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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방법원 2009.6.15.선고 2009고단903 판결
업무상과실치사
사건

2009 고단903 업무상과실치사

피고인

1. Al (84년생, 남), 종업원

2. A2 (65년생, 남), 주점업주

3. A3 (46년생, 남), 방화관리자

4. A4 (72년생, 여), 무직

검사

장성철

변호인

변호사 김제식(피고인 A1을 위하여)

법무법인 로앤로(피고인 A2, A4를 위하여)

담당변호사 고경우

변호사 김진수(피고인 A3을 위하여)

판결선고

2009. 6. 15.

주문

피고인 A1, A2를 각 금고 1년에, 피고인 A3, A4를 각 금고 8월에 각 처한다.이 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126일씩을 피고인 A1, A2에 대한 위 각 형에 산입한다. 다만, 피고인 A1, A3, A4에 대하여는 이 판결 확정일부터 각 2년간 위 각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범죄사실

피고인 A2는 2007.10.10.경 B1, B2와 함께 부산 영도구 남항동에 있는 ■■모텔 건물의 지하 1층, 바닥면적 116.55 제곱미터에서 손님접대방 6실(4번 방은 없음), 도우미 대기실 1실, 주방 1실, 화장실 1실과 계산대가 설치된 유흥주점인 "●● 노래방"을 운영하다가 2008. 10. 7.경부터 위와 같은 동업관계를 청산하고 단독으로 운영하고 있는 사람이고, 피고인 A4는 입원하는 등의 문제로 위 ●●노래방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

하게 된 남편인 피고인 A2로부터 위 ●●노래방을 관리할 것을 요구받고 이를 관리하던 사람이고, 피고인 A1은 2008.11.27.경 위 ●●노래방에서 종업원으로서 근무하고 있는 사람이고, 피고인 A3은 2008. 6. 27.경부터 위 건물의 방화관리자로 선임되어 위 모텔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이다.

유흥주점인 ●●노래방, 숙박시설인 ■■모텔, 일반음식점인 **식당이 영업을 하고 있는 위 건물은 비상경보설비와 자동화재탐지설비를 설치하여야 하는 '소방시설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소정의 방화관리대상물이고, 위 ●● 노래방은 '다중이용 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소정의 다중이용업소로서 지하 1층에 위치하고 있고, 출입구와 그 출입구의 반대편에 있는 비상구 외에 출입할 수 있는 곳이 없으며, 위 · 노래방을 찾는 손님들이 대부분 술에 취하여 상황판단 및 대처능력이 떨어지는 관계로 화재 등에 의하여 정전이 되고 유독가스가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대피하기 어려우므로 많은 인명피해가 예상되는 곳이다.

1. 위와 같이 방화관리대상물인 건물에서 다중이용업소를 영위하는 지위에 있는 피고인 A2, A4로서는 ① 미리 위 ●●노래방영업장 내에 있는 전기시설 등을 점검하여 화재발생원인을 제거하여야 하고, ② 화재가 발생하였을 경우 화재의 확대를 방지 내지 지연시킬 수 있는 소방시설, 즉 소화기 또는 자동확산소화용구를 설치한 다음 그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하여야 하며, ③ 손님 등 업소 내에 있는 사람들에게 신속하게 화재사실을 알려 대피할 수 있도록 하는 설비, 즉 유도등 · 유도표지 또는 비상조명등, 휴대용비상조명등, 피난기구, 비상벨설비 또는 비상방송설비를 설치한 다음 그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하여야 하고, ④ 위와 같은 설비들의 사용방법 및 화재 등 위급상황이 발생하였을 때의 대처방법을 숙지하고 이를 종업원들에게 교육하여 위급상황에 신속하고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하여 다중이용업소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화재 등 재난 그 밖의 위급한 상황으로부터 보호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① 영업장 안에 설치된 환풍기 등 발열이 많이 되는 전기시설을 미리 점검하지 아니하여 2009. 1. 14. 20:40경 위 ●●노래방 제6번 방 천장에 있는 환풍기에서 전선의 불완전 접촉에 의한 전기적 발열에 의하여 화재가 발생하게 하고, ② 영업장 내에 화재가 발생하였을 경우 신속하게 화재를 진압하거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자동확산소화용구를 제대로 작동될 수 있도록 관리하지 아니하여 화재발생 초기에 화재가 진압되지 않도록 하였을 뿐만 아니라, ③ 영업장 안에 있는 손님접대방 중 1번 방, 2번 방 및 5번 방에 설치된 비상벨의 전선을 절단된 상태로 방치하고 특히 종업원이 상주하여 비상벨을 조작하기 쉬운 장소인 계산대나 주방에 비상벨을 설치하지 아니하여 영업장 내에 5번 방과 6번 방 중간 부분에서 화재로 인하여 발생한 연기를 발견하여 화재사실을 확인한 피고인 A1과 주방에서 일을 하던 중 피고인AI로부터 화재사실을 전해들은 B3이 화재사실을 손님들에게 신속하게 알릴 수 없도록 하고, ④ 영업장에 전기를 공급하는 배전판을 7번 방에 전기를 공급하는 배전판과 그 외에 전기를 공급하는 배전판으로 분리·설치하여 화재 등의 원인으로 정전이 되더라도 7번 방은 정전되지 않도록 방치하여 7번 방에 있는 아래와 같은 피해자들로 하여금 위급한 상황을 알 수 없도록 하고, ⑤ 출입문에 설치된 비상등은 복도에서 보이지 않도록 설치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화장실 입구에 설치된 비상등은 정전되는 경우 소등 되도록 설치되어 있으며 영업장 내의 복도에 비상구로 인도하는 유도등을 설치하지 아니하여 화재로 인하여 정전이 되고 검은 연기가 다량 발생하자 아래와 같은 피해자들로 하여금 비상구를 찾을 수 없도록 하고, ⑥ 종업원인 A1과 B3에게 화재발생 등의 비상시 대처방법, 비상벨의 사용방법 등을 교육하지 아니한 업무상 과실이 있었다.

2. 피고인 A2, A4가 위 ●●노래방에 출근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출근하더라도 21:00경 이후 출근하여 전날 매상을 정리하고 돌아가는 경우가 많으며, 주방에서 안주 등을 만들 뿐 주방 밖으로 거의 나오지 않는 B3 외에 다른 종업원이 없으므로 제일먼저 출근하여 영업장 내의 전기 등을 켜고 청소하는 등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고 손님이 왔을 경우 손님을 손님접대방으로 안내한 다음 주문을 받아 술과 안주를 제공하고 손님들의 요구에 따라 도우미를 부를 뿐만 아니라 술값까지 계산하는 등 위 ●●노 래방 영업의 대부분을 관리하던 피고인 A1로서는 위 ●●노래방이 지하 1층에 위치하고 있고 손님들의 대부분이 술에 취하여 상황판단 및 대처능력이 떨어지는 관계로 화재 등에 의하여 정전이 되고 유독가스가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대피하기 어려워 많은 인명피해가 예상되는 곳이므로 미리 화재가 발생되는지 잘 살피고, 화재발생으로 의심되는 상황을 발견하는 경우 신속하게 그 원인을 확인하고 손님들에게 이를 신속히 알려 대피할 수 있도록 안내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A1은 2009.1.14. 20:40경 위 ●●노래방의 7번 방에 피해자 B4 외 3명을 손님들의 유흥을 돋구게 하기 위하여 들여보내고 7번 방 앞에 있는 대기실에서 담배를 피우기 위하여 있던 중 얼마 되지 않아 다시 나온 피해자 B4 외 3명으로부터 손님인 피해자 B5(남, 63세) 외 7명으로부터 퇴짜를 맞았다는 말을 듣고 계산대로 이동하다가 5번 방과 6번 방 사이 복도 천정에서 검은 연기가 나오는 것을 발견하였고, 그 이전 영업장 내에서 검은 연기가 발생한 적이 없었으며, 연기를 발견한 곳은 주방에서 다소 떨어진 곳이고, 주방에서는 화기로 한치 등을 굽는 정도의 조리만을 하였으므로 주방에서 조리를 하면서 발생한 연기일 수 없음을 알고 있기 때문에 검은 연기를 발견한 즉시 화재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으므로 즉시 연기가 발생한 원인을 확인한 다음 손님들에게 화재사실을 알려 손님들로 하여금 신속하게 대피하게 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손님들에게 다시 도우미를 소개할 생각으로 즉시 연기가 발생하는 원인을 확인하지 아니하고, 계속 계산대로 이동하여 계산대에 설치된 전화수화기를 들던 중 위와 같은 연기가 더욱 검게 될 뿐만 아니라 많아지는 것을 뒤늦게 발견하고 누전 차단기를 차단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였으나 누전차단기가 작동되지 않자 계산대 바로 옆 주방에서 있던 B3에게만 화재사실을 알리고 출입문으로 나가는 B3을 쫓아 출입문 밖으로 나가고 피해자들에게 화재사실을 알리거나 피해자들을 구조하지 아니한 업무상 과실이 있었다.

3. 위와 같이 방화관리대상물인 위 건물의 방화관리업무를 담당할 뿐만 아니라 건물 소유자 대신 위 ■■모텔을 운영하고 있던 특정소방대상물의 관계인인 피고인 A3으로서는 미리 정기적으로 소방계획서를 작성하고 소방점검을 실시하여 다중이용업주 등과 함께 화재발생원인을 제거하고, 건물 내의 피난시설, 방화구획, 방화시설 및 소방시설을 유지·관리하여 소방시설 등의 기능과 성능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도록 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A3은 2008. 6. 27.경 위 건물의 방화관리자로 선임되고 위 ■■모텔을 관리한 이후 소방계획을 수립하여 정기적으로 소방점검을 하지 아니하여 위 다중이용업소인 위 ●●노래방에 제6번 방 천장에 설치된 환풍기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고 못하고, 그곳에 설치되어 있는 분사식 확산소화기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음에도 이를 방치하여 화재의 확산 또는 저지가 되지 않도록 하였을 뿐만 아니라, 위 ●●노래방에 설치된 비상벨의 일부가 배선이 절단되어 있고 종업원들이 상주하거나 오랫동안 있는 주방이나 계산대 등 적절한 위치에 비상벨이 설치되어 있지 않음에도 이를 방치하여 위와 같이 피고인 A1과 B3이 비상벨을 울려 신속하게 화재사실을 알릴 수 없도록 하였고, 출입문 위에 있는 비상등은 5번 방 내지 7번 방 앞 복도에서는 보이지 아니하고, 화장실 입구에 설치된 비상등은 정전되는 경우 소등되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이를 방치하여 아래와 같은 피해자들로 하여금 비상구를 찾을 수 없도록 한 업무상 과실이 있었다.

결국,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이 경합하여 2009. 1. 14. 20:40경 위 노래방 제6번 방 천장에 있는 환풍기에서 전선의 불완전 접촉에 의한 전기적 발열에 의하여 발생한 화재가 위 환풍기 아래에 있는 소파에 옮겨 붙어 위 영업장 내부를 태우며 유독가스를 다량으로 발생하게 함으로써 위 6번 방 옆의 7번 방에 있던 피해자 B6(남, 63세), B7(남, 43세), B8(남, 30세), B9(남, 33세), B10(남, 42세), B11(남, 37세), B12(남, 42세), B13(남, 46세)과 영업장 안 화장실에 있던 도우미 B4(여, 32세) 총 9명으로 하여금 각각 유독가스에 의한 질식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증거의 요지

생략.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 형법 제268조, 형법 제30조, 제40조

1. 형의 선택 : 금고형 선택

1. 판결 선고 전 구금일수의 산입 : 형법 제57조

1. 집행유예 : 형법 제62조 제1항(피고인 A1, A3, A4에 대하여)

피고인들의 주장에 대한 판단

○ 피고인 Al

피고인은 화재사실을 알고서 누전차단기를 내리고 B3에게 화재사실을 알리면서 119에 신고하도록 하였으며, B3을 뒤따라 나가다가 다시 위 ●●노래방(이하 '노래방'이라고 한다)으로 들어가 숨을 쉴 수 없는 상황임에도 대기실과 7번 방 쪽으로 가면서 화재사실을 알렸고 입구를 찾는 도우미 D1의 손을 잡아끌어 내주는 등 피고인으로서는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였으므로 업무상 과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판시 각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이 누전차단기를 내리고 B3에게 119에 신고하도록 하였으며, 계단을 올라가다가 피해자들의 구조를 위하여 다시 노래방으로 들어갔으며, 계단 입구에서 도우미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D1의 손을 잡아끌어 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 판시 각 증거에 의하면, ① 당시 노래방에는 피고인과 주방에서 일을 하는 B3 이외의 직원이 없는 상태였고, 노래방 업주인 피고인 A2는 노래방에 거의 나오지 않았으며, 당시 노래방을 전반적으로 관리하던 피고인 A4 또한 출근 시간이 일정하지 않았던 점, ② 피고인은 당시 노래방을 청소하고 손님을 안내하여 주문을 받으며, 도우미를 불러 주고 술값을 계산하는 등 노래방 업무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었던 점, ③ 피고인은 도우미들을 7번 방에 들여보낸 후 7번 방의 손님들이 그 도우미들을 거절하자 다시 보도방에 전화를 하기 위해 카운터로 가면서 6번 방 천장 주변에 검은 연기가 끼어있음을 보고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④ B3이 노래방을 나와 119에 화재신고를 한 시각은 20:44:45이고, 피고인이 노래방 지하 입구 계단에서 다시 노래방으로 들어갔다가 나와 119에 처음 전화를 한 시각은 20:45:25으로 그 간격은 40초에 불과한데, 피고인은 119에 전화를 하기 전에 노래방 입구에서 도우미들에게 소리를 치고 D1의 손을 끌어 주었고, 1층 출입구 밖으로 나와서 기침과 헛구역질도 몇 번 하고 B3이 보여 119에 전화했는지 물어본 후 119에 신고하였는바, 40초라는 시간 동안 노래방 안으로 다시 들어가 7번 방 및 대기실 근처까지 가서 불이 났다는 것을 알리고 다시 노래방을 나와 위와 같은 행동을 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⑤) 당시 7번 방 맞은 편의 대기실에 있던 D2, D3, D1은 대기실에서 나올 때 이미 연기가 노래방 내에 가득 차서 숨을 쉴 수 없었고, 피고인이 불이 났다며 소리치는 것을 듣지 못했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등의 사정을 인정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는 이 사건 화재 당시 노래방의 업무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화재가 의심될 경우 신속하게 그 원인을 확인하고 즉시 손님 등에게 화재사실을 알릴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할 것이고, 피고인은 연기를 발견한 즉시 그 원인을 확인하거나 7번 방 및 대기실, 화장실에 있던 사람들에게 화재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B3과 함께 먼저 노래방을 나온 과실이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 피고인 A2

피고인은 노래방 내의 일부 방화시설이 미비한 것은 인정하지만, 피고인 A1에게 비상벨의 사용법, 유도선의 존재 등에 대해서 설명하였고 동업자로부터 노래방을 인수하면서 설치되어 있는 시설 그대로를 인수하였으며, 인수 직전의 소방점검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이 사건 화재시 피고인 A1이 적절한 구호활동을 하였다면 참사를 막을 수 있었으므로 피고인의 업무상 과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고인은 2009. 1. 15. 경찰(259면)에서 참고인으로 진술함에 있어 경찰이 노래방 내의 소방설비에 대하여 질문하자, 소화기의 비치 장소는 비교적 구체적으로 진술하였음에도 '스프링쿨러, 화재 경보기의 설치여부에 대해서는 자신은 잘 모르고 B1이 잘 알고 있다'고 진술하였음에 비추어 피고인 A1에게 비상벨의 사용법, 유도선의 존재를 설명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믿기 어렵다.

또한, 판시 각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은 평소 노래방 내의 전기시설 등을 점검하지 않았고, 소방관련 시설을 적절하게 설치, 관리하지 않았으며, 피고인 A1 등 종업원들에게 화재 등 응급상황 발생시의 대처방법을 전혀 교육하지 않은 업무상 과실을 인정할 수 있고, 비록 피고인이 동업자로부터 노래방 시설을 그대로 인수하였다거나 소방점검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거나, 피고인 A1이 화재 초기에 적절한 대응을 하였다면 사망의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이 노래방 업주로서의 업무상 과실이 없다거나, 피고인의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과 이 사건 사망의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 피고인 A3

피고인은 업무상 과실은 인정하나, 피고인의 업무상 과실과 피해자들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판시 각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은 위 건물의 방화관리자로서 노래방을 점검하는 등 방화관리자로서의 의무를 전혀 이행하지 않았음을 인정할 수 있고, 그러한 의무 불이행으로 말미암아 이 사건 화재의 발생 및 확산을 예방하지 못한 것이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 피고인 A4 피고인은 위 노래방의 업주가 아니라 업주인 피고인 A2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피고인 A2의 구체적인 지시를 받아 노래방을 일시적으로 관리한 것에 불과하므로 피고인에게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판시 각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은 2008. 11. 20.경 B3을 종업원으로 채용할 당시 주방일을 하는 종업원이 없는 상태에서 자신이 주방일을 보고 있었던 사실, 피고인은 종업원을 뽑기 위하여 인터넷에 광고를 게재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기재하였고, 그 광고를 보고 찾아온 피고인 A1을 직접 면접한 사실, 피고인 A2는 피고인 A1, B3 이 근무하는 동안 노래방에 거의 출근하지 않은 반면, 피고인은 거의 매일 출근하여 매상을 정리한 사실, 노래방에는 피고인의 이름과 계좌번호가 기재되어 있는 명함이 비치되어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은 피고인A2의 처로서 당시 사실상 노래방을 관리, 운영하고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들은 저마다 억울함을 호소하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고, 그 주장은 비록 피고인들에 대한 유죄판단에 있어 장애가 되는 것은 아니나, 피고인들에 대한 형을 정함에 있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할 것이라고 보인다. 한편, 이 사건은 피고인들의 잘못으로 인하여 무려 9명의 소중한 생명이 고통 속에 무참히 죽어간 사건으로 그 과실의 경중을 가려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는바, 이 사건 증거를 종합하여 아래와 같이 피고인들에 대한 형을 정한다.

○ 피고인 Al 피고인이 만약 처음 연기를 발견한 즉시, 7번 방의 손님과 대기실 및 화장실에 있는 도우미들에게 화재사실을 알렸다면 적어도 몇 명의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고, 수사 및 공판 단계에서 진술을 번복하며 마치 자신은 목숨을 걸고 피해자들을 구조하기 위하여 노력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범행을 부인하는 등 그 죄질이 좋지 않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피고인이 화재를 인지한 시점이 6번 룸 내의 인테리어 구조물이 소실되어 구멍이 뚫린 후라면 실내에 있는 사람들이 빠져나올 수 없을 만큼 급격히 연기가 유출, 확산될 수 있다는 취지의 감정결과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초를 다투는 급박한 상황에서 순간적인 판단을 그르쳐 연기를 발견한 즉시 7번 방의 손님들과 대기실 및 화장실에 있는 도우미에게 화재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과실만으로 이제 24세에 불과한, 합격한 대학의 학비를 벌기 위해 손님들이 주는 팁, 월 40만 원 및 테이블당 1만 원의 보수를 약속받고 약 1개월 보름 동안 노래방에서 근무한 젊은이에게, 자신을 희생하여 피해자들을 구조해야 한다는 요구를 하면서 9명의 사망이라는 엄청난 결과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은 가혹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는 점, 피고인은 아무런 전과 없는 초범인 점, 이 사건으로 인하여 이미 126일간 구금된 점 기타 형법 제51조 소정의 여러 양형 조건을 참작하여 그 형을 정한다.

○ 피고인 A2

피고인은 노래방의 업주로서 주의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과실로 이 사건 화재의 발생, 확대의 원인을 제공한 점, 피고인 A1과 B3에게 피고인 A4가 노래방 운영에 관여한 사실을 숨겨줄 것을 요구하고, 피고인 A1, B3 그리고 소방 관련 기관에 그 책임을 전가하면서 범행을 부인하는 등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는 점, 노래방의 업주로서 피해회복을 위한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엄중한 형을 선고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이 사건의 결과는 더할 나위 없이 중대하지만 그에 비하여 피고인의 과실은 노래방 인수 직전의 소방점검에서 조차 아무런 문제가 지적되지 않을 정도의 것인 점, 비록 피해자들과 합의가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다행히 손님인 피해자들은 보험금을 포함하여 약 3억 7천만 원에서 4억 6천만 원 정도의 보상금을 수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현재 건강상태가 좋지 못한 점, 이 사건 화재 당시에는 노래방을 직접 운영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기타 형법 제51조 소정의 여러 양형 조건을 참작하여 그 형을 정한다.

이 피고인 A3

피고인은 방화관리자로서 임무를 전혀 수행하지 않았음에도 범행을 부인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으나, 건물주인 X에게 위 건물의 대출금에 대한 이자를 갚아주는 조건으로 위 건물 내의 모텔을 운영하면서 건물을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는 점, 현재 건강상태가 극히 좋지 아니한 점, 1997년 20만 원의 벌금형 전력 이외에는 아무런 범죄 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의 과실이 다른 피고인들의 과실에 비하여 크다고 할 수는 없는 점 기타 형법 제51조 소정의 여러 양형 조건을 참작하여 그 형을 정한다.

○ 피고인 A4 피고인은 이 사건 화재 당시 노래방을 실질적으로 관리, 운영하고 있었음에도 이를 부인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으나, 남편인 피고인 A2에게 실형을 선고하는 점, 피고인이 노래방을 운영하였음은 분명하나 이는 피고인 A2의 처로서 피고인 A2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그를 대신하여 노래방을 관리하는 정도의 소극적인 운영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은 아무런 범죄 전력 없는 초범인 점 기타 형법 제51조 소정의 여러 양형 조건을 참작하여 그 형을 정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판사김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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