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7후2369 등록무효(특)
2017후2376(병합) 등록무효(특)
원고피상고인
주식회사 정민 외 1인
소송대리인 변리사 박종만 외 1인
피고상고인
주식회사 그렉스전자
대표이사 한승진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율촌
담당변호사 정상태 외 2인
소송복대리인 변리사 최석운
원심판결
특허법원 2017. 9. 22. 선고 2017허1786, 1892(병합) 판결
판결선고
2021. 9. 16.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특허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들은 이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특허출원한 발명이 그보다 먼저 출원된 다른 발명의 특허출원서에 최초로 첨부된 명세서에 기재된 청구범위나 발명의 설명 또는 도면의 내용과 동일성이 인정될 경우에는 먼저 출원된 발명이 나중에 공개된 경우에도 특허를 받을 수 없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2후726 판결 등 참조).
구 특허법(2006. 3. 3. 법률 제78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9조 제3항에서 말하는 발명의 동일성은 발명의 진보성과는 구별되는 것으로서 두 발명의 기술적 구성이 동일한지 여부에 따르되 발명의 효과도 참작해서 판단해야 한다. 두 발명의 기술적 구성에 차이가 있더라도 그 차이가 과제해결을 위한 구체적 수단에서 주지관용기술의 부가․삭제․변경 등에 지나지 않아 새로운 효과가 발생하지 않는 정도의 미세한 차이가 있을 뿐이라면 두 발명은 서로 실질적으로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두 발명의 기술적 구성의 차이가 위와 같은 정도를 벗어난다면 설령 그 차이가 그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하 ‘통상의 기술자’라 한다)이 용이하게 도출할 수 있는 범위 내라고 하더라도 두 발명이 동일하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후2179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본다.
가. 이 사건 특허발명(특허번호 생략)은 ‘환기용 급기 장치’라는 명칭의 발명으로서, 외부 급기부와 연설되는 내부 급기배관이 건축물 바닥면에 설치되는 난방배관의 폐열을 열교환으로 회수․이용할 수 있도록 난방배관의 하면에 배치되어 있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나. 선출원발명인 원심판결 선행발명 1의 명세서에는 공기배관이 실내 바닥과 벽체를 통해 매설된다는 내용과 동절기에 외부의 찬 공기가 에어히터를 통해 1차적으로 예열되고 그에 이어 난방호스의 난방열이 콘크리트를 통해 공기배관에 전달되므로 충분히 가열된 공기가 실내에 공급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그 도면에는 공기배관이 난방호스가 있는 실내 바닥에 매설되어 있는 구성이 나타나 있다. 다만 선행발명 1의 명세서나 도면에는 공기배관과 난방호스의 위치 관계에 관한 설명이나 한정사항이 없으므로, 급기배관을 난방배관의 하면에 배치한다고 한정한 이 사건 특허발명의 기술적 구성과는 차이가 있다.
다. 급기배관과 난방배관을 함께 건축물 바닥에 매설할 때 난방배관의 폐열을 활용하도록 급기배관을 난방배관 하면에 배치하는 구성이 이 사건 특허발명 출원 당시 기술상식이거나 주지관용기술에 해당한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다.
난방배관으로 바닥 난방을 할 때에는 대체로 난방배관의 하부로 열손실이 일어나는데, 이 사건 특허발명은 급기배관을 난방배관의 하면에 배치함으로써 난방배관 하부로 방출되어 손실되는 열을 급기배관을 통해 실내에 공급되는 공기를 데우는 데 활용할 수 있으므로 그만큼 열손실을 줄일 수 있다. 이처럼 이 사건 특허발명은 선행발명 1과의 기술적 구성의 차이로 인해 새로운 효과를 가진다.
라. 이 사건 특허발명과 선행발명 1의 기술적 구성의 차이가 과제해결을 위한 구체적 수단에서 주지관용기술의 부가․삭제․변경 등에 지나지 않는다거나 새로운 효과가 발생하지 않는 정도의 미세한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두 발명은 동일하다고 할 수 없다.
3. 그런데도 원심은, 이 사건 특허발명과 선행발명 1의 기술적 구성의 차이가 통상의 기술자가 통상 채용할 수 있는 미세한 변경에 불과하고 그로 인한 효과의 차이도 없다는 등의 이유로 두 발명이 실질적으로 동일하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에는 구 특허법 제29조 제3항에서 발명의 동일성 판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
4.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대법관노정희
주심대법관김재형
대법관안철상
대법관이흥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