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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7. 5. 17. 선고 2016두55049 판결
[증여세부과처분취소][미간행]
판시사항

비상장법인 갑 주식회사 또는 그 관계회사의 임원인 을 등이 갑 회사의 대주주인 병으로부터 갑 회사의 주권미발행 주식을 각기 다른 사람의 명의로 매수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관할 세무서장이 명의신탁재산 증여의제 규정인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1조의2 제1항 에 따라 을 등을 연대납세의무자로 지정하여 증여세를 부과한 사안에서, 제반 사정들을 보면 갑 회사의 주주명부가 존재함에도 제출을 거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드는데도 갑 회사의 주주명부의 존재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과세처분이 위법하다고 본 원심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1 외 2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유철형 외 2인)

피고, 상고인

구로세무서장 외 2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의 판단

가.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1) 원고들은 2003. 12.경 비상장법인인 주식회사 석영브라이스톤(이하 ‘소외 회사’라고 한다)의 주주 소외 1로부터 소외 회사의 주식을 각기 소외 2, 소외 3, 소외 4 등의 명의로 매수하였다(이하 ‘이 사건 주식거래’라고 한다). 그리하여 소외 회사는 2004. 3. 30. 강남세무서에 2003 사업연도 법인세 과세표준을 신고하면서 그 부속서류로서 이 사건 주식거래 등이 기재된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를 제출하였다.

(2) 서울지방국세청장은 2014. 6.경 소외 회사에 대한 법인세통합조사 및 주식변동조사를 실시한 결과, 원고들이 위와 같이 다른 사람의 명의로 주식을 취득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증여로 의제하여 피고들에게 세무조사결과를 통보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들은 2014. 9. 14. 및 2014. 10. 1. 해당 원고들을 연대납세의무자로 지정하여 각 증여세를 부과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나. 그런 다음 원심은, ① 2003. 12. 30. 법률 제7010호로 개정되어 2004. 1. 1. 시행된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하 ‘상증세법’이라고 한다) 제45조의2 제3항 은 ‘명의신탁재산의 증여의제’에 관한 같은 조 제1항 의 규정을 적용함에 있어서 주주명부가 작성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법인세법 제109조 제1항 제119조 의 규정에 의하여 납세지 관할 세무서장에게 제출한 주주 등에 관한 서류 및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에 의하여 명의개서 여부를 판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위 조항은 그 시행일 이전에 납세의무가 성립한 이 사건 주식거래에 소급하여 적용할 수 없으므로, 위 조항이 적용됨을 전제로 한 피고들의 주위적 처분사유는 위법하고, ② 구 상증세법(2003. 12. 30. 법률 제70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1조의2 제1항 은 타인 명의로 주주명부에 명의개서를 한 주식에 대해서는 그 명의개서를 한 날에 명의자가 실제소유자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 사건 주식거래일 이후 피고들이 증여일이라고 주장하는 2005. 1. 1.까지 소외 회사의 주주명부가 존재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므로, 위 조항이 적용됨을 전제로 한 피고들의 예비적 처분사유도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가.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소외 회사는 1990. 12. 14. 설립된 비상장법인으로서 설립 당시에는 대주주와 그 가족이 발행주식의 전부를 소유하였으나, 이후 합병, 유상증자, 주식양수도 등을 거쳐 이 사건 주식거래 당시에는 이미 대주주와 친족관계에 있지 아니한 주주들이 존재하였다. 원고들 역시 소외 회사 또는 그 관계회사의 임원으로서 대주주인 소외 1(당시 보유주식 총 32,000주, 지분율 16%)로부터 소외 회사의 주권미발행 주식을, 원고 1은 소외 2의 명의로 4,690만 원에 1,340주, 원고 2는 소외 3의 명의로 1억 7,500만 원에 5,000주(그중 1,000주는 소외 3이 실제 매수하여 명의신탁한 주식은 4,000주이다), 원고 3은 소외 4의 명의로 2억 6,810만 원에 7,660주를 각 매수하였다.

(2) 소외 회사는 이 사건 주식거래가 있었던 2003년부터 2009년까지 매년 7억 원씩의 현금배당(합계 49억 원)을 실시하였는데, 현금배당에 따른 소득세 원천징수의무를 수행하면서 각 주주의 성명과 주소, 주민등록번호, 보유 주식의 수 등을 기재한 서류를 작성하였다. 소외 회사는 2004. 3.에는 이 사건 주식거래가 기재된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를 세무서에 제출한 적이 있고, 2014. 11.에는 유상감자로 인한 자본금 감소의 변경등기를 하면서 임시주주총회결의일 및 유상감자 직후의 주주명부를 공증인을 통하여 등기관에게 제출한 적도 있다. 그리고 소외 회사 임원의 컴퓨터에 보관되어 있던 ‘주식이동현황’이라는 제목의 문서에는 소외 회사의 설립 이후 이 사건 주식거래에 이르기까지 각 주주의 주식 수, 취득연월일, 취득사유, 지분율 등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나. 이러한 사실관계를 토대로 원심판결 이유를 살펴본다.

(1) 소외 회사는 1990년 설립된 이래 1999. 12., 2000. 7. 등 이 사건 주식거래 이전에 여러 차례에 걸쳐 유상증자를 실시하였고, 이미 대주주와 친족관계에 있지 아니한 주주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상법상 주식회사가 유상증자를 실시할 때에는 일정한 날을 정하여 그 날에 주주명부에 기재된 주주가 신주인수권을 가진다는 뜻을 공고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상법 제418조 제3항 ), 유상증자 등에 의해 주식회사의 자본금이 변경되어 법인등기변경신청을 할 때에는 주주총회의사록과 주주명부를 첨부하여 공증을 받는 것이 통례인데, 대주주와 친족관계에 있지 아니한 주주들이 상당수 존재하는 소외 회사가 주주명부의 존재를 전제로 규정되어 있는 절차들을 밟지 않았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또한 소외 회사가 2014년에 유상감자로 인한 자본금 감소의 변경등기를 하면서 유상감자 직후의 주주명부를 제출하였던 사실이 원심의 심리과정에서 확인되기도 하였는데, 원고는 그때에서야 주주명부를 작성하게 된 경위에 관하여 설득력 있게 밝히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외 회사가 설립 후 24년간 주주명부를 작성하지 않고 있다가 2014년에 이르러 비로소 주주명부를 작성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2) 주식회사는 주식을 발행한 때에는 주주명부에 주주의 성명과 주소, 각 주주가 가진 주식의 종류와 그 수 등의 사항을 기재하여야 한다( 상법 제352조 제1항 ). 또한 주식회사가 배당을 할 때에는 일정한 기간 주주명부의 기재변경을 정지하거나 일정한 날을 기준으로 주주명부에 기재된 주주를 권리자로 정하는 절차를 밟는다( 상법 제354조 제1항 ). 세법상으로도 내국법인은 주주의 성명·주소 등이 적힌 주주명부를 작성하여 갖추어 두어야 할 의무가 있다( 법인세법 제118조 ). 대주주 또는 그의 가족들이 발행주식 전부를 보유하고 있는 이른바 1인 회사 또는 가족회사의 경우에는 위와 같은 상법 및 세법의 규정에 불구하고 주주명부를 작성·비치할 현실적 필요성이 낮아 이를 지키지 않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소외 회사는 이 사건 주식 거래 당시 그러한 가족회사가 아니었다. 소외 회사는 이 사건 주식거래 직후인 2003년부터 2009년까지 매년 7억 원씩 합계 49억 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하였고, 현금배당에 따른 소득세 원천징수의무를 수행하면서 각 주주의 성명과 주소, 주민등록번호, 보유 주식의 수 등을 기재한 서류를 매번 정확히 작성하였으며, ‘주식이동현황’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작성·관리하면서 설립 이후부터 이 사건 주식거래에 이르기까지 각 주주의 주식 수, 취득연월일, 취득사유, 지분율 등을 상세히 기록하여 왔다. 이와 같은 제반 사정들을 보면 소외 회사는 주주명부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그 제출을 거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

다. 그런데도 원심은 소외 회사가 주주명부의 작성·비치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데에 어떠한 사정이 있는지 등을 살펴보지 아니한 채 만연히 소외 회사 주주명부의 존재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들의 예비적 처분사유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주주명부가 작성되지 아니하였음을 전제로 한 주위적 처분사유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병대(재판장) 박보영 권순일(주심) 김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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