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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 2019.3.7. 선고 2017고단757 판결
업무상과실치사,건설기계관리법위반
사건

2017고단757 업무상과실치사, 건설기계관리법위반

피고인

A

검사

이슬기(기소), 홍등불(공판)

변호인

법무법인 태화 담당변호사 이상구

판결선고

2019. 3. 7.

주문

피고인을 징역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범죄사실

1. 업무상과실치사

피고인은 경주시 B에 있는 'C 주식회사' 경주공장의 공장장으로 지게차를 이용해 위 경주공장 뒤편 야적장에 적치된 H빔을 트레일러에 상차하는 업무에 종사한 사람이고, 피해자 D은 'E 물류회사'에 소속된 화물차 운전기사로서 F 25톤 트레일러를 운전하여 위 경주공장에 출근한 후 위 경주공장 직원이 지게차를 이용해 위 경주공장 뒤편 야적장에 적치된 H-빔을 위 트레일러 위에 상차하면 피해자가 이를 체인으로 결박한 후 약 150m 떨어진 위 경주공장 마당에 하차하는 업무를 일당제로 하는 사람이다.

피고인은 2017. 4. 5. 10:00경 위 경주공장 야적장에서 건설기계조종사면허를 받지 아니하고 지게차를 조종하여 H-빔 총 32개를 피해자 운전의 위 트레일러에 상차하게 되었다.

이러한 경우 지게차 작업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에게는 트레일러 적재함의 양 바깥쪽 부분에 충분한 공간을 남기고 H-빔을 상차하고, 트레일러 적재함의 양 바깥쪽 부분에 공간이 부족할 경우 상차된 H-빔을 지게차 포크로 밀거나 침목을 더 올려 추가로 단을 만든 후 H-빔을 상차하는 방법으로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며, 높이가 서로 다른 H-빔을 상차할 경우 높이가 가장 높은 H-빔을 트레일러 적재함 가운데 부분에 상차함으로써 상차한 H-빔이 떨어지지 않도록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하나로 묶여 있는 길이 12m의 H-빔(592kg) 20개를 위 트레일러 적재함 1단에 상차한 다음 그 위에 침목을 올리고 하나로 묶여 있지 않은 길이 12m의 H-빔 5개, 길이 8m의 H-빔(528kg) 2개, 길이 10m의 H-빔(660kg) 4개, 길이 7.5m의 H-빔(550kg) 1개를 2단에 상차하면서, 위 트레일러 적재함 양 바깥쪽 부분에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지 아니하고 높이가 가장 높은 위 길이 7.5m의 H-빔을 위 트레일러 적재함 바깥 부분에 상차한 과실로, 피고인의 상차 완료 후 피해자가 상차한 H-빔들을 낙하 방지용 체인으로 트레일러에 결박하고 있던 중 2단에 상차된 위 길이 7.5m의 H-빔 1개가 적재함 아래로 미끄러져 떨어지면서 피해자의 목 뒤편과 등 부위를 덮치게 하였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를 같은 날 10:08경 다발성 늑골 골절 및 흉골 골절과 심장 눌림 등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건설기계를 조종하려는 사람은 관할관청으로부터 건설기계조종사면허를 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1.항 기재 일시·장소에서 건설기계조종사면허를 받지 아니하고 건설기계인 지게차를 조종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G, H, I의 각 법정진술

1. 피고인에 대한 검찰피의자신문조서

1. G에 대한 경찰진술조서

1. 수사보고(피해자 동료기사 H 진술조서 사본 첨부) - 진술조서 사본

1. 내사보고(C 내 변사사건 신고접수경위 및 현장사진 첨부) - 현장사진

1. 내사보고(사체검안서 첨부) - 사체검안서

1. 수사보고(재해상황도 및 현장사진 첨부) - 재해상황도, 현장사진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치사의 점, 금고형 선택), 구 건설기계관리법(2018. 9. 18. 법률 제1577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1조 제2호, 제26조 제1항 본문(건설기계조 종사면허를 받지 아니하고 건설기계를 조종한 점, 징역형 선택)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각 죄의 장기형을 합산한 범위 내에서)

1. 집행유예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가. 피고인은 C 주식회사의 공장장으로 지게차 운전 담당자인 J의 결근으로 이 사건 당일 일시적으로 지게차를 운전하여 상차작업을 하였을 뿐이므로 지게차를 운전하여 H-빔을 상차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자라고 할 수 없다.

나. 피고인은 피해자의 지시 및 유도에 따라 지게차를 운전하여 H-빔을 트레일러에 상차하였으므로 피고인은 지게차 운전자로서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지 아니하였다.

다. 피고인이 지게차 조종사면허를 받지 아니하고 지게차를 조종하여 H-빔을 트레일러에 상차한 사실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

2.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러한 사실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업무로서 지게차를 운전하였고, 지게차를 운전하여 H-빔을 트레일러에 상차하는 업무를 수행하면서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였으며, 이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렀음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① 피고인은 지게차 조종사면허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② G은 경찰에서 '이 사건 무렵 지게차 운전 담당자인 J이 약 1주일 전부터 결근하여 피고인이 지게차를 운전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고인은 경찰에서 '피고인은 지게차를 운전한 경력이 15년이 되었고, C 주식회사의 지게차운전 담당자인 J, K 등에게 지게차 운전을 가르쳐 주었으며, K보다 지게차 운전을 더 잘한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피고인은 2008. 4. 1.경부터 C 주식회사에 입사하여 일해 오고 있다).

③ 피고인은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일 이미 2차에 걸쳐 위 경주공장 야적장에서 C 주식회사 관리의 지게차를 운전하여 피해자가 운전하는 트레일러 적재함에 H-빔 상차 작업을 완료하고, 피해자가 트레일러를 운전하여 H-빔을 위 경주공장 마당으로 운반하였으며, 피고인이 3차 상차작업을 완료한 후에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

④ 피고인은 이 사건 당일 3차 상차작업 당시 지게차를 운전하여 트레일러 적재함 1단에 2회에 걸쳐 길이 12m의 H-빔(350㎜×175㎜, 592kg) 5개 4묶음(총 20개)을 상차하고, 트레일러 적재함 2단에 먼저 길이 12m의 H-빔(350㎜×175㎜, 592kg) 5개 1묶음 (총 5개)을 상차하고, 다음으로 길이 8m의 H-빔(400㎜×200㎜, 528kg) 2개, 길이 10m의 H-빔(400㎜×200㎜, 660kg) 4개, 길이 7.5m의 H-빔(450㎜×200㎜, 550kg) 1개(총 7개)를 상차하였다.

⑤ 피고인이 H-빔 상차작업을 완료한 뒤에 피해자가 상차한 H-빔을 트레일러에 결박하기 위하여 쇠사슬을 잡아당겼고, 이에 지게차 쪽 트레일러 적재함의 제일 가장 자리에 상차된 길이 7.5m의 H-빔(450㎜×200㎜, 550kg) 1개(이하 이 사건 H-빔이라 한다)가 낙하하여 피해자를 덮치게 되었다.

⑥ 이 사건 H-빔은 트레일러 적재함 2단 침목 끝부분으로부터 약 5㎝ 정도의 여유공간만을 확보한 채 상차되었고, 이 사건 H-빔을 포함한 총 7개의 H-빔은 낱개의 상태로 상차됨으로써 서로 묶어져 있지도 아니하였다.

⑦ 이 사건 H-빔은 2단에 상차된 다른 H-빔보다 높이가 50㎜ 가량 높아서 트레일러의 가장자리에 상차할 경우 결박과정에서 낙하위험성이 더욱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⑧ 지게차 반대쪽 트레일러 적재함 2단에 먼저 적재된 길이 12m의 H-빔(350㎜×175㎜, 592kg) 5개 1묶음은 트레일러 적재함 2단 침목 끝부분으로부터 약 50㎝ 정도의 여유공간을 확보한 채 상차되었고, 서로 묶어져 있기 때문에 화물결박과정에서 낙하위험성이 그만큼 줄어들 수 밖에 없다.

⑨ 피고인이 비록 피해자의 지시 및 유도에 따라 지게차를 운전하여 H-빔을 상차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지게차를 운전하는 업무자로서 상차과정에서 트레일러 적재함의 가장자리에 이 사건 H-빔이 위태롭게 상차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평소 H-빔 상차 및 운반 과정에서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는 이유로 만연히 이를 방치한 것으로 보인다(검찰피의자신문조서).

양형의 이유

피고인은 지게차 조종면허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도 지게차를 운전하여 안전하지 못한 방법으로 H-빔 상차작업을 함으로써 이 사건 사고를 야기하여 과실의 정도가 무겁다. 피해자 및 유족들의 손해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 사실도 없어 그 죄질이 불량하다.

다만, 초범이고, 주요한 사실관계에 대하여는 인정한다. 이 사건 사고발생에 피해자의 과실이 기여한 부분 또한 간과할 수 없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건강상태, 가족관계, 성행, 범행의 경위 및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과 변론에서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판사 최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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