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11다64331 판결
[부당이득금][미간행]
판시사항

[1] 민법 제1019조 제3항 에서 말하는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하는 것의 의미 및 이에 관한 증명책임의 소재(=상속인)

[2] 갑 등이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이 경과한 후에 한정승인을 한 사안에서,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갑 등은 망인의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민법 제1019조 제1항 에서 정한 기간 내에 알았거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알 수 있었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하며 갑 등의 한정승인 주장을 받아들인 원심판결에는 민법 제1019조 제3항 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판례
원고, 상고인

원고

피고(선정당사자), 피상고인

피고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선정당사자)와 선정자 2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제주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와 상속재산의 재산목록 불기입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망 소외인(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09. 11. 27. 제주대학교병원에서 복막염 패혈증으로 사망하였고, 이에 망인의 상속인들인 피고(선정당사자)와 선정자들(이하 편의상 ‘피고들’이라 한다)이 의료과실 등을 이유로 이의를 제기하자 제주대학교병원은 2009. 12. 11. 피고들이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조건으로 위로금 명목의 5,000만 원을 선정자 2에게 지급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로금 액수와 지급 조건 등에 비추어 보면 그 위로금은 망인의 사망으로 인하여 피고들이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보상차원에서 지급된 금원으로 볼 여지가 크고 달리 위로금이 상속재산임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들이 망인의 사망에 따른 손해배상금을 지급받은 것은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피고들은 민법 제1026조 제1호 에 따라 단순승인한 것으로 간주된다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관련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그리고 위와 같이 위로금을 상속재산으로 볼 수 없는 이상 이를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민법 제1026조 제3호 에 따라 단순승인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민법 제1026조 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도 없다.

2. 법정기간 경과 후의 한정승인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민법 제1019조 제1항 전문은 “상속인은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 내에 단순승인이나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3항 은 “ 제1항 의 규정에 불구하고 상속인은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제1항 의 기간 내에 알지 못하고 단순승인( 제1026조 제1호 제2호 의 규정에 의하여 단순승인한 것으로 보는 경우를 포함한다)을 한 경우에는 그 사실을 안 날부터 3월 내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민법 제1026조 제2호 는 “상속인이 제1019조 제1항 의 기간 내에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하지 아니한 때”에는 상속인이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민법 제1019조 제3항 민법 제1026조 제2호 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에 신설된 조항으로, 위 조항에서 말하는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다 함은 ‘상속인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함으로써 그러한 사실을 알지 못한 것’을 의미하고, 상속인이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민법 제1019조 제1항 의 기간 내에 알지 못하였다는 점에 대한 입증책임은 상속인에게 있다( 대법원 2010. 6. 10. 선고 2010다7904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제1심판결을 인용하여 피고들이 2010. 4. 29., 2010. 5. 13., 2010. 5. 31. 각 상속한정승인신고를 수리하는 결정을 받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그 한정승인의 효력이 있다고 보아 피고들의 책임은 망인으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을 한도로 한정된다고 판단하였다.

그런데 피고들은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부터 3월이 경과한 후에 한정승인한 것으로 보이므로, 결국 앞서 본 법리에 따라 피고들이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민법 제1019조 제1항 의 기간 내에 알지 못하였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한정승인의 효력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선정자 선정자 3, 4, 5, 6, 7에 대하여 살펴보면, 기록상 이들이 오래 전부터 망인과 떨어져 생활한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 역시 이 사건에서 이들의 악의나 중과실에 관하여 구체적인 주장을 하지 아니한 점에 비추어 이들에 관한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있다.

그러나 피고(선정당사자)와 선정자 2에 대하여는 원심의 판단을 수긍하기 어렵다. 이들이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민법 제1019조 제1항 소정의 기간 내에 알지 못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수 있는 자료가 보이지 아니하고, 오히려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망인이 원고에 대하여 부담하였던 이 사건 채무는 제주지방법원 1999. 11. 2. 선고 99가단5414 판결 에 기한 채무인데, 위 판결은 원고가 망인과 피고(선정당사자)를 상대로 연대하여 부당이득금 3,500만 원의 반환을 구하였다가 망인에 대해서는 전부 승소하였으나 피고(선정당사자)에 대해서는 전부 패소한 내용의 판결이므로 피고(선정당사자)로서는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채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상속개시 당시 알고 있었다고 보이는 점, 선정자 2 역시 망인의 처로서 2011. 2. 7. 원심법원에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원고로부터 망인 사망 전후로 13년 넘는 세월 동안 위 채무에 대한 변제 독촉을 받아 온 사실을 자인한 점, 피고들이 한정승인 신고 당시 제출한 망인의 재산목록에는 적극재산이 없거나 가재도구만이 기재되어 있음에 비추어 상속개시 당시 망인에게 별다른 재산이 없었음을 피고(선정당사자)와 선정자 2가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선정당사자)와 선정자 2는 망인의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민법 제1019조 제1항 소정의 기간 내에 알았거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알 수 있었다고 볼 여지가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피고(선정당사자)와 선정자 2의 악의나 중과실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다투었음에도 원심이 피고(선정당사자)와 선정자 2의 한정승인 주장을 선뜻 받아들인 것에는 민법 제1019조 제3항 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선정당사자)와 선정자 2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선정자 목록: 생략]

대법관 전수안(재판장) 양창수 이상훈(주심)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