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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부지방법원 2015. 7. 23. 선고 2013가합18859 판결
[손해배상(기)][미간행]
원고

원고 1 외 3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부천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이양원)

피고

서울특별시성동구도시관리공단 (소송대리인 변호사 조석현)

2015. 6. 25.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피고는 원고 4에게 322,811,200원, 원고 1, 원고 2, 원고 3에게 각 3,000,0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13. 7. 16.부터 이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원고 1, 원고 2는 부부이자 원고 3, 원고 4의 부모이다.

2) 피고는 서울특별시 성동구청장이 지정하는 체육시설의 관리 및 운영 등을 목적으로 하여 지방공기업법에 따라 설립된 법인으로, 서울 성동구 (주소 생략) 소재 ‘○○○ 야외 수영장’(이하 ‘이 사건 수영장’이라 한다)을 관리·운영하고 있다.

나. 이 사건 수영장의 운영 현황

1) 피고는 매년 하절기에 이 사건 수영장을 개장하는데, 2013년도에는 6월 22일부터 8월 25일까지 사이에 평일은 10:00부터 18:00까지, 주말 및 공휴일은 10:00부터 19:00까지 일반인들이 유료(성인 4,000원, 어린이 2,000원)로 이 사건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2) 이 사건 수영장의 수영조(수영조)는 바닥면적이 882㎡(= 42m × 21m)인데, 그 중 절반은 깊이 1.2m의 성인용 풀(pool)이고, 나머지 절반은 깊이 0.8m의 어린이용 풀이며, 어린이용 풀 옆에 미끄럼틀이 설치되어 있다.

3) 성인용 풀와 어린이용 풀은 수면 위에 떠있는 코스로프(course rope)로 구분되어 있는데, 코스로프의 양쪽 끝 부분에는 감시탑이 하나씩 세워져 있고, 수심을 나타내기 위해 어린이용 풀의 테두리 부분에 “0.8m”, 성인용 풀의 테두리 부분에 “1.2m”라고 각 표시되어 있으며, 그 앞에는 ‘키 재기 판’이 하나씩 세워져 있어 키가 130㎝ 미만인 어린이의 경우 보호자와 함께 입수하지 않는 한 성인용 풀에 들어갈 수 없도록 하였다.

4) 피고는 2013. 6.경 인명구조자격증 소지자들을 수상안전요원으로 채용하여 위 각 감시탑에 1명씩, 본부석(수영조로부터 3~4m 가량 떨어져 수영장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설치되어 있음) 쪽에 1명, 성인용 풀의 옆 부분에 1명, 미끄럼틀 부분에 2명을 각 배치하였다.

5) 피고는 매시 정각에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1~2분간의 안내방송 후 안전요원의 호루라기 소리에 따라 이용객들이 수영조에 입수하도록 하고, 매시 45~50분경 휴식시간임을 알리는 안내방송 후 안전요원의 호루라기 소리에 따라 이용객들을 수영조 밖으로 나오도록 하여 수영조를 점검하였다.

○ 수상안전요원은 정위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초등학교 이하 영, 유아를 동반하신 부모님께서는 아이가 혼자 수영하지 않도록 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음식물 등을 드시고 바로 수영장에 입장시 위험하오니, 충분히 휴식시간을 갖고 천천히 입장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 원고 4의 익수사고 발생

1) 원고 4는 2013. 7. 6. 15:30경 어머니인 원고 2와 누나인 원고 3, 그리고 이모인 소외 1과 함께 이 사건 수영장에 입장하였다. 원고 4는 2006. 11. 28.생으로 당시 만 6세 7개월 남짓 되었고, 키는 113㎝ 정도였다.

2) 원고 4는 원고 2, 원고 3과 함께 어린이용 풀에서 물놀이를 하다가 16:45경 수영조 밖으로 나와 간식을 먹으면서 쉰 다음, 17:00경 다시 물놀이를 하기 위해 혼자서 이 사건 수영조 쪽으로 뛰어갔다.

3) 17:00경 이 사건 수영장의 본부석에 배치되어 있는 총괄안전요원 소외 2가 위와 같은 안내방송을 한 후 17:01~17:02경 안전요원들의 호루라기 소리에 따라 이용객들이 입수하였고, 원고 4도 그 무렵 입수하였다.

4) 성명불상의 이용객은 17:05경 튜브 없이 성인용 풀에 빠져 의식을 잃은 원고 4를 발견하여 원고 4를 안고 성인용 풀 밖으로 나왔고, 이를 본 다른 이용객 소외 3이 곧바로 원고 4에 대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였다.

라. 이후의 경과

1) 17:06경 신고를 접수한 119구조대는 17:15경 이 사건 수영장에 도착하였고, 원고 4는 17:22경 한양대학교병원 응급실로 이송되었다.

2) 원고 4는 익수로 인한 무산소성 뇌손상을 입었고, 이후 지속적인 치료를 받았으나, 현재 사지마비, 양안실명 등의 상태이다.

[증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제2호증, 제3호증의 1, 을 제1호증의 1 내지 제2호증, 제22호증의 4, 8의 각 기재, 을 제5호증의 1 내지 제6호증의 4의 각 기재 및 영상, 이 법원의 강동경희대 병원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요지

피고는 이 사건 수영장 운영자로서 모든 이용객이 안전하게 수영할 수 있도록 필요한 안전조치를 다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는바, 이 사건 수영장의 성인용 풀과 어린이용 풀이 코스로프 하나로만 나뉘어져 있어 자칫 어린이가 성인용 풀에 잘못 입수할 경우 익수사고가 발생할 위험성이 크므로, 피고로서는 그 경계부분에 안전요원을 충분히 배치하여 구명조끼를 입지 않은 어린이가 성인용 풀에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는 한편, 잘못 들어간 어린이가 있을 경우 즉시 발견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여야 함에도, 코스로프 주변에 단 2명의 안전요원만을 배치하였고, 더욱이 원고 4의 익수사고 당시에는 감시탑 위에 아무도 없었다.

이 사건 수영장의 안전요원들은 안전요원으로서의 업무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하여 원고 4가 성인용 풀에 들어가는 것을 미처 발견하지 못함으로써 익수사고의 발생을 방지하지 못하였고, 사고 발생 이후에도 즉시 적절한 응급조치를 취하지 못함으로써 결국 원고 4로 하여금 뇌손상 등의 상해를 입게 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안전관리의무위반으로 인한 불법행위책임과 안전요원들의 주의의무위반으로 인한 사용자책임이 있는바, 원고들은 원고 4에 대한 신체감정결과에 따라 우선 향후 5년간의 손해배상금으로, ① 원고 4의 기왕치료비 27,784,774원, 향후치료비 101,274,712원, 보조구비용 6,058,785원, 개호비 179,645,730원의 합계금 314,764,001원 중 피고의 책임비율 80% 상당액인 251,811,200원과, ② 원고 4의 위자료 7,100만 원, 그리고 ③ 나머지 원고들의 위자료 각 300만 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3. 판단

가. 피고의 안전관리의무 위반 여부

살피건대, 원고 4가 성인용 풀에서 익수상태로 있다가 피고의 직원이 아닌 수영장 이용객에게 먼저 발견되어 그 이용객에 의하여 수영장 밖으로 옮겨진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한편, 앞서 인정한 증거들과 을 제16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당시 이 사건 수영장에는 인명구조자격증 소지자들로 구성된 총 9명의 안전요원(소외 2, 소외 4, 소외 5, 소외 6, 소외 7, 소외 8, 소외 9, 소외 10, 소외 11)과 이들을 돕는 3명의 보조요원(소외 12, 소외 13, 소외 14), 그리고 1명의 간호조무사(소외 15)가 근무하고 있었고, 휴식 겸 대기 중이던 소외 13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이 사건 수영장의 곳곳에 배치되어 근무하고 있었던 점, ② 특히 성인용 풀과 어린이용 풀의 경계가 되는 코스로프의 양 끝 부분에 있는 각 감시탑에 소외 6 및 소외 7이 각 배치되어 근무하고 있었고, 소외 11은 성인용 풀 쪽에 배치되어 성인용 풀의 둘레를 순회하고 있었던 점, ③ 이 사건 수영장의 규모에 비추어 위와 같이 배치된 안전요원의 수는 서울의 다른 야외 수영장과 비교해보더라도 적지 않은 수준인 점, ④ 이 사건 수영장은 이용객들이 자유롭게 수영과 물놀이를 즐기도록 하는 시설로서, 피고가 사고예방을 위한 안내방송, 표지판 설치 등을 하고 적절한 수의 안전요원을 배치하는 것을 넘어 모든 이용객들이 안전수칙을 준수하고 있는지를 일일이 확인하고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⑤ 원고 4가 어린이용 풀에서 물놀이를 하다가 의식을 잃고 물속에 가라앉은 상태에서 성인용 풀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등 원고 4가 어떠한 경위로 성인용 풀에서 익수상태로 발견된 것인지 밝혀지지 않은 점, ⑥ 일반적으로 수영장 이용객의 수에 비해 안전요원의 수는 적을 수밖에 없고, 익수사고가 발생하였을 때 바로 옆에 있는 다른 이용객이 다소 멀리 떨어져 있는 안전요원보다 먼저 이를 발견할 수도 있는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앞서 인정한 사실만으로는 피고가 안전요원을 적절히 배치하지 않는 등 이 사건 수영장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다하지 아니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고의 사용자책임 유무

살피건대, 원고 4가 성인용 풀에서 익수상태로 있다가 피고의 직원이 아닌 수영장 이용객에게 먼저 발견되어 그 이용객에 의하여 수영장 밖으로 옮겨진 사실, 그 후 피고의 직원이 아닌 다른 이용객 소외 3이 원고 4에 대한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앞서 인정한 증거에 의하면, 당시 감시탑에 배치된 안전요원 중 소외 7이 17:02경 감시탑에서 내려와 17:05경 원고 4의 익수사고를 인지할 때까지 감시탑 아래에 있었던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한편, 앞서 인정한 증거들과 을 제10호증, 제19호증의 2, 제21호증의 각 기재, 을 제18호증의 1 내지 24의 각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소외 7은 당시 감시탑 위에서 이용객들의 상황을 살피다가 어린이용 풀에 이용객들이 많이 몰리자 감시탑을 내려와 안전지도를 하였는데, 익수사고가 발생한 사실을 알게 되자 즉시 원고 4가 눕혀져 있는 곳으로 달려갔고, 다른 쪽 감시탑에서 근무하고 있던 소외 6은 소외 11에게 위 사실을 알리며 원고 4의 응급조치 현장으로 가도록 한 점, ② 안전요원들에게 모든 수영장 이용객들의 용태를 하나하나 주시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는 없고, 원고 4가 물 속에서 의식을 잃기 전에 허우적거렸다거나 구조요청을 하였는지 여부가 불분명한 이상, 안전요원들이 원고 4의 익수사고를 즉시 발견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안전요원들이 주의의무를 해태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③ 원고 4가 물 밖으로 옮겨지고 사고 발생 사실이 알려지자, 소외 7을 비롯한 안전요원들도 즉시 원고 4가 있는 곳으로 모였고, 소외 3(사설경비업체 구조단 소속 구조요원으로서 심폐소생술의 교육을 받은 자임)이 이미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안전요원들 중 일부는 원고 4의 주변에서 이용객들의 접근을 통제하고, 일부는 원고 4의 기도를 확보하고 인공호흡을 하는 등 소외 3의 심폐소생술 실시를 도왔으며, 일부는 119구조대에 신고를 한 다음 119구조대의 차량이 이 사건 수영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통로를 확보한 점, ④ 원고 2는 당시 이 사건 수영장의 안전요원으로 근무하던 자들을 모두 업무상과실치상죄로 형사고소하였으나, 본부석에 배치되어 총괄업무를 담당하던 소외 2와 안전요원들의 근무상황을 점검하는 등 이 사건 수영장의 인력관리를 담당하던 소외 5만이 기소되었고( 서울동부지방법원 2014고단2571 ), 그들도 2015. 6. 4. 무죄판결을 선고받은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앞서 인정한 사실만으로는 이 사건 수영장의 안전요원들이 안전요원으로서의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 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귀옥(재판장) 박현경 김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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