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2021. 9. 16. 선고 2020추5138 판결
[조례안재의결무효확인][공2021하,2058]
판시사항

[1] 시ㆍ도교육청의 직속기관을 포함한 행정기구의 설치가 조례로 결정할 사항인지 여부(적극) 및 지방교육행정기관의 행정기구 설치와 관련하여 교육감과 지방의회가 가지는 권한 / 지방의회가 집행기관의 고유 권한에 속하는 사항의 행사에 관하여 사전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및 개입이 허용되는 범위

[2] 전라북도의회가 의결한 ‘전라북도교육청 행정기구 설치 조례 일부 개정조례안’에 대하여 전라북도 교육감이 재의를 요구하였으나 전라북도의회가 위 조례 개정안을 원안대로 재의결함으로써 확정한 사안에서, 위 조례 개정안이 교육감의 지방교육행정기관 조직편성권을 부당하게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지방자치법 제22조 본문, 제113조 , 지방자치법 시행령 제75조 ,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1항 , 제32조 , 지방교육행정기관의 행정기구와 정원기준 등에 관한 규정 제3조 제1항 제2호 , 제3호 , 제25조 제1항 , 제2항 의 규정 내용을 종합하면, 시ㆍ도교육청의 직속기관을 포함한 지방교육행정기관의 행정기구(이하 ‘기구’라 한다)의 설치는 기본적으로 법령의 범위 안에서 조례로써 결정할 사항이다. 교육감은 시ㆍ도의 교육ㆍ학예에 관한 사무를 집행하는 데 필요한 때에는 법령 또는 조례가 정하는 바에 따라 기구를 직접 설치할 권한과 이를 위한 조례안의 제안권을 가지며, 설치된 기구 전반에 대하여 조직편성권을 가질 뿐이다. 지방의회는 교육감의 지방교육행정기구 설치권한과 조직편성권을 견제하기 위하여 조례로써 직접 교육행정기관을 설치ㆍ폐지하거나 교육감이 조례안으로써 제안한 기구의 축소, 통폐합, 정원 감축의 권한을 가진다.

지방자치법상 지방자치단체의 집행기관과 지방의회는 서로 분립되어 각기 그 고유 권한을 행사하되 상호 견제의 범위 내에서 상대방의 권한 행사에 대한 관여가 허용된다. 지방의회는 집행기관의 고유 권한에 속하는 사항의 행사에 관하여 사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으나, 견제의 범위 내에서 소극적ㆍ사후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허용된다.

[2] 전라북도의회가 의결한 ‘전라북도교육청 행정기구 설치 조례 일부 개정조례안’에 대하여 전라북도 교육감이 재의를 요구하였으나 전라북도의회가 위 조례 개정안을 원안대로 재의결함으로써 확정한 사안에서, 위 조례 개정안은 직속기관들이 전라북도교육청 소속임을 분명하게 하기 위하여 해당 직속기관의 명칭에 ‘교육청’을 추가하거나 지역 명칭을 일부 변경하는 것에 불과한데,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에 따르면, 직속기관의 명칭을 결정하는 것이 교육감의 고유 권한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근거가 없는 반면, 지방의회가 ‘이미 설치된 교육청의 직속기관’의 명칭을 변경하는 것은 사후적ㆍ소극적 개입에 해당하므로, 위 조례 개정안이 자치사무에 관하여 법령의 범위 안에서 조례를 제정할 수 있는 ‘지방의회의 포괄적인 조례 제정 권한’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위 조례 개정안이 교육감의 지방교육행정기관 조직편성권을 부당하게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원고

전라북도교육감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덕수 담당변호사 윤천우)

피고

전라북도의회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온고을 담당변호사 남준희 외 7인)

2021. 7. 15.

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피고가 2020. 6. 24. ‘전라북도교육청 행정기구 설치 조례 일부 개정안’에 관하여 한 재의결은 효력이 없다.

이유

1. 이 사건 조례 개정안의 재의결 경위와 내용

갑 제1 내지 제7호증의 3, 갑 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는 2020. 5. 8. ‘전라북도교육청 행정기구 설치 조례 일부 개정조례안’(이하 ‘이 사건 조례 개정안’이라고 한다)을 의결하여 2020. 5. 11. 원고에게 이송하였다. 원고는 2020. 5. 29. 피고에게 “이 사건 조례 개정안이 법령위반, 월권(월권), 현저한 공익침해에 해당한다.”라는 이유로 재의를 요구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2020. 6. 24. 이 사건 조례 개정안을 원안대로 재의결함으로써 확정하였다.

나. 이 사건 조례 개정안은 전라북도교육청 직속기관들의 명칭을, ① 전라북도교육연수원은 전라북도교육청교육연수원으로, 전라북도과학교육원은 전라북도교육청과학교육원으로, 전라북도교육연구정보원은 전라북도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으로, 전라북도학생수련원은 전라북도교육청학생수련원으로, 전라북도학생해양수련원은 전라북도교육청학생해양수련원으로, 전라북도유아교육진흥원은 전라북도교육청유아교육진흥원으로, ② 전라북도교육문화회관, 마한교육문화회관, 마한교육문화회관 함열분관은 각 전주교육문화회관, 익산교육문화회관, 익산교육문화회관 함열분관으로 각 변경하는 내용이다(이와 같이 이 사건 조례 개정안을 통해 명칭이 변경된 기관을 이하 ‘이 사건 직속기관들’이라고 통칭한다).

2. 이 사건 조례 개정안이 원고의 권한을 침해하는지 여부

가.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이하 ‘교육자치법’이라고 한다) 제3조 에 따라 준용되는 지방자치법에 의하면, 지방자치단체는 법령의 범위 안에서 그 사무에 관하여 조례를 제정할 수 있고( 제22조 본문), 그 소관 사무의 범위 안에서 대통령령이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교육훈련기관을 직속기관으로 설치할 수 있다( 제113조 ). 그 위임에 따른 지방자치법 시행령에 의하면, 지방자치단체는 소관 사무의 성격상 별도의 전문기관에서 수행하는 것이 효율적인 경우에는 지방자치법 제113조 에 따라 조례로 직속기관을 설치할 수 있다( 제75조 ).

교육자치법에 의하면, 시ㆍ도의 교육ㆍ학예에 관한 사무의 집행기관으로 시ㆍ도에 교육감을 두며( 제18조 제1항 ), 교육감은 그 소관 사무의 범위 안에서 필요한 때에는 대통령령 또는 조례가 정하는 바에 따라 교육기관을 설치할 수 있다( 제32조 ). 그 위임에 따른 대통령령인「지방교육행정기관의 행정기구와 정원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의하면, 교육감은 ‘지방교육행정기관의 행정기구’(이하 ‘기구’라고 한다)와 정원에 관한 조례안을 해당 지방의회에 제안할 때에는 교육부장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기구와 정원의 조정으로 인하여 추가로 드는 경비를 나타내야 하고( 제25조 제1항 ), 지방의회는 교육감이 제안한 기구와 정원에 관한 조례안을 의결할 때 지방교육행정조직의 합리적 운영과 건전한 재정 운영을 위하여 기구를 축소하거나 통폐합하는 것, 정원을 감축하는 것을 의결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미리 교육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제25조 제2항 ). 교육감은 기구를 관리할 때 지방교육행정기관의 조직이 서로 기능상 중복되지 않도록 하며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편성하여야 하고, 지방교육행정기관의 기능과 업무량이 변경되는 경우에는 그에 따라 지방교육행정기관의 조직과 정원도 조정하여야 한다( 제3조 제1항 제2호 , 제3호 ).

이와 같은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을 종합하면, 시ㆍ도교육청의 직속기관을 포함한 기구의 설치는 기본적으로 법령의 범위 안에서 조례로써 결정할 사항이다. 교육감은 시ㆍ도의 교육ㆍ학예에 관한 사무를 집행하는 데 필요한 때에는 법령 또는 조례가 정하는 바에 따라 기구를 직접 설치할 권한과 이를 위한 조례안의 제안권을 가지며, 설치된 기구 전반에 대하여 조직편성권을 가질 뿐이다. 지방의회는 교육감의 지방교육행정기구 설치권한과 조직편성권을 견제하기 위하여 조례로써 직접 교육행정기관을 설치ㆍ폐지하거나 교육감이 조례안으로써 제안한 기구의 축소, 통폐합, 정원 감축의 권한을 가진다 .

지방자치법상 지방자치단체의 집행기관과 지방의회는 서로 분립되어 각기 그 고유 권한을 행사하되 상호 견제의 범위 내에서 상대방의 권한 행사에 대한 관여가 허용된다. 지방의회는 집행기관의 고유 권한에 속하는 사항의 행사에 관하여 사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으나, 견제의 범위 내에서 소극적ㆍ사후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허용된다 (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추48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조례 개정안은 이 사건 직속기관들이 전라북도교육청 소속임을 분명하게 하기 위하여 해당 직속기관의 명칭에 ‘교육청’을 추가하거나 지역 명칭을 일부 변경하는 것에 불과하다. 앞서 살펴본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에 의하면, 직속기관의 명칭을 결정하는 것이 교육감의 고유 권한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근거가 없다. 반면, 지방의회가 ‘이미 설치된 교육청의 직속기관’의 명칭을 변경하는 것은 사후적ㆍ소극적 개입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조례 개정안이 자치사무에 관하여 법령의 범위 안에서 조례를 제정할 수 있는 ‘지방의회의 포괄적인 조례 제정 권한’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조례 개정안이 교육감의 지방교육행정기관 조직편성권을 부당하게 침해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이 사건 조례 개정안에 대한 재의결이 관계 법령에서 정한 표결 절차에 반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는지 여부

가. 지방자치법 제71조 에 의하면, 지방의회는 회의의 운영에 관하여 이 법에서 정한 것 외에 필요한 사항은 회의 규칙으로 정한다. 그 위임에 따른「전라북도 의회 회의 규칙」제43조 제3항에 의하면, 의장은 안건에 대한 이의 유무를 물어서 이의가 없다고 인정한 경우 가결되었음을 선포할 수 있다.

나. 2020. 6. 24. 개최된 피고의 제372회 정례회 제4차 본회의에서 의장 소외 1이 이 사건 조례 개정안에 대한 반대의 의견이 없음을 확인한 후 가결되었음을 선포하는 방식으로 이 사건 조례 개정안을 원안대로 재의결한 것은「전라북도 의회 회의 규칙」제43조 제3항에 따른 것이다. 이러한 재의결 방식이 위법하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이 사건 조례 개정안에 비용추계를 하지 않은 절차상 하자가 있는지 여부

가.「전라북도 자치법규 입법에 관한 조례」에 의하면, 전라북도의회 의원은 예산 또는 기금상의 조치를 수반하는 의안을 발의할 경우에는 그 의안의 시행에 수반될 것으로 예상되는 비용에 대한 추계서를 작성하여 첨부하여야 한다(제12조 제1항 본문). 다만 예상되는 비용이 연평균 1억 원 미만이거나 한시적인 경비로서 총 3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제12조 제1항 제1호). 이와 같은 단서규정에 따라 비용추계서를 첨부하지 않는 경우에는 사유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그러나 의안의 시행에 수반될 것으로 예상되는 비용의 산정기준이나 한시적 경비의 의미에 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정한 조례나 규정은 없다.

나. 이 사건 조례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소외 2 의원은 이 사건 조례 개정안으로 인해 관련 현판 등의 교체 비용이 발생하지만 한시적인 경비로서 총 3억 원 미만으로 예상된다는 내용의 비용추계서 미첨부 사유서를 제출하였다(갑 제11호증). 그러나 원고는 이 사건 조례 개정안으로 약 8억 원의 비용이 예상된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조례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비용추계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이 위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다. 이 사건 직속기관들의 명칭 변경에 따라 그 사실을 대외적으로 홍보하거나 현판 등을 교체하는 데 일정한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갑 제12호증, 갑 제12호증의 2, 갑 제25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주장하는 것처럼 약 8억 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이 사건 직속기관들의 명칭 변경에 수반되는 비용은 집행 과정에서 합리적으로 제한하여 절약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 따라서 이 사건 조례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단지 비용추계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사정이 이 사건 조례 개정안에 대한 재의결을 위법하게 만드는 사유라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는 이 사건 조례 개정안이 예산 낭비를 초래할 뿐이므로 조례 제정에 관한 입법재량을 벗어났다고도 주장하나, 마찬가지의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서울특별시, 인천광역시 등 5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이 사건 조례 개정안과 마찬가지로 직속 교육행정기관의 명칭에 ‘교육청’을 추가하는 내용으로 조례 개정이 이루어진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갑 8호증의 각호).

5. 그 밖의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는 이 사건 조례 개정안이 피고의 편향적 여론조사에 근거한 것이므로 위법하다고 주장하나, 갑 16호증, 갑 25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것도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6. 결론

그러므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흥구(재판장) 김재형 안철상(주심) 노정희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