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관세법위반의 공소사실(스테인레스 스틸 분철을 면허 없이 수출한 사실)에 관하여 채증법칙위배 및 심리미진의 위법을 저질렀다고 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관세법위반의 공소사실(스테인레스 스틸 분철을 면허 없이 수출한 사실)에 관하여 채증법칙위배 및 심리미진의 위법을 저질렀다고 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참조조문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은 스테인레스 스틸 스크랩(STAINLESS STEEL SCRAP)은 이를 일본국으로 수출하려면 상공부 수출입기별공고 총칙규정에 의거 한국금속양식기수출협회의 추천을 받아야만 하는 수출제한승인품목인데 피고인으로서는 사실상 그 추천을 받을 수 없게 되자 위 물품을 수출자동승인품목인 니켈 알로이드 스크랩(NICKEL ALLOYED SCRAP)으로 위장 수출하기로 마음 먹고, 부산은행장으로부터 니켈 알로이드 스크랩 400톤의 수출승인을 받은 후 1987.7.31. 및 같은 해 8.10. 두차례에 걸쳐 합계 65.75톤의 스테인레스 스틸 스크랩을 각 니켈 알로이드 스크랩인 것처럼 위장 신고하여 수출면허를 얻어 일본국으로 무면허 수출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합계 65.75톤의 스테인레스 스틸 분철을 니켈 알로이드 스크랩으로 수출승인을 받아 일본국으로 수출한 사실 및 스테인레스 스틸 스크랩은 공소사실과 같이 관세법상 수출제한승인품목으로 분류되어 있는 사실을 확정한 다음, 피고인이 수출한 스테인레스 스틸 분철이 관세법상 수출제한품목으로 분류된 스테인레스 스틸 스크랩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그에 부합하는 증거들을 배척하고, 86년도 하반기, 87년도 상반기 관세율과 수출입요령 사본의 기재에 의하면, 관세법상 수출제한승인품목으로 분류된 스테인레스 스틸 스크랩은 금속의 재생용 또는 화학품의 제조용에만 적합한 금속의 스크랩만을 뜻하는 것임이 인정되는데 그 채택증거에 의하면, 스테인레스 스틸 스크랩이라고 함은 제작자가 스테인레스 스틸 원판을 재료로 하여 그 제작목적에 맞는 가공작업을 할 경우 그 가공작업 후 자연적으로 남게 되는 원형이 보존된 상태의 자투리 부분으로서 이를 이용하여 금속의 재생 또는 화장품의 제조 등 그 재활용이 가능한 것만을 뜻하는 것으로 인정되는데 반하여, 피고인이 수출한 스테인레스 스틸 분철은 스틸 원판을 선반 등 공작기계로 구멍을 뚫는 등의 가공작업을 할 경우 자연적으로 산출되게 마련인 길고 꼬불꼬불하며 가느다란 철사모양 또는 깎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쇠가루인 분말형태의 부스러기로서 관련 업계에서는 스테인레스 스틸 터닝 웨이스트(STAINLESS STEEL TURNING WASTE) 또는 스테인레스 스틸 칩(STAINLESS STEEL CHIP)이라는 용어로 통용되고 있으며, 이와 같은 스테인레스 스틸 분철은 이를 수집, 산적하더라도 그 원판의 종류나 재질을 구별할 수 없고, 생성과정에서 고열의 열손상을 입어 그 구성성분이 파괴된 상태로 산출되기도 하는 등 재질상의 문제로 이를 용해하더라도 국내에서는그 재생이 불가능하였을 뿐만 아니라 당시의 국내 기술수준으로는 그 어떤 용도로도 이를 재활용하여 사용할 수 없었던 관계로 산업폐기물로 처리하여 폐기처분하는 실정에 있었던 사실이 인정되므로 스테인레스 스틸 분철은 관세법상 수출제한승인품목으로 분류된 스테인레스 스틸 스크랩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이를 면허없이 수출하였다 하더라도 죄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죄를 선고한 제1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요컨대, 원심은 피고인이 수출한 물품은 스테인레스 스틸 분철로서 이는 관세법상 수출제한승인품목으로 분류된 스테인레스 스틸 스크랩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것이다. 그러나 원심이 채택한 86년도 하반기, 87년도 상반기 관세율과 수출입요령 사본의 기재에 의하면, 스테인레스 스틸의 웨이스트와 스크랩을 일본지역으로 수출하려면 한국금속양식기수출협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며, 여기에서 웨이스트와 스크랩이라 함은 금속의 재생용 또는 화학품의 제조용에만 적합한 금속의 웨이스트와 스크랩을 말한다고 규정함으로써 스테인레스 스틸의 웨이스트와 스크랩은 이를 구별하지 아니하고 금속의 재생용 또는 화학품의 제조용에 사용될 수 있는 것이기만 하면 양자 모두 수출제한승인품목으로 분류하고 있음이 명백하므로 공소장에는 피고인이 수출한 이 사건 물품이 스테인레스 스틸 스크랩에 해당되는 것임을 전제로 하고 있다 하더라도 스테인레스 스틸 스크랩과 웨이스트는 다같은 수출제한승인품목으로서 그 물질의 성상에 차이가 있음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피고인이 수출한 물품이 수출제한승인품목에 해당되지 않는 것이라고 인정하려면 그것이 스테인레스 스틸 스크랩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나아가 또 다른 형태의 수출제한승인품목인 스테인레스 스틸 웨이스트에도 해당되지 않는 것이라고 인정되어야만 할 것이다.
그런데 원심은 피고인이 수출한 이 사건 스테인레스 스틸 분철이 관련업계에서는 스테인레스 스틸 터닝 웨이스트 또는 스테인레스 스틸 칩이라고 불리워지고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이 스테인레스 스틸 스크랩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관하여서만 심리판단하였을 뿐 스테인레스 스틸 웨이스트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관하여서는 전혀 심리판단하지 아니하였으니 이는 위법인 처사라 할 것이다.
나아가 원심은 이 사건 스테인레스 스틸 분철은 국내에서 이를 재활용하여 사용할 수 없었던 관계로 산업폐기물로 처리하여 폐기처분하는 실정에 있었다고하면서 그 사유로서 스테인레스 스틸 분철은 이를 수집, 산적하더라도 그 원판의 종류나 재질을 구별할 수 없으며, 가사 그 구별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그 발생과정에서 입게 되는 고열의 열손상으로 인하여 그 조성성분이 파괴된 상태로 산출되기도 한다는 점을 들고 있으나 이는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수출한 이 사건 스테인레스 스틸분철은 30여종의 스테인레스 스틸 중 니켈의 함량이 9 내지 11퍼센트가 되는 것만을 골라 수출한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스테인레스 스틸 분철이라고 하여 그 원판의 종류나 재질을 구별할 수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고, 스테인레스 스틸 분철을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그 산출과정에서 발생되는 것보다도 더 높은 열을 가하여 이를 용해하는 것이 통상적인 방법이라 할 것이므로 그 산출과정에서 고열의 열손상을 입게 된다는 사정 때문에 그 재사용이 불가능하게 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아울러 제1심 증인 서석태의 증언에 의하면, 스테인레스 스틸 웨이스트와 스크랩의 공급이 국내의 수요에도 미치지 못하여 이를 외국으로부터 수입해야 하는 실정으로서 이들 물품의 수출을 제한하고 있는 이유는 국내의 수요에 충당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며, 제1심 증인 김종호의 증언에 의하면, 한국금속양식기수출협회에서는 스테인레스 스틸 분철도 모두 수출추천대상 품목에 포함시켜업무를 처리하고 있었다는 것이니, 이러한 점들까지 함께 고려한다면 쉽사리 스테인레스 스틸 분철이 국내에서 재사용할 수 없는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원심판결은 채증법칙을 위배하고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을 저질러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아니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있다.
이에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