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주권상장법인인 갑 주식회사와 을 주식회사가 건설공사 입찰 과정에 다른 건설업자들과 함께 부당한 공동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납부명령을 받자, 위 회사들의 주주인 병이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기 위하여 실질주주명부의 열람·등사를 청구한 사안에서, 갑 회사 등은 병에게 실질주주명부 중 ‘실질주주의 명칭과 주소, 전자우편주소, 실질주주별 주식의 종류와 수’에 대한 열람·등사를 허용하여야 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주권상장법인인 갑 주식회사와 을 주식회사가 건설공사 입찰 과정에 다른 건설업자들과 함께 부당한 공동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납부명령을 받자, 위 회사들의 주주인 병이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기 위하여 실질주주명부의 열람·등사를 청구한 사안에서, 열람·등사 청구권 인정 여부와 필요성에서 상법상 주주명부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이라 한다)상 실질주주명부를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고, 실질주주명부 열람·등사 때문에 생길 수 있는 개인정보보호 등의 문제도 열람·등사의 범위를 제한하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으므로, 갑 회사 등은 상법 제396조 제2항 을 유추적용하여 병에게 자본시장법에 따라 작성되어 보관 중인 실질주주명부 중 ‘실질주주의 명칭과 주소, 전자우편주소, 실질주주별 주식의 종류와 수’에 대한 열람·등사를 허용하여야 한다고 한 사례.
원고
경제개혁연대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명수)
피고
지에스건설 주식회사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외 1인)
변론종결
2014. 11. 10.
주문
1. 원고에게,
가. 피고 지에스건설 주식회사는 별지 제1목록 제1항 기재 주주명부를 피고 지에스건설 주식회사의 본점 또는 그 보관장소에서 영업시간 내에 한하여 열람 및 등사(사진촬영 및 컴퓨터 파일의 복사를 포함)를 하게 하라.
나. 피고 삼성물산 주식회사는 별지 제1목록 제2항 기재 주주명부를 피고 삼성물산 주식회사의 본점 또는 그 보관장소에서 영업시간 내에 한하여 열람 및 등사(사진촬영 및 컴퓨터 파일의 복사를 포함)를 하게 하라.
2.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 지에스건설 주식회사는 원고에게 별지 제2목록 제1항 기재 주주명부를 피고 지에스건설 주식회사의 본점 또는 그 보관장소에서 영업시간 내에 한하여 열람 및 등사(사진촬영 및 컴퓨터 파일의 복사를 포함)를 하게 하라. 피고 삼성물산 주식회사는 원고에게 별지 제2목록 제2항 기재 주주명부를 피고 삼성물산 주식회사의 본점 또는 그 보관장소에서 영업시간 내에 한하여 열람 및 등사(사진촬영 및 컴퓨터 파일의 복사를 포함)를 하게 하라.
이유
1. 인정 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 지에스건설 주식회사(이하 ‘피고 지에스건설’이라 한다)는 토목, 건축, 전기, 정보통신, 철강재 설치, 포장, 항만건설, 준설, 삭도 설치, 조경, 산업설비 공사업 및 운영업 등을 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회사로서 주권상장법인이다. 피고 지에스건설의 발행주식 총수는 51,000,000주이다.
2) 피고 삼성물산 주식회사(이하 ‘피고 삼성물산’이라 한다)는 토목, 건축, 도로 포장, 철강재 설치, 전기냉난방 공사업, 항만 건설 및 준설업, 매립업, 조경공사업, 전기 및 전기통신 공사업 등의 설계, 시공 및 감리업 등을 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회사로서 주권상장법인이다. 피고 삼성물산의 발행주식 총수는 160,866,417주이다.
3) 원고는 피고 지에스건설의 발행주식 10주, 피고 삼성물산 발행주식 9주를 보유한 단체이다.
나. 피고들에 대한 과징금 부과처분
1) 피고들은 아래 〈표 1〉에 기재된 공사의 입찰 과정에서 다른 건설업자들과 함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이라 한다) 제19조 제1항 의 부당한 공동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납부명령 등을 받았다.
〈표 1〉
순번 | 공사명 | 명령일 | 과징금액(원) | |
피고 지에스건설 | 피고 삼성물산 | |||
1 | 4대강 살리기 사업 1차 턴키(Turn-Key)공사 | 2012. 8. 31. | 19,823,000,000 | 10,384,000,000 |
2 | 영주다목적댐 건설공사 | 2013. 3. 18. | - | 7,045,000,000 |
3 | 인천도시철도 2호선 턴키공사 | 2014. 2.경 | 12,039,000,000 | 5,945,000,000 |
4 | 경인운하 건설공사 | 2014. 4.경 | 7,079,000,000 | 8,493,000,000 |
2) 피고들은 위와 같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부과처분 등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그 소송의 진행 내역이나 결과는 아래 〈표 2〉 기재와 같다.
〈표 2〉
순번 | 공사명 | 관련 소송 진행 내역 | |||
피고 지에스건설 | 피고 삼성물산 | ||||
1 | 4대강 살리기 사업 1차 턴키(Turn-Key)공사 | 서울고등법원 2012누27994 | 대법원 2014두10097 | 서울고등법원 2012누28850 | 대법원 2014두10820 |
청구기각 | 상고기각 | 청구기각 | 상고기각 | ||
2 | 영주다목적댐 건설공사 | - | 서울고등법원 2013누11132 | 대법원 2014두37733 | |
청구기각 | 상고기각 | ||||
3 | 인천도시철도 2호선 턴키공사 | 서울고등법원 2014누46494 소송 계속 중 | 서울고등법원 2014누46128 소송 계속 중 | ||
4 | 경인운하 건설공사 | - | 서울고등법원 2014누4346 변론종결 |
다. 원고의 주주대표소송 준비
원고는 2013. 7. 8. 기자회견에서 “피고들을 포함한 6개의 건설사가 ‘4대강 살리기 사업 1차 턴키공사’와 ‘영주다목적댐 건설공사’와 관련하여 입찰 담합을 함으로써 과징금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 위 6개 회사의 책임 있는 경영진을 상대로 한 상법상 주주대표소송을 추진하겠다.”라는 뜻을 밝히고, 이를 위하여 주주들을 모집하기 시작하였다.
라. 원고의 실질주주명부 열람·등사 청구
원고는 2013. 7. 22. 피고들에게 ‘4대강 살리기 사업 1차 턴키공사’와 ‘영주다목적댐 건설공사’ 입찰 담합으로 피고들이 입은 과징금 상당의 손해를 보전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하여 경영진을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면서 상법 제396조 제2항 을 근거로 실질주주명부를 포함한 주주명부의 열람 또는 등사를 허용해 달라고 요구하였으나, 피고들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마. 피고들의 실질주주명부 보유 상황
피고들은 현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이라 한다) 제316조 제1항 에 따라 작성된 실질주주명부를 보유하고 있다. 즉 피고 지에스건설의 경우 2014. 4. 24.자 기준으로 작성된 실질주주명부를 보유하고 있고, 피고 삼성물산의 경우 2013. 12. 31.자 기준으로 작성된 실질주주명부를 보유하고 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호증, 을가 제2호증, 을나 제1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과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피고들의 이사 등 경영진이 위 공사의 입찰 담합에 참여하여 피고들에게 과징금 상당의 손해를 입혔으므로, 피고들의 주주들은 위 경영진을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피고들의 실질주주 현황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므로, 주주인 원고는 상법 제396조 제2항 을 유추적용하여 피고들을 상대로 자본시장법상의 실질주주명부에 대한 열람 및 등사를 청구한다.
2) 피고들의 주장
자본시장법에 실질주주명부에 대한 열람·등사 청구권을 인정하는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원고의 주주명부 열람·등사 청구는 청구의 목적이 정당하지 않아 허용될 수 없다. 피고들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부과처분 등에 대하여 취소소송을 제기하였고 관련 소송이 현재 계속 중에 있다. 피고들에게 위 과징금에 해당하는 손해가 발생할지 여부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또한 실질주주명부에는 주주의 성명이나 주소 등을 비롯한 주주의 개인정보들이 기재되어 있어 이를 제공할 경우 개인정보가 악용될 수 있다. 원고가 구하는 현재 시점의 실질주주명부는 존재하지 않는데다가 피고들로서는 이를 작성할 방법도 없다.
나. 판단
1) 원고에게 실질주주명부의 열람·등사 청구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가) 쟁점
주주와 회사채권자는 상법 제396조 제2항 에 따라 영업시간 내에 언제든지 주주총회 의사록과 주주명부, 사채원부의 열람 또는 등사를 청구할 수 있다.
자본시장법의 문언에 따르면 주주와 회사채권자에게 실질주주명부의 열람·등사 청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주주의 주주명부 열람·등사 청구권에 관한 상법 제396조 제2항 을 유추적용하여 주주인 원고에게 실질주주명부의 열람·등사 청구권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 된다.
나) 실질주주명부의 열람·등사 청구권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실질주주명부의 열람·등사 청구권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는 상법에서 주주명부 열람·등사 청구권을 인정한 목적과 기능, 실질주주명부에 대한 열람·등사 청구권을 인정할 필요성이 있는지 여부, 실질주주명부 기재의 의미와 효력이 무엇인지, 실질주주명부가 존재하는지 여부 등을 고려하여 상법 제396조 제2항 을 유추적용할 수 있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1) 상법에서 주주명부 열람·등사 청구권을 인정한 목적과 기능
주주가 주주총회의사록 등과 함께 주주명부를 열람 또는 등사할 수 있도록 한 상법 제396조 제2항 은 주주를 보호함과 동시에 간접적으로는 회사의 기관을 감시함으로써 회사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또한 이 규정은 소수주주들로 하여금 다른 주주들과의 주주권 공동행사나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등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지배주주의 주주권 남용을 방지하는 기능도 있다. 주주명부 등의 열람·등사 청구권은 주주의 보유주식 수와 관계없이 인정되는데, 이것은 위와 같은 목적과 기능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 실질주주명부에 대한 열람·등사 청구권의 인정 필요성
주권상장법인의 경우 주주를 보호하고 회사의 기관을 감시하거나 지배주주의 주주권 남용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주권상장법인의 경우 예탁결제원을 매개로 하는 대체결제 제도를 이용하고 있어 상법상 주주명부는 사실상 형해화(형해화)되어 주식보유현황을 나타내는 주주명부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주주명부의 기능을 보완하기 위해 작성된 실질주주명부에 대해 주주들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주주에게 주주명부에 대한 열람·등사 청구권을 인정한 상법 제396조 제2항 의 입법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따라서 실질주주명부에 대한 열람·등사 청구권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3) 실질주주명부 기재의 효력 등
예탁결제원에 예탁된 주권의 주식에 관한 실질주주명부에의 기재는 상법상 주주명부에의 기재와 같은 효력을 가진다( 자본시장법 제316조 제2항 ). 상법상 주주명부에의 기재와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는 것은 곧 대항력, 자격수여적 효력, 면책적 효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탁결제원이 예탁된 주권에 대하여 발행회사에 자기 명의로 명의개서를 청구함으로써 상법상 주주명부에 주주로 기재되는데도( 자본시장법 제314조 제2항 , 제3항 ), 실질주주는 예탁된 주권에 대하여 ‘주권의 불소지에 관한 사항( 상법 제358조의2 )과 주주명부의 기재 및 주권에 관한 권리’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항에 대해 실제 주주로서 참여하고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특히 회사의 주주에 대한 통지 및 상법 제396조 제2항 에 의한 주주명부의 열람 또는 등사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자본시장법 제315조 제1항 , 제2항 단서). 따라서 실질주주명부는 위와 같은 권리를 가진 실질주주가 누구인지를 알려준다.
(4) 실질주주에 대한 개인정보보호의 문제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예탁결제원이 마련한 ‘증권 등 예탁업무규정’ 및 ‘증권 등 예탁업무규정 시행세칙’에 따라 실무상 실질주주명부에는 상법 제352조 제1항 각 호 의 사항 이외에도 실질주주에 관한 다수의 정보가 포함되어 있고, 이러한 정보들이 모두 공개될 경우 개인정보보호 등의 측면에서 문제 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이는 실질주주명부에 대한 열람·등사의 허용범위를 적절히 제한함으로써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그리고 실질주주명부를 열람하거나 등사한 주주는 실질주주의 개인정보를 침해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5) 실질주주명부가 존재하는지 여부
원고는 자본시장법 제316조 제1항 에 따라 피고들이 현재 작성·비치하고 있는 실질주주명부의 열람·등사를 청구하고 있을 뿐이고, 새로운 실질주주명부의 작성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피고들이 현재 작성·비치하고 있는 실질주주명부가 존재한다면, 그 열람·등사를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가 청구하는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한 실질주주명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정은 원고에게 실질주주명부 열람·등사 청구권을 인정하는 데 장애가 되지 않는다.
(6) 소결
주주명부 열람·등사 청구권을 인정한 목적과 기능, 실질주주의 권리와 실질주주명부 기재의 효력 등에 비추어 열람·등사 청구권 인정 여부와 필요성에서 상법상의 주주명부와 자본시장법상의 실질주주명부를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다. 실질주주명부 열람·등사로 인하여 생길 수 있는 개인정보보호 등의 문제도 실질주주명부 열람·등사의 범위를 제한하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주의 주주명부 열람·등사 청구권을 인정하고 있는 상법 제396조 제2항 을 유추적용하여 주주인 원고에게 자본시장법에 따라 작성되어 피고들이 현재 보관 중인 실질주주명부 중 일정한 사항에 대하여 열람·등사가 허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2) 실질주주명부의 열람·등사 청구권의 인정 범위
가) 주주명부와 실질주주명부의 기재사항
상법상 주주명부의 기재사항은 ‘주주의 성명과 주소, 각 주주가 가진 주식의 종류와 그 수, 각 주주가 가진 주식의 주권을 발행한 때에는 그 주권의 번호, 각 주식의 취득연월일’이다( 상법 제352조 제2항 , 제1항 ). 반면 자본시장법상 실질주주명부에는 ‘실질주주번호, 실질주주의 명칭, 주민등록번호 및 주소, 실질주주의 전자우편주소(전자우편주소가 있는 경우에 한한다), 실질주주별 주식의 종류와 수, 실질주주 통지 연월일, 외국인인 실질주주가 상임대리인을 선임한 경우에는 해당 상임대리인의 명칭 및 주소, 실질주주가 외국인인 경우 해당 외국인의 국적, 그 밖에 실질주주 관리에 필요한 사항’을 기재하도록 되어 있다( 자본시장법 제315조 제3항 에는 ‘성명 및 주소, 주식의 종류 및 수’라고만 규정되어 있으나, 한국예탁결제원의 업무규정인 ‘증권 등 예탁업무규정’ 제43조, ‘증권 등 예탁업무규정 시행세칙’ 제32조에는 위 사항들을 기재하도록 되어 있다).
나) 실질주주명부의 기재사항 중 열람·등사의 범위
(2) 자본시장법상 실질주주명부에 기재된 사항 중 위 가)에서 열거한 것 이외의 나머지 기재사항, 특히 실질주주의 주민등록번호나 상임대리인의 명칭 및 주소 등은 개인정보로서 보호해야 할 사항이다. 또한 원고에게 실질주주명부에 대한 열람·등사 청구권이 인정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상법 제396조 제2항 이 유추적용됨을 근거로 한 것이므로, 상법상 주주명부에 기재되지 않은 위 사항들에 대한 열람·등사를 허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3) 결국 주주의 주주명부 열람·등사 청구권에 관한 상법 제396조 제2항 을 유추적용하여 원고에게 실질주주명부의 열람·등사를 허용하는 경우 그 대상은 ‘실질주주의 명칭과 주소, 전자우편주소, 실질주주별 주식의 종류와 수’로 제한하여야 한다.
다) 소결
3) 원고의 실질주주명부 열람·등사 청구 목적이 부당한지 여부
가) 열람·등사 청구 목적의 정당성
상법 제396조 제2항 에서 규정하고 있는 주주 또는 회사채권자의 주주명부 등에 대한 열람·등사 청구는 회사가 그 청구의 목적이 정당하지 아니함을 주장·증명하는 경우에는 이를 거부할 수 있다( 대법원 1997. 3. 19.자 97그7 결정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상법 제396조 제2항 을 유추적용하여 실질주주명부의 열람·등사권을 인정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나) 열람·등사 청구 목적의 정당성에 관한 판단
위와 같은 부당한 목적의 유무는 주주명부 열람·등사 청구를 한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1) 원고의 이 사건 열람·등사 청구는 주주명부와 실질주주명부의 열람·등사 그 자체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실질주주에게 주주대표소송을 권유하기 위한 것으로서 회사 및 주주의 이익 보호와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원고는 공정거래위원회가 피고들과 담합을 하였다고 판단하여 과징금을 부과한 다른 건설사의 이사들을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기도 하였다.
(2) 피고들이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부과처분에 대해 취소소송을 제기하였고, 패소판결을 선고받아 확정된 경우도 있다. 적어도 위 소송에서 문제 된 과징금 부과처분으로 피고들이 손해를 입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
(3) 피고 지에스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2014. 4. 24. 기준 실질주주명부와 피고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는 2013. 12. 31. 기준 실질주주명부의 경우 당시의 실질주주에 관한 정보만을 담고 있을 뿐이지만, 원고는 그에 기초하여 일응 실질주주로 파악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주주대표소송 참가를 권유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으므로, 이를 열람·등사할 실익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4)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이 사건 열람·등사 청구가 그 목적이 정당하지 않다고 쉽사리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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