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피항소인
수정산투자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권은민 외 1인)
피고, 항소인
부산광역시장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정진 담당변호사 윤성철)
변론종결
2016. 4. 22.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가 2013. 8. 26. 원고에 대하여 한 수정산터널 민간투자사업에 대한 자금구조 시정을 위한 감독명령을 취소한다.
2.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제1심 판결의 인용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아래 제2항에서 ‘피고의 당심 주장에 대한 판단’을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 판결의 이유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피고의 당심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사업수익률은 가중평균자본비용(WACC, Weighted Average Cost of Capital, = 자기자본비용×자기자본비율 + 타인자본비용×타인자본비율)보다 크거나 같아야 하는바, 통행료, 사업수익률은 가중평균자본비용에 연동하여 산정되므로, 통행료, 사업수익률을 유지하려면 자기자본비율, 타인자본비율 등 가중평균자본비용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준수하여야 한다. 이 사건 실시협약은 사업수익률을 8.28%로 고정하고 있고 이 사건 실시협약 재무모델은 총 소요자금 1,627억 원 중 자기자본을 537억 원으로 하여 자기자본비율을 33%로 규정하였으며, 이후의 변경실시협약 재무모델은 총 소요자금 822.5억 원 중 자기자본을 537억 원으로 하여 자기자본비율을 65.3%로 변경하고 있는바, 원고는 이 사건 사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위 재무모델에서 정한 위 자기자본비율을 준수하여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임의로 자기자본비율을 낮추는 방법으로 자본구조를 변경하여 이 사건 실시협약을 위반하였다.
한편 피고는 이 사건 사업과 같은 민간투자사업에서 공법상 계약 당사자로서의 지위와 민간투자법에 근거한 처분의 발동을 구할 수 있는 지위를 이중적으로 가지고 있으므로, 공법상 계약인 이 사건 실시협약 위반에 대하여 계약불이행에 대한 구제수단을 강구할 수 있는 것과는 별도로 민간투자법이 정한 재량범위 내에서 얼마든지 그 요건에 맞는 감독명령처분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사건과 같이 원고가 이윤극대화를 위하여 자기자본비율을 낮추어 자본구조를 변경함으로써 법인세를 잠탈하여 국고의 감축을 초래하는 행위는 민간투자사업의 공공성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으로서 민간투자사업인 이 사건 사업의 정상운영을 저해하는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에 대한 감독명령으로 행하여진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나.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 및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이 사건 실시협약에 따른 자기자본비율 유지의무를 부담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원고가 위 자기자본비율을 임의로 변경하였다고 하여 수정산터널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렵다고 볼 수도 없고 이 사건 처분으로 사업시행자인 원고의 자유로운 경영활동을 저해하게 되어, 민간투자법에 규정된 주무관청의 감독명령 요건 또한 충족하지 못한다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자기자본비율 등 자본구조가 사업수익률 및 통행량 산정의 고려요소가 되는 것은 맞으나, 그렇다고 하여 원고가 당연히 자기자본비율 등 자본구조를 유지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는 볼 수 없다. 이 사건 실시협약에서는, 통행료 산정의 가정조건들 중에서 무상사용기간은 25년(제4조)으로, 총사업비는 1,393.3억 원(제10조)으로, 운영비용은 793.3억 원(법인세 제외, 제33조)으로, 실질수익률은 8.28%(제34조)로 특정하면서도, 자기자본비율이나 차입금상환에 적용할 이자율에 대하여는 재무모델에서 기본가정조건으로만 규정할 뿐 본문 조항에서 이를 특정하지 아니하였다. 피고로서는 자기자본비율을 위의 다른 조건들과 마찬가지로 이 사건 실시협약의 내용으로 특정하고자 하였다면 이를 명시적으로 규정할 수 있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규정을 별도로 두지 아니하였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실시협약의 체계적 해석상 자기자본비율이나 타인자본비용(차입금 이자율) 등은 문언 그대로 통행료 산정의 가정조건으로만 의미가 있을 뿐 이 사건 실시협약에 의하여 약정된 내용이라고 볼 수 없다.
② 또한, 타인자본비용(차입금 이자율)과 자기자본비용은 사업시행자나 피고가 사전에 특정할 수 없고 외부의 금융환경 변화 등에 따라 변동될 수밖에 없는 점, 타인자본비용, 자기자본비용의 변동에 따라 타인자본비율, 자기자본비율 또한 연동해서 변동될 수 있는 점, 자본구조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의 문제는 그 특성상 기본적으로 사업시행자의 경영기법에 속하는 사항인 점 등을 함께 고려하면, 이 사건 실시협약에서 실질수익률 등 다른 조건들과 달리 자기자본비율 등 자본구조를 특정하여 규정하지 아니한 것은 위와 같은 자본구조의 속성을 반영한 것으로 봄이 합리적이다.
③ 피고는 이 사건 실시협약을 체결할 무렵 백양터널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도 체결하였는데, 백양터널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에서도 이 사건 실시협약과 동일하게 실질수익률을 8.28%로 정하고 있다. 백양터널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에 별첨된 통행료 산정의 가정조건에서는 이 사건 실시협약의 재무모델에서 정한 자기자본비율 33% 또는 65.3%와 달리 자기자본비율을 25%로 가정하고 있다. 즉 자기자본비율이 상이함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실시협약과 수정산터널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은 동일한 실질수익률을 보장하고 있음에 비추어 보면, 실질수익률을 보장하기 위하여 그 산출요소인 자기자본비율을 반드시 일정하게 유지하여야 한다고 볼 수는 없다.
④ 백양터널이나 수정산터널 민간투자사업과 마찬가지로 감사원의 지적을 받았던 광주 제2순환도로투자사업의 경우에는, 해당 사건 실시협약 제75조에서 “이 협약 체결시까지 이루어진 이 협약 당사자간의 약정 이행사항은 이 협약 내용에 반하지 않는 한 계속 유효하다.”고 규정하고 있어 실시협약 체결과정에서 작성된 약정서를 실시협약에 편입하는 취지의 기재가 있고, 이에 따라 실시협약에 편입되는 민간투자시설사업기본계획에는 총 민간투자비의 25% 이상을 자기자본금으로 납입하도록 명시하였고, 사업계획서 및 실시계획승인고시에 자기자본비율이 약 28.7%로 기재되어 있어서 실시협약 당시의 자기자본비율 28.7%에 대한 유지약정이 있었다고 볼 여지를 남겨 두고 있다( 광주고등법원 2014. 1. 9. 선고 2013누580 판결 참조). 한편 이 사건 실시협약 이전에 작성된 도시계획사업 실시계획 인가 신청서(을 제10호증)이나 사업계획서(을 제11호증)에는 자기자본비율이 30%로 되어 있어 자기자본비율에 대한 어느 정도의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위 비율은 이 사건 실시협약 재무모델에서 가정조건으로 기재한 33%나 65.3%와 다를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실시협약 제53조에서는 “① 본 협약 및 그에 따라 체결되거나 작성되는 계약서 및 서류는 대한민국 법에 따라 규율되고 해석된다. ② 본 협약에 따로 규정되지 아니한 사항에 대하여는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민간투자법 및 같은 법 시행령 등 관계 법령과 민간투자사업 기본계획 및 시설사업 기본계획에 규정된 내용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이 사건 실시협약 체결과정에서 작성된 문서를 계약 내용으로 편입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다. 또한 이 사건 실시협약에 편입되는 민간투자사업 기본계획이나 시설사업 기본계획에는 자기자본비율에 관한 아무런 기재가 없다. 즉 피고로서는 일반적으로는 경영기법에 속하는 속성을 가진 자기자본비율 등 자본구조를 이 사건 실시협약에 편입하고자 하였다면 적어도 이 사건 실시협약 체결 이전에 자기자본비율을 명시한 약정을 하고, 이를 이 사건 실시협약에 편입시키는 취지의 문구를 기재할 것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를 취한 바가 없다.
⑤ 나아가, 원고와 기존 사업시행자인 수정산터널 주식회사가 수정산터널 관리운영권의 양도양수 승인을 신청하면서 피고에게 제출한 양도양수 승인요청서(을 제18호증)에는 원고의 재무현황(총 자산 2,374,926,077원, 자기자본 2,307,448,657원, 납입자본금 2,739,400,000원)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었다. 피고는 2002. 5. 10. 원고의 수정산터널 관리운영권 양수를 승인하면서 위와 같은 양도양수 승인요청서를 제출받았음에도 원고가 수정산터널 주식회사의 권리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하여야 한다는 추상적인 승인 조건을 제시하였을 뿐, 원고의 자금구조나 자기자본비율에 관한 아무런 문제제기 없이 양도양수를 승인하였다.
⑥ 원고가 이 사건 처분의 근거로 삼고 있는 감사원의 지적사항에 의하더라도, 이익공유를 위한 협약변경을 제안하면서, 협약변경 합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할 경우 상사중재, 민사재판 등으로 대응을 하라는 취지일 뿐, 자본구조 자체를 이 사건 실시협약 당시에 가정한 조건으로 복귀하도록 감독명령을 발령하라는 취지는 포함되어 있지 아니하였다.
⑦ 원고의 2008년부터 2012년까지의 재무제표의 주요내용에 의하면 원고의 재무상태는 2008년 약 155억 원의 자본잠식 상태에 있었으나 2011년에는 자본잠식 상태가 해소되어 부채비율 2,534%가 되었고, 2012년에는 부채비율이 907%로 감소하여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원고의 현재 자금구조가 이 사건 실시협약에서 전제한 자금구조와 다르고, 이로 인하여 원고가 당초 부담할 것으로 예상된 법인세가 감소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수정산터널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렵다고 볼 수도 없다.
⑧ 사업시행자의 자금구조 구성은, 민자사업의 안정적인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자기자본비율을 위반하지 않는 한, 기본적으로 사업시행자의 경영기법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민자사업의 안정적인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자기자본비율을 위반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주무관청이 감독명령의 형식으로 사업시행자의 자금구조를 특정의 자금구조로 변경할 것을 명하는 것은 사업시행자의 자유로운 경영활동을 저해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