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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서울형사지법 1987. 11. 20. 선고 87노4788 제7부판결 : 상고
[공갈등피고사건][하집1987(4),563]
판시사항

피해자를 협박하여 금원을 갈취하였다는 피해자의 진술을 배척한 사례

판결요지

피해자의 이 사건 고소가 있기까지 근 3년이 넘는 기간동안 피고인과 피해자가 여러차레 유원지등을 돌아다니며 관광을 즐겼으며 피해자가 남편 모르게 두 사람의 성관계가 지속적으로 유지되어 온 점, 또한 피고인과 피해자가 이와 같은 관계가 유지되는 동안 함께 부동산중개업을 동업해 왔던 점, 피해자가 서로 다툰 사실이 있는 점, 피해자의 남편에게 피해자의 불륜이 발각되어 이혼까지 당하게 되자 피해자가 결국 피고인을 고소하게 된 점 등을 결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협박하여 금원을 갈취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참조조문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검사 및 피고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피고인 및 그 변호인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첫재, (1) 원심판시 1 내지 3 사실에 대하여, 위 돈은 피고인이 피해자와 교제하면서 유원지 등으로 함께 놀러다니며 피해자로부터 그 필요비용을 차용하여 함께 소비한 것이며, (2) 원심판시4 사실에 대하여, 위 돈은 피고인과 피해자가 부동산중기업을 동업으로 하기로 하여 피해자가 투자한 것이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동침사실을 남편에게 일러바치겠다고 협박하여 이 각 금원을 갈취하 것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이 그 판시의 범죄를 저질렀다고 사실을 그릇 인정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 법을 범하였고, 둘째, 피해자의 방탕한 행위가 가공되어 피고인의 이건 행위가 이루어진 점 등에 비추어 원심의 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는데 있으며, 검사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이건 죄질이 불량한 점, 개전의 정이 전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원심이 형량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는 데 있다. 그러므로 먼저 피고인 및 그 변호인의 사실오인의 항소이유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1983.5.말경 피해자 공소외 1의 정조를 유린한 후 그녀가 유부녀인 점을 이용하여 동녀로부터 금품을 갈취하기로 결의하고, "요구하는대로 돈을 주지 않으면 피해자의 남편에게 동침사실을 알리겠다"고 협박하여 부동산사업자금등으로 전후 4회에 걸쳐 합계 금 7,300,000원을 교부받아 갈취하였다는 요지의 이 사건 공소사실을 그대로 인정하면서 그 증거로 피고인의 원심법정 및 검찰에서의 파시사실에 일부 부합하는 진수, 공소외 1, 2의 원심법정 및 검찰, 경찰에서의 각 진술, 공소외 3의 검찰에서의 진술등을 들고 있는바, 이들 증거에 의하여 과연 피고인의 이건 공갈죄가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기로 한다.

(1)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경찰이래 당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공소사실 제1항 내지 제3항에 대하여는, 피고인이 그동안 피해자와 교제하면서 유원지 등으로 함께 놀러다니며 그 필요비용을 피해자로부터 차용하여 소비한 사실이 있을 뿐이며, 공소사실 제4항에 대하여는, 피고인과 피해자가 부동산소개업을 동업하기로 하여 피해자가 금 6,000,000원을 투자하여 복덕방 운영비로 사용한 것일 뿐, 공소사실과 같이 피해자를 협박하여 금원을 갈취한 것은 아니라고 그 법행을 부인하고 있는 바, 그렇다면 피고인의 진술은 이건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될 수 없음이 명백하며,

(2) 다음 피해자 공소외 1의 진술을 살펴보면, 공소외 1은 경찰이래 당심법정에 이르기까지 "1983.5.말경 동네친구의 전화를 받고 다방에서 차를 마시러 갔다가 피고인을 처음 만나 함께 술까지 마시게 되었는데, 당시 자신이 술에 취하여 몸을 가누지 못하게 되자 피고인이 자신을 여관에 데리고 가서 욕을 보인 후, 유부녀인 것을 이용하여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남편에게 동침사실을 알리겠다'고 협박하여 1983.6.초순경 서울 구로구 독산동 다방에서 금 100,000원, 같은 해 7.20. 12:00경 같은 신정다방에서 금 200,000원, 같은 해 8.20 11:00경 관악구 신림동 영다방에서 금 1,000,000원을 교부받아 갈취하였으며, 1985.1.8.에는 관악구 (상세지번 생략) 소재 (상호 생략)부동산 사무실에서 "부동산 사업자금이 필요하니 네 남편 집이라도 잡혀서 10,000,000원을 마련해오지 않으면 끌고가서 모든 것을 끝장내 주겠다"고 협박하여 같은 달 16. 19:00위 사무실에서 금 6,000,000원을 교부받은 등 4차례에 걸쳐 합계 금 7,300,000원을 갈취하였다"라고 일관하여 진술하고 있기는 하나, 한편 피해자의 또 다른 진술에 의하더라도 1983.5.경부터 피해자의 이건 고소가 있었던 1986년까지 근 3년이 넘는 기간동안 피고인과 피해자가 여러차례 유원지 등을 돌아다니며 관광을 즐겼으며 피해자의 남편 모르게 두 사람의 성관계가 지속적으로 유지되어온 점, 또한 피고인과 피해자와의 위와 같은 관계가 유지되던 1985.1.경부터 두사람이 부동산소개업을 동업해 왔던 점,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준 돈을 돌려달라고 여러차례 요구하였으며 그로 인해 서로 다툰 사실이 있는 점, 피해자의 남편에게 피해자의 불륜이 발각되어 이혼까지 당하게 되자 피해자가 결국 피고인을 고소하게 된 점 등을 인정할 수 있는 바, 이러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협박하여 금원을 갈취하였다는 취지의 공소외 1의 위 진술은 믿기 어렵다.

(3) 공소외 2의 경찰이래 원심법정에서의 진술은 "1986.4.25.과 같은 해 5.31.경 2번에 걸쳐 피고인과 피해자가 길에서 돈 문제로 다투는 것을 보았는데, 당시 피고인이 피해자를 때리고 멱살을 잡아끌며 "너 정히 그런다면 네 남편에게 끌고가서 전부 고해 바치겠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라는 요지이나, 이와 같은 동인의 진술은 위에서 살펴본 사정 등에 비추어 믿기 어려울 뿐 아니라 피고인이 피해자를 협박하여 금원을 갈취하였다는 이건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할 것이다.

(4) 공소외 3의 검찰에서의 진술은 " 공소외 1로부터 피고인의 공갈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공소외 1이 억울하게 피고인으로부터 돈을 빼앗겼다고 짐작하고 있었다"라는 취지로 요약되는 바, 이는 동인이 공소외 1로부터 전해들은 말을 그대로 옮긴 것이거나 자신의 의견을 진술한 것에 지나지 않아 공소외 1의 진술을 믿지 못하는 이유와 마찬가지로 믿기 어려우며, 동인과 공소외 1과의 관계, 동인이 피고인을 만나서 금원의 반환을 요구하여 피고인 명의의 약속어음을 받아냈던 사실 등에 비추어 보면 동인의 진술은 더욱 신빙성이 없다고 할 것이다.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원심이 거시한 증거들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의 이 건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없고 달리 이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들을 발견할 수 없으므로 원심으로서는 이당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유죄로 인정한 조치는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그릇 인정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다 할 것이므로 피고인과 그 변호인 및 검사의 각 양형부당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나아갈 필요없이 원심판결은 파기를 면하지 못할 것이다.

이에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1983.5.말경 우연히 알게 된 피해자 공소외 1을 여관으로 유인 동녀의 정조를 유린하게 되자 동녀가 유부녀인 점을 이용하여 동녀로부터 금품을 갈취하기로 결의하고,

1. 1983.6. 초순 일자불상 11:00경 피해자의 집으로 전화를 걸어 "시키는대로 하지 않으면 당장 남편에게 동침사실을 알리겠다"고 겁을 주어 서울 관악구 신림동 번지불상소재 옥호불상 다방으로 동녀를 불러낸 다음 금 100,000원을 요구하면서 "집도 알고 전화번호도 알고 있는데 돈을 주지 않으면 당장 집으로 찾아가 남편에게 모든 사실을 말해 버리겠다"고 협박하여 동녀에게 겁을 주고 이에 겁먹은 동녀로부터 다음날 14:00경 서울 구로구 독산동 번지 불상소재 상호불상 다방에서 금 100,000원을 교부받고,

2. 같은 해 7.29. 12:00경 위 독산동 번지불상 소재 신정다방에서 위와 같은 방법으로 겁을 주어 피해자로부터 금 200,000원을 교부받고,

3. 같은 해 8.20. 11:00경 관악구 신림동 번지불상 소재 영다방에서 위와 같은 방법으로 겁을 주어 피해자로부터 금 1,000,000원을 교부받고,

4. 1985.1.8. 서울 관악구 (상세지번 생략) 소재 (상호 생략)부동산 사무실에서 피해자에게 "부동산 사업자금이 필요하니 네 남편 집이라도 잡혀서 10,000,000원을 마련해 오지 않으면 네 남편에게 끌고가서 모든 것을 말하고 끝장을 내 주겠다"고 협박하여 동녀에게 겁을 주고 이에 겁을 먹은 동녀로부터 같은 달 16. 19:00경 (상호 생략)부동산에서 남편 몰래 집을 잡혀 빌려온 금 6,000,000원을 교부받아 이를 각 갈취하였다. 라고 함에 있는 바, 앞서 파기이유에서 살핀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소사실은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 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지담(재판장) 김용직 박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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