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4노1472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재물손괴등),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재물손괴등)
피고인
1. A
2. B
항소인
검사 및 피고인 A
검사
이병석(기소), 김진호(공판)
변호인
변호사 C(피고인 모두를 위하여)
판결선고
2015. 1. 16.
주문
검사와 피고인 A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검사(사실오인, 원심 무죄부분)
원심은 이 사건을 피고인 A의 단독행위로 보면서, 피고인 A의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재물손괴등)에 대하여만 유죄를 선고하고, 피고인 A의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재물손괴 등)1), 피고인 B의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재물손괴등),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재물손괴등)에 대하여 모두 무죄를 선고하였는바(즉 피고인 B가 피고인 A의 범행에 공모공동정범으로 가담한 것을 인정하지 아니함), CCTV 동영상에 의하면 피고인 B와 피고인 A의 암묵적인 공모관계를 인정할 수 있음에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이 사건을 피고인 A의 단독행위로 판단한 잘못이 있다(위 동영상에 의하면 피고인 B가 야구방망이를 바닥에 질질 끌고가다가 갑자기 D오피스텔 106호 앞에서 멈춰서서 106호를 바라보자, 피고인 A이 피고인 B의 뒤에서 나타나 야구방망이를 낚아채어 그 야구방망이로 106호 유리창을 부수는 장면이 나타나고, 피고인 B는 이에 대하여 전혀 놀라지도 않고, 피고인 A을 말리거나 방망이를 되찾아오려고 하지도 않는다).
나. 피고인 A
(1) 법리오해
야구방망이는 재물을 손괴하는 단순도구로 사용된 것이므로, 피고인 A의 행위는 형법상 재물손괴로 의율하여야 하고,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재물 손괴등)죄로 의율한 것은 원심이 법리를 오해한 것이다.
(2)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들은 2014. 2. 11, 22:00경 서울 영등포구 D오피스텔에서, 위 오피스텔의 관리자인 피해자 E 주식회사의 직원 F이 유치권을 행사 중인 피고인들을 포함한 주식회사 G 직원들은 건물에서 나가야 한다는 말을 공연히 하고 다녔다는 이유로, 피고인 B는 위험한 물건인 야구방망이를 위 피해자 소유의 사무실 앞까지 들고 가 뒤따라 온 피고인 A에게 건네주고, 피고인 A은 위 야구방망이로 사무실 현관 출입문 유리 2장을 수회 내리쳐 깨뜨렸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동하여, 피고인 B는 피고인 A과 공모하여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고 위 유리문을 수리비 78만 원 상당이 들도록 손괴하였다.
(2) 판단
결국 이 사건의 쟁점은 피고인 A이 야구방망이로 106호를 부수는데 피고인 B가 공모하여 가담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살피건대,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 및 기록을 종합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들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일관하여 이 사건은 피고인 A이 단독으로 한 행위라고 공모관계에 대하여 부인하고 있는바, 그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인 점(당시 피고인들은 D오피스텔 101호 사무실에서 하청업체 사장인 M 등과 회식을 하다가, 피해자 E 주식회사의 직원 F이 유치권을 행사 중인 피고인들을 포함한 주식회사 G 직원들은 건물에서 나가야 한다는 말을 공연히 하고 다닌다는 말을 듣고 기분이 나쁜 상태에서 (a) 피고인 A이 밖으로 나와 자신의 차량 안에 있던 야구방망이를 가지고 106호 사무실 유리를 혼자 깨뜨리고 다시 101호로 들어왔고, (b) 피고인 B는 피고인 A이 손에 들고 있는 야구방망이로 사람을 상하게 하는 사고를 낼까 봐 야구방망이를 빼앗아 107호 사무실에 넣어 놓기 위해 가는데, 피고인 A이 뒤따라 나와 야구방망이를 낚아채 다시 106호 사무실 유리를 깨뜨린 것이라고 주장한다), ② 피고인 B는 자신이 야구방망이를 빼앗아 가다가 106호 사무실 앞에서 잠시 멈추어 바 라본 것은 피고인 A이 조금 전에 깨뜨린 유리창을 구경한 것일 뿐이라고 진술하는 점, ③ 피고인들의 진술에 의할 때 이미 106호 사무실 유리는 피고인 A이 깨뜨린 상태인데, 피고인 B가 굳이 피고인 A과 공모하여 106호 앞으로 와서 피고인 A에게 지시하여 다시 유리창을 완전히 깨뜨리도록 할 특별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CCTV 동영상, F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등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인 A이 야구방망이로 106호를 부수는데 피고인 B가 공모하여 가담한 것으로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타당하고, 이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나. 피고인 A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조 제1항 제1호에 의하면 흉기 기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재물을 손괴한 자는 징역 1년 이상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재물을 손괴하는데 위험한 물건을 사용한 경우 당연히 "휴대"의 의미에 포함되므로2), 피고인 A의 이 사건 범행이 위 법조항에 해당한다고 판단 한 원심에 어떠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3).
따라서 피고인 A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 A이 자신의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재물손괴등)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수사기관에서 피해를 배상하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은 피고인 A에게 유리한 정상이나, 이 사건 범죄의 법정형(1년 이상의 유기징역), 원심은 그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 작량감경을 한 처단형의 하한으로 형을 정하여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으로 보이는 점, 그 밖에 이 사건 범행의 경위, 수단과 방법, 범행의 결과, 범행 후의 정황, 피고인 A의 연령 · 성행 · 환경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형법 제51조에 정해진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원심이 선고한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와 피고인 A의 이 사건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 판사 정인숙
판사 현의선
판사 엄상문
주석
1) 원심은 이와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는 피고인 A의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재물손괴 등)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므로 이 부분은 이유무죄로 판단하였다.
2) "휴대"의 사전적 의미는 "손에 들거나 몸에 지니고 다님"이다.
3) 대법원 판결에 의하면 흉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이상 실제 범행에 사용하지 않는 경우에도 위 조항으로 처벌될 수 있다(대법원 2007. 3. 30. 선고 2007도914 판결 등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