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옆집 앞에 놓인 택배상자를 자신의 것으로 착오하여 가져갔을 뿐이지, 절도의 고의가 없었다

(사실오인). 또한 원심이 정한 벌금 50만 원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양형부당). 2.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CCTV 녹화영상의 재생결과에 의하면, 피고인이 옆집 앞에 놓인 택배상자를 선 채로 유심히 내려다보다가 방향을 바꾸어 자신의 사무실 앞까지 간 사실, 당시 사무실 문은 열려 있었는데 피고인은 원심법정에서, 평소에 문을 활짝 열어놓는 편이라고 진술하였다. ,

피고인은 그 앞에서 택배상자가 있는 곳을 돌아보며 머뭇거린 뒤 사무실로 한두 걸음 들어갔다가 다시 나와, 택배상자 앞을 지나쳐 곧장 복도 끝까지 걸어간 사실, 모퉁이에 다다른 피고인은 좌우를 살피고 되돌아와서 허리를 숙여 택배상자를 집어 들고 사무실로 들어간 사실이 인정된다.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들에 더하여, 위와 같은 피고인의 행위태양에서 도출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택배상자가 자신의 것이 아님을 알면서도 이를 영득할 의사로 가져갔다고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① 만약 피고인이 택배상자를 자신의 것이라고 착각했다면, 이를 곧장 집어 들어 사무실로 가지고 들어갔을 것이지, 상자 외양을 유심히 관찰하고서는 이를 수거하지 않은 채로 사무실까지 갔다가 다시 나와 복도를 왕복한 다음에야 가지고 갈 이유가 없다.

② 택배상자는 피고인의 사무실이 아닌 옆집 앞에 놓여 있었고, 더욱이 피고인은 현관문을 열어놓은 채 사무실 안에 있어서 택배기사의 방문에 바로 응대할 수 있는 상태였다.

따라서 옆집 앞에 놓인 택배를 보고 그것이 자신의 것이라고 착각할 만한 객관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