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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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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2008. 7. 17. 선고 2007고합762,2007고합1331(병합) 판결
[뇌물수수{인정된죄명: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뇌물공여][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1 외 2인

검사

유현정

변 호 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고원석 외 5인

주문

피고인 1(대법원 및 제2심 판결의 피고인)을 징역 3년 6월에, 피고인 2(대법원판결의 제1심 공동피고인 2)를 벌금 15,000,000원에, 피고인 3(대법원판결의 제1심 공동피고인 1)을 징역 1년에 각 처한다.

피고인 2가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각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이 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2일을 피고인 1에 대한 위 형에 산입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피고인 3에 대한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1로부터 80,000,000원을 추징한다.

피고인 2에게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범죄사실

피고인 1은 1981. 4.경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해군 장교로 임관하여 근무하다가 1988. 6.경 해군대위로 전역한 후, 1988. 7.경 해운항만청 행정사무관으로 특채되어 해양수산부(2008. 2. 29. 법률 제8867호로 개정된 정부조직법에 의해 현재는 국토해양부로 명칭이 변경됨)의 주 중국 대사관 해양수산관, 평택지방해양수산청장 등을 거쳐 2005. 2.경부터 같은 해 6.경까지 해양수산부 해양정책과장, 2005. 6.경부터 2006. 2.경까지 해양수산부 총무과장, 2006. 2.경부터 2007. 2.경까지 해양수산부 해운정책과장(2006. 8. 11. 부이사관으로 승진)으로 각 근무하다가 명예퇴직한 다음 2007. 3.경부터 현재까지 공소외 10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 근무하고 있고, 피고인 2는 국제해운 대리점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한·중합작회사인 공소외 1 유한공사의 우리나라 측 업무를 처리하는 회사인 공소외 2 주식회사에서 1991년경부터 전무이사, 2007. 1.경부터 대표이사로 근무하고 있으며, 피고인 3은 2006. 12.경까지 그 대표이사로 근무하다가 이후에는 공소외 2 주식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공소외 1 유한공사의 우리나라 측 총경리를 맡아보고 있는바,

공소외 1 유한공사는 2005. 10.경 약 750만 달러(약 75억 원 상당) 상당을 들여 그리스 선박 1척을 구입한 다음 한·중 여객운항에 투입하기 위해 부산항에 정박시켜 놓고 준비 중이었으나, 그 무렵 중국 교통부가 중국 내·외항에 운행할 수 있는 선령에 관하여 국제기준에 맞지 않는 규정을 만들어 놓고 위 선박에 대하여 운항허가를 내주지 않는 바람에 거액을 들여 구입한 위 선박을 부산항에 정박시켜 놓고 유지비만 지출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자,

피고인 2, 3은 우리나라 정부와 민간의 해운업 전반에 관한 포괄적인 지휘·감독 및 처리 권한을 가지고 있는 해양수산부의 공무원인 피고인 1에게 중국 교통부로부터 운항허가를 받아 달라고 부탁하고, 위와 같은 부탁을 받은 피고인 1은 우리나라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자격으로 중국 교통부에 운항허가를 내주어야 한다는 취지의 전화를 하거나 공문을 보내고, 나아가 해운정책에 관한 한·중회담을 개최하여 중국 교통부가 운항허가를 내주지 않는 것이 항운에 관한 국제기준에 맞지 않음을 역설하는 등 위 선박의 운항을 위해 노력한 바 있는데,

피고인 1은 피고인 2, 3으로부터 한·중회담 비용 등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하기로 마음먹고, 또한 피고인 2, 3은 피고인 1에 대하여 위와 같은 명목으로 금품을 공여하기로 하여,

1. 피고인 1은,

2005. 12.경 서울 이하 불상지에서 피고인 3으로부터 새로 구입한 선박의 운항허가를 받도록 노력하여 주고 해운업을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부탁을 받고 그 대가로 1,000만 원을 교부받아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8회에 걸쳐 합계 8,000만 원을 교부받아 공무원의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하고,

2. 피고인 3은 피고인 2와 공모하여,

위 1항 기재 각 일시·장소에서 위 1항과 같은 명목으로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8회에 걸쳐 합계 8,000만 원을 교부하여 공무원의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공여하고,

3. 피고인 2는 피고인 3과 공모하여,

위 1항과 같은 명목으로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5, 7, 8항 기재와 같이 3회에 걸쳐 합계 3,000만 원을 교부하여 공무원의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공여하였다.

증거의 요지

1. 제1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 1, 2의 각 일부 진술기재

1. 제3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 3의 일부 진술기재

1. 피고인 1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07형제72500호 수사기록 165쪽 이하, 225쪽 이하, 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07형제136120호 수사기록 691쪽 이하( 피고인 3 대질부분 포함), 743쪽 이하}의 일부 진술기재

1. 피고인 2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07형제72500호 수사기록 183쪽 이하)의 일부 진술기재

1. 피고인 3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07형제136120호 수사기록 660쪽 이하( 피고인 2 대질부분 포함), 735쪽 이하}의 일부 진술기재

1. 피고인 2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07형제72500호 수사기록 57쪽 이하, 93쪽 이하, 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07형제136120호 수사기록 568쪽 이하, 615쪽 이하)의 일부 진술기재

1. 피고인 3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07형제72500호 수사기록 105쪽 이하)의 일부 진술기재

1. 공소외 11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07형제72500호 수사기록 75쪽 이하, 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07형제136120호 수사기록 제587쪽 이하)의 진술기재

1. 공소외 12, 13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07형제72500호 수사기록 117쪽 이하, 138쪽 이하)의 진술기재

1. 수사보고(계좌추적 결과 및 추가 영장 필요보고, 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07형제136120호 수사기록 39쪽 이하), 수사보고(압수, 수색영장 집행 결과 보고-1, 위 수사기록 257쪽 이하), 수사보고(압수, 수색영장 집행 결과 보고-2, 위 수사기록 265쪽 이하), 공소외 11 명의의 신한은행 (계좌번호 1 생략) 계좌 거래내역서(위 수사기록 268쪽 이하), 수표추적 결과표(위 수사기록 274쪽 이하), 자기앞수표 실물 사본(위 수사기록 277쪽 이하), 공소외 11 명의의 신한은행 (계좌번호 2 생략) 계좌 거래내역서(위 수사기록 293쪽 이하), 수사보고(압수수색영장 집행보고, 위 수사기록 348쪽 이하), 공소외 11 명의의 신한은행 (계좌번호 2 생략) 계좌에서 출금된 자기앞수표 흐름도(위 수사기록 352쪽), 공소외 11 명의의 신한은행 (계좌번호 3 생략) 계좌에서 출금된 자기앞수표의 흐름도(위 수사기록 353쪽), 공소외 11 명의의 신한은행 (계좌번호 1 생략) 계좌에서 출금된 자기앞수표의 흐름도(위 수사기록 354쪽), 공소외 11 명의의 신한은행 (계좌번호 4 생략) 계좌에서 출금된 자기앞수표의 흐름도(위 수사기록 355쪽), 공소외 14 주식회사 명의의 경남은행 (계좌번호 5 생략) 계좌에서 출금된 자기앞수표의 흐름도(위 수사기록 356쪽)의 각 기재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포괄일죄로 되는 개개의 범죄행위가 법 개정의 전후에 걸쳐서 행하여진 경우에는 신·구법의 법정형에 대한 경중을 비교하여 볼 필요도 없이 범죄 실행 종료시의 법이라고 할 수 있는 신법을 적용하여 포괄일죄로 처단하여야 하는바( 대법원 1970. 8. 31. 선고, 70도1393 판결 , 대법원 1998. 2. 24. 선고 97도183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2, 3항 기재 각 범행은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개정 전에 행하여진 것이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은 2005. 12. 29. 개정되어 3개월 후 시행), 위 각 범행을 포함한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각 범행을 포괄일죄로 인정하는 이상 신법을 적용함에 문제가 없다.

나. 피고인 2, 3 : 각 형법 제133조 제1항 , 제129조 제1항 , 제30조 (각 포괄하여, 피고인 2에 대하여는 벌금형, 피고인 3에 대하여는 징역형을 각 선택)

1. 작량감경

피고인 1 : 형법 제53조 , 제55조 제1항 제3호 (아래 양형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1. 노역장유치

1. 미결구금일수의 산입

피고인 1 : 형법 제57조

1. 집행유예

피고인 3 : 형법 제62조 제1항 (아래 양형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1. 추징

피고인 1 : 형법 제134조 후문

1. 가납명령

피고인들 및 변호인들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검찰의 기소 경위

이 사건 수사 및 공판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이 인정된다.

이 사건 수사 담당 검사는 이 사건과 별개의 내사사건(이른바 ‘ □□그룹 회장 보복 폭행 사건’)과 관련하여 계좌추적을 하던 중, 위 내사사건 관련자가 공소외 11 명의 계좌에서 인출된 수표 중 일부를 사용한 사실을 발견하였다. 이후 수사 담당 검사는 계좌추적결과 및 공소외 11, 피고인 2 등 관련 인물에 대한 조사를 통해 공소외 11이 공소외 2 주식회사의 직원으로서 공소외 11 명의의 계좌가 공소외 2 주식회사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차명계좌이고, 공소외 2 주식회사 측에서 피고인 1에게 2006. 5.초, 같은 해 6.말, 같은 해 10. 추석 무렵 및 같은 해 11. 내지 12.경 등 4차례에 걸쳐 각 1,000만 원을 교부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후 피의자신문 단계에 이르러 수사 담당 검사가 바뀌어 피고인 1, 2에 대하여 피의자신문을 한 후, 피고인 2가 피고인 1에게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5, 7, 8항 기재와 같이 3차례에 걸쳐 뇌물을 공여하였다고 판단하여(2006. 5.초의 금원 교부는 일응 피고인 1의 직무와 무관한 ‘대여’로 판단한 것으로 보임) 2007. 7. 13. 위와 같은 취지로 피고인 1, 2를 뇌물수수 및 뇌물공여죄로 기소하였다.

위와 같은 기소 후, 최초 수사 담당 검사는 추가로 공소외 11 명의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 및 피고인들 및 관련 인물에 관한 조사를 통해 공소외 2 주식회사 측에서 피고인 1에게 추가로 4차례 금원을 더 교부하였음을 밝혀냈다. 그리고 위와 같이 피고인 1이 공소외 2 주식회사 측으로부터 모두 8차례에 걸쳐 금원을 교부받았고, 나아가 앞에서 기소하지 않은 2006. 5.초의 금원도 피고인 1의 직무와 관련하여 교부되었다고 판단하여, 2007. 11. 20. 피고인 3이 피고인 2와 공모하여 피고인 1에게 별지 범죄일람표 각 순번 기재와 같이 8차례에 걸쳐 뇌물을 공여하였다고 공소를 제기하였다. 한편, 최초 수사 담당 검사는 같은 날 2007고합762호 사건에서 피고인 1, 2에 대하여도, 피고인 1은 위와 같이 8차례에 걸쳐 뇌물을 수수하였고, 피고인 2는 피고인 3과 공모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5, 7, 8항 기재와 같이 3차례에 걸쳐 뇌물을 공여하였다는 내용으로 공소사실을 변경하는 한편, 피고인 1에 대한 죄명 역시 뇌물수수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로 변경하는 취지의 공소장변경신청을 하였으며( 피고인 2에 대하여는 나머지 5차례에 대하여는 추가로 공소를 제기하지 않음), 2007. 11. 21. 이 법원은 공소장 변경을 허가하였다.

2.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들의 답변

가. 피고인 1

피고인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3, 4, 7, 8항 기재와 같이 피고인 2, 3으로부터 5차례에 걸쳐 합계 5,000만 원을 받은 사실은 있지만, 나머지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2, 5, 6항 기재와 같이 3차례에 걸쳐 합계 3,000만 원을 받은 사실은 없고 이를 받았다 하더라도 수백만 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는 한편, 일시나 장소 등 공소사실이 특정되었다고도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주장도 하였으나, 2008. 5. 21. 제7회 공판기일에 이르러 이를 번복하여 금원의 교부 명목 내지 직무관련성과 죄수 부분을 제외한 금원의 교부, 일시, 장소, 액수에 관하여 모두 인정한 바 있다.

나. 피고인 2, 3

피고인 2, 3은 제3회 공판기일에서 별지 범죄일람표 각 순번 기재와 같이 피고인 1에게 8차례에 걸쳐 합계 8,000만 원을 교부한 사실은 인정하면서, 다만 그 명목은 피고인 1의 해양수산부 공무원으로서의 직무와 관련하여 청탁을 하거나 업무 편의를 봐 주는 대가가 아니라는 취지로 직무관련성을 부인한 바 있다.3. 피고인들 및 변호인들의 주장의 요지

가. 직무관련성의 유무 - 피고인들

피고인 1은, 한·중합작회사로서 중국 선사인 공소외 1 유한공사의 우리나라 측 업무를 처리하는 회사인 공소외 2 주식회사를 운영하는 피고인 2, 3과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인바, 공소외 1 유한공사가 선박운항허가와 관련하여 중국 정부와 사이에서 겪게 된 어려움을 도와주는 과정에서 중국에서의 유학과 업무 경험으로 얻은 중국의 해운 관련 법령이나 관습에 관한 지식 내지 중국 관료들과의 개인적인 친분관계를 활용하였고 그 비용으로 피고인 2, 3으로부터 금원을 받게 되었던 것일 뿐이며, 위 선박 운항허가는 우리나라 해양수산부가 아니라 중국 교통부의 업무에 속하는 것으로서, 해운회사의 항로변경, 항차수변경, 선박교체 등의 관리, 감독 업무 등 우리나라 해양수산부의 업무와 관련하여 금원을 받은 것이 아니므로, 뇌물수수죄 및 뇌물공여죄의 구성요건으로서 ‘직무관련성’은 인정되지 않는다.

특히, 피고인 1은 2006. 2. 20. 이전에는 해양수산부 총무과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는바, 해운업체의 선박운항허가 등과 관련된 주무부서는 해운정책과이므로 총무과장으로 근무하던 기간 동안 수수한 금원은 직무관련성을 더욱 인정하기 어렵다.

나. 죄수관계 - 피고인 1

피고인 1(이하 이 항에서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2, 3으로부터 금원을 받았다고 인정하는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3, 4, 7, 8항 기재 각 금원 중, 순번 1, 3, 4항 기재 각 금원은 공소외 1 유한공사가 새로 구입한 선박에 대하여 중국 정부로부터 운항허가를 받도록 노력해 달라는 취지로 받은 것이고, 순번 7, 8항 기재 각 금원은 피고인이 명예퇴직 의사를 밝힌 이후에 받은 것으로서 피고인이 위 선박 운항허가 등 그동안 중국과의 관계에서 피고인 2, 3이 어려움에 처할 때 도와준 데 대한 고마움의 표시 및 퇴직 이후 공소외 2 주식회사로 오는 것도 고려해 달라는 취지에서 받은 것이며, 가사 피고인이 순번 2, 6항 기재와 같이 피고인 2, 3으로부터 금원을 받은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명절 떡값으로 받은 것이므로, 위 각 범행은 범의의 단일성과 계속성이 인정되지 않아 실체적 경합범의 관계에 있다.

4. 판단

가. 직무관련성의 유무

(1) 직무관련성의 판단 기준

(가) 뇌물죄는 직무집행의 공정과 이에 대한 사회의 신뢰에 기하여 직무수행의 불가매수성을 직접적인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으므로, 공무원의 직무와 금원의 수수가 전체적으로 대가관계에 있으면 뇌물수수죄가 성립하고, 특별히 청탁의 유무, 개개의 직무행위의 대가적 관계를 고려할 필요는 없으며, 또한 그 직무행위가 특정된 것일 필요도 없다 할 것이고, 한편 뇌물죄에 있어서 직무에는 공무원이 법령상 관장하는 직무 그 자체뿐만 아니라 그 직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행위 또는 관례상이나 사실상 소관하는 직무행위, 결정권자를 보좌하거나 영향을 줄 수 있는 직무행위도 포함되고( 대법원 1980. 10. 14. 선고 80도1373 판결 ,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4도42 판결 등 참조), 공무원이 수수한 금원이 직무와 대가관계가 있는 부당한 이익으로서 뇌물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당해 공무원의 직무 내용, 직무와 이익제공자와의 관계, 쌍방간에 특수한 사적인 친분관계가 존재하는지 여부, 이익의 다과, 이익을 수수한 경위와 시기 등의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결정하여야 할 것이고, 뇌물죄가 직무집행의 공정과 이에 대한 사회의 신뢰를 그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음에 비추어 공무원이 그 이익을 수수하는 것으로 인하여 사회일반으로부터 직무집행의 공정성을 의심받게 되는지의 여부도 하나의 판단 기준이 된다( 대법원 1998. 3. 10. 선고 97도3113 판결 ,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4도42 판결 등 참조).

또한, 공무원이 그 직무의 대상이 되는 사람으로부터 금품 기타 이익을 받은 때에는 사회상규에 비추어 볼 때에 의례상의 대가에 불과한 것이라고 여겨지거나, 개인적인 친분관계가 있어서 교분상의 필요에 의한 것이라고 명백하게 인정할 수 있는 경우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직무와의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볼 수 없으며,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하여 금품을 수수하였다면 비록 사교적 의례의 형식을 빌어 금품을 주고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수수한 금품은 뇌물이 된다( 대법원 1984. 4. 10. 선고 83도1499 판결 , 대법원 2006. 5. 12. 선고 2005도3041 판결 등 참조).

뇌물성은 의무위반행위의 유무와 청탁의 유무 및 수수시기의 직무집행행위의 전후를 가리지 아니하고 따라서 뇌물죄에 있어서의 직무와의 관련성도 이와 같은 성질에 따라 법령에 의하여 정하여진 직무뿐만 아니라 그와 관련있는 직무, 과거에 담당하였거나 또는 장래 담당할 직무 및 사무분장에 따라 현실적으로 담당하지 않는 직무라고 하더라도 법령상 일반적인 직무권한에 속하는 직무등 공무원이 그 직위에 따라 공무로 담당할 일체의 직무를 뇌물죄에 있어서의 직무라고 새겨야 한다( 대법원 1984. 9. 25. 선고 84도1568 판결 , 대법원 2003. 6. 13. 선고 2003도1060 판결 등 참조).

(나) 다만, 피고인들의 주장과 관련하여 그 직무관련성을 부정한 판례로서, ① 서울시 종로구청 과장직에 있어 건축설계업자들이 납품하는 아파트설계를 검수하는 직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편, 1급 건축사의 자격을 가진 피고인이 구조계산을 할 수 있는 전문지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설계업자들로부터 그들이 납품할 설계에 필요한 구조계산의 용역을 위촉받아 그 일을 하여 주고 금원을 수수하였으며 그 가액도 용역의 대가로 상당한 사안에서, 수수한 금원이 피고인의 직무에 관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 개인의 용역대가로 받았다고 인정한 사례( 대법원 1980. 2. 26. 선고 79도31 판결 ), ② 농업협동조합이 해외에서 구입한 물품이 한국도착시 물량부족임이 발견되었음에도 그 배상문제가 신속히 타결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해외여행중인 국회의원인 피고인에게 위 문제의 타결에 힘써 달라는 요청을 한 사안에서, 피고인이 개인자격으로 외국수출업체의 부사장을 만나 부족물량의 변상을 설득하여 그에 대한 승낙을 받은 다음 이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미화 2000달러를 받은 것은 다른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교부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본 사례( 대법원 1984. 4. 10. 선고 82도766 판결 ) 등이 있다.

(2) 이 사건의 검토

(가) 먼저, 위 각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 즉 ① 피고인 1이 피고인 2, 3으로부터 금원을 교부받은 주된 명목은 우리나라 국적 선사가 아니라 중국 국적 선사인 공소외 1 유한공사의 선박 운항허가로서, 위 선박 운항허가는 우리나라 해양수산부가 아닌 중국 교통부의 업무인 점, ② 피고인 2, 3은 2005. 11.경 피고인 1을 찾아가기에 앞서 당시 해양수산부 해운정책과장 공소외 6을 찾아가 공소외 1 유한공사의 선박 운항허가에 관하여 도움을 요청하였으나, 공소외 6이 위 허가문제는 중국 정부의 자국선사 정책 문제이지 우리나라 정부의 소관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도움을 줄 수 없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는 점, ③ 2006. 7.경 중국과 우리나라 사이에 열린 특별해운회담의 개최 배경은 공소외 1 유한공사의 선박이 아니라 목포/상해간을 운항하는 공소외 8 회사 선박의 선령제한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것이었던 점 등의 사정과, 그리고 ④ 앞서 본 바와 같이 공무원이 아닌 개인자격으로 활동한 대가를 수수한 경우 직무관련성을 부정하는 취지의 판례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 1이 중국에서의 유학과 업무 경험으로 얻은 중국의 해운 관련 법령이나 관습에 관한 지식 내지 중국 관료들과의 개인적인 친분관계를 활용하여 중국 교통부로부터 운항허가를 받아 주기 위해 노력한 것은 우리나라 해양수산부의 공무원으로서의 직무에 관한 것이 아니라고 볼 여지도 있다.

(나) 그러나 반면, 같은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국제해운대리점업을 목적으로 하는 해운회사인 공소외 2 주식회사는 우리나라의 해양수산부, 특히 해운정책과로부터 전반적인 관리감독을 받는 한편, 중국 교통부의 선박운항허가에 관하여 해운정책과와 국제협력 업무 측면에서도 관련이 있는 것이고, 또한 해운회사인 공소외 2 주식회사의 관리감독은 피고인 1의 해운정책과장으로서 법령상 관장하는 직무행위에 해당할 뿐 아니라, 나아가 총무과장으로서 그 직무와 관련하여 사실상 처리하고 있는 행위 내지 영향을 줄 수 있는 직무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며, 특히 피고인 1은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자격으로 중국 교통부에 운항허가를 내주어야 한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내거나 전화를 하고 한·중회담의 한국측 수석대표로서 위 선박의 운항허가를 위하여 노력하였다고 볼 수 있으며, 그 밖에도 피고인 2, 3이 해양수산부의 다른 공무원들에게도 금품을 교부한 사정이 기록상 엿보이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 2, 3으로부터의 금원 수수에 있어 피고인 1의 직무관련성은 넉넉히 인정할 수 있는 것이다.

1) 공소외 2 주식회사의 공소외 1 유한공사와의 관계 및 해운회사로서의 성격

공소외 1 유한공사는 1998년 경 중국 측 단동 변경 경제 합작구 공소외 15 유한공사(지분 50%)와 우리나라 측 공소외 2 주식회사 및 공소외 16 주식회사, 공소외 17 주식회사, 공소외 18 주식회사 등 5개 회사(지분 합계 50%, 공소외 2 주식회사를 제외한 나머지 4개 회사는 공소외 2 주식회사의 자회사로 보임)가 공동으로 출자하여 본사를 중국에 두고 설립된 회사이고( 피고인 1의 변호인이 제출한 증 가 제1호증), 공소외 2 주식회사는 1998. 6. 30. 국제해운 대리점업, 복합운송 주선업 등을 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회사로서 공소외 1 유한공사의 우리나라 측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한편, 피고인 2, 3은 검찰(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07형제72500호 수사기록 93쪽 이하, 105쪽 이하)에서, 공소외 1 유한공사의 본사를 중국에 둔 까닭은 우리나라와 북한과의 관계 및 북한 영해 근처 통행 제한 문제 등을 고려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2) 해양수산부의 관련 규정의 내용

대통령령인 해양수산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규정 제13조 제3항에서, 해양수산부 소속 해운물류국장은 1. 해운정책의 총괄 및 조정, 2. 국제 정기항로의 개발, 3. 외항 정기운송사업 및 해운대리점업의 육성·지원에 관한 사항, 4. 해운협정의 체결 및 운영에 관한 사항 등의 사항을 분장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해양수산부훈령인 해양수산부 전결규정( 피고인 1의 변호인이 제출한 증 가 제18호증)의 별표 해양수산부 전결권 지정 현황에서는 ‘8. 해운물류국’ 부분에서 해운정책과의 업무 중 ‘2. 국제해운협력, 3. 외항여객 및 화물운송사업 지도·육성, 4. 해운중개업, 선박대여업, 해운대리점업 등록 및 사후관리’를 규정하고 있다.

3) 직무관련성을 인정한 취지의 진술

가) 피고인 1의 진술 내용

피고인 1은 제5회 공판기일, 검찰 피의자신문(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07형제72500호 수사기록 165쪽 이하, 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07형제136120호 수사기록 691쪽 이하) 및 검찰 진술(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07형제136120호 수사기록 215쪽 이하)에서, 자신이 해운정책과장으로 근무할 당시 외국과의 해운회담, 국제협력, 선박 금융, 해운회사 지도 감독 등의 업무를 총괄하였고, 국제협력 업무와 관련하여 공소외 2 주식회사가 중국측 주주와의 분쟁 발생으로 조정이 어려울 경우 양국간의 협의를 통해 이를 조율해 주며, 해운회사 지도감독 업무와 관련해서는 해운회사의 항로변경, 항차수 변경, 운항선박 교체 등 관리감독 업무를 담당하였고, 국제해운대리점업을 하기 위해서는 본사가 서울인 경우 해양수산부 해운정책과에 등록하여야 하며, 중국에 진출해 있는 우리나라 해운기업의 권리를 보호하는 일이 해양수산부가 담당해야 하는 일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나) 피고인 2의 진술 내용

피고인 2는 검찰 진술(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07형제72500호 수사기록 57쪽 이하, 93쪽 이하, 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07형제136120호 수사기록 568쪽 이하, 615쪽 이하)에서, 국제해운대리점업은 외국 선적의 선박이 대한민국 항구에 입항할 때 선주를 대신해서 여러 가지 업무를 대행하여 주는 것으로서, 해양수산부는 국제해운대리점업을 하는 공소외 2 주식회사에 대하여 허가조건에 맞추어 정상적으로 운항하고 있는지에 대해 일반적인 관리감독을 하고 있고, 해양수산부 과장인 피고인 1에게 중국교통부와 외교적으로 협의를 하여 공소외 1 유한공사의 선박에 대하여 취항승인이 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하면서 금원을 교부하였으며, 한편 ‘ 피고인 1에게 교부한 금원이 공적인 업무와는 무관하여 개인적 능력을 발휘하여 여러 가지로 도와준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 또는 공소외 2 주식회사로의 영입 비용 명목인지 여부’에 관한 검사의 질문에 대하여, 공소외 1 유한공사 선박 허가 관련한 부탁 외에도 향후 회사가 커지면 항로를 비롯한 해양수산부의 협조를 얻기 위한 취지에서 준 것일 뿐 다른 명목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다) 피고인 3의 진술 내용

피고인 3은 검찰 피의자신문(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07형제136120호 수사기록 660쪽 이하)에서, 해양수산부 해운정책과는 공소외 2 주식회사와 같은 해운회사의 업무에 대하여 전반적인 관리감독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이고, 범죄일람표 각 순번 기재와 같은 8차례 금원 교부에 있어 스카우트 비용으로서의 성격은 없었으며, 중국에서의 선박운항허가 문제 해결에 관한 비용 및 사례금 명목도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전반적인 업무상 편의를 보아달라는 명목으로 교부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4) 피고인 1의 해양수산부 내 직위 및 선박운항허가 관련 행위

피고인 1은 범죄일람표 각 순번 기재와 같이 금원을 수수한 기간 중, 2005. 6. 15.부터 2006. 2. 19.까지는 해양수산부 총무과장, 2006. 2. 20.부터 2007. 2.경까지는 해양수산부 해운정책과장으로 각 근무하였다( 피고인 1의 변호인이 제출한 증 가 제19호증).

피고인 1은 검찰 피의자신문(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07형제136120호 수사기록 691쪽 이하)에서, 공소외 1 유한공사의 선박운항허가를 위해 우리나라 해양수산부 해운정책과장 업무의 일환으로 해운정책과장 명의로 중국 교통부에 공문을 보낸 바 있고, 2006. 7.경 선령을 의제로 해서 열린 한·중특별해운회담에 수석대표로 참석하여 공소외 1 유한공사가 들여 온 선박이 부산항에 묶여 있어서 많은 비용이 지불되고 있다는 말을 하면서 공소외 2 주식회사의 선박운항허가 문제를 정식으로 의제로 올렸으며, 또한 외국과의 항로개설 교섭 업무가 해운정책과의 업무라는 등의 진술을 하였고, 3회 공판기일의 변호인의 피고인신문에서는 해양수산부의 공식적인 팩스 표지 양식을 사용하여 중국 교통부에 보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바 있다.

한편, 피고인 1의 변호인이 제출한 증 가 제2호증(한중특별해운회담 협의 대책)의 기재에 의하면, 2006. 7.경 북경에서 중국과 우리나라 사이에 특별해운회담( 피고인 1이 우리나라 측 수석대표로 참석함)이 개최된 배경은 공소외 1 유한공사의 선박이 아니라 목포/상해간을 운항하는 공소외 8 회사의 선박에 대한 선령제한 문제였으나, 실제 논의 내용을 살펴보면 공소외 8 회사 선박, 공소외 1 유한공사 선박 등 한·중카페리항로를 운항하는 우리나라 및 중국 국적 선사의 모든 선박의 선령제한 문제임을 알 수 있고, 이와 관련하여 증인 공소외 7은 제5회 공판기일에서 해운회담의 주무부서는 해운정책과라고 진술한 바 있다.

나. 죄수관계

뇌물을 여러 차례에 걸쳐 수수함으로써 그 행위가 여러 개이더라도 그것이 단일하고 계속적 범의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동일법익을 침해한 때에는 포괄일죄로 처벌함이 상당한바( 대법원 1987. 5. 26. 선고 86도1648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각 금원의 교부 명목이 중국에서의 선박운항허가 문제 해결 및 전반적인 업무상 편의를 보아달라는 것으로서 그 내용이 일관되고, 피고인 1이 해양수산부 총무과장에서 해운정책과장으로 옮긴 시점인 2006. 2.경과, 피고인 1이 퇴직 의사를 밝히고, 공소외 1 유한공사가 문제된 선박을 중국 남방과 베트남간의 운행노선에 용선하여 줌으로써 선박운항허가 문제가 없어진 시점인 2006. 9. 내지 10.경 그 금원의 교부 명목에 변화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명절(구정, 추석) 내지 여름 휴가철 무렵에 교부된 두 차례 금원의 명목 또한 그 이전 및 이후에 교부된 금원의 명목과 다르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결국 뇌물의 수수 내지 교부에 있어서 범의의 단일성과 계속성을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인 1이 선박운항허가 문제 해결에 관여하기 시작한 시점

피고인 3은 피고인 1에 대한 피의자신문(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07형제136120호 수사기록 704쪽)에서, 2005. 10.경 공소외 1 유한공사가 선박을 구입하고 2005. 11.경 중국 교통부에 선박운항허가를 신청하였으나 그 무렵 중국 교통부에서 선령이 28년 이상 되는 선박에 대하여 운항을 할 수 없다는 규정을 시행하여 선박운항허가가 선령 문제로 거절되자 그 당시 해양수산부 총무과장으로 근무하던 피고인 1에게 운항허가 문제를 부탁하기 시작하였고, 이에 피고인 1이 중국 교통부에 전화를 하여 선박운항허가를 내주는 것이 맞다고 항의한 사실이 있다는 취지로 구체적으로 진술한 바 있다. 다만 피고인 3의 변호인이 제출한 자료(증 다 제1호증의 1, 2)에 의하면 공소외 1 유한공사가 2006. 2. 2. 중국 교통부에 선박운항허가를 신청하였다는 것이나, 위와 같은 피고인 3의 진술 내용에 비추어 보면 이는 공식적인 신청으로 볼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피고인 1은 금원을 교부받기 시작한 2005. 12.경 이전에 이미 공소외 2 주식회사 측의 선박운항허가 문제 해결에 관여하기 시작하였고, 또한 당시 해양수산부 총무과장 재직 중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그 이후 피고인 1이 2006. 2.경 해운정책과장으로 자리를 옮긴 사실만으로는 금원의 교부 명목에 변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2) 피고인 1이 퇴직 의사를 밝힌 시점 및 선박운항허가 문제가 없어진 시점

증인 공소외 7의 제5회 공판기일에서의 증언 및 증 다 제3호증의 1,2의 각 기재 등에 의하면, 피고인 1은 이 사건 범행 중인 2006. 9. 내지 10.경 명예퇴직 의사를 밝히고, 그 무렵 공소외 1 유한공사가 구입한 선박을 다른 곳에 용선하여 주어 더 이상 선박운항허가 문제 해결을 요청할 필요가 없어진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이러한 사정에도 불구하고, 앞서 4. 가. (2) (나) 3) 다)에서 살핀 바와 같이 피고인 3은 범죄일람표 각 순번 기재와 같은 8차례 금원 교부에 있어 스카우트 비용으로서의 성격은 없었고 중국에서의 선박운항허가 문제 해결에 관한 비용 및 사례금 명목도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전반적인 업무상 편의를 보아달라는 명목으로 교부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으며, 공소외 2 주식회사로서는 해양수산부와의 관계에 있어 피고인 1이 퇴직할 의사를 밝힌 이후라도 여전히 피고인 1을 통해 편의를 제공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 1이 퇴직 의사를 밝히고 선박운항허가 문제가 없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이후 금원 교부 명목에 변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3) 명절 내지 여름 휴가철 무렵 교부된 금원의 성격

범죄일람표 순번 2, 5, 6 기재 각 금원의 교부일시인 2006. 1.경, 2006. 8.경, 2006. 10.경은 명절인 구정과 추석 또는 여름 휴가철 무렵이므로, 위 각 일시에 교부된 금원은 다른 일시에 교부된 금원과 명목이 다르다고 볼 여지도 있으나, 범죄일람표 각 순번 기재 일시의 간격이 1 내지 2개월로 일정하고, 교부된 금액도 1,000만 원으로 이전 및 이후와 같으며, 명절 인사비 내지 여름 휴가비라고 보기에는 그 액수가 과다한 점 등에 비추어, 명절 내지 여름 휴가철 무렵에 수수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그 금원의 교부 명목이 이전 및 이후에 교부된 금원의 교부 명목과 다르다고 보기 어렵다.

5. 결론

따라서 피고인들 및 변호인들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양형이유

1. 피고인 1(이하 이 항에서 “피고인”)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해양수산부 공무원으로 재직 중에 선박운항허가와 관련하여 뇌물을 수수한 것으로, 비록 피고인이 뇌물 수수와 관련하여 행한 활동이 국가와 국민에게 이익을 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하더라도 뇌물죄의 보호법익인 직무수행의 불가매수성에 비추어 보면, 이는 여전히 국민의 공무에 대한 공정성, 투명성에 대한 신뢰에 심대한 훼손을 가져온다는 측면에서 그 죄질이 좋지 않은 점, 수뢰액이 8,000만 원으로 다액인 점, 피고인이 일부 금원의 수수사실 및 금원수수 명목을 부인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에게는 엄한 처벌이 마땅하다.

다만, 피고인에게 아무런 전과가 없는 점, 피고인이 적극적으로 금원을 요구한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하는 점, 피고인이 피고인 2에게 수사 개시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수뢰액 중 4,000만 원을 반환한 점, 피고인이 뇌물 수수와 관련하여 부당하게 직무를 수행하였다고는 보이지 아니하고, 오히려 중국과의 관계에서 우리나라 기업의 이익을 위해 활동하였다고 볼 수 있는 점, 피고인이 26여 년간 성실하게 공직생활을 한 점, 그 밖에 이 사건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피고인의 연령, 성행, 가정환경 등 이 사건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법정형을 작량감경한 범위 내에서 최하한의 형을 선고하기로 한다.

2. 피고인 2, 3(이하 이 항에서 “피고인들”)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들이 선박운항허가와 관련하여 해양수산부 공무원에게 뇌물을 공여한 것으로 죄질이 좋지 않고, 피고인들이 공여한 뇌물의 금액이 다액인 점, 피고인들이 금원 교부 명목을 부인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들 역시 엄한 처벌이 마땅하다.

다만, 피고인들에게 아무런 전과가 없는 점, 피고인들이 피고인 1에게 금원을 교부한 사실관계는 인정하고 있는 점, 특히 피고인 2는 실제 사주가 아닌 자로서 공소 제기도 일부에 한하여 이루어진 점, 그 밖에 이 사건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피고인들의 연령, 성행, 가정환경 등 이 사건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피고인 2에 대하여는 주문과 같은 형량의 벌금형을 선고하고, 피고인 3에 대하여는 주문과 같은 형량의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하기로 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생략]

판사 이규진(재판장) 서경원 박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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