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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2. 3. 31. 선고 2019두36711 판결
[사망보상금지급청구][미간행]
판시사항

[1] 군 복무 중 사망한 망인의 유족이 국가배상을 받은 경우, 국가가 사망보상금에서 정신적 손해배상금 상당액까지 공제할 수 있는지 문제 된 사안에서, 사망보상금에서 소극적 손해배상금 상당액을 공제할 수 있을 뿐 이를 넘어 정신적 손해배상금 상당액까지 공제할 수 없다고 한 사례

[2] 구 군인연금법령상 급여를 받으려고 하는 사람이 관계 법령에 따라 국방부장관 등에게 급여지급을 청구하였으나 국방부장관 등이 이를 거부하거나 일부 금액만 인정하는 급여지급결정을 하는 경우, 그 결정을 대상으로 항고소송을 제기하는 등으로 구체적 권리를 인정받지 않은 상태에서 곧바로 국가를 상대로 한 당사자소송으로 급여의 지급을 소구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3] 법원이 국가·공공단체 그 밖의 권리주체를 피고로 하는 당사자소송을 그 처분 등을 한 행정청을 피고로 하는 항고소송으로 변경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할 경우, 소의 변경을 허가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및 원고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 없이 항고소송으로 제기해야 할 것을 당사자소송으로 잘못 제기한 경우, 법원이 취할 조치

[4] 처분의 존재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처분이 주체·내용·절차와 형식의 요건을 모두 갖추고 외부에 표시되어야 하는지 여부(적극) / 처분이 성립하는 시점 및 그 성립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

참조조문
원고,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정민)

피고,상고인

대한민국 (소송대리인 정부법무공단 담당변호사 김승아 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9. 1. 18. 선고 2018누61705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원심은, 구 군인연금법(2019. 12. 10. 법률 제16760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이 정하고 있는 급여 중 사망보상금은 일실손해의 보전을 위한 것으로 불법행위로 인한 소극적 손해배상과 같은 종류의 급여이므로( 대법원 2018. 7. 20. 선고 2018두36691 판결 등 참조), 군 복무 중 사망한 망인의 유족이 국가배상을 받은 경우 피고는 사망보상금에서 소극적 손해배상금 상당액을 공제할 수 있을 뿐, 이를 넘어 정신적 손해배상금 상당액까지 공제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규정과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판단에 구 군인연금법상 사망보상금의 성격, 이중배상금지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직권판단

가. 관련 규정과 법리

1) 구 군인연금법 제10조 제1항 , 제11조 제1항 , 제2항 , 제31조 제1항 , 구 군인연금법 시행령(2020. 6. 9. 대통령령 제3075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1조 제2항 , 제23조 제1항 제1호 , 제4항 , 구 군인연금법 시행규칙(2020. 6. 11. 국방부령 제102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5조 제1항 등의 규정 내용과 체계를 종합하면, 구 군인연금법에 의한 사망보상금 등의 급여를 받을 권리는 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직접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급여를 받으려고 하는 자가 소속하였던 군의 참모총장의 확인을 얻어 청구함에 따라 국방부장관 등이 그 지급결정을 함으로써 구체적인 권리가 발생한다. 여기서 국방부장관 등이 하는 급여지급결정의 의미는 단순히 급여수급대상자를 확인·결정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급여수급액을 확인·결정하는 것까지 포함한다. 따라서 구 군인연금법령상 급여를 받으려고 하는 자는 우선 관계 법령에 따라 국방부장관 등에게 급여지급을 청구하여 국방부장관 등이 이를 거부하거나 일부 금액만 인정하는 급여지급결정을 하는 경우 그 결정을 대상으로 항고소송을 제기하는 등으로 구체적 권리를 인정받은 다음 비로소 당사자소송으로 그 급여의 지급을 구하여야 하고, 구체적인 권리가 발생하지 않은 상태에서 곧바로 국가를 상대로 한 당사자소송으로 급여의 지급을 소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 대법원 1995. 9. 15. 선고 93누18532 판결 ,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두5636 판결 등 참조).

2) 법원은 국가·공공단체 그 밖의 권리주체를 피고로 하는 당사자소송을 그 처분 등을 행한 행정청을 피고로 하는 항고소송으로 변경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청구의 기초에 변경이 없는 한 사실심의 변론종결 시까지 원고의 신청에 의하여 결정으로써 소의 변경을 허가할 수 있다( 행정소송법 제42조 , 제21조 ). 다만 원고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 없이 항고소송으로 제기하여야 할 것을 당사자소송으로 잘못 제기한 경우에, 항고소송으로서의 소송요건을 갖추지 못했음이 명백하여 항고소송으로 제기되었더라도 어차피 부적법하게 되는 경우가 아닌 이상, 법원으로서는 원고가 항고소송으로 소 변경을 하도록 석명권을 행사하여 행정청의 처분이나 부작위가 적법한지 여부를 심리·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16. 5. 24. 선고 2013두14863 판결 참조).

3) 일반적으로 처분이 주체·내용·절차와 형식의 요건을 모두 갖추고 외부에 표시된 경우에는 처분의 존재가 인정된다. 행정의사가 외부에 표시되어 행정청이 자유롭게 취소·철회할 수 없는 구속을 받게 되는 시점에 처분이 성립하고, 그 성립 여부는 행정청이 행정의사를 공식적인 방법으로 외부에 표시하였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 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7두38874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1) 원고의 아들인 망 소외 1(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14. 5. 27. 군에 입대하여, 2014. 7. 27. 소속대 화장실에서 목을 매어 사망하였다.

2) 육군 본부의 보통전공사상심사위원회는 2014. 12. 30. 군인사법 제54조의2 등에 따라 망인에 대한 전공사상심사를 하여 ‘일반사망’ 결정을 하였다.

3) 이에 원고와 망인의 아버지 소외 2(이하 ‘원고 등’이라 한다)는 피고를 상대로 국가배상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일부 인용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2. 3. 선고 2015가단5236564 판결 . 피고가 항소하였으나 서울고등법원 2016. 6. 30. 선고 2016나2020112 판결 로 항소가 기각되어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이에 따라 원고 등은 2016. 8. 8. 피고로부터 국가배상금을 수령하였다.

4) 국방부 중앙전공사상심사위원회는 2017. 4. 28. 원고의 전공사상 재심사 청구에 대하여 ‘망인의 사망은 군인사법 제54조의2 제1항 제2호 (다)목 의 순직자(순직Ⅲ형)에 해당한다.’고 결정을 하였고, 국방부장관은 2017. 5. 23. 원고에게 위 결정 및 ‘관할 보훈지청에서 사망보상금을 지급받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을 통지하였다.

5) 이에 원고는 2017. 5. 30. 경기남부보훈지청장(국방부장관으로부터 구 군인연금법상 사망보상금의 지급사무를 위탁받았다)에게 구 군인연금법에 의한 사망보상금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경기남부보훈지청의 보상과장은 2017. 6. 30. ‘원고 등이 지급받은 국가배상법상의 손해배상금 합계 93,824,564원 등을 공제한 14,162,970원만을 구 군인연금법상의 사망보상금으로 지급하기로 한다.’는 내용의 내부결재문건에 결재를 하였고, 경기남부보훈지청장은 2017. 7. 4. 원고에게 14,162,970원만을 지급하였다.

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1) 비록 망인이 ‘순직자’에 해당하고 원고가 사망보상금 지급대상자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결정이 있었다 하더라도, 원고로부터 사망보상금의 지급 청구를 받은 경기남부보훈지청장이 원고에게 일부 금액만 지급한 이상 원고가 구하는 나머지 구 군인연금법상 사망보상금과 관련하여 원고의 구체적인 권리가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더구나 경기남부보훈지청장은 원고에게 구 군인연금법에 따른 사망보상금의 일부만 지급하겠다는 취지의 문건에 내부결재만 이루어진 상태에서 그 일부 금액만 지급하였을 뿐, 그와 같은 행정의사를 공식적인 방법으로 외부에 표시하지 않았으므로, 원고의 사망보상금 지급 청구에 따른 경기남부보훈지청장의 처분이 존재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2) 따라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당사자소송으로 사망보상금의 지급을 구할 수는 없고, 만약 명시적인 처분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경기남부보훈지청장을 상대로 원고의 사망보상금 지급 청구에 관한 부작위의 위법을 다투는 부작위위법확인소송을 제기하였어야 하고, 이미 처분이 이루어졌다면 그 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하였어야 한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을 당사자소송에서 항고소송으로 소 변경할 것인지에 관하여 석명권을 행사하여 원고가 적법한 소송형태를 갖추도록 하였어야 하고, 만약 원고가 부작위위법확인소송으로 소 변경을 한 후 경기남부보훈지청장이 처분을 하였다면 재차 그 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으로 소 변경할 것인지에 관하여도 석명권을 행사하였어야 한다.

3) 그런데도 원심은, 이 사건 소가 당사자소송으로서 적법하다고 판단한 다음 본안에 관하여 판단하였으므로,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행정소송법상 처분 개념, 항고소송, 당사자소송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동원(재판장) 조재연(주심) 민유숙 천대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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