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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18.5.24. 선고 2017누86004 판결
산재보험요양결정취소처분취소및부당이득징수처분취소
사건

2017누86004 산재보험요양결정취소처분취소및부당이득징수처분

취소

원고, 항소인

A

피고, 피항소인

근로복지공단

제1심판결

서울행정법원 2016. 11. 17. 선고 2015구단62456 판결

환송전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7. 7. 18. 선고 2016누81712 판결

변론종결

2018. 4. 12.

판결선고

2018. 5. 24.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 제기 이후의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가 2015. 10. 28. 원고에게 한 산재보험 요양결정 취소처분 및 983,461,940원의 부당이득금 징수처분을 각 취소한다.

2. 항소취지

제1심 판결 중 다음에서 취소를 명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가 2015. 10. 28. 원고에게 한 산재보험 요양결정 취소처분 및 별지 내역 기재 합계 263,785,960원의 부당이득금 징수처분을 각 취소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피고가 2015. 10. 28. 원고에게 한 산재보험 요양결정 취소처분(이하 '이 사건 요양결정 취소처분'이라 한다) 및 부당이득금 983,461,940원의 징수처분의 취소를 구하였는데, 제1심 법원은 이 사건 소 중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피고가 직권으로 감액처리 한 713,996,560원의 부당이득금 징수처분 부분을 각하하고, 소멸시효가 완성된 것으로 확인된 5,679,420원의 부당이득금 징수처분 부분에 대한 원고의 청구는 인용하였으며, 나머지 263,785,960원의 부당이득금 징수처분 부분(그 부당이득금의 구체적인 내역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이하 '이 사건 징수처분'이라 한다) 및 이 사건 요양결정 취소처분에 대한 청구를 기각하였다.

이에 원고만이 이 사건 요양결정 취소처분 및 이 사건 징수처분에 대한 부분에 불복하여 항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원고가 항소한 위 부분에 한정된다.

2.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04. 1. 5. 피고에게, 원고가 B 소속 근로자로 근무하던 중 2003. 5. 1. 15:00경 익산시 C 소재 주식회사 D(이하 'D'이라 한다)에 출장하여 세금계산서를 전해주고 외부 계단으로 내려오다가 넘어지는 사고(이하 원고가 주장하는 위 사고를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를 당하여 '마미총증후군, 하지마비, 제12흉추 분쇄골절 등'(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을 입었으므로 이 사건 상병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요양급여신청을 하여, 그 무렵 피고로부터 요양결정을 받고 2004. 4.부터 2015. 10.까지 합계 491,730,970원의 보험급여를 지급받았다.

나. 피고는 2015. 10. 28. 원고에게, 원고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친구와 장난치던 중에 학교 계단에서 넘어진 사적인 사고를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 이 사건 사고로 조작하고, 위 사고 당시 원고는 E의 대표자로 사업자등록이 되어 있었음에도 원고의 어머니인 G이 운영하는 B에 소속된 근로자로 조작하여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는 이유로, 위 요양결정을 취소하고 이미 지급된 보험급여 총액의 2배에 해당하는 983,461,940원에 대한 부당이득 징수처분을 하였다.

다. 피고는 2016. 6. 14.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위 징수처분 중 713,996,560원을 감액 처리하였고, 제1심 판결 선고 이후 추가로 5,679,420원을 감액 처리하였다(감액 이후 남은 263,785,960원에 대한 부당이득금 징수처분 부분이 이 사건 징수처분에 해당한다).

라. 한편, 피고는 전주지방검찰청에 원고와 원고의 어머니인 G, 동생인 K에 대하여 사기 및 산업재해보상보험법위반의 점으로 진정하였고, 이에 대해 전주지방검찰청은 2016. 3. 7. 증거부족을 이유로 혐의없음으로 내사종결 처리하였다.

[인정근거] 갑1, 2, 4, 5호증, 을3, 1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3. 관련 법령

제84조(부당이득의 징수)

① 공단은 보험급여를 받은 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그 급여액에 해당하는 금액(제1호의 경우에는 그 급여액의 2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징수하여야 한다. 이 경우 공단이 제90조제2항에 따라 국민건강보험공단등에 청구하여 받은 금액은 징수할 금액에서 제외한다.

1.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은 경우

4.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03. 5. 1. B에 소속된 근로자로서 거래처에 출장을 갔다가 계단으로 내려 오던 중 넘어져 이 사건 상병을 입었고 이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피고의 이 사건 요양결정 취소처분 및 이 사건 징수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5. 판단

가. 원고가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동법상의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를 말한다고 규정하는 외에 다른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므로 보험급여 대상자인 근로자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고, 그 해당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그리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7두9471 판결 참조).

2) 판단

가) 갑5, 6, 8, 9, 12 내지 14, 16, 18호증, 을2 내지 6, 12, 1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원고는 B의 사업주인 G의 아들로서 어머니와 생계를 같이 하면서 1994. 3. 2. H대학교에 입학하여 가사휴학과 복학을 반복하다가 2004. 12. 15. 자퇴하였고, 2003. 5. 경에는 가사휴학 중이었다.

② B은 일정 수수료만 받고 화물운송을 알선하는 업체로서, 원고는 학교를 다니지 않는 동안에 B에서 경리업무를 담당하면서 세금계산서, 거래명세서, 인수증 등을 정리한 후 이를 거래처에 전달하는 일을 하였고, 원고가 병원에 입원한 2003. 5.경 이후에는 동생인 K가 원고가 하던 업무를 이어받아 대신하였다.

③ 1997. 8. 8. G을 대표자로 하는 E이 설립되어 사업자등록을 마쳤으나 실질적으로는 남편 J와 함께 영업을 하였고, 그 후 2001. 9. 3. 원고를 대표자로 하여 E이라는 상호로 새로 사업자등록을 하는 한편 2001. 9. 30. G이 대표자로 되어 있는 E을 폐업하였으나, 그 후로도 거래업체들은 G 명의의 계좌로 금전거래를 계속하였다.

④ 피고의 직원이 2004. 1. 27. 작성한 조사복명서에는 '원고가 2000. 2. 29. 사업개시일부터 재해일까지 경리업무를 하였고, 임금은 매월 일정액을 지급받았으며, B은 당연가입 사업장에 해당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⑤ 한편, 세무당국의 근로소득자료상 2000년부터 2003년까지의 과세기간에 B에서 원고의 근로소득을 신고한 자료는 없는 반면, 2001년부터 2004년까지의 과세기간에 E에서 원고의 근로소득을 신고한 자료는 있다.

나) 위 인정사실에 나타난 원고와 B 사업주 사이의 관계, 원고의 당시 사회 · 경제적 지위, E의 설립 경위 및 거래 방식, 피고 직원이 작성한 조사복명서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형식적으로는 원고가 E의 대표자로 등록되어 소득을 얻은 것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원고의 부모가 이를 운영하면서 그 대표자 명의만 원고로 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는 부모가 운영하는 B에서 경리업무를 담당하면서 대가를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원고는 B의 사업주인 G과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면서 임금을 받았으므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B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거나 그로부터 임금을 지급받았다는 객관적인 자료가 없으며, 세무당국에 신고된 원고의 근로소득자료나 원고에 대한 전북대학교병원 진료기록의 직업란에도 E만 나타난다는 점 등을 들어 원고를 B의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기존 요양급여 결정 이후 이미 상당한 시간이 지난 상태에서 당시 원고의 근로계약서나 임금과 관련한 자료의 제출을 기대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피고가 지적하는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B에 소속된 근로자라는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이 사건 상병이 업무상 재해로 인하여 발생한 것인지 여부

1) 인정 사실

가) 원고는 2003. 5. 1. 16:00경 전북대학교병원에 도착하여 입원하였고(원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사고 발생시간은 2003. 5. 1. 15:00경이다), 2003. 8. 2. 퇴원하였다.

나) 원고에 대한 전북대학교병원의 응급센터 경과일지에는 'Drunken state1)에서 계단에서 발에 걸려 넘어졌다고 함', 환자간호력에는 '술 취한 상태로 계단(3m) 높이에서 떨어짐'이라고 각 기재되어 있고, 2003. 5. 27.자 전북대학교병원의 재활의학과 입원환자기록지에는 '학교 계단에서 굴러'라고, 재활의학과 퇴원 요약지에는 '학교 계단에서 slip down'이라고 각 기재되어 있으며, 2004. 2. 3.자 분당제생병원의 의무기록에는 '대학원 공부 중 계단에서 굴러 떨어짐'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다) 피고 소속 조사관이 E의 화물기사와의 대화내용을 녹취한 기록에는 "원고가 친구들과 장난치다가 친구가 원고를 밀었는데 허리가 끊어져서 기절했는데 바로만 갔어도, 병원 갔어도 어쩌고 그 말만 했죠"라고 기재되어 있다.

라) 2003. 12.경 원고의 보험회사에 제출된 원고 본인의 서명이 기재되어 있는 피보험자 확인서(갑5호증의9)에는 "D 철제계단을 올라가는 와중에 발을 헛디뎌 허리부터 떨어졌고, 본인이 핸드폰으로 동생에게 전화하여 동생의 승용차를 이용해 전북대 병원 응급실을 내원하게 되었다"고 기재되어 있는 반면, 원고의 동생 K가 작성하여 2004. 1. 5. 제출한 산업재해보상보험 요양신청서(을3호증의1)에는 "원고가 계단에서 넘어져서 쓰러져 있는 것을 D의 직원이 발견하여 119를 이용하여 전북대학교 병원 응급실에 후송되었다"고 기재되어 있다.

마) D의 근로자로서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 현장에 있었다고 주장하는 M의 서명이 되어 있는 2003. 12. 24.자 목격자 확인서에는 '원고가 오후 3~4시 정도에 화물인수증을 사무실에 갖다 주고 바로 내려갔고, 몇 초 있다가 쿵소리가 났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업무를 계속하다가 약 5분 후 출고 업무 관계로 문을 열고 나가는 순간 원고가 계단 맨 밑에 쓰러져 앉은 채로 계단 옆 지지대를 붙잡고 있었으며, 상황을 물어보니 맨 위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 굴러 떨어졌다라고 하였다'는 취지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위 M은 이 법정에서도 "사고 당일 원고가 D 2층 사무실에서 인수증을 전달하고 나갔는데, 밖에서 '악' 소리와 '쿵' 소리가 나기에 나가보니 원고가 넘어져 계단을 잡고 있었고, 원고의 부탁으로 B에 전화했더니 K가 왔으며, K와 같이 원고를 승용차에 태워 보냈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인정근거] 갑5 내지 9, 11, 14호증, 을1 내지 4, 9, 12, 14호증의 각 기재, 당심 증인M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D 사업장에서 B의 근로자로서 그 업무를 수행하다가 이 사건 사고를 당한 것이 아니거나 그러한 사고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이 거짓으로 요양급여를 신청하여 이에 상응하는 요양급여를 받았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러한 거짓청구를 이유로 내려진 이 사건 요양결정 취소처분 및 이 사건 징수처분은 적법하다.

가) 의료인이 작성하는 진료기록부, 조산기록부, 간호기록부, 그 밖의 진료에 관한 기록(이하 '진료기록부 등'이라고 한다)은 위 · 변조 또는 허위 기재의 가능성을 전혀 부정할 수는 없으나, 법령에 따라 의료진이 의무적으로 작성 · 보존하여야 하는 문서이고(의료법 제22조 참조), 허위의 내용을 기재한 경우에는 자격정지처분을 받거나(같은 법 제66조 제1항 제3호 참조), 형사처벌을 받게 될 수 있다(같은 법 제88조 제1호 참조).

계단에서 떨어지는 사고로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의 경우에 사고 장소가 어디인지(특히 이 사건처럼 그 계단이 학교의 계단인지 아니면 사업장의 계단인지)는 환자 측의 진술 없이는 의료진이 알 수 없는 사항으로서, 경험칙상 이 사건 사고 당시 원고를 진료한 의료인이 자신과 별다른 이해관계도 없는 사고 장소와 같은 사항을 위와 같은 행정적 제재처분이나 형사처벌의 위험을 감수하고 원고 측이 진술한 내용과 다르게 기재하거나 원고 측 진술이 없었음에도 임의로 사고 장소를 학교라고 기재하였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 또한 원고 측이 전북대학교병원 등에 내원하였을 때 의료진에게, 사실은 D 사업장에서 사고를 당하였으면서도 학교 계단에서 사고를 당하였다고 허위로 진술할 이유를 찾기도 어렵다.

이와 같은 진료기록부 등의 작성 과정과 기재 내용, 이 사건 사고를 둘러싼 정황 등에 비추어 보면, 사고 장소가 '학교 계단'이라고 하는 위 진료기록부 등의 기재는 원고 측의 진술 내용을 그대로 기재한 것으로서, 실제 사고 장소가 학교 계단이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의 경위와 그 후속 조치에 대한 원고측의 주장이 일관되지 않고 당심 증인 M의 증언과도 일치하지 않는데, 계단을 오르다가 사고가 났는지 또는 내려가다가 사고가 났는지 여부, 사고 후 119 응급차량을 통해 병원으로 이송되었는지 또는 개인 차량을 통해 이송되었는지 여부 등 그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단순히 사고 당시 경황이 없었다거나 그 이후 상당한 시간이 경과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착오 내지 착각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어서, D 사업장 계단에서 사고가 나서 이 사건 상병을 입었다는 원고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다) 당심 증인 M의 증언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 측의 진술과도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고, 그 증언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사고 이후 원고의 보험회사 직원으로부터 연락을 받을 때까지 원고나 원고의 가족으로부터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어떠한 연락도 받은 적이 없고 증인 스스로도 다른 직장 동료들에게 이야기조차 하지 않을 정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는 것인데, 제3자가 운영하는 사업장 계단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하였고 이로 인하여 수술 및 3개월 가량의 입원치료를 요하는 중상해를 당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고나 그 가족들이 구체적인 사고 경위나 사고 현장을 확인하기 위해서 찾아오거나 유일한 목격자인 M에게 연락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원고 혼자서 계단을 내려오다가 추락한 사고이므로 원고 측으로서는 계단이 미끄러웠거나 파손 등 구조적으로 잘못된 부분이 있어 그 사고 발생에 D의 책임은 없는지 확인해 볼 필요성이 충분히 있었고, 그 당시 원고의 집안 형편이 매우 어려웠다는 원고의 주장에 의한다면 더욱 더 그러하다).

이러한 점에서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가 이 사건 상병과 같은 중상해를 입었다는 취지의 위 증언이나 M의 수사기관 등에서의 진술 및 확인서의 내용은 그대로 믿기 어렵고, 사무실 계단에서 넘어지는 사고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는 D 직원의 확인서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원고의 위와 같은 주장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는 전혀 없다.

라) 사고 당시 피고 보상부 소속 담당 직원의 진술(갑5호증의4)에 의하면, 원고에 대한 요양급여결정 당시 원고 측의 주장과 M의 진술만을 근거로 업무상 재해 여부를 판단하였을 뿐, 의무기록을 입수하는 등 업무상 재해 여부 확인을 위한 직접적인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6. 결론

그렇다면,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재판장 판사 김주현

판사 민정석

판사 이호재

주석

1) 통상적으로 의료진이 단순히 냄새 등으로 환자에게 음주의 의심이 가는 경우에는 'alcoholic odor' 등으로 기재하는 반면, 'drunken state'는 혈액 채취 등의 검사는 거치지 않았지만 외관상 명백하게 술에 취한 상태인 경우 사용하는 표기로 보인다(을1호증의3 참조).

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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