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1. 항소 이유의 요지

가. 사실 오인 내지 법리 오해 1) 피고인은 이 사건 CCTV 카메라의 방향을 약간 돌려놓으려고 했으나 천장 고정나사가 빠져 버린 것으로 CCTV 카메라 선이 절단된 사실이 없고 이후 줄에 매달려 있던

CCTV 카메라를 다시 고정시켰기 때문에 피고인이 CCTV 카메라를 손괴한 것이 아니다.

한편, 이 사건 CCTV 카메라는 전 관리 사무 소장인 E이 입주자 대표회의의 의결이나 이용자의 동의ㆍ허가를 받지 않은 채 불법으로 설치한 것이므로 입주민들의 공동소유로 볼 수 없고, 입주자 대표회의 회장인 H이 E에게 이미 철거를 지시한 상태였으므로 피고인에게 재물 손괴의 고의도 없다.

2) 불법적으로 설치된 이 사건 CCTV 카메라의 방향을 돌려 감시당하고 있는 입주자 대표회의 임원들의 개인정보 등을 보호한 피고인의 행위는 사회 상규에 위배되지 않은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는 잘못을 저질렀다.

나. 양형 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 오인 내지 법리 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원심판결에서 적절하게 설시하고 있는 바와 같이 피고인의 행위로 인하여 회의실 천장에 붙어 있던 이 사건 CCTV 카메라는 천장에 고정하는 나사가 모두 떨어져 천장에 붙은 하나의 선에만 매달리게 되었고, 그 때부터 CCTV 카메라의 화면이 더 이상 녹화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CCTV 카메라는 일시적으로나마 그 물건으로서의 구체적인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

피고인이 이 사건 CCTV 카메라를 손괴하였다고

판단된다.

한편, 기록 상 입주자 대표회의 회장인 H이 전 관리 사무 소장인 E에게 이 사건 이전에 CCTV 카메라 철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