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설립추진위원회가 주민총회에서 시공자를 선정하는 결의를 한 경우, 위 재개발사업구역 내의 토지 등 소유자들이 위 총회결의의 무효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고 본 사례
[2]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설립추진위원회가 주민총회에서 시공사를 선정하는 결의를 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설립추진위원회가 주민총회에서 시공자를 선정하는 결의를 한 사안에서,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06. 5. 24. 법률 제796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조 제4항 에서 추진위원회가 행한 업무와 관련된 권리와 의무는 조합이 포괄승계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위 결의가 향후 설립될 조합에 승계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논란이 있을 수 있는 등 재개발사업구역 내의 토지 등 소유자로서는 위 추진위원회의 구성원 자격이 없다 하더라도 그 결의의 효력 및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추진과 관련하여 그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으므로 위 총회결의의 무효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고 본 사례.
[2]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06. 5. 24. 법률 제796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2조 , 제23조 는 조합설립추진위원회의 업무를 규정하면서 토지 등 소유자의 비용부담을 수반하는 업무에 관하여는 일정 비율 이상의 토지 등 소유자의 동의를 얻도록 하고 있는데, 그 비용부담을 수반하는 업무에 시공자 선정에 관한 업무는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위 추진위원회는 시공자 선정을 위해 주민총회를 소집할 권한이 없으며, 같은 법 제8조 가 주택재개발사업은 조합이 이를 시행하거나 조합이 조합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건설업자 등과 공동으로 시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24조 가 시공자의 선정은 조합원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음에 비추어 보면 시공자의 선정은 추진위원회 또는 추진위원회가 개최한 주민총회의 권한이 아니라 앞으로 설립될 조합원 총회의 고유한 권한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 항소인
원고 1외 15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권태하)
피고, 피항소인
대연8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추진위원회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국제 담당변호사 이원철)
변론종결
2007. 7. 20.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06. 8. 10. 주민총회에서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의 공동시행자(시공사)를 현대산업개발 주식회사로 선정한 결의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기초 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판결문 제1항의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에 의하여 이를 인용한다.
2.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가. 피고는, 피고가 2006. 8. 10.자 주민총회(이하 ‘이 사건 주민총회’라고 한다)에서 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로 선정하는 결의(이하 ‘이 사건 결의’라 한다)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설립될 재개발조합이나 그 조합원 총회가 반드시 이 사건 결의에 구속되어 현대산업개발을 시공자로 선정할 의무를 부담하게 되는 것은 아니므로, 이 사건 결의가 조합원 총회에서 추인되기 전까지는 아무런 법적인 효력을 갖지 않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다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소의 제기가 분쟁을 해결함에 있어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볼 수도 없으므로, 이 사건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항변한다.
나. 살피건대, 피고는 이 사건 소송에서 이 사건 결의가 유효한 것임을 다투어 오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도시정비법에서 추진위원회가 행한 업무와 관련된 권리와 의무는 조합이 포괄승계한다( 제15조 제4항 )고 규정하고 있어 이 사건 결의가 사실상 조합으로 그대로 포괄 승계되지는 않는지, 설령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향후 설립될 조합이 사후추인 등의 변칙적인 방법으로 이를 승계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논란이 있을 수 있는 점 및 갑 제8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 즉 이 사건 주민총회에서 시공사로부터의 차입금으로 피고의 운영 및 사업시행에 필요한 재원을 조달하기로 결의한 바 있고, 실제 현대산업개발로부터 자금을 차입하여 사용하고 있는바, 위 차입금반환채무는 조합에 승계되므로 추후 분쟁을 예방하기 위하여 시공사를 그대로 유지할 필요성이 높은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들이 피고의 구성에 동의하지 아니하거나 가입하지 아니하여 피고의 구성원 자격이 없다 하더라도 원고들은 이 사건 재개발사업구역 내의 토지 등 소유자로서 피고가 주도적으로 개최한 주민총회 결의의 효력 및 앞으로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추진과 관련하여 그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이와 같이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는 한 원고들의 이 사건 소는 분쟁을 해결함에 있어서 유효·적절한 수단이 될 수 있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본안에 대한 판단
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도시정비법 제14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2조 , 제23조 에서는 피고의 업무를 규정하면서 토지 등 소유자의 비용부담을 수반하는 업무에 관하여는 일정 비율 이상의 토지 등 소유자의 동의를 얻도록 하고 있는데, 그 비용부담을 수반하는 업무에 시공자 선정에 관한 업무는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피고는 시공자 선정을 위해 주민총회를 소집할 권한이 없으며, 도시정비법 제8조 에서 주택재개발사업은 조합이 이를 시행하거나 조합이 조합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건설업자 등과 공동으로 시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도시정비법 제24조 에서 시공자의 선정은 조합원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바, 위와 같은 도시정비법 관련 규정에 비추어 보면 시공자의 선정은 추진위원회 또는 추진위원회가 개최한 주민총회의 권한이 아니라 앞으로 설립될 조합원 총회의 고유한 권한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결의는 무효라고 할 것이다.
나.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이에 대하여 피고는, ① 도시정비법은 2002. 12. 30. 법률 제6852호로 제정될 당시 제11조 에 “조합 또는 토지 등 소유자는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후 건설산업기본법 제9조 의 규정에 의한 건설업자 또는 주택법 제12조 제2항 의 규정에 의하여 건설업자로 보는 등록업자를 시공자로 선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이나 주택재개발정비사업 모두 사업시행인가 이후에 시공자 선정이 가능하도록 규율하다가 그 이후인 도시정비법이 2005. 3. 18. 법률 제7392호(2005. 3. 18. 시행)로 개정되면서 “주택재건축사업조합은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후 건설업자 또는 등록사업자를 시공자로 선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의 경우에는 시공자 선정시기에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았다가 도시정비법이 2006. 5. 24. 법률 제7960호(2006. 8. 25. 시행)로 개정되면서 “주택재개발사업조합 및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은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후, 주택재건축사업조합은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후 건설업자 또는 등록사업자를 시공자로 선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의 경우에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후에 시공자를 선정하도록 하였으므로 이 사건 주민총회 당시에는 시공자 선정시기에 관한 제한이 없었다는 점, ② 2005. 3. 18. 법률 제7392호로 개정된 도시정비법의 개정이유가 재개발정비사업의 경우 초기단계에서부터 시공자가 참여하는 것을 허용하여 재개발정비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게 하는 데에 있는 점, ③ 2006. 5. 24. 법률 제7960호 개정된 도시정비법의 부칙 제2항은 “ 제11조 제2항 의 개정규정 중 주택재개발사업 및 도시환경정비사업의 경우는 이 법 시행 후 최초로 추진위원회의 승인을 얻은 분부터 적용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점, ④ 당시 대부분의 재개발추진위원회에서도 추진위원회 단계에서 이미 시공자를 선정하고 있었던 점 등을 들어 추진위원회에서의 주민총회에 의하여 시공자를 선정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2) 그러나 ① 비록 이 사건 주민총회 당시 시행되던 관련 법규에 주택재개발사업의 시공자 선정시기에 관한 직접적인 제한규정은 없었다고 하더라도, 앞에서 살핀 것처럼 당시 도시정비법의 관련 규정 및 그 취지를 해석해 보면, 시공자 선정에 관한 권한은 조합원 총회의 고유한 권한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추진위원회 단계에서 결의된 시공자 선정에 대해 조합원 총회의 추인결의를 얻으면 족하다고 보는 것은 법의 취지에 반하여 조합의 시공자 선택권한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며, ② 2005. 3. 18. 법률 제7392호로 개정된 도시정비법의 개정이유가 재개발정비사업의 경우 초기단계에서부터 시공자가 참여하는 것을 허용하여 재개발정비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게 하는 데에 있다고 하여 추진위원회 단계에서 시공자를 뽑도록 허용하는 취지라고 볼 것은 아니며, 도시정비법도 명문상 추진위원회가 아닌 재개발정비사업조합과 건설업자 등이 공동으로 사업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③ 2006. 5. 24. 법률 제7960호로 개정된 도시정비법의 부칙 제2항은 건설교통부장관이 정하는 경쟁입찰의 방법 이외에 다른 방법으로 시공자를 선정할 수 있다는 규정에 불과하므로 위 부칙 조항만으로는 추진위원회단계에서의 시공자 선정을 인정한 취지로 보기에는 부족하며, 피고의 주장대로 추진위원회 단계에서의 시공자 선정이 사실상 일반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조합이 주체가 된 공정하고 투명한 재개발사업의 추진을 통해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주거생활의 질을 향상하는 것이 주택재개발사업의 목적이라는 측면을 고려할 때 추진위원회 단계에서 주민총회가 시공자 선정을 결의한 이 사건 결의를 정당한 것으로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