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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지방법원 2021.6.3. 선고 2020노497 판결
개인정보보호법위반
사건

2020노497 개인정보보호법위반

피고인

A

주거

등록기준지

항소인

피고인

검사

김정훈(기소), 신지원(공판)

변호인

변호사 강수호(국선)

원심판결

청주지방법원 2020. 5. 15. 선고 2020고정169 판결

판결선고

2021. 6. 3.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위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고인은 이 사건 B조합(이하 '이 사건 조합'이라 한다) 사무실에 비치되어 있던 조합원 명부를 촬영하는 방법으로 조합원들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사실이 없고, 수사기관에서 조합원 명부를 촬영하여 개인정보를 취득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던 것은 허위의 진술이고, 평소 소지하고 있었던 조합원 명부 내지 밴드 활동을 통해 알게 된 연락처를 이용하여 단체 카톡방을 개설한 것이었다.

나. 법리오해

피고인의 행위는 이 사건 당시 비민주적으로 운영되던 이 사건 조합의 상황을 알리기 위한 목적이었는바, 피고인의 사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위 조합원들의 공익을 위한 행위였으므로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

2. 직권 판단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펴본다.

가. 공소장변경 관련 판단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아래 ‘[다시 쓰는 판결 이유]’ 부분 범죄사실 기재와 같은 내용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 피고인이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1) 관련법리

개인정보보호법이 금지 및 행위규범을 정함에 있어 일반적으로 개인정보처리자를 규범준수자로 하여 규율하면서도, 제9장 보칙의 장에 따로 제59조를 두어 '개인정보처리자' 외에도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를 의무주체로 하는 금지행위에 관하여 규정한 이유는 개인정보처리자 이외의 자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개인정보 침해행위로 인한 폐해를 방지하여 사생활의 비밀보호 등 개인정보 보호법의 입법 목적을 달성하려 함에 있으므로, 여기에서 개인정보보호법 제72조 제2호의 적용대상자인 제59조 제1호 소정의 의무주체인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는 제2조 제5호 소정의 '개인정보처리자' 즉 업무를 목적으로 개인정보파일을 운용하기 위하여 스스로 또는 다른 사람을 통하여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공공기관, 법인, 단체 및 개인 등에 한정되지 않고, 업무상 알게 된 제2조 제1호 소정의 '개인정보'를 제2조 제2호 소정의 방법으로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를 포함한다(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5도8766 판결 참조).

살피건대, ①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히 하여야 하고, 형벌법규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헌법이 정하고 있는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아니하는 점(대법원 2017. 9. 21. 선고 2017도7687 판결 등 참조), ② 위 법 제28조는 '임직원, 파견근로자, 시간제 근로자 등 개인정보처리자의 지휘·감독을 받아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자'를 "개인정보취급자"로 정의하고, '개인정보처리자'로 하여금 '개인정보취급자'에 대하여 적절한 관리·감독을 행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데, 벌칙 규정에서는 '개인정보취급자'에 의한 개인정보 침해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을 따로 두고 있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제59조 금지행위의 주체인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는 '개인정보처리자'는 아니지만 그 지휘·감독을 받아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즉 '개인정보취급자')를 그 전형적인 규율 대상으로 상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행정안전부 2011. 12. 발간 '개인정보 보호법령 및 지침·고시 해설' 358쪽에 의하더라도 "제59조 금지행위의 의무대상자인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에는 개인정보처리자에게 소속되어 개인정보를 처리하고 있거나 처리한 적이 있는 전·현직 임직원, 파견직, 수탁자 등이 해당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④ 개인정보 보호법은 개인정보처리자와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 외의 사람에 대하여는 개인정보 누설 등과 관련한 별도로 처벌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점, ⑤ '개인정보처리자' 또는 '개인정보취급자'가 아닌 순수한 개인이 개인정보 처리 업무와는 무관하게 우연히 타인의 개인정보를 취득·보유하게 되는 경우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데, 그 경우까지도 타인의 개인정보를 '보유'함으로써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에 해당한다고 보아 형벌로 처벌하려는 의사로 위와 같은 규정을 입법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해 보면, 개인정보보호법 제59조 제2호에 의한 금지행위의 주체인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는 (개인정보처리자'의 지휘·감독을 받는 '개인정보취급자'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업무상'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 하였던 자를 의미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2)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 특히 피고인과 C 사이의 카카오톡 대화내용(증거기록 제7, 8쪽, "D 사무실에 있던 명부에서, 제가 ㄱ씨성 조합원 200명을 저장해서 동의 없이 초대한 것입니다. 있는 그대로 진술할테니 걱정마시구요, 제가 고소인분들께는 사과 드리겠습니다. 네, 도둑질해서 죄송해요, 근데 C 네가 명부 갖고 있으면서도 카톡에 조합원들 초대안해서 도둑질해서 초대한거다"), C의 진술(증거기록 제12~13쪽), 피고인의 경찰 자백 진술에 의하면, 이 사건 조합의 조합원(내지 D위원회 회원, 위원장C)인 피고인이 이 사건 조합의 운영 상황을 다른 조합원들에게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D위원회 사무실1) 내에 비치되어 있던 조합원 명부를 휴대전화로 촬영하여 조합원들의 성명,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2)를 취득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조합 내지 D위원회의 '개인정보처리자' 내지 '개인정보취급자'는 누구였으며, 어떠한 방식으로 조합원들의 개인정보를 관리, 처리하는지 알 수 없고, 피고인이 단순한 이 사건 조합의 조합원 내지 D위원회 회원의 지위를 넘어 평소 이 사건 조합 등에서 일정한 업무를 담당하면서 조합원들의 개인정보 처리 업무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 나아가 형사 관련 법규에서 ‘업무’란 통상 “직업 또는 계속적으로 종사하는 사무나 사업을 말하고, 여기서 '사무' 또는 '사업'은 단순히 경제적 활동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널리 사람이 그 사회생활상의 지위에서 계속적으로 행하는 일체의 사회적 활동"의 의미하여(대법원 2009. 11. 19. 선고 2009도4166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그 범위가 매우 넓은 상황이다. 살피건대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이 위 조합원 내지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몇 차례 조합사무실의 출입 및 자료 열람을 하거나 회의 등을 하여 왔다는 사정을 인정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이를 근거로 업무상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하거나 처리하였던 자'라는 신분을 가진 자로 해석할 경우 그 처벌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되어 앞서 본 입법의 취지가 몰각될 위험이 있어 받아들이기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변론을 거쳐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개인정보를 처리(수집, 생성, 연계, 연동, 기록, 저장, 보유, 가공, 편집, 검색, 출력, 정정, 복구, 이용, 제공, 공개, 파기, 그밖에 이와 유사한 행위를 말한다)하거나 처리하였던 자는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8. 6. 18.경 청주시 흥덕구 ***에 있는 'D' 사무실3)에서 위 조합의 임원들이 현장에 없는 틈을 타 그곳에 보관되고 있던 위 조합의 조합원 명부 중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101명에 대한 이름, 주소, 연락처 부분을 가지고 있던 휴대전화기로 촬영한 다음, 그 무렵 청주시 불상지에서 컴퓨터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을 통해 위 사진 파일을 이용하여 개인정보인 위 조합원들의 이름, 휴대전화번호를 정리한 조합원 명부 파일을 작성한 후, 이를 이용해 그 무렵 위 조합원들을 포함하는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을 개설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부정한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하여 처리하였다.

2. 판단

위 제2의 나항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 판사 오창섭

판사 김태형

판사 성찬용

주석

1) 원심 판시 범죄사실에는 'B조합 사무실'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앞서 본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이 조합원 명부를 촬영한 장소는 'D 사무실'로 봄이 타당하고, 원심 판시 범죄사실의 'B 사무실'은 'D 사무실'의 오기로 판단된다.

2) 구 개인정보보호법(2020. 2. 4. 법률 제169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호에 "개인정보"란 살아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로서 성명, 주민등록번호 및 영상 등을 통하여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해당 정보만으로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더라도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하여 알아볼 수 있는 것을 포함한다)로 규정되어 있는바, 당심에 이르러 변경된 공소사실에 정보주체에 일부 가명 내지 카카오톡 아이디 등으로 특정되었고, 구체적인 개인정보 사항이 기재되어 있지 아니한 점이 있으나, '카카오톡 아이디' 정보를 통해 조합원 개인을 알 수 있다 할 것이어서 공소사실의 불특정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3) 검사는 공소사실에 이 사건 범행 장소를 'B 사무실'로 기재하였으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는 'D 사무실'의 오기로 판단되므로 직권으로 위와 같이 정정한다.

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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