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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2. 5. 14. 선고 2001다75660 판결
[전부금][공2002.7.1.(157),1395]
판시사항

[1] 예금출연자와 금융기관 사이에 예금명의인이 아닌 출연자에게 예금반환채권을 귀속시키기로 하는 약정이 있는 경우의 예금주(=출연자)

[2] 예금출연자와 금융기관 사이에 예금명의인이 아닌 출연자에게 예금반환채권을 귀속시키기로 하는 묵시적 약정이 있었다고 보아 출연자를 예금주라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금융실명거래및비밀보장에관한법률 제3조 제1항에 따라 금융기관은 거래자의 실지명의에 의하여 금융거래를 하여야 하므로, 원칙적으로 예금명의자를 예금주로 보아야 하지만, 특별한 사정으로 예금의 출연자와 금융기관 사이에 예금명의인이 아닌 출연자에게 예금반환채권을 귀속시키기로 하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약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출연자를 예금주로 하는 금융거래계약이 성립된다.

[2] 예금출연자와 금융기관 사이에 예금명의인이 아닌 출연자에게 예금반환채권을 귀속시키기로 하는 묵시적 약정이 있었다고 보아 출연자를 예금주라고 한 사례.

원고,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득환)

피고,상고인

주식회사 서울은행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종 담당변호사 황상현 외 2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가. 소외 1은 피고 하양지점장 소외 2의 권유로 1998. 1. 3. 피고 하양지점에 136,365,430원을 예금하면서 예금주 명의를 어머니 소외 3으로 하였고, 다만 거래인감은 자신의 도장을 사용하였다. 소외 2는 소외 1이 차명계좌로 예금을 하는 사정을 알면서도 고액의 예금을 유치하기 위하여 소외 1로부터 예금을 받은 뒤 예금증서도 소외 1에게 주었다.

나. 소외 3은 1998. 3. 31.경 피고 본점에서 보내온 예금잔액통지서를 보고 비로소 소외 1이 자신의 명의로 예금을 한 사실을 알게 되었고, 1998. 5. 4.과 5. 11. 두 차례에 걸쳐 피고에게 그 예금의 인출을 요구하였으나, 피고는 그 예금의 실제 예금주가 소외 1이라는 이유로 소외 3의 예금인출요구를 거절하였다.

다. 원고는 1998. 5. 28. 소외 3을 대리한 그의 아들 소외 4와 사이에, 소외 3이 원고에 대하여 1억 5천만 원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고 이를 1998. 5. 29.까지 변제한다는 취지의 집행력 있는 공정증서정본을 작성한 뒤, 1998. 6. 8. 대구지방법원으로부터 소외 3 명의로 피고 하양지점에 개설된 이 사건 예금계좌에 입금된 돈 중 162,444,957원의 반환청구채권에 관한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을 받았다. 이 압류 및 전부명령은 1998. 6. 10. 피고에게 송달되었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소외 1이 소외 3의 명의를 빌려 예금계좌를 개설한다는 사실을 피고가 알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소외 1과 피고 사이에 예금명의인이 아닌 소외 1에게 그 예금반환채권을 귀속시키기로 하는 묵시적 약정이 있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그러한 약정이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예금계좌의 예금주는 명의인인 소외 3이라고 판단하고, 원고가 주장하는 피전부채권이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3. 이 법원의 판단

금융실명거래및비밀보장에관한법률 제3조 제1항에 따라 금융기관은 거래자의 실지명의에 의하여 금융거래를 하여야 하므로, 원칙적으로 예금명의자를 예금주로 보아야 하지만, 특별한 사정으로 예금의 출연자와 금융기관 사이에 예금명의인이 아닌 출연자에게 예금반환채권을 귀속시키기로 하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약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출연자를 예금주로 하는 금융거래계약이 성립된다 (대법원 1998. 11. 13. 선고 97다53359 판결, 2000. 3. 10. 선고 99다6703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보면, 피고 하양지점장 소외 2는 그 지점에 고액의 예금계좌를 가지고 있던 소외 1이 예금을 인출하려고 하자 고금리 상품인 이 사건 예금계좌로 기존 예금을 전환하도록 적극적으로 권유하여 그가 소외 3의 명의를 사용하여 예금계좌를 개설하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 사건 예금계좌를 개설하여 주었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예금계좌의 예금증서를 소외 1에게 교부하였고 거래인감도 소외 1의 인장을 사용하였으며, 피고 본점으로부터 예금잔액통지서를 받고 비로소 자신 명의의 예금계좌가 있음을 알게 된 소외 3이 예금의 반환을 청구하자, 그 예금의 예금주가 소외 1이라는 이유로 이를 거절하다가 이 사건 예금계좌의 예금주 명의를 소외 3에서 소외 1로 변경한 뒤 소외 1에게 그 원리금 전액을 반환하였는데, 이와 같이 소외 1이 피고 하양지점에 이 사건 예금계좌를 개설하게 된 경위와 그 뒤의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와 소외 1 사이에서는 이 사건 예금계좌의 출연자는 소외 3이 아닌 소외 1로서 그 예금반환채권을 소외 1에게 귀속시키기로 하는 묵시적 약정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 사건 예금계좌의 예금주가 소외 3이라고 판단한 것은, 예금반환채권의 귀속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을 저지른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이유가 있다.

4. 그러므로 주문과 같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판결한다.

대법관 배기원(재판장) 서성(주심) 이용우 박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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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대구고등법원 2001.11.2.선고 2000나85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