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2018. 7. 26. 선고 2017두33978 판결
[손실보상금증액][공2018하,1868]
판시사항

특정한 토지를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사업시행 대상 부지로 삼은 최초의 사업시행인가 고시가 이루어지고 그에 따라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른 사업인정이 의제되어 사업시행자에게 수용 권한이 부여된 후 최초 사업시행인가의 주요 내용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인가가 있는 경우, 손실보상금을 산정하는 기준일(=최초 사업시행인가 고시일)

판결요지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7. 2. 8. 법률 제14567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도시정비법’이라 한다)상 사업시행인가는 사업시행계획에 따른 대상 토지에서의 개발과 건축을 승인하여 주고, 덧붙여 의제조항에 따라 토지에 대한 수용 권한 부여와 관련한 사업인정의 성격을 가진다. 따라서 어느 특정한 토지를 최초로 사업시행 대상 부지로 삼은 사업시행계획이 당연무효이거나 법원의 확정판결로 취소된다면, 그로 인하여 의제된 사업인정도 효력을 상실한다.

그러나 이와 달리 특정한 토지를 최초로 사업시행 대상 부지로 삼은 최초의 사업시행인가가 효력을 유지하고 있고 그에 따라 의제된 사업인정의 효력 역시 유지되고 있는 경우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최초의 사업시행인가를 통하여 의제된 사업인정은 변경인가에도 불구하고 그 효력이 계속 유지된다. 사업시행 대상부지 자체에 관하여는 아무런 변경 없이 건축물의 구조와 내용 등 사업시행계획의 내용을 대규모로 변경함으로써 최초 사업시행인가의 주요 내용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인가가 있는 경우에도 최초의 사업시행인가가 유효하게 존속하다가 변경인가 시부터 장래를 향하여 실효될 뿐이고, 사업시행 대상부지에 대한 수용의 필요성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변경인가 전후에 걸쳐 아무런 차이가 없다.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토지보상법’이라 한다) 제24조 에 비추어 보더라도, 사업시행변경인가에 따라 사업대상 토지 일부가 제외되는 등의 방식으로 사업내용이 일부 변경됨으로써 종전의 사업대상 토지 중 일부에 대한 수용의 필요성이 없게 된 경우에, 그 부분에 한하여 최초 사업시행인가로 의제된 사업인정 중 일부만이 효력을 상실하게 될 뿐이고( 제24조 제1항 , 제5항 참조), 변동 없이 수용의 필요성이 계속 유지되는 토지 부분에 대하여는 최초 사업시행인가로 의제된 사업인정의 효력이 그대로 유지됨을 당연한 전제로 하고 있다.

이러한 도시정비법령과 토지보상법령의 체계와 취지에 비추어 보면, 특정한 토지를 사업시행 대상 부지로 삼은 최초의 사업시행인가 고시로 의제된 사업인정이 효력을 유지하고 있다면, 최초의 사업시행인가 고시일을 기준으로 보상금을 산정함이 원칙이다. 만일 이렇게 보지 않고 사업시행변경인가가 있을 때마다 보상금 산정 기준시점이 변경된다고 보게 되면, 최초의 사업시행인가 고시가 있을 때부터 수용의 필요성이 유지되는 토지도 그와 무관한 사정으로 보상금 산정 기준시점이 매번 바뀌게 되어 부당할 뿐 아니라, 사업시행자가 자의적으로 보상금 산정 기준시점을 바꿀 수도 있게 되어 합리적이라고 볼 수 없다.

원고, 상고인

원고 1 외 2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베스트 담당변호사 신유천)

피고, 피상고인

대연2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친구 담당변호사 박소희 외 1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1)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토지보상법’이라 한다) 제20조 제1항 , 제22조 제3항 은 사업시행자가 토지 등을 수용하거나 사용하려면 국토교통부장관의 사업인정을 받아야 하고, 사업인정은 고시한 날부터 효력이 발생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인정은 수용권을 설정해 주는 행정처분으로서, 이에 따라 수용할 목적물의 범위가 확정되고, 수용권자가 목적물에 대한 현재 및 장래의 권리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공법상 권한이 생긴다( 대법원 1994. 11. 11. 선고 93누19375 판결 참조).

한편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7. 2. 8. 법률 제14567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도시정비법’이라 한다) 제40조 제1항 , 제2항 도시정비법상 정비구역 안에서 하는 정비사업의 경우 사업시행인가의 고시가 있은 때에 토지보상법에 의한 사업인정 및 그 고시가 있은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도시정비법상 정비사업의 사업시행자인 조합은 사업인정으로 의제된 사업시행인가 및 그 고시를 통하여 수용권을 부여받게 된다.

그리고 도시정비법 제40조 제1항 , 토지보상법 제70조 제1항 , 제4항 에 따르면, 정비사업을 위한 수용에서는 사업인정고시일로 의제되는 사업시행인가 고시일 전의 시점을 공시기준일로 하는 공시지가로서, 해당 토지에 관한 협의의 성립 또는 재결 당시 공시된 공시지가 중 그 사업시행인가 고시일과 가장 가까운 시점에 공시된 공시지가를 근거로 보상금이 산정된다.

(2) 도시정비법상 사업시행인가는 사업시행계획에 따른 대상 토지에서의 개발과 건축을 승인하여 주고, 덧붙여 앞서 본 의제조항에 따라 토지에 대한 수용 권한 부여와 관련한 사업인정의 성격을 가진다. 따라서 어느 특정한 토지를 최초로 사업시행 대상 부지로 삼은 사업시행계획이 당연무효이거나 법원의 확정판결로 취소된다면, 그로 인하여 의제된 사업인정도 그 효력을 상실한다.

그러나 이와 달리 특정한 토지를 최초로 사업시행 대상 부지로 삼은 최초의 사업시행인가가 그 효력을 유지하고 있고 그에 따라 의제된 사업인정의 효력 역시 유지되고 있는 경우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최초의 사업시행인가를 통하여 의제된 사업인정은 변경인가에도 불구하고 그 효력이 계속 유지된다. 사업시행 대상부지 자체에 관하여는 아무런 변경 없이 건축물의 구조와 내용 등 사업시행계획의 내용을 대규모로 변경함으로써 최초 사업시행인가의 주요 내용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인가가 있는 경우에도 최초의 사업시행인가가 유효하게 존속하다가 변경인가 시부터 장래를 향하여 실효될 뿐이고, 사업시행 대상부지에 대한 수용의 필요성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변경인가 전후에 걸쳐 아무런 차이가 없다. 토지보상법 제24조 에 비추어 보더라도, 사업시행변경인가에 따라 사업대상 토지 일부가 제외되는 등의 방식으로 사업내용이 일부 변경됨으로써 종전의 사업대상 토지 중 일부에 대한 수용의 필요성이 없게 된 경우에, 그 부분에 한하여 최초 사업시행인가로 의제된 사업인정 중 일부만이 효력을 상실하게 될 뿐이고( 제24조 제1항 , 제5항 참조), 변동 없이 수용의 필요성이 계속 유지되는 토지 부분에 대하여는 최초 사업시행인가로 의제된 사업인정의 효력이 그대로 유지됨을 당연한 전제로 하고 있다.

이러한 도시정비법령과 토지보상법령의 체계와 취지에 비추어 보면, 특정한 토지를 사업시행 대상 부지로 삼은 최초의 사업시행인가 고시로 의제된 사업인정이 그 효력을 유지하고 있다면, 최초의 사업시행인가 고시일을 기준으로 보상금을 산정함이 원칙이다. 만일 이렇게 보지 않고 사업시행변경인가가 있을 때마다 보상금 산정 기준시점이 변경된다고 보게 되면, 최초의 사업시행인가 고시가 있을 때부터 수용의 필요성이 유지되는 토지도 그와 무관한 사정으로 보상금 산정 기준시점이 매번 바뀌게 되어 부당할 뿐 아니라, 사업시행자가 자의적으로 보상금 산정 기준시점을 바꿀 수도 있게 되어 합리적이라고 볼 수 없다.

2.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 및 관련 법리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1) 피고의 최초 사업시행계획에 대한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에서, 부산지방법원(2009구합6071) 은 2011. 5. 13. ‘추진위원회 승인 전후로 징구된 사업시행에 대한 동의서는 사업시행계획이 작성되기 전에 제출되어 적법한 동의로 볼 수 없고, 설령 위 동의서를 유효한 동의서로 본다고 하더라도 사업내용이 본질적으로 변경되었으므로 별개의 동의가 필요함에도 이러한 동의절차를 받은 바 없으므로 무효’라는 이유로 피고 패소 판결을 선고하였다. 부산고등법원(2011누2040) 은 2011. 11. 9. 이에 대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였고, 피고는 상고하였다.

(2) 피고는 위 상고심 계속 중에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건물층수, 건물동수, 세대수, 건폐율, 용적율, 연면적 등이 변경된 사업시행계획을 수립하는 내용의 결의를 하였고, 그에 대한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 및 고시가 이루어졌다. 다만 시행면적과 대지면적은 사업시행계획 변경 전후로 거의 차이가 없다.

(3) 대법원(2011두30199) 은 2013. 11. 28. 위 사건에서 ‘최초 사업시행계획의 주요 부분이 실질적으로 변경되고, 최초 사업시행계획이 현재 조합원들의 권리·의무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다면 그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 할 것이므로, 이에 따라 이 사건 소가 부적법하게 되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는 이유로 사건을 파기한 후 원심법원에 환송하였다. 환송 후 부산고등법원(2013누3238) 은 2014. 6. 11. ‘변경인가된 사업시행계획은 최초 사업시행계획의 주요 부분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내용으로서 새로운 사업시행계획에 해당하고, 피고가 변경된 사업시행계획에 따라 조합원들을 상대로 분양절차를 새롭게 진행한 후 관리처분총회를 개최하여 변경된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함으로써 최초 사업시행계획이 현재 조합원들의 권리·의무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으므로, 최초 사업시행계획에 대하여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소각하 판결을 하였고,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4) 최초 사업시행계획인가 당시 사업시행계획에는 당초 조합설립동의서를 받을 당시 예정하였던 것보다 정비사업비용이 증액되었고, 건축물 설계 개요가 변경되었다고 하더라도, 사업시행계획의 내용이 확정되기 이전에 동의서가 작성되었다면 구체적인 사업시행계획의 작성에 관하여 조합에 위임한다는 취지가 포함되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동의서 작성 이후 사업시행계획이 변경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사업시행계획동의서 및 최초 사업시행계획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한편 동의 이후 사업시행계획이 변경된 경우 조합으로서는 조합원들에게 변경된 사업시행계획의 내용과 함께 기존 동의를 철회할 수 있음을 고지할 신의칙상 의무가 있으나, 이 사건에서는 조합설립동의서에 이후 사업시행계획이 변경되는 것에 동의한다는 취지의 기재가 있어 사업시행계획 변경에 대하여 피고에 대하여 위임했다고 볼 여지가 있으므로, 피고가 최초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기에 앞서 조합원들에게 변경된 사업시행계획의 내용과 함께 기존 동의를 철회할 수 있음을 고지하지 않은 흠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흠이 중대·명백하여 최초 사업시행계획이 무효라고 할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1두25173 판결 참조).

3. 위와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에서 최초 사업시행계획의 주요 부분이 실질적으로 변경되었다고 하더라도 최초 사업시행인가 고시일을 기준으로 보상금을 산정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1) 이 사건 최초 사업시행계획은 당연무효라고 볼 수 없고 법원의 확정판결로 취소된 바 없다. 따라서 그 사업시행계획인가 고시로 의제된 사업인정은 유효하고, 그에 따라 피고에게 부여된 수용권도 적법하다.

(2) 사업시행계획의 주요 부분이 실질적으로 변경되었다 하더라도, 이는 주로 건축물의 건축에 관한 것이고 시행면적이나 대지면적은 거의 차이가 없어, 최초 사업시행인가에서 확정된 수용할 목적물의 범위는 거의 변경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3)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로 인하여 최초의 사업시행인가로 의제된 사업인정에 따른 수용의 필요가 없게 되었다거나 달리 최초 사업시행인가로 피고에게 부여된 수용권이 소멸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4. 따라서 같은 취지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앞서 본 법리에 기초한 것으로서 정당하다. 거기에 토지보상법 제70조 제4항 이 정한 ‘사업인정고시일’의 의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5.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유숙(재판장) 김창석 조희대(주심) 김재형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