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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8. 9. 25.자 2006마459 결정
[회계장부등열람등사허용가처분][공2008하,1519]
판시사항

[1] ‘신탁업법’상 장부열람권에 관한 규정이 ‘신탁법’에 규정된 신탁자의 수탁자에 대한 신탁사무에 관한 서류 열람청구권을 제한하는 근거가 되는지 여부(소극)

[2] 신탁법상 신탁사무에 관한 서류 ‘열람’청구권에 관련 서류의 ‘송부’청구권이 포함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1] ‘신탁법’ 제34조 에서 정하고 있는 신탁사무에 관한 서류의 열람청구권 등은 신탁계약상 각종 권리의무의 귀속주체 혹은 이해관계인에게 신탁사무의 처리에 관한 감독권을 보장해 주어 정당한 권리의 확보 및 의무부담의 적정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특히 수익자의 이러한 감독권의 행사는 신탁계약의 목적인 수익권의 본질에 속하는 것이어서 합리적 이유 없이 이를 제한할 수 없다. 반면 ‘신탁업법’은 신탁을 업으로 영위하는 신탁회사의 건전한 경영과 수익자의 보호를 목적으로 그 인가와 업무·회계·감독 등을 규율하는 법률로서, 신탁업법 제17조의10 에서 신탁재산에 관한 장부·서류의 열람 또는 등·초본의 교부청구권을 위 법률에 정한 일정한 방법으로 수익자에게 보장하는 한편, 신탁업법 제43조 제1항 에서 이를 어기는 신탁회사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특히 신탁회사에 대하여 신탁재산에 관한 특정 장부·서류의 열람 등에 관한 규율준수의 실효성을 확보하여 신탁업법의 입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와 같이 그 입법의 취지와 목적을 달리하는 ‘신탁업법’의 단속적·규제적 규정을 들어 ‘신탁법’이 규율하는 사법적인 신탁관계의 본질에서 비롯되는 수익자 등의 신탁사무에 관한 감독권을 제한하는 근거로 삼을 수는 없다.

[2] 신탁법이 보장하는 신탁사무에 관한 서류 ‘열람’청구권에는 관련 서류의 ‘송부’청구권이 포함되지 않는다.

재항고인

재항고인 1 주식회사외 1인 (소송대리인 선명 법무법인 담당변호사 김정욱외 4인)

상 대 방

주식회사 한국토지신탁

주문

재항고를 모두 기각한다. 재항고비용은 재항고인들이 부담한다.

이유

재항고이유를 본다.

‘신탁법’ 제34조 에서 정하고 있는 신탁사무에 관한 서류의 열람청구권 등은 신탁계약상 각종 권리의무의 귀속주체 혹은 이해관계인에게 신탁사무의 처리에 관한 감독권의 보장을 통해 정당한 권리의 확보 및 의무부담의 적정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특히 수익자의 이러한 감독권의 행사는 신탁계약의 목적인 수익권의 본질에 속하는 것이어서 합리적 이유 없이 이를 제한할 수 없는 것이다. 반면에 ‘신탁업법’은 신탁을 업으로 영위하는 신탁회사의 건전한 경영과 수익자의 보호를 목적으로 그 인가와 업무·회계·감독 등을 규율하는 법률로서, 같은 법 제17조의10 에서 신탁재산에 관한 장부·서류의 열람 또는 등·초본의 교부청구권을 위 법률에 정한 일정한 방법으로 수익자에게 보장하는 한편, 같은 법 제43조 제1항 에서 이를 어기는 신탁회사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특히 신탁회사에 대하여 신탁재산에 관한 특정 장부·서류의 열람 등에 관한 규율준수의 실효성을 확보하여 같은 법의 입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와 같이 그 입법의 취지와 목적을 달리하는 ‘신탁업법’의 단속적·규제적 규정을 들어 ‘신탁법’이 규율하는 사법적인 신탁관계의 본질에서 비롯되는 수익자 등의 신탁사무에 관한 감독권을 제한하는 근거로 삼을 수는 없을 것이다.

원심 및 원심이 일부 인용한 제1심결정의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재항고인 1 주식회사와 상대방 사이에 위 재항고인을 위탁자 겸 수익자로, 상대방을 수탁자로 하고, 재항고인들이 소유하는 이 사건 토지를 상대방에게 신탁하여, 그 지상에 아파트를 건설하여 분양대금 혹은 임대보증금 등으로 신탁관계를 정산하기로 하는 내용의 이 사건 부동산개발신탁계약이 체결된 사실, 위 신탁계약 체결 이후 상대방이 재항고인들에게 정기적으로 신탁사업의 수행과 관련한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합계잔액시산표 등 재무제표를 송부하여 오다가 사업의 완료에 즈음하여 최종 사업수지표를 보내면서 사업 완료의 승인을 요청하자, 재항고인들이 상대방의 사업비 집행내역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신탁사업과 관련한 신탁계약일부터 현재까지 분개장, 전표, 각 지출거래 및 수입거래 관련 영수증과 송장 기타 증빙자료’ 등 회계관련 서류(이하 ‘회계서류’라고 한다)의 확인을 요구하였으나 상대방이 이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신탁법’ 제34조 제1항 등의 규정을 근거로 위 회계서류를 4주 내에 재항고인들에게 송부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이 사건 가처분신청을 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원심은 이러한 사실관계를 토대로, 이 사건과 같이 수탁자가 신탁회사인 경우에는 ‘신탁법’의 특별법인 ‘신탁업법’이 적용되는데, 상대방이 재항고인들에게 ‘신탁업법’에서 정한 재무제표 등 서류를 열람하도록 하거나 이를 교부한 이상 재항고인들이 ‘신탁법’에 근거하여 회계서류의 제공을 구할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가처분신청을 기각하였다.

먼저, 이 사건 신탁사업의 수행과 관련하여 상대방이 작성·보관중인 회계서류의 소유권이 수탁자가 아닌 위탁자에게 귀속된다고 하는 취지의 재항고이유의 주장은 법률상 혹은 계약상 아무런 근거가 없어 이를 받아들일 수 없으므로, 위 주장을 전제로, ‘신탁법’ 제28조 , ‘상법’ 제29조 , 제33조 등에 근거하여 상대방에게 위 회계서류의 제공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하는 재항고인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그러나 앞서 본 관련 법령의 해석에 의하면, 재항고인들이 ‘신탁법’ 제34조 제1항 에 근거하여 회계서류 등 이 사건 신탁사무 관련 서류에 대하여 행사할 수 있는 열람청구권의 경우, 그 권리의 행사가 신의칙에 반하는 권리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대방이 이를 거부할 수 없고, ‘신탁업법’ 제17조의10 의 규정은 이와 입법 목적이 상이한 ‘신탁법’ 제34조 제1항 의 권리행사에 영향을 미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 ‘신탁업법’의 규정을 내세워서 ‘신탁법’ 제34조 제1항 에 근거한 재항고인들의 권리주장이 배척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은 잘못이라 할 것이다.

다만, 재항고인들은 이 사건 가처분신청으로서 위 회계서류를 ‘송부’할 것을 구하고 있으나, 이러한 신청취지는 ‘신탁법’ 제34조 제1항 에서 보장하는 ‘열람’청구권의 범위를 초과하는 것이고, 재항고인들의 주장 및 제출한 소명자료만으로는 그러한 가처분신청을 인용할 수 있는 피보전권리와 그 보전의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원심이 이 사건 가처분신청을 배척한 결론 자체는 정당하다 할 것이니, 결국 원심결정에는 재항고이유의 주장처럼 관련 법령의 해석을 그르쳐 재판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재항고를 모두 기각하고, 재항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차한성(재판장) 고현철 김지형(주심) 전수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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