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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6. 12. 9. 선고 86도2030 판결
[절도미수][공1987.2.1.(793),189]
판시사항

심신장애의 정도에 관하여 심리를 다하지 못한 위법이 있다고 원심판결을 파기한 예

판결요지

심신장애의 정도에 관하여 심리를 다하지 못한 위법이 있다고 원심판결을 파기한 예

참조조문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형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과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 이유를 보면, 원심은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할 때 이른바 정신미약의 상태에 있었다고 보아 형법 제10조 제2항 을 적용한 제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항소이유서에서 그 병력등을 상세히 들추어 피고인이 이 사건당시에 심신상실의 상태에 있었고 추위를 피하여 자동차안에 앉아 있었을 뿐 자동차를 절취할 의사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고(그래서인지 항소이유서를 보호자와 연명으로 작성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하여 1980.5.20 의사 곽한근이 작성한 진단서를 첨부하고 있으며 그 진단서에 의하면 병명은 정신신경증(결핵성뇌막염 후유증)이고 향후치료의견은 자기도 모르게 목적없이 가출하고 자기집을 못찾아오며 겨울에는 심한 동상을 입어 거리에 쓰러져 있어 파출소에서 데려가 보호하다가 가족에게 인계되기 여러번이며 현재도 그런 증상이 있어 집에서 감시하고 지내는데 치료불능이며 별도리가 없다고 되어 있다.

그리고 기록에 있는 1984.2.3과 1986.2.21 작성한 의사 이상연의 확인서 등에도 그와 비슷한 증상이 있다는 뜻의 기재가 있는 외에 1986.2.19 성동구치소장의 피고인에 대한 이환통보에 의하면 피고인은 우족지동상 괴사증으로 치료중이라고 되어 있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이 자동차를 절취하려고 했다는 것이므로 위와 같은 정신상태에서 운전을 하지 못할 사람이 봉고자동차를 절취하는 것은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고 또 정신이상으로 가출하여 방황하다가 동상까지 입은 상태에서 추위를 피하려고 자동차안에 들어갈 수도 있겠으므로 피고인이 비록 수사기관에서 운전을 할 수 있다고 진술했지만 과연 그런 것인지 확인을 해보는 한편 수사기관에서 논리정연하게 범행의 행적을 진술하였다하더라도 제1심 공판조서에 의하면 피고인은 검사의 이 사건 공소사실을 그대로 묻는 바에 따라 "네"라고만 답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을 뿐이므로 직접 신문의 방법에 의하여 피고인으로 하여금 상세히 진술하도록 하고 앞에서 본 바와 같은 피고인의 병력도 살펴서 심신장애의 의심이 있을 때에는 국선변호인을 선임하여서라고 피고인의 방어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전문가에게 피고인의 정신상태를 감정시키는 등으로 과연 피고인의 정신상태가 이른바 심신상실의 상태인지, 심신미약의 상태인지를 확실히 가려보아야 하였을 터인데 피고인의 항소이유에서 이 사건 범행당시 심신상실의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만, 피고인에게 제1심 법정에서의 진술이 사실과 다름이 없는지에 관하여서만 신문확인(그것도 부동문자로 되어 있다) 함에 그칠 뿐 그에 관하여 아무런 조사심리도 한 바 없이 제1심 판결이 든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의 이 사건 범죄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만 설시한채 제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원심판결은 심신장애자 또는 절도의 고의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 아니면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므로써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주장은 이유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형사지방법원 합의부로 환송하기로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병후(재판장) 오성환 이준승 윤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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