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학교법인이 도로개설을 위한 도시계획시설결정이 된 토지를 취득하여 교육용지로 사용하고 있는데 위 결정에 기하여 후속조치로서 실시계획인가처분을 한 경우 공공이익의 비교형량을 그르친 위법이 없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공공이익의 비교형량을 함에 있어서는 공공이익 자체의 객관적 가치평가뿐만 아니라 행정처분의 경위와 그 과정, 다시 말하자면 그것이 최초의 행정처분인가, 선행의 행정처분에 따른 일련의 연속된 처분인가, 또는 기존의 처분을 변경하는 처분인가 여하에 따라 공공이익에 대한 가치평가도 달라져야 할 것이고, 또 행정의 독립성과 관련하여 행정청이 최초로 행정처분을 하면서 어느 쪽의 공공이익을 더 중요한 것으로 판단하였는가 하는 문제와 일단 행정청이 어떤 쪽의 공공이익을 더 중요한 것으로 판단한 후 법원이 그 판단에 관하여 재량권의 범위내인가 아니면 재량권의 남용인가 하는 심사를 할 때의 문제를 구별하여 그 판단기준을 달리하여야 할 것인 바, 도로개설을 위한 도시계획시설결정에 기하여 구체적인 사업시행을 위한 일련의 후속처분으로서 실시계획인가처분을 한 경우 비록 학교법인이 위 도시계획시설결정후 그 대상토지를 장차 신축할 대학건물의 교지에 사용할 목적으로 취득하여 실습지로 사용하고 있어서 도로를 설치할 경우 교육용지로서의 효율성을 해하고 그 법인의 장기발전계획에 큰 지장을 초래한다고 하더라도, 위 실시계획인가 처분을 취소하게 되면 도시계획 후의 토지취득자의 사정때문에 당초의 도시계획자체를 변경하여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고 대학건물이 반드시 위 토지 위에 건축되어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므로 위 실시계획인가처분에 공공이익의 비교형량을 그르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참조조문
원고, 상고인
학교법인 덕성학원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영수
피고, 상고인
서울특별시장 소송대리인 변호사 안이준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피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피고가 1972.6.30. 서울특별시고시 제89호로 도로개설을 위한 도시계획시설결정을 하고, 이 결정에 기하여 피고는 1987.5.7. 서울특별시 고시 제308호로 건설부장관의 권한위임에 의한 도시계획실시계획인가를 동년 5.9.자로 공고한 사실은 다툼이 없다고 한 다음, 위 토지가 제공되고 있는 용도, 위치 등 구체적 시설의 공익성과 새로이 도시계획시설인가에 의하여 제공될 도로의 공익성과의 대소경중을 살펴본다고 하면서, 채택증거에 의하여 이 사건 토지는 원고학원이 경영하는 덕성여자대학의 약초연습지로서 장차 교지확장계획의 일환으로 그곳에 법경대학을 신축할 교지에 사용할 목적으로 원고학원이 1983.6.23. 취득한 사실과 그 밖에 도시계획사업시설결정이 된 위 토지부분의 별지도면(가)의 도로계획선에 관한 인근주민들과 원고학원의 상반되는 이해관계를 설명하고, 결론으로서 (가)부분에 도로를 설치할 경우 원고학원의 실습지로 사용되고 있는 교육용지 약 3천평을 한가운데를 분할하여 교육용지로서의 효율성을 해하고 원고학원의 장기발전계획에 큰 지장을 초래하는 한편 (가)부분 도로를 폐지하고 (다)또는 (라)부분으로 도로를 변경설치하더라도 쌍문동 주민들의 편익을 크게 해친다고 볼 수 없으므로 (가)부분을 폐지하고 (다)또는 (라)부분 도로를 신설하는 것이 원고학원과 이 사건 토지 (가)부분도로선을 이용하게 될 주민들 나아가서 피고의 공익을 다같이 충족시킬 수 있다 할 것인 즉 사립학교의 교육에 직접 사용하는 교육시설에 관하여 이와 같은 이익 비교형량의 원칙에 위배되는 피고의 1987.5.7.자 도시계획시설인가는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2. 피고는 상고이유 제1점으로서 원심판결은 이 사건 토지가 도시계획법에 의한 도시계획시설로서의 학교용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교육용지로 오인하였다고 주장하나 원심은 위 토지가 원고학원이 경영하는 덕성여자대학( 1988.3. 종합대학으로 승인됨)의 약초원실습지로서 사립학교법시행령 제12조 제4호 의 학교교육에 직접 사용되는 실습 또는 연구시설인 교육용 기본재산이라고 한 것이지 도시계획법 제16조 에 의하여 학교시설용지로 결정된 학교부지라고 한 것은 아니므로 소론은 원심판결 이유를 잘못 이해한 것이라 할 것이며, 공공이익의 비교형량을 함에 있어 이 사건 토지가 도시계획법 제16조 에 의한 학교시설용지어야 하는 것도 아니므로 소론과 같은 석명권불행사나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공공이익의 비교형량을 함에 있어서는 공공이 익 자체의 객관적 가치평가뿐만 아니라 행정처분의 경위와 그 과정 다시 말하자면 그것이 최초의 행정처분인가, 선행의 행정처분에 따른 일련의 연속된 처분인가 또는 기존의 처분을 변경하는 처분인가 여하에 따라 공공이익에 대한 가치평가도 달라져야 할것이고, 또 행정의 독립성과 관련하여 행정청이 최초로 행정처분을 하면서 어느 쪽의 공공이익을 더 중요한 것으로 판단하였는가 하는 문제와 일단 행정청이 어떤 쪽의 공공이익을 더 중요한 것으로 판단한 후 법원이 그 판단에 관하여 재량권의 범위내인가 아니면 재량권의 남용인가 하는 심사를 할 때의 문제는 구별하여 그 판단기준이 다르다고 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 사건 인가처분의 기초가 되는 도로개설의 도시계획은 1972.6.30. 결정되었는데 원고법인이 그 이후인 1983.6.23. 이 사건 토지를 취득한 사실은 원심이 확정한 바와 같다. 그리고 도시계획법 제10조의2 내지 제12조 에 의하면, 도시기본계획의 수립, 도시계획의 입안, 도시계획의 결정절차와 방법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고, 도시계획시설기준에 관한 규칙(다만, 도시계획결정 이후인 1979.5.21.건설부령 제225호로 제정됨) 제10조 에 의하면, 도로에 대한 일반적 결정기준이 정하여져 있는데(특히 그 제6호에 비추어 볼 때 도로예정지에는 상.하수도관, 전화선 등이 매설되어 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 이 사건 처분은 위와 같이 하여 정하여진 당초의 도시계획에 따라 구체적인 사업시행을 위한 일련의 후속처분임을 알 수 있다. 그리하여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게 되면 도시계획 후의 토지취득자의 사정때문에 당초의 도시계획 자체를 변경하여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원고법인이 계획한 법경대학 건물이 반드시 이 사건 토지 위에 건축하여야 하는 것은 아닐것이고, 도시계획변경계획이 취소된 것도 주민들의 반대로 그렇게 된 것인 만큼 원심인정과 같은 여러가지 사정을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공공이익의 비교형량을 그르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원심은 도시계획법과 공공이익의 비교형량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으므로 논지는 이유있다.
이에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