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3구합57433 단체협약시정명령취소의 소
원고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피고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장
변론종결
2014. 9. 4.
판결선고
2014. 10. 16.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3. 5. 16. 원고에게 원고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사이에 2012. 4. 15. 체결된 단체협약에 관하여 한 시정명령을 취소한다(원고는 소장에 처분일자를 '2012. 5. 16.'로 기재하였으나 갑 제7호증의 기재에 의할 때 오기로 보인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공공 및 사회서비스 부문 노동자들을 조합원으로 하는 산업별 노동조합이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이라 한다) 내에는 원고 산하 지부인 전국공공운수 사회서비스노동조합 A지부(이하 'A지부'라 한다)가 있다. 2012년 11월경 A지부의 조합원은 6,300여 명으로서 12개 지회 및 234개 분회로 구성되어 있었다.
나. A지부는 2012. 3. 21. 공단에 A지부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B이 선출되었다고 통보하였고, 원고의 위원장은 2012. 3. 29. B에게 원고와 공단이 체결할 2011년도 단체협약 교섭에 관한 사항을 위임하였다. B은 2012. 4. 6. 공단과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된 단체협약을 체결하였고(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 이 사건 단체협약서에 원고 명의로 된 도장을 날인하였다. 또한 2012. 4. 15. 근로시간 민제 한도를 14,000시간으로 합의하였다.
[전문] 공단과 원고는 헌법 및 노동 관계법의 근본정신에 입각하여 노사 상호이해와 자율교섭, 신 의성실의 원칙 아래...(중간 생략)... 조합원의 복리증진을 구현할 목적으로 단체협약을 체결 하고 쌍방이 이를 준수하고 이행할 것을 확약한다. 제1조(교섭단체) 원고는 A지부(이하 ‘지부'라 한다) 조합원을 위하여 임금 및 노동조건 가 타 사항에 관하여 교섭하는 단체이다. 단, 원고가 지부 및 상급 단체에 위임한 경우 예외로 한다. 제16조(근무시간 중 조합 활동) ① 조합 활동은 근무시간 외에 행함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경우에 지부는 공단에 문서로 통보하고 그 당사자는 근무시간 중이라도 조합 활동을 할 수 있다. 이 경우 그 시간은 근무한 것으로 본다. 9. 비전임 지회장 회의 및 고충상담 등(월 5일), 비전임 사무국장 회의 및 고충상담 등 (연간 6일), 분회장 회의 및 고충상담 등(월 12시간) |
제17조(전임자) ① 전임자 7명은 유급으로 하고, 4명은 무급으로 한다. |
다. 피고는 2013. 5. 16.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 한다) 제21조, 제24조 제2항, 제4항, 제31조 제3항, 제81조 제4호 등에 따라 '규약상 회의체의 구성원이 아닌 특정 조합 간부에게 구체적인 사용용도 없이 고정적, 확일적으로 조합활동 시간 부여'를 이유로 원고에게 이 사건 단체협약 제16조 제1항 제9호(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 조항'이라 한다)를 2013. 7. 5.까지 시정할 것을 명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내지 제3호증, 갑 제7호증, 갑 제10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노조법 제24조 제4항의 근로시간 면제제도를 도입한 취지는 노동조합 전임자의 급여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경우 중소 규모, 노동조합의 활동이 위축될 우려가 있기 때문인 점, 노조법 제24조는 그 체계와 문언상 노동조합 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 금지와 근로시간 면제제도를 규정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 점, 노동조합 비전임자의 조합활동 중 일부에 대하여는 근로자참여 및 협력 증진에 관한 법률 등 다른 법률 규정에 의하여 유급으로 보장되고 있는 점, 노사합의에 따라 노동조합 비전임자가 근무시간 중 조합활동을 하는 것에 대하여 급여를 지급하는 것을 금지할 이유가 없는 점, 고용노동부도 노동조합 비전임자가 근무시간 중 조합활동을 하는 것에 대하여 합리적인 수준 내에서 단체협약에서 유급으로 정할 수 있다고 유권해석을 한 점, 노조법 제81조 제4호는 그 문언상 노동조합 전임자에게 급여를 지원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을 뿐인 점 등을 고려하면, 노조법 제24조 제2항, 제4항, 제81조 제4호는 노동조합 전임자에게 적용되는 규정일 뿐 비전임자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2) 노동조합 비전임자의 조합활동을 유급으로 인정하더라도 본래의 근로제공 의무를 훼손할 정도로 과도한 수준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노조법 제24조 제2항, 제4항, 제81조 제4호에 위배되지 않는데 원고는 전국에 조합원들이 있어서 조합원들의 고충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회장 및 분회장들이 정기적으로, 회의를 할 필요가 있는 점, 원고는 지회장 및 분회장의 숫자가 많아 유급 조합활동 시간의 총량이 많은 것일 뿐 개인별 유급 조합활동 시간은 많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단체협약 조항에 따라 유급으로 인정되는 시간은 노조법 제24조 제2항, 제4항, 제81조 제4호에 위배될 정도로 과도한 수준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 단
노조법 제24조 제4항, 제81조 제4호 단서 중 전단의 각 규정은 근로시간 면제를 받을 수 있는 대상을 "전임자"가 아니라 "근로자"로 명백히 규정하고 있다. 노동조합은 전임자가 없거나 설령 전임자가 있더라도 일반 조합원 중에서 사용자의 승낙을 얻어 유급으로 조합업무를 수행하도록 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 노조법 제24조 제4항이 비전임자에게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한다면, 비전임자는 단체협약이나 사용자의 동의만 있으면 근로시간 면제 한도의 적용을 받지 않은 채 무한정 유급으로 조합활동을 할 수 있다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한다. 따라서 노조법 제24조 제4항이 정한 근로시간 면제제도는 전임자를 포함하여 모든 근로자에게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노조법 제24조 제4항 및 제24조의2에 의하면 근로시간 면제는 사용자와 협의·교 섭, 고충처리, 산업안전 활동 등 노조법 또는 다른 법률에서 정하는 업무와 건전한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노동조합의 유지·관리업무를 위한 경우에 한하여 근로시간면제심 의위원회가 심의·의결하여 고용노동부 장관이 고시한 한도 내에서 허용된다. 그런데 이 사건 단체협약 조항은 비전임자의 조합활동에 대하여 근로시간 면제 한도 내로 제한하지 않고 이를 초과하는 것까지 유급으로, 인정하고 있으므로유급으로 인정되는 시간이 과도한지 여부는 판단할 필요 없이 노조법 제24조 제4항 및 제81조 제4호에 위배된다. 따라서 이 사건 단체협약 조항에 따라 유급으로 인정되는 시간이 과도한지 여부와 관계없이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반정우
판사김용찬
판사김정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