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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법 1998. 2. 13. 선고 97나22804 판결 : 상고기각
[부당이득금반환 ][하집1998-1, 216]
판시사항

약속어음공정증서상의 약속어음금 채권이 소멸한 후 발행인과 수취인이 그 공정증서를 유용하기로 하는 합의의 효력(무효)

판결요지

약속어음공정증서란 약속어음의 발행인이 공증인에게 약속어음의 발행 및 기명날인을 자인하고, 그 어음의 소지인에게 그 어음금의 지급을 지체한 때에는 즉시 강제집행을 받더라도 이의가 없음을 인낙하는 취지의 공정증서 작성을 촉탁하고 공증인이 이를 확인하여 작성하는 집행증서인바, 이와 같은 집행증서는 강제집행의 기초가 되는 채무명의를 이루는 것이어서 일정한 금액의 지급이나 대체물 또는 유가증권의 일정한 수량의 급여를 목적으로 하는 특정의 청구권을 표시하는 것이 그 요건이 되는 것이고 이에 따라 청구권의 변경을 초래하는 집행증서의 유용은 그 성질상 허용될 수 없다.

원고, 항소인

김준태

피고, 피항소인

김영애

원심판결

서울지법 1997. 4. 18. 선고 97가소131299 판결

주문

1. 원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금 6,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1997. 3. 28.부터 완제일까지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3. 소송비용은 제1, 2심 모두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4.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주문 제2항과 같다.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기초 사실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을 제1호증과 같다), 갑 제2호증의 1, 갑 제4 내지 6호증, 갑 제8호증의 13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가. 원고의 처이던 소외 1(1997. 11. 24. 이혼판결 선고)은 1995. 11. 4.경 피고로부터 금 7,500,000원을 이자는 월 4푼, 변제기는 정함이 없이 차용하면서 이에 대한 담보로 피고에게 원고 및 자신을 발행인으로 하여 액면 금 7,500,000원, 지급기일 백지, 지급지, 지급장소, 발행지 각 성남시로 된 약속어음(이하 이 사건 약속어음이라 한다)을 발행하여 공증인가 제일종합법무법인에게 위 약속어음금의 지급을 지체할 때에는 즉시 강제집행을 받더라도 이의가 없다는 취지의 공정증서의 작성을 촉탁하여 위 법무법인 1995년 증서 제550호로 약속어음공정증서(이하 이 사건 공정증서라 한다)를 작성하여 주었다.

나. 피고는 1996. 10. 18.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으로부터, 이 사건 공정증서에 기하여 원고를 채무자, 소외 조범준을 제3채무자로 하여 원고가 위 조범준에 대하여 가지는 성남시 중원구 은행2동 1001 건물 중 3층 37평에 관한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 중 금 6,000,000원의 청구채권에 관하여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96타기2463, 2464)의 결정을 받았는데 그 무렵 위 결정이 제3채무자에게 송달되었다.

다. 한편, 피고는 위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에 기하여 위 법원에 위 조범준을 상대로 전부금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1997. 6. 1. 위 법원 96가소12105호로 위 조범준은 피고에게 금 6,000,000원 및 이에 대한 1997. 3. 16.부터 완제일까지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받아 1997. 6. 27. 위 전부금 판결에 기하여 위 조범준으로부터 금 6,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과 소송비용으로 금 6,540,000원을 지급받았다.

2.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먼저 위 소외 1이 피고에게 이 사건 공정증서상의 약속어음금을 전부 지급하였으므로 그 집행채권이 소멸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이 사건 공정증서를 소지함을 기화로 이에 기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전부명령과 이에 기한 전부금 판결을 받아 위 판결에 기하여 원고에게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를 부담하고 있는 소외 조범준으로부터 위 채권 중 금 6,000,000원 및 이에 대한 1997. 3. 16.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받음으로써 법률상 원인 없이 위 금원 상당을 부당이득하였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공정증서가 발행된 때에 소외 1에게 대여한 금 7,500,000원 및 이에 대한 이자를 위 소외 1로부터 1995. 12. 14. 전액 변제받았으나 그 이후 1996. 3. 15. 다시 위 소외 1에게 금 7,500,000원을 이자 월 4푼, 변제기 3개월 후로 정하여 대여하면서 위 소외 1과 사이에 이 사건 공정증서를 이에 대한 담보로 유용하기로 합의하였으므로 그 집행채권이 존재한다고 다툰다.

3. 판 단

그러므로 먼저 약속어음공정증서상의 약속어음금 채권이 소멸한 후 발행인과 수취인이 그 공정증서를 유용하기로 하는 합의가 유효한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약속어음 공정증서란 약속어음의 발행인이 공증인에게 약속어음의 발행 및 기명날인을 자인하고, 그 어음의 소지인에게 그 어음금의 지급을 지체한 때에는 즉시 강제집행을 받더라도 이의가 없음을 인낙하는 취지의 공정증서 작성을 촉탁하고 공증인이 이를 확인하여 작성하는 집행증서인바, 이와 같은 집행증서는 강제집행의 기초가 되는 채무명의를 이루는 것이어서 일정한 금액의 지급이나 대체물 또는 유가증권의 일정한 수량의 급여를 목적으로 하는 특정의 청구권을 표시하는 것이 그 요건이 되는 것이고 이에 따라 청구권의 변경을 초래하는 집행증서의 유용은 그 성질상 허용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약속어음은 위 소외 1이 피고로부터 금전을 차용하면서 이에 대한 담보조로 위 소외 1 및 원고의 이름으로 발행한 것으로 위 소외 1이 피고에게 차용원리금을 모두 변제함으로써 피고의 약속어음금 채권도 소멸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그 후 위 소외 1이 다시 피고로부터 금전을 차용하면서 이 사건 약속어음을 이에 대한 담보로 유용하기로 합의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위 소외 1에 대하여 새로이 약속어음금 채권을 가지게 될지언정 기존의 약속어음금 지급을 지체할 때에 즉시 강제집행을 받더라도 이의하지 않겠다는 인낙의 의사를 확인하는 공증의 효력이 위 새로운 약속어음금 채권에 대해서까지 미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약속어음공정증서의 유용합의는 그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다(더구나 본건에서는 위 소외 1과 피고 사이에 그 유용의 합의가 있었을 뿐 원고가 그 합의를 하였다는 증거도 없다).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집행채권이 소멸한 후에 이 사건 공정증서에 기하여 원고의 소외 조범준에 대한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 중 금 6,000,000원 부분에 대하여 전부명령을 받았고, 또한 이를 수령하였던 것이므로 피고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그 수령 금액 상당의 이득을 얻고, 원고에게 동액 상당의 손해를 입혔다 할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피고가 수령한 위 금 6,000,000원 및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다음날임이 기록상 분명한 1997. 3. 28.부터 완제일까지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피고가 위 금원을 수령한 일자는 1997. 6. 27.이나 금 6,000,000원에 대하여 같은 해 3. 16.부터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까지 수령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1997. 3. 28. 이후의 지연손해금도 반환하여야 할 것이다).

4. 결 론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달리 한 원판결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위 금원의 지급을 명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일환(재판장) 최영헌 김무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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