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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서울고법 1977. 7. 26. 선고 74노1031 제3형사부판결 : 상고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위반피고사건][고집1977형,223]
판시사항

의사의 주의의무 해태와 환자의 사망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의사가 피해자를 진찰한 바 태아가 사태의 상태에 있음을 확인하고 그 만출을 촉진하기 위하여 자궁수축제등을 시주하고 조수에게도 같은 조치를 취할 것을 지시하고 환자곁을 떠난 뒤 조수가 무단히 소파수술을 하여 피해자가 사망하였다면 피고인의 환자곁을 떠난 주의의무의 해태와 피해자의 사망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 할 수 없다.

항 소 인

검사 및 피고인

피 고 인

피고인

주문

원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원심판결선고전의 구금일수중 110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공소사실중 업무상 낙태치사의 점은 무죄

이유

피고인의 변호인의 항소이유 요지는 피고인은 원판시 제1사실과 같은 기록비치의무를 해태한 사실은 있으나 나머지 판시사실과 같은 주의의무를 해태한 사실은 없으며, 또 이 사건은 피고인이 의료시설이 빈약한 벽촌에서 최선을 다하여 의료봉사를 하다가 일어난 일들이고 피해자들과 간에 이미 합의도 이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를 보아넘기고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 위에 피고인을 징역 1년과 자격정지 1년의 실형에 처하였음은 중대한 사실을 오인하고 나아가 형의 양정을 현저히 그릇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고 함에 있고, 검사의 항소이유 요지는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양형이 오히려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먼저 피고인의 변호인의 항소이유중 사실오인의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원판결이유 기재에 의하면 원심은 그 거시의 증거를 인용하여 다른 범죄사실과 함께 피고인이 1971.8.14. 15:00경 경기도 동두천 소재의 피고인 경영의 (이름 1 생략)의원에서 피해자 송인애에 대하여 낙태수술을 함에 있어서 환자에게 "부지"만 삽입한채 환자의 곁을 떠나므로써 조수인 공소외 1이 단독으로 소파 수술을 시행한 끝에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여 업무상낙태치사의 죄를 저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피고인은 경찰이래 위 범죄사실을 극구 부인하여 피고인은 당일 피해자를 진찰한바 태아가 사태의 상태에 있음을 확인하고 그 만출을 촉진하기 위하여 자궁수축제등을 시주하고 조수인 공소외 1에게도 같은 조치를 취할 것을 지시하고 환자곁을 떠났을 뿐이라고 변소하고 있으며 원판시 내용과 같이 피고인이 당시 환자에게 부지를 삽입하였거나 공소외 1에게 소파수술을 지시한 사실은 기록상 이를 인정할만한 확증이 없는바(다만 원심증인 공소외 2의 원심이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그후 행방을 감추어 현재 소재불명인 공소외 3이 성모병원에 환자를 데리고 왔을 때 피고인이 "부지"를 삽입하고 자기가 소파수술을 했다는 말을 한 것으로 되어 있고 또 의사 공소외 4작성의 사망진단서의 기재나 그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공소외 3이 그와 같이 소파수술을 한 사실을 일응 엿볼 수 있으나 과연 피고인이 그 소파수술의 시행을 지시하였거나 그 수술의 일환으로 환자에게 "부지"를 삽입한 여부를 위 증거들만으로는 이를 쉽사리 판정하기 어려우며, 도리어 (이름 1 생략)의원의 간호원인 원심증인 공소외 5의 원심이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에 비추면 그와 같은 사실을 단정하기에 주저되는바 있으므로 결국 이점에 관하여는 확증이 없는 것으로 돌릴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원판시와 같이 피고인이 환자의 곁을 떠나 의사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함이 없었다 하여도 그 주의의무 위배와 피해자의 사망간에 상당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아니할 수 없으며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없으므로 필경 원심은 증거에 의함이 없이 사실을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밖에 없고 원판결은 이 점에서 파기를 면할 수 없다 할 것이다.

그러므로 당원은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에 의하여 원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1959.6.1.부터 1971.8.24.까지 경기 연천군 전곡면 (이하 생략)에서 (이름 1 생략)의원을 경영하는 한편, 1971.3.경부터 성남시에서 (이름 2 생략)의원이라는 간판으로 병원을 경영하는 의사이며 마약취급면허가 있는 자인바,

제 1. 1970.1.7.부터 같은해 5.7.까지 사이에 당시 피고인으로부터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공소외 6(42세, 남)에게 동인을 치료하기 위하여 마약인 페치딘 약 38엠풀을 시주하여 투약하였으면 당연히 환자의 주소, 성명, 년령, 성별, 병명, 주요증상, 투약량, 또는 투약하기 위하여 교부한 마약의 품명, 수량 및 년월일에 관한 기록을 일반 약품과 구별하여 작성 비치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작성 비치하지 아니하고

제 2. 1970.5.16. 14:00경 (이름 1 생략)의원 수술실에서 동군 선서면 도신리 7반 공소외 7로부터 동인의 오른쪽 팔뚝 안쪽에 있는 외형상 밤톨크기 정도의 혹의 수술을 의뢰받고 그 혹을 절제하기 위하여 먼저 칼로 혹부분의 피부를 짼다음 피하조직 근육을 째어 혹을 노출시키고 혹을 절제하려 하였던바, 그 혹은 길이 약 15센치 폭 5센치의 척골신경종으로서 그 혹을 절제하려면 혹 양쪽의 신경을 절단하여야 하고 절단하였을 때에는 이를 봉합 또는 절단된 부분의 신경이식수술을 하여야 할뿐 아니라 신경이식수술을 한다하더라도 완전성공이 극히 어려우므로 이러한 경우에 의사로서는 혹 절제수술을 회피하거나 만일 절제수술을 할 경우에는 신경절단후 성공적으로 신경이식수술을 할 수 있는 시술준비를 갖춘후 절제수술을 하는등 그 혹의 신경절단으로 오는 병발증을 미연에 방지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신경이식수술을 할 능력도 부족할 뿐 아니라 그 시설과 준비도 갖추지 아니하고 만연히 그 혹 양단(길이 15센치미터)의 신경을 절단한 후 그 혹을 절제하고서도 이에 대한 아무런 신경이식등 대책도 강구하지 아니함으로서 동인에게 영구불치의 우척골신경절단상을 입히고

제 3. 1971.3.31.부터 같은해 4.14.경까지의 간에 (이름 1 생략)의원에서 의사면허 없는 공소외 8로 하여금 위 병원에 온 공소외 9 등의 치료행위를 하게 하여서 의료행위를 교사하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원심법정에서의 판시사실에 부합하는 일부진술

1. 원심증인 조병운의 원심법정에서의 판시사실에 부합하는 진술(1,2회)

1. 검사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 신문조서중 판시사실에 부합하는 진술 기재부분

1. 검사 및 사법경찰관 직무취급작성의 공소외 6에 대한 피의자신 문조서, 공소외 6, 10, 11, 12, 13에 대한 각 진술조서중 판시사실에 부합하는 각 진술 기재부분

1. 압수된 진료부 19매와 병상일지 2책의 각 기재내용

1. 의사 공소외 13작성의 진단서중 판시 상해부위 및 정도의 부합하는 기재

(법령의 적용)

피고인의 판시 소위중 판시 제1소위는 마약법 제64조 1호 , 제37조 1항 에 판시 제2소위는 형법 제268조 에 판시 제3소위는 재판시법에 의하면 신 의료법 제25조 1항 , 제66조 3호 , 형법 제31조 1항 에 행위시법에 의하면 구 의료법(법률 제1690호) 제65조 , 제25조 , 형법 제31조 1항 에 각 해당하는바 신의료법에 정한 형이 가볍지 아니하므로 형법 제1조 1항 에 의하여 구의료법으로 천단하기로 하고 이상은 형법 제37조 전단 의 경합범이므로 의료법위반죄에 대하여는 징역형을 업무상과실치상죄에 대하여는 금고형을 각 선택하여 같은법 제38조 1항 2호 , 2항 , 제50조 에 의하여 형이 무거운 의료법위반죄에 정한 형에 경합가중한 형기범위내에서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하고 같은법 제57조 에 의하여 원심판결선고전의 구금일수중 110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무죄부분)

본건 공소사실중 피고인이 1971.8.14. 15:00경 피고인 경영의 동두천 (이름 1 생략)의원에서 피해자 송인애에 대하여 낙태수술을 함에 있어서 피고인은 환자에게 "부지"만 삽입한 채 환자곁을 떠나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결과 조수인 공소외 1이 단독으로 소파수술을 시행하므로써 피해자가 같은달 18. 01:40경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이라는 사실에 관하여는 위에서 설시한 바와 같은 이유로 범죄의 증명이 없음으로 무죄를 선고한다.

이에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석락(재판장) 이익우 정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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