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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3. 6. 18. 자 93마434 결정
[문서제출명령][공1993.10.15.(954),2564]
판시사항

민사소송법 제316조 제2호 의 "신청자가 문서소지자에 대하여 그 인도나 열람을 구할 수 있는 때"의 의미

결정요지

민사소송법 제316조 제2호 에서 문서제출의무의 원인의 하나로서 규정하고 있는 "신청자가 문서소지자에 대하여 그 인도나 열람을 구할 수 있는 때"라 함은, 신청자가 문서의 인도 열람을 청구할 수 있는 실체법상의 권리를 가지는 모든 경우를 가리키며, 그것이 물권적이든 채권적이든, 또는 계약에 근거하는 것이든 법률규정에 근거하는 것이든 이를 묻지 않는다.

재항고인

재항고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평우 외 4인

원심결정

서울고등법원 1993.3.3. 자 결정

주문

재항고를 기각한다.

이유

재항고이유를 본다.

1. 기록에 의하면, 재항고인이 신청외 한일합성섬유공업주식회사를 상대로 위 당사자간에 체결된 신청외 주식회사 국제상사(이하 국제상사라고 한다) 발행의 기명식 주식 1,198,515주에 관한 매매계약이 그 주식 1주당 매매대금을 1원으로 결가함으로써 현저하게 불공정하게 이루어진 것이라는 등의 점을 들어 위 계약의 무효를 원인으로 하여 위 주식의 반환인도를 구하는 이 사건 본안의 소를 제기하고, 위 사건의 항소심 법원인 원심에서 위 주식매매계약이 무효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한 입증방법으로 신청외 주식회사 제일은행(이하 제일은행이라고 한다)이 이 사건 주식에 관한 매매계약 체결 당시의 위 국제상사의 보유재산을 실사하고 그 결과를 기재하여 작성, 보관하고 있는 재산실사보고서의 제출을 신청하였는바, 이에 대하여 원심은 제10차 변론기일에 구두로 위 신청을 이유없다고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음이 분명하다.

2. 우선, 일반적으로 문서제출명령 신청은 상대방 당사자 또는 제3자가 문서를 소지하고 있을 때 그들이 당해 문서의 제출의무를 부담하고 있는 경우에 한하여 허용되는 것임은 물론이고, 한편 민사소송법 제316조 제2호 에서 문서제출의무의 원인의 하나로서 규정하고 있는 "신청자가 문서소지자에 대하여 그 인도나 열람을 청구할 수 있는 때"라 함은, 신청자가 문서의 인도·열람을 청구할 수 있는 실체법상의 권리를 가지는 모든 경우를 가리키며, 그것이 물권적이든 채권적이든, 또는 계약에 근거하는 것이든 법률규정에 근거하는 것이든 이를 묻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기록에 의하면 신청 상대방인 위 제일은행이 이 사건 신청대상 문서인 위 재산실사보고서를 현재 보관·소지하고 있음은 특별히 이를 다투지 않고 있고, 한편 위 문서의 작성경위에 있어, 재항고인은 원래 그가 대주주로 있는 위 국제상사 등 소위 국제그룹 산하 계열기업의 위 제일은행 등에 대한 대출금채무에 관하여 자기 소유의 이 사건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였다가, 이를 타에 매각처분함으로써 그 대금을 위 대출금채무의 변제에 충당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위 제일은행에게 위 주식의 임의처분권을 위임하면서, 그 주식매매대금의 산정평가를 위한 사전절차로서 위 제일은행에게 위 국제상사의 자산 및 부채현황 등에 관한 구체적인 실사작업을 함께 위임함에 따라, 위 제일은행이 1986.9. 무렵 현재의 위 국제상사의 경영실태 및 자산부채를 실사하고 그 결과를 기재하여 위 재산실사보고서를 작성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위 제일은행은 재항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담보주식의 매각을 위한 당해 주식발행회사인 위 국제상사의 자산부채에 관한 실사업무를 위임받은 자로서, 민법 제686조 의 정한 바에 따라 재항고인에게 그 위임사무의 처리상황 내지 전말을 보고할 의무를 부담한다 할 것이고, 이러한 의무에 부수하여 수임자인 위 제일은행은 그 실사업무의 수행결과를 작성한 보고서 또는 관계서류를 보관·소지하고 있는 이상, 위임자인 재항고인이 그 문서들의 교부 내지 열람을 청구하는 경우에 당연히 이에 응하여야 한다고 볼 것이므로, 이와 같이 풀이하는 한 재항고인이 위 제일은행에 대하여 제출을 구하는 위 재산실사보고서는 민사소송법 제316조 제2호 소정의 인도 또는 열람을 청구할 수 있는 문서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위 제일은행이 재항고인에 대하여 소송상 그 제출의무를 부담하는 것이라고 봄이 옳다 하겠다.

그렇다면 재항고인의 이 사건 문서제출명령 신청에 대하여 위 제일은행이 이를 현재 소지하지 않고 있다거나 그 제출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것이라는 등의 이유로는 위 신청을 불허할 수 없음은 소론이 지적하는 바와 같다 할 것이다.

3. 그러나 한편으로, 문서제출명령 신청은 증거(서증)의 신청으로서 공격방어방법의 하나이므로 소송절차상 시기에 늦어서는 아니되며, 또한 문서제출명령 신청이 있다 하더라도 법원이 그 증명사항에 관하여 이미 다른 증거들에 의하여 충분한 심리를 하였으므로 그 필요성이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하여도 무방할 것이다.

이 사건에 돌이켜 보건대 기록에 의하면, 재항고인은 이 사건 본안소송의 제1심 제1차 변론기일에 위 재산실사보고서의 제출명령을 신청하였다가 법원이 이를 묵시적으로 기각하였는데도 이에 대하여 전혀 불복하지 아니하였으며, 그 후 원심에 이르러 제10차 변론기일에 변론을 종결할 단계에 임박해서야 뒤늦게 다시 위 같은 문서의 제출명령을 신청하였음을 알 수 있고, 또한 이 사건 변론에 현출된 제반 증거관계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이 사건의 요증사항은 이미 법원이 많은 다른 증거들에 대한 조사를 하여 충분한 심증을 얻은 상태에 있는 것으로 보기에 족하다.

따라서 이 사건 문서제출명령 신청은 그 본안소송의 경과에 비추어 시기에 늦은 것이거나 굳이 위 신청에 따른 제출명령을 발할 필요성이 없다고 보아, 원심이 위 신청을 기각한 조치는 수긍이 되고 결국 재항고는 그 이유 없음에 돌아간다.

4. 그러므로 재항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박우동(재판장) 김상원 윤영철(주심) 박만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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