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6고합1253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피고인
A
검사
이치현(기소), 이용균(공판)
변호인
변호사 B,C
판결선고
2018. 1. 26.
주문
피고인을 징역 2년에 처한다.
이유
범죄사실
피고인은 영화제작업체인 주식회사 D의 실운영자이다.
피고인은 2013. 7. 8.경 서울 관악구 E빌딩에 있는 위 D 사무실에서 피해자 F에게 "영화 'G 제작에 50억 원이 필요한데, 40억 원은 이미 투자가 확정되었다. 10억 원을 투자하면 바로 영화 제작을 시작할 것이고, 투자금은 영화 제작비로만 사용할 것이며, 영화를 제작하여 원금과 수익금을 지급하겠다" 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1) 그러나 피고인은 다른 투자자들로부터 40억 원을 투자받은 사실이 없어 피해자가 10억 원을 투자하더라도 'G' 영화 제작을 시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피해자의 투자금 중 일부를 파주 소재 J 분양사업 투자금, 피고인이 총재로 있는 K 홍보비 등으로 지출할 예정이었으므로, 위 영화를 제작하여 피해자에게 그 원금과 수익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13. 7. 8. 피고인의 딸 L 명의 국민은행 계좌(계좌번호 M)로 5억 원, 2013. 8. 5. 주식회사 D 명의 국민은행 계좌(계좌번호 N)로 5억 원을 각각 송금받아 합계 10억 원을 편취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F, O, P의 각 법정진술
1. A 발신 이메일(2013. 7. 5.), 영화제작부분 투자계약서, 유동성 상세거래내역조회, 영화제작부분 추가투자계약서, 금전소비대차계약 공정증서, 피고인 운영 단체 간판 사진, 영화 'G' 제작기획서, 영화 'G' 대본, 공정증서(2014. 10. 14.), G 제작기획서, 영화 'G' 공동제작 합의각서(2014. 6. 5.), 각 이메일(2013. 12. 2., 2014. 3. 29., 2014. 4. 4., 2014. 4. 10.), 유동성 거래내역조회(F), 예금거래내역(A), 상가주택 매매계약 서(Q빌딩), 본인금융거래(L), 국민은행(법인) 계좌 정리내역, IBK 기업은행(법인) 계좌 정리내역, 농협(공직자우대) 개인 계좌 정리내역, 계좌거래내역(국민, ㈜D), 통장 사본(D)
1. 각 수사보고(참고인 R 전화조사, 피의자 10억 원 집행내역 정리자료 제출)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1. 작량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유죄 판단의 근거
1. 피고인의 주장 요지
피고인이 영화 제작을 위해 피해자로부터 10억 원을 투자받는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영화 제작비 50억 원 중 40억 원이 이미 확보되어 있다거나 원금과 수익금으로 일정액을 지급하겠다고 말한 사실은 없고, 피해자가 투자한 10억 원은 모두 영화 제작을 위해 사용되었으며, 피고인도 11억 원 이상을 영화 제작에 투입하고 현재 다른 투자자를 확보하여 영화를 제작하고 있으므로, 피고인이 편취할 의사로 피해자로부터 투자금을 받은 것이 아니다.
2. 관련 법리
사기죄의 요건으로서의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 있어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관한 허위표시임을 요하지 아니하고,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하여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므로, 거래의 상대방이 일정한 사정에 관한 고지를 받았더라면 당해 거래에 임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라는 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거래로 인하여 재물을 수취하는 자에게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사전에 상대방에게 그와 같은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고지하지 아니한 것은 고지할 사실을 묵비함으로써 상대방을 기망한 것이 되어 사기죄를 구성한다(대법원 2004. 4. 9. 선고 2003도7828 판결 등 참조).
3. 판단
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여러 증거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알 수 있다.
1) 피고인의 투자 유치 과정
피고인은 대한민국 독도에서 서식하는 S을 소재로 한 영화 'G'(이하 '이 사건 영화'라 한다)를 제작하기로 하고 2013. 1.경 미국에서 활동하는 영화감독 0을 감독으로, 2013. 3.경 P을 프로듀서로 각 고용하였다. 피고인은 과 함께 2013. 1.경부터 투자를 유치하려 하였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여 O, P에게 급여도 지급하지 못하던 중 2013. 6.경 알게 된 피해자에게 이 사건 영화 제작에 투자를 권유하였고, 0도 피고인을 거들어 피해자를 설득하였다.
2) 투자금 40억 원의 확보 관련
가) 피고인과 피해자는 수차례의 조율을 거쳐 2013. 7.경 '영화제작부분 투자계 약'(이하 '이 사건 투자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계약서에는 '피고인이 2013. 7. 현재 순 제작비 50억 원 중 나머지 40억 원에 대한 투자자의 투자금 집행이 예정되어 있음을 진술보증한다'는 것이 명시되어 있다(증거기록 22쪽), 피해자는 '피고인이 이 사건 영화 제작을 위해 40억 원의 투자금이 확보된 상태이고 곧 집행될 것처럼 말하여 10억 원만 투자하면 곧바로 영화가 제작된다고 믿었다'라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고, 0도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돈 걱정은 말라고 하였기 때문에 피해자에게 40억 원의 투자금이 확보되었다고 말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이 증인신문 녹취서 26~27쪽). 그러나 당시 피고인은 피해자가 투자하기로 한 10억 원 외에 다른 투자금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었다.
나) 이 사건 영화의 총 제작비는 최초에 50억 원이었는데 시나리오 수정 등을 거치며 70억 원으로 증가하였고, 이와 같이 제작 규모가 커짐에 따라 피해자로부터 투자받은 10억 원으로는 사전작업(크랭크인 단계 이전까지의 영화 촬영을 위한 준비) 정도만 할 수 있었을 뿐 크랭크인 단계(영화 촬영을 개시하는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적어도 30억 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였다.
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10억 원을 송금받은 후 이 사건 투자계약서를 소급하여 작성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는 데 반해,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이 사건 투자계약서에 직접 서명하고 일본으로 출국하면서 5억 원을 송금한 2013. 7. 8.을 계약날짜로 정한 것으로 기억한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F 증인신문 녹취서 16쪽), 피해자가 40억 원의 투자금이 확보되었다고 믿고 투자를 결정한 이상 10억 원 송금과 이 사건 투자계약서 작성의 선후관계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3) 투자금의 사용처
가)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10억 원을 투자받은 후 영화 제작진을 채용하고 시나리오를 수정하는 등 사전작업을 진행하였다. 10억 원 중 약 3억 4,000만 원이 사전 작업에 필요한 제작부, 연출부, 미술팀 등 스탭의 인건비, 시나리오 작가 원고료 등에 지출되었다.
나) 한편 피고인은 위 10억 원 중 일부를 자신 명의의 농협 계좌로 이체하여 이 사건 영화 제작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분양업체 T의 J 홍보비(피고인도 T로부터 이 사건 영화 제작에 투자를 받지 못하였음을 인정하고 있다)와 주식회사 D의 사무실 임대료, 피고인이 발간하는 종합문예지 'U'의 책자 인쇄비 등으로 사용하였고, 위와 같은 투자금의 지출 계획을 피해자에게 사전에 알려주거나 양해를 구한 사실이 없다.
다) 이 사건 투자계약서에는 이 사건 영화의 기획, 제작, 완성에 필요한 금액을 순 제작비로 정의하면서, 총 제작비는 순 제작비와 P&A;(프린트비, 심의비, 광고 · 홍보물 제작비 등 이 사건 영화의 개봉, 배급과 관련하여 광고, 홍보에 소요되는 금액)를 포함한 금액을 의미한다고 규정하여, 순 제작비와 총 제작비를 구분하고 있다(제3조). 또한 이 사건 영화의 순 제작비는 50억 원으로 정하고, 피해자의 투자지분율은 순 제작비의 20%로 인정되며, 투자금 10억 원은 이 사건 영화 제작비 지급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사용될 수 없도록 명시하고 있다(제4조).
나.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는 피고인이 추진하던 V사업 전반에 투자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영화의 제작에만 투자하여 수익금을 받으려 한 것이고,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이 사건 영화 제작의 진행 상황, 다른 투자금의 확보 여부 등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고 투자금을 받았으므로 적어도 미필적인 편취 범의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다만,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건넨 제작기획서에 'H, I 등 유명 배우가 캐스 팅될 예정'이라는 기재가 있으나(증거기록 51쪽), 위 제작기획서는 출연배우가 변경될 가능성이 다분한 '계획안'에 불과하고, 피고인과 0이 피해자에게 출연배우가 확정되었다고 말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인이 출연배우 캐스팅에 관하여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양형의 이유
1. 양형기준상 권고형의 범위
[유형의 결정] 사기 > 일반사기 > 제3유형(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
[특별양형인자] 감경요소 : 미필적 고의로 기망행위를 저지른 경우
[권고형의 범위] 징역 1년 6월 ~ 4년(감경영역)
2. 선고형의 결정이 사건 범행은 영화제작업체 대표인 피고인이 독도 관련 영화 제작에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마치 대부분의 투자금이 확보되어 곧 영화를 제작할 수 있을 것처럼 기망하여 10억 원의 투자를 받은 것이다. 현재까지 후속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아 이 사건 영화는 촬영을 시작하지도 못하고 있고, 이에 따른 피해가 전혀 회복되지 않아 상당 기간의 실형이 불가피하다.
다만 피고인은 영화를 처음 제작하면서 투자 유치 내지 자금 조달을 안이하게 생각한 나머지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측면이 있고, 위 10억 원을 투자받기 전부터 이 사건 영화 제작을 위해 자신의 자금을 투입해 온 것으로 보이며, 피해자에게 위 10억 원을 차용금으로 인정하며 이를 변제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고,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다.
이러한 여러 정상과 더불어 피고인의 연령, 성행과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결과, 피해
자에 대한 관계,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양형기준상 권고형의 범위 안에서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재판장판사조의연
판사성재민
판사이지수
주석
1) 공소사실은 'H, I 등의 유명 배우가 출연하기로 결정되었다'는 취지로 말하였다는 것도 피고인의 구체적인 기망행위 내용에
포함시키고 있으나,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인이 출연배우 캐스팅에 관하여 피해자를 기망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은 범죄사실에서 제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