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8가단512513 손해배상(기)
원고
1. A
2. B
3. C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용주
피고
D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추동기, 오두일
변론종결
2020. 5. 8.
판결선고
2020. 5. 29.
주문
1.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4,874,970원 및 이에 대하여 2016. 10. 10.부터 2020. 5. 29.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4/5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31,069,720원 및 이에 대하여 2016. 10. 10.부터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들은 망 E(F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의 자녀들로 망인의 상속인들이다. 피고는 망 G의 자녀인 H과 보험계약(상품명 : I보험)을 체결한 보험자로, 위 보험계약에는 보상한도가 100,000,000원으로 된 가족 일상생활 중 배상책임 특별약관이 포함되어 있다(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
나. 망인과 망 G는 신장병을 앓고 있어 혈액투석 치료를 받아왔는바, 2016. 10. 10. 망인과 G가 광주 광산구 J 소재 K병원 3층에서 함께 혈액투석 치료를 마치고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여 1층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망 G가 현기증으로 쓰러지면서 자신을 부축하고 있던 망인의 팔을 붙잡게 되어 망인도 함께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다. 망인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약 12주의 치료를 요하는 좌 고관절 대퇴 경부 골절상을 입게 되었다. 이에 망인은 곧바로 K병원에 입원한 후 같은 달 13. 이극성 고관절 반치환술을 시행 받았고, 위 수술 후 화농성 감염이 발생하여 같은 해 11. 8. 인공관절 치환물 제거술 및 배농술을 시행 받았으며, 대퇴골 골절 수술의 합병증 중 하나인 위막성 장염이 발생하여 이에 대한 치료도 함께 받다가 같은 해 12. 26. 퇴원하였다. 망인은 그 다음날인 같은 달 27. L병원에 입원하여 재치환술을 시행 받고 2017. 1. 31. 퇴원하였고, 그 후 K병원, L병원, M요양병원에 입원하여 말기신장병, 고관절의 기타 명시된 부위의 염좌 및 긴장, 대퇴골 경부바닥의 골절, 폐쇄성, 기타 및 상세불명의 신장합병증을 동반한 2형 당뇨병 등으로 재활치료 및 보전적 치료를 지속적으로 받았다(2017. 12. 23.부터 2018. 2. 18.까지는 통원치료를 받음).
라. 망인은 2017. 10.경 위막성 대장염이 재발하여 치료를 받은바 있는데, 2018. 2. 19. 또다시 위막성 대장염이 재발하였고, 이에 K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다가 패혈증이 진행되어 같은 달 24. L병원으로 전원 되었으나 그 다음날인 같은 달 25. 사망에 이르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3호증, 을 제1, 2, 5, 6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N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들
망인은 망 G의 과실로 발생한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사망에 이르렀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라 망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피고
망인은 망 G가 쓰러질 것을 알면서도 망 G를 부축하였고, 망 G가 쓰러지면서 망인을 붙잡은 것은 본능적인 행위에 해당하므로, 망 G는 이 사건 사고 발생에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어 망인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한다.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망인은 대퇴골 골절과는 무관한 위막성 대장염이라는 질병을 원인으로 사망에 이르렀는바, 이 사건 사고와 망인의 사망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으므로, 망 G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해 발생한 대퇴부 골절 부분에 한하여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3.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책임의 근거
이 사건 사고는 망 G가 쓰러지면서 망인의 팔을 붙잡아 망인까지 넘어지게 되면서 발생한 사고로, 위 인정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망 G로서는 자신이 쓰러질 때 망인의 팔을 붙잡으면 망인이 함께 넘어져 다칠 수 있음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할 것인 점, ② 당시 망인의 연령과 건강상태를 알고 있던 망 G로서는 망인이 자신과 함께 넘어지지 않도록 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는 점, ③ 망 G는 당시 스스로 서서 보행이 가능한 상태였으나 갑자기 현기증이 발생하여 쓰러진 것으로 보이는바, 망인이 망 G를 부축할 당시 단순히 망 G의 보행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을 넘어서서, 스스로 서있기 어려운 망 G가 쓰러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까지 부축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④ 망인이 당시 망 G와 함께 넘어질 것까지 감수 내지 승낙하고 망 G를 부축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사고는 망 G의 과실로 인하여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고 그 위법성도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아가 이 사건 사고와 망인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위에서 든 각 증거, 이 법원의 N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망인이 이 사건 사고 이전부터 말기신장병을 앓고 있었고, 망인 사망의 직접원인이 가막성 결정염(가막성 대장염, 위막성 대장염)으로 병사인 사실은 인정되나, 한편 망인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대퇴부 골절상을 당하여 수술을 받았고 수술 후 감염이 발생하여 추가적인 수술 및 장기간 항생제 치료를 받았으며, 장기간의 항생제 치료의 합병증으로 위막성 대장염이 발병하게 된 사실, 위막성 대장염은 재발의 가능성이 있는 질병으로 망인은 2017. 10.경 위막성 대장염이 재발하여 치료를 받았고 2018. 2.경 또다시 위막성 대장염이 재발하여 같은 달 19, 병원에 입원하였다가 상태가 악화되어 사망에 이른 사실 역시 인정되는바, 이에 의하면 망인은 이 사건 사고로 인해 발생한 대퇴부 골절상의 합병증 내지 후유증으로 위막성 대장염이 발생하여 사망에까지 이르렀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사고와 망인의 사망 사이에는 인과관계도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나. 책임의 제한
위 인정사실, 이 법원의 N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망인은 이 사건 사고 당시 68세로 말기신장병으로 혈액투석 치료를 받을 정도로 건강상태가 좋지 못하였던 점, ② 이 사건 사고로 인해 대퇴부 골절이라는 중한 상해를 입게 된 데에는 망인의 위와 같은 건 강상태와 기왕증이 영향을 미쳤고, 또한 망인이 대퇴부 골절로 수술을 받은 후 감염 및 위막성 대장염에 이르고 이로써 사망에 이른 데에도 역시 망인의 기왕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 법원의 진료기록 감정촉탁결과에 의하면, 감정촉탁의는 망인의 기왕증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대퇴부 골절에 기여한 정도와 망인이 대퇴부 골절 수술 후 사망에 이르게 된 데에 기여한 정도를 각 50% 정도라고 판단한 점, ④ 이 사건 사고 이후 발생한 망인의 치료비 및 개호비에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부분 이외에 말기신장병 등 기왕증에 대한 치료비 및 개호비 부분도 상당부분 포함되어 있으나 이를 명백히 구분하기는 곤란해 보이는 점(이 법원의 감정촉탁결과에 의하면, 감정촉탁의는 전체 치료비의 80% 정도가 내과적 질환을 위한 치료비라고 판단하였으나 이 역시 명확한 수치라고 보기는 어렵다), ⑤ 이 사건 사고는 망인이 자발적으로 망 G를 부축하다가 발생한 사고이고, 망 G 역시 갑작스럽게 현기증이 와 쓰러지면서 의도치 않게 망인의 팔을 붙잡게 된 것이므로 이 사건 사고에 있어 망 G의 과실이 그리 크다고 보기 어려운 점(다만 망인 역시 호의를 베풀다 사고를 입은 것으로 노약한 상태에서 별다른 안전장치 없이 다른 노약자를 부축한 잘못 이외에 큰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등 제반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망 G의 손해배상책임을 전체 손해의 15%로 제한함이 공평의 원칙상 타당하다(이러한 손해배상책임 제한비율은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 망인의 기왕증까지 모두 고려한 것이므로, 아래 제4항에서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때 위 책임제한만을 적용하고 위 기왕증의 기여도를 추가로 반영하지는 않는다).
4.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가. 기왕 치료비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2016. 10. 10.부터 망인이 사망한 2018. 2. 25.까지 망인의 입원 및 통원으로 인한 치료비는 총 122,438,805원이고, 이 중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할 부분(공단부담금)은 97,573,435원, 환자가 부담할 부분(본인부담금)은 24,865,370원인 사실은 피고가 자인하고 있거나, 갑 제9, 10, 1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된다.
한편 피해자가 제3자의 불법행위로 인한 상해로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은 때에는 그 급여액의 한도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피해자의 손해배상채권을 대위취득하고, 그 손해발생에 피해자의 과실이 경합된 경우에는 먼저 산정된 손해액에서 과실상계를 한 다음 손해배상채권의 범위에서 보험급여를 한 전액에 대하여 국민건 강보험공단이 피해자의 손해배상채권을 대위취득하게 되므로, 피해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그 범위에서 감축된다(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4다68013, 68020 판결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망인에 대한 전체 치료비 122,438,805원에 앞서 본 책임제한 비율 15%를 적용한 18,365,821원(= 122,438,805원 × 15%)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보험급여로 지급한 위 97,573,435원을 공제하면 남는 것이 없으므로, 원고들이 피고에게 구할 수 있는 치료비 채권은 모두 감축되어 존재하지 않는다.
나. 보조구
이 사건 사고 이후 망인이 보조구 비용으로 833,000원을 지출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위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바, 위 833,000원에 책임제한 비율 15%를 적용하면 124,950원(= 833,000원 X 15%)이 된다.
다. 기왕 개호비
앞서 살펴 본 망인의 치료경과, 개호의 내용과 필요성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망인이 이 사건 사고 이후인 2016. 10. 29.부터 원고가 구하는 2017. 9. 30.까지 1일 8시간 성인 1인의 개호가 필요한 상태였다고 보이는바(피고는 망인의 대퇴부 골절상을 치료하기 위한 적정 입원치료 기간인 2017. 6. 9.까지의 개호비만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망인이 대퇴부 골절상과 기왕증의 치료를 위하여 2017. 12. 22.까지 입원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달리 2017. 6. 9. 이후에는 개호가 필요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이를 기초로 하여 망인의 개호비를 계산한 결과는 다음 표와 같은 29,999,743원이고, 이에 책임제한 비율 15%를 적용하면 4,499,961원(= 29,999,743원 × 15%)이 된다.
라. 위자료
이 사건 사고의 경위와 전후 사정, 망인의 나이, 과실,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부상 정도 등 여러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망인에 대한 위자료로 10,000,000원을 인정한다.
마. 상속관계
원고들은 망인의 위 손해배상채권 합계 14,624,911원(= 보조구 124,950원 + 개호 비 4,499,961원 + 위자료 10,000,000원)을 그 법정상속분의 비율(각 1/3)에 따라 상속한다.
바.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라 원고들에게 각 4,874,970원(= 14,624,911원 × 1/3)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 발생일인 2016. 10. 10.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0. 5. 29.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판사 윤명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