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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3. 6. 11. 선고 93다7938 판결
[소유권이전등기말소][공1993.8.15(950),2017]
판시사항

매매계약체결 당시 매도인을 보조하여 계약서와 영수증에 날인한 데 불과한 사람에게 매도인이 중도금이나 잔금수령권한까지 있는 매매계약체결에 관한 대리권을 묵시적으로 수여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매매계약체결 당시 매도인을 보조하여 계약서와 영수증에 날인한 데 불과한 사람에게 매도인이 중도금이나 잔금수령권한까지 있는 매매계약체결에 관한 대리권을 묵시적으로 수여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일영

피고, 피상고인

이철용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1991.1.9. 피고에게 원고 소유인 이 사건 토지를 대금 114,750,000원에 매도하고 같은 날 계약금 15,000,000원을 지급받은 다음, 중도금 60,000,000원은 같은 달 25일에, 잔금 40,000,000원은 같은 해 2.10. 소유권이전등기서류와 상환으로 수령하기로 약정한 사실과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피고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져 있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하고, 거시증거를 종합하여 원고는 1990.9.초순경부터 부동산 중개업을 하던 소외 1과 사귀다가 같은 해 12.초순경부터 원고의 집에서 그와 함께 생활하여 온 사실, 그 후 원고는 소외 1에게 이 사건 토지를 매도하여 줄 것을 부탁함과 아울러 매매계약의 체결을 위임하였고, 소외 1은 같은 중개업자인 소외 유병진으로부터 원매자로 피고를 소개받아 1991.1.9. 원고와 동석한 장소에서 위 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 원고는 계약체결 과정을 지켜보기만 하였고, 소외 1이 피고와 매매대금 등의 계약 내용을 정하고, 양도소득세를 적게 내도록 매매대금을 금100,000,000원으로 한 계약서를 이중으로 작성하였으며, 계약서 및 계약금 영수증에 원고의 도장을 날인한 사실, 그 후 원고가 같은 달 12. 용평스키장에 갔다 오다가 교통사고를 당하여 중상을 입고 원주기독병원에 입원을 하자, 소외 1이 원고의 여동생인 소외 2를 도와 원고의 입원수속을 위한 의료보험관계서류를 만들기 위하여 원고의 안방 장농설합 속에 있던 원고의 인감도장과 다른 도장 1개를 꺼내어 사용한 다음 이를 돌려 주지 아니하고 그대로 소지하고 있던 중, 중도금 지급기일이 도래하자 원고의 인장을 소지하고 중도금 지급장소로 가서 원고는 바빠서 못나왔다고 말하면서 피고로부터 중도금 60,000,000원을 지급받은 다음 원고 명의의 영수증을 작성하여 주고, 잔대금 지급기일에도 역시 원고의 인감도장과 원고의 안방 장농설합 속에 들어 있던 이 사건 토지의 등기권리증을 꺼내어 함께 가지고 가서 피고에게 위 등기권리증을 건네주고 소유권이전등기관계서류와 잔금영수증을 작성하여 준 다음 피고로부터 위 잔금을 모두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는 소외 1에게 이 사건 토지의 매매에 관한 대리권을 묵시적으로 수여하였다 할 것이고, 매매대금의 수령과 소유권이전등기서류의 작성 및 교부는 그 대리권의 범위 내에 속한다고 할 것이므로 소외 1의 위 중도금 및 잔금의 수령과 등기소요서류의 교부는 유효한 법률행위이므로 피고 명의의 위 소유권이전등기는 실체적 권리관계에 부합하는 적법한 등기라고 판단하였다.

2. 제1점에 대하여

확정된 형사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에 관하여 관련 민사소송에서 구속을 받지는 아니하더라도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 할 것이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이를 채용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당원의 판례임은 소론이 지적하는 바와 같으나, 이 사건에 있어 원고소송대리인은 제1심변론종결후와 상고이유서제출시 소외 1이 원고의 승낙 없이 중도금과 잔금을 수령하고 소유권이전에 관한 서류인 위임장을 위조하여 행사하고 등기부에 불실의 사실을 기재하게 하였다는 범죄사실에 관하여 확정된 형사판결을 제출하였을 뿐이고 사실심의 심리과정에서 이를 증거로 제출하지 아니하였음이 기록상 명백한 이상 그 형사판결서의 기재를 가지고 사실인정을 할 수는 없음은 변론주의의 원칙상 당연하다 할 것이므로 원심의 사실인정이 형사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에 배치된다 하여 이를 들어 채증법칙위반이라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논지는 이유 없다.

3. 제2점에 대하여

원심은 원고가 소외 1에게 이 사건 토지의 매도를 부탁함과 아울러 매매계약의 체결을 위임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으나, 원심이 들고 있는 증거들을 살펴보아도 원고가 소외 1에게 매매계약의 체결을 명시적으로 위임한 사실을 인정할 자료가 없으므로 이 점에 관한 원심의 사실인정은 잘못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원고가 소외 1에게 매매계약체결에 관한 대리권을 묵시적으로 수여하였는지 여부는 당사자의 의사표시와 계약체결 당시의 정황을 종합하여 해석하여야 할 것인바, 원심이 채용한 수탁판사의 원심 증인 소외 1에 대한 신문결과와 피고 본인 신문결과에 의하면 매매대금은 계약체결 이전에 당사자 사이에 정하여져 있었고 계약당일에는 소유자확인을 하고 이미 정해진 매매대금을 그대로 둔 채 중개인에 대한 보수를 매매대금에서 평당 금 50,000원씩 지급하며 양도소득세를 적게 내기 위하여 계약서를 2중으로 작성하기로 한 외에는 별 의견교환없이 계약서를 작성하였으며, 원고가 중도금과 잔금을 소외 1에게 지급하여도 좋다는 의사표시를 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원고가 계약장소에 참석하여 소외 1로 하여금 계약서와 영수증에 날인하도록 하였다는 것이므로, 소외 1이 그 자리에서 매매대금을 정하였다는 원심의 판시는 위에서 본 중개인에 대한 보수약정과 매매대금을 달리하는 2중의 계약서를 작성하였다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고 보아야 할 것인데 소외 1의 계약서작성시의 이와 같은 행위만을 가지고는 동인이 원고의 대리인으로서 매매계약의 중요부분인 매매대금을 정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동인은 원고를 보조하여 계약서를 작성한 데 불과하다 할 것인 바, 이를 들어 원고가 동인에게 중도금이나 잔금수령권한까지 있는 매매계약체결에 관한 대리권을 묵시적으로 수여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이 그 인정사실만으로 원고가 소외 1에게 이 사건 토지의 매매에 관한 대리권을 묵시적으로 수여하였다고 본 것은 채증법칙을 위반하고, 대리권의 수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4. 이에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만호(재판장) 박우동 김상원(주심) 윤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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