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고인은 피해자의 옷에 묻은 실오라기만 떼어내었을 뿐 피해자의 엉덩이를 만지는 등의 추행을 한 사실은 없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200만 원,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 16시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1)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당심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이 손으로 피해자의 엉덩이를 만져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다. 2) 피해자가 이 사건 범행 직후 피고인을 경찰에 신고하여 피고인이 현행범으로 체포되기도 한 점, 피해자와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이전 전혀 모르는 사이였고, 피해자에게 피고인을 모함할 특별한 동기나 이유를 찾아볼 수 없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다.

3) 피해자는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당시 항의하는 피해자에게 한번만 봐달라는 취지의 말을 하면서 떼어 내었다는 실은 보여준 적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당시 피해자는 무릎 조금 위까지 오는 겨울 코트를 입고 있었고,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범행 당시 ‘왼쪽 엉덩이를 살살 문지르는 느낌이 나서 놀라서 뒤돌아보았다’고 진술하고 있는바, 옷에 묻은 실오라기를 떼어 주는 정도로는 피해자가 위와 같은 느낌을 받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주장은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4)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의 오른손으로 피해자의 왼쪽 엉덩이를 만졌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