예산회계법상의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된다 하여도 1989. 9. 22.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의 선고를 받아 1989. 9. 30. 형이 확정됨에 따라 이날 비로소 법 제64조 제1항 에 의한 "형벌 등에 의한 급여의 제한" 사유가 발생하였던 것으로 소멸시효가 완성되는 시점은 1994. 9. 30.인데 그 이전인 1994. 6. 21. 이미 피고가 납입고지를 하였으므로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아 위 주장도 이유 없다.

(4) 원고의 넷째 주장에 관하여 본다.

원고가 퇴직급여청구서를 작성할 때 피고의 방해로 형벌사항 신고의무를 숙지하지 못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가사 피고의 잘못으로 환수당할 금액이 늘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이 사건 환수금부과처분을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위 주장 또한 이유 없음이 명백하다.

(5) 원고의 다섯째 주장에 관하여 본다.

원고가 퇴직급여청구서를 작성할 때 피고의 방해로 형벌사항 신고의무를 숙지하지 못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가 퇴직연금일시금을 수령하여 전부 소비하였더라면 현실적으로 이를 회수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사실로 인하여 이 사건 미납금공제지급결정이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위 주장 또한 이유 없음이 명백하다.

(6) 원고의 여섯째 주장에 관하여 본다.

피고는 원고가 1994. 7. 30.까지 부과된 환수금 28,432,680원을 완납하지 않을 경우 1994. 8.부터 환수금 완납시까지 지급할 퇴직연금(월액)의 전액을 감(지급정지)한다는 이 사건 미납금공제지급결정을 하였다.

그러나 법시행령 제56조 제1항 은 "공무원이 퇴직 또는 사망한 때까지 다음의 채무가 있는 때에는, 퇴직급여 또는 유족급여의 금액에서 이를 감하여 지급한다. 다만, 연금인 급여를 받는 자에 대하여는 연금 외의 퇴직급여 또는 유족급여의 금액으로 변제하지 못한 잔여채무가 당해 연금의 2년분의 합계액보다 많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당해 연금월액에서 그 2분의 1을 초과하여 감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우선 이 사건 미납금공제지급결정 중 원고의 미납채무가 당해 연금의 2년분의 합계액보다 많지 않게 된 후에도 환수금 완납시까지 지급할 퇴직연금(월액)의 전액을 감한다는 부분 가운데 지급할 퇴직연금(월액)의 2분의 1을 초과하여 감한다는 부분은 위 시행령 단서 규정에 위반되어 위법함이 명백하다.

또한 이 사건 미납금공제지급결정 중 원고의 미납채무가 당해 연금의 2년분의 합계액보다 많지 않게 될 때까지는 지급할 당해 연금월액의 전체를 감한다는 부분은 위 시행령 단서규정에 따른 것이기는 하나, 위 시행령 단서규정 중 미납채무가 당해 연금의 2년분의 합계액보다 많지 않게 될 때까지는 지급할 당해 연금월액의 2분의 1을 초과하여(결과적으로 전액을) 감한다는 부분은 다음에서 보는 바와 같이 모법의 규정에 어긋난 규정으로 위법하므로 결국 이 사건 미납금공제지급결정 중 원고의 미납채무가 당해 연금의 2년분의 합계액보다 많지 않게 될 때까지는 지급할 당해 연금월액의 전체를 감한다는 부분 가운데 지급할 퇴직연금(월액)의 2분의 1을 초과하여 감한다는 부분 또한 위법하다.

법 제31조 제2항 은 "공단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제1항 의 규정에 의한 급여의 환수에 있어서 환수금을 납부할 자가 기한 내에 납부하지 아니한 때에는 총무처장관의 승인을 얻어 국세징수법의 규정에 의한 체납처분의 예에 의하여 이를 징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국세징수법 제33조 는 "급료·임금·봉급·세비·퇴직연금 기타 이에 유사한 급여금에 대하여는 그 총액의 2분의 1을 초과하여 압류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국세징수법 제33조 의 규정은 급료·연금·상여금·퇴직금·퇴직연금 기타 유사한 성질을 가지는 급여채권의 2분의 1 상당액의 압류를 금하고 있는 민사소송법 제579조 제4호 , 압류금지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를 금지하고 있는 민법 제497조 등의 규정과 함께 연금수급자의 최저한의 생활의 보장을 위한 규정이고, 법 제31조 제2항 이 이러한 국세징수법의 규정에 의한 체납처분의 예에 의한다고 함은 이러한 법규정의 취지를 공무원연금법상의 환수금의 징수에도 준용하려는 취지로 보아야 한다.

그런데 법시행령 제56조 제1항 단서는 연금 이외의 퇴직급여로서 변제하지 못하는 잔여채무가 당해 연금의 2년분의 합계액보다 많은 경우에 한정되기는 하나 위와 같이 제한된 경우에는 2분의 1을 초과하여 감액할 수도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결국 잔여채무가 당해 연금의 2년분의 합계액보다 많은 경우에는 전액지급을 중지하는 결과가 된다), 이는 결국 지급할 연금의 2분의 1을 초과하여 상계 또는 강제징수하는 것으로서 연금수급권자의 최저한의 생활을 보장하는 법 제31조 제2항 이나 민사소송법 제579조 제4호 , 민법 제497조 의 법규정에 어긋나는 것으로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처분 중 이 사건 환수금부과처분과 퇴직급여제한처분은 적법하나 미납금공제지급결정 중 지급할 퇴직연금(월액)의 2분의 1을 초과하여 감한다는 부분은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각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 중 이 사건 미납금공제지급결정 중 지급할 퇴직연금(월액)의 2분의 1을 초과하여 감한다는 부분의 취소를 구하는 부분은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며, 소송비용은 이를 3분하여 그 2는 원고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용우(재판장) 이동명 정덕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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