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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민사지법 1991. 6. 28. 선고 90가합43600 제42부판결 : 확정
[해고무효확인][하집1991(2),16]
판시사항

해고(면직) 이후의 임금지급청구의 소 제기에 의하여 불법행위(해고)로 인한 임금 상당의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중단되는지 여부

판결요지

해고(면직)된 근로자가 해고가 근로기준법상 무효임을 주장하면서 해고 이후의 임금지급을 청구하는 소는 사용자와 사이의 근로계약에 바탕을 둔 청구로서 그 실체는 근로계약에 따른 임금청구권의 행사인 반면, 위 해고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하여 임금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그 자체로는 근로계약과는 무관한 청구로서 전자와 그 성질를 달리 하므로, 위 해고 이후의 임금지급청구의 소 제기에 의하여 위 불법해고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참조조문
원고

원고 1 외 1인

피고

한국자동차보험주식회사

주문

1. 원고들의 이 사건 소 중 원고 1의 직권면직처분무효확인 청구부분의 소 및 원고 2의 의원면직처분무효확인 청구부분의 소를 모두 각하한다.

2.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원고 1에 대하여 한 1980.7.9.자 직권면직처분 및 원고 2에 대하여 한 같은 날짜 의원면직처분은 각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 1에게 금 93,656,172원, 원고 2에게 금 73,056,705원 및 각 이에 대한 이 사건 소장 송달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각 지급하라는 판결.

이유

1. 먼저 이 사건 소 중 원고 1의 직권면직처분무효확인 청구부분의 소와 원고 2의 의원면직처분무효확인 청구부분의 소의 적법 여부를 본다.

가. 원고들은 이 사건 직권면직 또는 의원면직처분무효확인 청구부분의 소의 청구원인으로서, 원고 1은 1977.3.경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북부지점 영업부장으로, 원고 2는 같은 해 2.경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의정부지점장으로 각 근무하던 중 1980.7.9.피고 회사의 부사장인 소외 1로부터 아무런 이유도 없이 사직원의 제출을 종용받았는바, 당시 소외 1은 원고들을 비롯한 임직원들에 대한 사직 권유가 당시의 국가적 혼란 속에서 발족된 이른바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이하 국보위라고만 한다)의 사회정화계획에 따른 것임을 강조하면서 만일 원고들이 이를 거부하면 회사가 직권으로라도 면직처리하도록 되어 있고, 그렇게 되면 원고들은 퇴직금도 지급받지 못하게 된다면서 사직원의 제출을 강요하였고, 상무이사인 소외 2도 국보위의 방침에 불응하는 사람에 관하여는 그 명단을 국보위에 보고하도록 되어 있고, 그렇게 되면 그들은 군부대가 주관하는 이른바 삼청교육대에 끌려가 순화교육을 받게 되는데 온전하게 나오지는 못한다는 등의 협박까지 하면서 이에 가세하였으나 원고들은 끝내 사직원의 제출을 거부하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1980.7.9.자로 원고 1에 대하여는 직권면직처분을, 원고 박동운에 대하여는 의원면직처분을 하였으니 위 각 처분은 모두 정당한 이유 없이 이루어진 해고로 볼 것이고, 이는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그 무효확인을 구한다.

나. 그런데, 일반적으로 면직처분 등 해고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는 원래 과거의 법률관계에 관한 확인의 소로서 그 자체로서는 확인의 이익이 인정되지 아니하나 다만 과거에 이루어진 해고라 하더라도 그것이 무효로 됨으로 말미암아 현재에도 당사자 사이에 유효한 근로관계가 존속하게 되는 경우에는 원고의 청구취지를 현재 근로관계의 존속 확인을 구하는 의미로 선해하여 확인의 이익을 인정하는 것이므로, 원고가 소로써 무효확인을 구하는 처분이 무효인지 여부에 관계없이 사실심의 변론종결 시점에서 보아 원.피고 사이의 근로관계의 존속을 부정해야 할 경우에는 원.피고 사이의 현재 근로관계의 존속 확인을 구하는 의미로 제기한 원고의 면직처분 등 해고무효확인의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는 부적법한 소로 귀착된다할 것이다.

다. 돌이켜 이 사건에 대하여 살피건대,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1,2, 을 제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1은 1932.5.23.생이고, 원고 2는 1931.2.27.생으로서 피고 회사의 1급 직원으로 각 재직하고 있었던 사실, 피고 회사는 인사규정에 정년퇴직제도를 두고 정년을 당연퇴직 사유로 하면서 3급 이상 직원의 정년은 만 55세, 4급 이하 직원의 정년은 만 50세로 각 규정하고 있는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면직처분이 없었더라도 원고 1은 1987.5.23.자로, 원고 2는 1986.2.27.자로 각 정년에 도달하여 피고 회사에서 당연퇴직함으로써 피고와 사이의 근로관계가 적법하게 소멸하였을 것이므로 피고와의 현재 근로관계의 존속 확인을 구하는 의미에서만 확인의 이익이 인정되는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각 면직처분무효확인 청구부분의 소는 모두 확인의 이익이 없는 부적법한 소로 귀착된다 할 것이다.

2.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부분에 대한 판단

원고들이 위 1의 가항 기재 주장사실을 전제로, 피고가 1980.7.9.자로 원고들을 면직한 것은 정당한 이유 없이 이루어진 해고로 볼 것이어서 근로기준법 제27조 에 위배되어 무효임은 물론 강행법규에 위반된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할 것이고, 이로 인하여 원고들은 위 불법면직이 없었더라면 정년까지 피고 회사에 계속 근무하면서 얻을 수 있었던 급료 및 퇴직금 상당액을 얻지 못하게 되는 손해를 입게 되었다고 주장하면서 그 배상을 구함에 대하여,피고는 원고들에 대한 면직이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하더라도 이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은 불법행위일인 위 직권면직일부터 민법 제776조 제2항 소정의 10년의 기간이 경과함으로써 소멸하였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피고는 위 법조 소정의 기간의 성질을 제척기간이라고 주장하나 같은 법도의 문언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는 소멸시효의 기간을 정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들은 1990.6.27.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여 위 각 면직처분의 무효확인 및 면직 이후 임금의 지급을 구하다가 같은 해 12.14.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위 면직 이후의 임금청구 부분의 소를 불법행위(불법해고)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로 변경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한바, 가사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위 면직처분이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하더라도 원고들은 불법행위일인 위 면직처분이 있은 날부터 10년이 경과하였음이 역수상 명백한 1990.12.14.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하였다 할 것이므로 달리 시효의 중단사유가 없는 한 원고들의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권은 10년의 시효기간이 경과함으로써 소멸하였다 할 것이다(원고들은, 원고들이 당초에 제기하였던 위 각 면직처분의 무효확인 및 면직 이후의 임금지급청구는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권을 실현하는 수단으로 제기된 것이므로 원고들은 이 사건 소제기 시점에 이미 위 불법 면직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나, 원고들이 당초에 제기하였던 위 면직 이후의 임금지급청구는 피고와 사이의 근로계약에 바탕을 둔 청구로서 그 실체는 근로계약에 따른 임금청구권의 행사인 반면, 소 변경후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는 그 자체로는 근로계약과는 무관한 청구로서 전자와 그 성질을 달리 한다 할 것이므로 원고들이 당초에 제기하였던 면직 이후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로써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권의 행사를 갈음할 수는 없는 노릇이므로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하기전에 피고에 대하여 그 채무의 이행을 최고하고 그로부터 6개월이 경과하기 전에 이 사건 소를 제기함으로써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은 그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고 항변하므로 살피건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의 당초에 제기하였던 면직 이후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와 그 소의 변경으로 인한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의 소가 상호 성질을 달리하는 별개의 청구인 이상 원고들 주장의 시효중단항변이 인정되려면 소 변경 시점인 1990.12.14.부터 역산하여 6개월 이내에 피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손해배상채무의 이행을 최고하였어야 할 것인데(다만 이 경우의 이행최고도 이 사건 손해배상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기 전인 1990.7.9.이전에 함을 요한다),갑 제4 내지 6 및, 8,12,13호증, 갑 제14호증의 1,2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1980년 해직공무원의보상등에관한특별조치법이 제정 시행되자 원고들과 같은 시기에 피고 회사에서 면직된 13인은 그들도 국보위의 정화계획에 의한 면직자라고 주장하면서 원고 2를 대표자로 내세워 1989.7.경부터 같은 해 11.경 사이에 청와대 민정비서실, 재무부, 보험감독원 등에 위 법에 따른 보상금을 지급받을수 있도록 하여 달라는 내용의 진정을 하고,이들 기관으로부터 그 처리를 이첩받은 피고 회사가 대표자인 원고 2에게 1989.9.6. 보상심의위원회를 구성하여 국보위의 정화계획에 의한 해직자 문제의 처리를 전반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내용의 회신을 하였다가 1990.1.4. 검토결과 피고 회사에서는 보상금을 지급 할 수 없다는 내용의 회신을 한 사실은 인정되나 원고들이 위에서 본 기간 동안에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손해배상채무의 이행을 최고하였다는 점에 대하여는 이를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 2가 청와대 민정비서실, 재무부, 보험감독원 등에 위와 같이 보상금을 지급받도록 하여 달라는 내용의 진정을 한 사실이 있다 하더라도 그 상대방이 피고 회사도 아니고, 나아가 그 내용도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권의 실현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위 법에 따른 보상금을 지급받도록 하여 달라는 내용인 이상(이 사건 손해배상청구권과 위 법에 따른 보상금의 지급청구권 역시 상호 성질을 달리하는 것이다) 이를 들어 원고들이 피고 회사에 대하여 이 사건 손해배상채무의 이행을 최고한 것이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므로 원고들의 위 소멸시효의 중단 항변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소 중 원고 1의 직권면직처분무효확인 청구부분의 소 및 원고 2의 의원면직처분무효확인 청구부분의 소는 모두 부적법하고, 피고에 대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각 청구는 부당하므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중한(재판장) 김선우 강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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