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0가합11839 손해배상(기)
원고
A
피고
대한민국
변론종결
2011. 6. 3.
판결선고
2011. 6. 10.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41,122,4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0. 11. 16.부터 2011. 6. 10.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3/4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19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B 주식회사(이하 'B'이라 한다)는 건축법상의 건축허가에 기초하여 대전 동구 C(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 지상에 D주상복합(이하 '이 사건 주상복합건물'이라 한다)을 신축하였는데, 이 사건 주상복합건물은 구 주택법(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6조 제1항 단서에서 규정한 '주택 외의 시설과 주택을 동일건축물로 건축하는 경우 등'에 해당하여 구 주택법 제16조 제1항 본문에 의한 사업계획승인은 받지 않았다.
나. B이 2006. 11. 24. 입주자모집공고승인을 신청하여, 같은 달 28. 승인이 나자, 원고는 2007. 5. 7. B로부터 이 사건 주상복합건물 가운데 E호(이하 'E호 아파트'라 한다)를 대금 182,115,000원에 매수하되 계약 당일 계약금 18,212,000원을 지급하고, 중 도금 109,270,000원은 같은 해 5. 15., 잔금 54,635,000원은 B이 정하는 입주지정일에 각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이 사건 매매'라 한다)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는 B에게 계약 당일 계약금을 모두 지급하고, 같은 해 5. 15. 중도금 가운데 100,000,000원을 지급하였다.
다. B은 2007. 6. 20. E호 아파트에 관한 소유권보존등기를 하면서 구 주택법 제40조 제3항의 규정에 의한 금지사항 등기를 신청하여 '이 주택은 입주예정자의 동의를 얻지 아니하고는 당해 주택에 대하여 양도 또는 제한물권을 설정하거나 압류, 가압류, 가처분 등 소유권에 제한을 가하는 일체의 행위를 할 수 없다'는 내용으로 소유권보존등기의 부기등기(이하 '이 사건 금지사항 등기'라 한다)가 마쳐졌다.
라. B은 이 사건 주상복합건물의 신축자금 조달을 위하여 2005. 7. 19. F로부터 700,000,000원을 차용한 다음 220,000,000원을 변제하지 못하자, F는 B을 상대로 대전지방법원 2008카합746호로 대여금채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E호 아파트 등에 대하여 가압류신청을 하여, 위 법원은 2008. 6. 17. 가압류결정을 하였고, 다음 날인 같은 달 18. 가압류기입등기(이하 '이 사건 가압류기입등기'라 한다)가 마쳐졌다.
마. 한편, 대전지방법원 남대전등기소 소속 등기관은 2008. 9. 5. 이 사건 가압류기입등기를 등기할 것이 아닌 것을 기재하였다는 이유로 직권 말소하고, 부동산등기법 제175조 규정에 의하여 2008. 9. 5.경 원고에게 말소의 통지를 하였으며, 원고는 2008. 9. 17. B에게 중도금 잔액 및 잔금 합계 63,903,000원(이하 '이 사건 잔금 등'이라 한다)을 지급하고, 대전지방법원 남대전등기소 2008. 9. 17. 접수 제51326호로 이 사건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이에 따라 이 사건 금지사항등기도 같은 날 말소되었다.
바. 이 사건 가압류기입등기의 직권말소는 2008. 9. 29. 착오발견으로 인하여 말소되고, F가 B 등을 상대로 한 대전지방법원 2008차5163호 대여금청구사건의 집행력 있는 지급명령 정본에 의하여 2009. 1. 9. 개시된 대전지방법원 G 부동산강제경매절차(이하 '경매절차'라 한다)에서, E호 아파트는 H에게 매각되어 2010. 2. 16. 그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쳐졌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0호증, 을 제2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이 법원의 B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금지사항 등기의 신청서류를 접수한 담당등기관은 이 사건 주상복합건물이 구 주택법 제16조 제1항 단서에 해당하므로, 부동산등기법 제55조 제2호의 '사건이 등기할 것이 아닌 때'라는 이유로 그 등기신청을 각하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주의 의무를 게을리 하여 이 사건 금지사항 등기를 경료한 직무상 과실이 있고, 원고는 그로 인하여 E호 아파트의 소유권을 상실하였으므로, 피고는 이러한 등기관의 직무상 과실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인 경매절차에서의 E호 아파트에 대한 감정평가액인 195,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
그렇지 않더라도, 피고 소속 등기관이 원고에게 이 사건 가압류기입등기가 등기할 것이 아닌 것에 해당하여 직권말소 대상이라고만 하지 않았으면 원고로서는 이 사건 매매를 해제하여 B로부터 이미 지급한 대금 전액을 반환받을 수 있었을 것임에도 피고 소속 등기관의 잘못으로 인하여 이 사건 매매를 해제하지 못한 채 이 사건 잔금 등을 지급함으로써 이 사건 매매대금 상당액의 손해를 입게 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살피건대, 구 주택법 제40조 제1항은 '주택건설사업을 시행하고자 하는 자(이하 '사업주체'라 한다)는 구 주택법 제16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사업계획승인을 얻어 시행하는 주택건설사업에 의하여 건설된 주택 등에 대하여는 입주자모집공고승인 신청일 이후부터 입주예정자가 당해 주택 및 대지의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할 수 있는 날 이후 60일까지의 기간 동안 입주예정자의 동의 없이 당해 주택 및 대지에 저당권 등을 설정하거나 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고, 구 주택법 제40조 제3항은 '사업주체는 입주예정자의 동의 없이는 양도하거나 제한물권을 설정하거나 압류, 가압류, 가처분 등의 목적물이 될 수 없는 재산임을 소유권등기에 부기 등기하여야 한다'고 각 규정하고 있다.
한편, 구 주택법 제16조 제1항 단서는 사업계획승인을 얻지 않아도 되는 경우로서 '주택외의 시설과 주택을 동일건축물로 건축하는 경우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고, 구 주택법 시행령(2009. 4. 21. 대통령령 제214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5조 제2항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의한 도시지 역중 상업지역(유통상업지역을 제외한다) 또는 준주거지역안에서 300세대 미만의 주택과 주택외의 시설을 동일건축물로 건축하는 경우로서 1세대당 주택의 규모가 297제곱미터 이하이고, 당해 건축물의 연면적에 대한 주택연면적 합계의 비율이 90퍼센트 미만인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등기예규(제1195호)인 '주택법 제40조 제3항의 규정에 따른 금지사항의 부기등기에 관한 업무처리지침'에서, 금지사항 부기등기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주택건설대지에 대한 경우 신청서에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서 등을 첨부하여야 하고, 주택에 대한 경우로서 건물 준공 전 입주자를 모집한 경우 '주택법 규정에 의한 사업주체가 입주예정자가 있는 건설된 주택에 관하여 소유권보존등기를 신청하면서 주택법 제40조 제3항 에 따른 금지사항 무기등기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 관할 관청이 사업주체의 입주자모 집공고안을 승인하였다는 확인서 등을 첨부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1, 2, 갑 제5호증, 을 제2호증의 1 내지 8, 을 제3호증의 1 내지 8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이 사건 토지는 일반상업지역에 위치하고 있고, 이 사건 주상복합건물은 전체 69세대 내지 호수로서 연면적 12,112.35m이고, 공동주택인 5층부터 15층까지의 면적합계액은 6,851.88m 정도이며, 공동주택 1세대당 면적은 297㎡에 훨씬 못 미치는 사실, ② B은 2007. 5. 23. 이 사건 토지에 대한 금지사항 부기등기를 신청하면서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서 대신 건축법상의 건축허가서 등을 첨부하였음에도 담당등기관은 금지사항 부기등기를 기입한 사실, ③ B은 2007. 6. 20, 건물도면과 토지대장 및 일반건축물대장 등을 첨부하여 이 사건 주상복합건물에 대하여 금지사항 부기등기를 신청하였는데, 첨부된 이 사건 주상복합 건물에 대한 표제부 및 전유부 집합건축물대장에는 이 사건 토지가 일반상업지역인 점, 이 사건 주상복합건물의 연면적과 호수, 공동주택의 면적합계액 및 각 전유부분의 면적 등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 ④ 담당등기관은 이 사건 금지사항 등기 후 경료된 이 사건 가압류등기가 등기하지 아니할 것을 기재한 것이라는 이유로 직권말소하고 원고에게 그 통지를 하자, 원고는 가압류등기가 무효인 것으로 믿고 B에 잔금을 지급한 후 원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였는데, 그 후 담당등기관은 다시 위 직권말소통지를 착오를 이유로 말소하였고, 이에 따라 이 사건 가압류결정 및 등기가 적법해 짐에 따라 강제경매가 되어 원고가 E호 아파트의 소유권을 상실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
앞서 본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토지에 대한 금지사항 부기등기 신청서에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서가 아닌 건축법상의 건축허가서가 첨부되어 있었음에도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금지사항 부기등기를 마친 점, ② E호 아파트를 포함한 이 사건 주상복합건물에 대한 금지사항 부기등기 신청서에 첨부된 자료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주상복합건물은 구 주택법 시행령 제15조 제2항 소정의 요건을 충족하여 구 주택법 제16조 제1항 단서에 의하여 금지사항 부기등기 대상이 아님을 쉽게 알 수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등기관으로서의 통상의 주의를 기울여 관련 규정을 검토하고 제출된 건축물대장 등을 검토하였다면 E호 아파트에 대한 금지사항 부기등기는 등기할 사항이 아님을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간과한 것은 등기관이 그 형식적 권한을 행사함에 있어 지켜야 할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기하여 공무원인 등기관의 직무상 과실로 말미암아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나아가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하여 살펴본다.
앞서의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금지사항 등기가 경료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B의 채권자인 F가 E호 아파트에 대하여 이 사건 가압류기입등기를 마치고 B에 대한 채무명의에 기초하여 강제경매절차를 진행시키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고 할 것이므로, 등기관의 앞서 본 과실과 원고의 E호 아파트의 소유권상실 자체와는 인과관계가 없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등기관이 이 사건 가압류기입등기를 직권말소하지 않았다면 잔금을 지급하지 않고 이 사건 매매계약을 해제하고 B로부터 이미 지급한 계약금 및 중도금을 전액 반환받았을 것이라는 사정은 피고가 예상할 수 없는 특별한 손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손해는 원고가 이 사건 금지사항 등기 이후에 등기관의 통지 및 직권 말소 사실을 믿고 B에게 지급한 잔금 등 63,903,000원이라고 할 것이다.
라. 책임의 제한
1) 과실상계
피고는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잔금의 지급 등을 장기간 지연하고 이 사건 가압류기입등기의 무효여부가 다툼이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과실이 있으므로 손해배상액 산정에 있어 참작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원고에게 피고 주장과 같은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지급한 잔금 등 63,903,000원은 이 사건 매매에 따른 원고의 의무이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 형평의 원칙상 과실상계에 준하여 피고의 책임을 손해액의 80%로 제한하기로 한다.
2) 손익상계
피고는 원고가 E호 아파트에 대한 강제경매절차에서 합계 30,486,895원의 채무면제 이익을 얻었으므로, 위 금액이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을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E호 아파트에 대한 강제경매절차에서 E호 아파트 매각대금 290,725,000원 등 배당할 금액 중 원고에 대한 근저당권자인 I조합에게 30,245,313원이, 원고에 대한 교부권자인 대전 동구에게 241,580원이 각 배당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다만, 이 사건 매매대금 중 피고 소속 등기관의 과실로 인하여 원고가 지급하게 된 금액이 차지하는 정도와 E호 아파트의 경매 당시의 감정평가액과 실제 매각된 가액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가 얻은 채무면제이익 중 10,000,000원을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함이 상당하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41,122,400원(=63,903,000원×80% - 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10. 11. 16.부터 피고가 그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11. 6. 10.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손병준
판사신동호
판사강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