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08가단 146901 소유권이전등기말소
원고
조A (42년생, 남)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승재
피고
고B (48년생, 여)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경구
피고보조참가인
윤D (29년생, 남)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로윈
담당변호사 신용도
변론종결
2010. 4. 23.
판결선고
2010. 5. 28.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별지(생략) 목록 기재 각 부동산에 관하여 각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00. 2. 29. 접수 제8130호로 마친 소유권이전등기의 각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하라.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 제1항과 같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의 처인 신C은 2000. 2. 1. 피고와 원고로부터 대리권을 수여받지 아니한 채 원고 소유의 별지 목록 기재(생략) 각 부동산(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에 관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2000. 2. 29. 피고에게 각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00. 2. 29. 접수 제8130호로 소유권이전등기(이하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라 한다)를 해 주었다.
나. 원고는 1984. 6. 13. 일본에서 마약관리법위반 혐의로 체포된 후 기소되어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후 수형생활을 하던 중 2007. 7. 27. 출소하여 2007. 8. 8. 우리나라에 입국하였다. 원고는 위 수형기간 동안 신C이 원고 명의의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고 가출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신C을 상대로 부산지방법원 가정지원 2007 드단23254호로 이혼의 소를 제기하여 위 법원으로부터 2007. 10. 30. 이혼판결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내지 제5호증, 제12호증, 을 제1호증, 제2호증의 1, 4의 각 기재, 이 법원의 부산출입국관리사무소장 및 부산지방경찰청장(2009. 10. 7.자)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는 무권대리인인 신C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무효의 매매계약에 기한 것이어서 원인무효의 등기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소유권이전등기의 각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일상가사대리권 주장
1) 피고는 신C이 가사에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하여 원고를 대리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한 이상 그 효력이 원고에게 미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2) 살피건대, 민법 제827조에서 말하는 '일상의 가사'라 함은 부부가 공동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통상의 사무를 말하는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아내가 남편 소유의 부동산을 처분하는 행위는 일상의 가사에 속한다고 할 수 없는바(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8다95861 판결, 1966. 7. 19. 선고 66다863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원고가 일본에서 장기간 수형생활을 하였다는 사유만으로는 위에서 말하는 특별한 사정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표현대리 주장
1) 피고는, 원고가 신C에게 자신의 주민등록증을 맡기고 자신의 일부 부동산의 처리에 대하여 대리권을 수여 한데다 신C이 이 사건 부동산을 피고에게 매각하려 한 이유가 자녀들의 생활비 및 결혼자금 마련 등인 점에 비추어 피고가 신C에게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대리권이 있음을 믿었고, 그와 같이 믿는 데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2) 살피건대, 처가 특별한 수권 없이 남편을 대리하여 남편 소유의 부동산을 처분하는 행위를 하였을 경우에 그것이 민법 제126조 소정의 표현대리가 되려면 상대방이 처에게 남편이 그 행위에 관한 대리의 권한을 주었다고 믿었음을 정당화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8다95861 판결 참조).
을 제2호증의 4, 5 및 제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당시 신C이 원고의 주민등록증 사본을 피고에게 제출한 사실, 신C이 피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이 원고 명의로 되어 있는데, 원고가 집을 팔라고 해 놓고도 몸이 아파 바깥 출입을 하지 못하여 한국에 나올 형편이 못된다'고 말한 사실, 신C이 피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의 처분대금으로 결혼비용 및 학비조달금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 및 피고가 법무사인 피고보조참가인이 작성한 확인서면을 확인한 후 도장을 날인한 다음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으나, 위 인정사실 만으로는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당시 피고가 신C에게 위 계약 체결에 관한 대리의 권한을 원고로부터 받았다고 믿었음을 정당화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피고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피고는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 신C으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이 남편 명의의 부동산인데 남편이 몸이 아파 바깥 출입을 못하여 한국에 나올 형편이 못된다'는 말을 들었음에도, 대리권 수여에 필요한 원고 명의의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를 교부받지 아니한 채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그 후에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에 대한 확인 없이 피고보조참가인이 작성한 확인서면만을 확인한 채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는 것인데, 을 제2호증의 4의 기재 및 이 법원
의 부산지방경찰청장(2009. 10. 7.자)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의하면 위 확인서면상 우무인은 원고와 신C의 딸인조D1의 것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를 종합하면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당시 원고가 신C에게 이 사건 매매계약에 관한 대리권을 주었다고 피고가 믿었음을 정당화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3)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판사김윤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