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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실비율 80:20  
서울중앙지방법원 2005. 4. 21. 선고 2004가합31208 판결
[물품대금][미간행]
원고

주식회사 시스네트(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태평양 담당변호사 전병하외 1인)

피고

주식회사 데이콤(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김택수외 2인)

변론종결

2005. 3. 31.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2,147,992,000원 및 이에 대한 2004. 5. 4.부터 2005. 4. 21.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이를 5분하여 그 1은 원고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2,757,920,000원 및 이에 대한 이 소장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1-1, 2, 3, 갑2-1, 2, 갑3-1, 2, 갑4, 갑5-1, 2, 갑6, 갑11 내지 24, 을2, 3, 5, 7, 10의 각 기재와 증인 소외 2, 소외 3, 소외 4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컴퓨터 하드웨어 판매 및 소프트웨어 개발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는 전화, 전용회선, 무선통신 등 유무선기간통신사업과 부가통신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며, 소외 1은 피고 강남지사에서 영업과장으로 근무하던 자이다.

나. 원고는 2003. 11. 12. 피고 강남지사 사무실에서 소외 1과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매매계약서를 작성하였다(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고 한다).

(1) 원고는 피고에게, 무전기능, 채널접속기능을 갖추고 있어서 국내, 국제전화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이젠프리 에어로(Ezenfree AERO) 단말기(이하 이 사건 단말기라고 한다) 4,000대를 매매대금 2,757,920,000원(부가가치세 포함, 이하 같다)에 매도한다.

(2) 원고는 2003. 11. 14.까지 피고가 지정하는 장소에 이 사건 단말기 4,000대를 납품한다.

(3) 피고는 이 사건 단말기를 검수한 날부터 60일 이내에 원고에게 매매대금을 지급한다.

다.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원고는 2003. 11. 12. 소외 델타정보통신 주식회사로부터 이 사건 단말기 3,000대를 매매대금 2,027,850,000원에, 같은 달 14. 소외 주식회사 디온으로부터 이 사건 단말기 1,000대를 매매대금 657,140,000원에 각 매수하여 같은 날 이 사건 단말기 4,000대를 소외 1이 지정한 소외 주식회사 케이아이텔레콤에게 납품하였다.

라. 소외 1은 2003. 12.말경 소재불명되었고, 피고는 소외 1이 권한 없이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음을 이유로 2004. 1. 6. 소외 1을 사문서위조, 업무상배임 등으로 서울남부경찰서에 고소하였으며, 위 경찰서는 같은 해 8. 11. 기소중지 의견으로 위 사건을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송치하였다.

2. 당사자의 주장 및 판단

가. 대리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는, 소외 1이 피고를 대리하여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단말기의 매매대금 2,757,92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갑1-1(물품구매계약서)은 피고 대표이사 이름 다음의 인영이 피고의 사용인감에 의한 것임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을3, 5, 7의 각 기재와 증인 소외 4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소외 1이 아무런 권한 없이 피고의 사용인감을 도용하여 위 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를 증거로 삼을 수 없고, 갑3-1, 갑24의 각 기재와 증인 소외 2의 증언만으로는 소외 1의 대리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민법 제126조 의 표현대리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는, 원고가 소외 1에게 대리권이 있다고 믿었고 그와 같이 믿은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으므로 소외 1의 행위는 민법 제126조 의 표현대리에 해당하여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매매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을4, 9, 10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소외 1이 1987. 1. 1. 피고에 입사하여 2002. 12. 24.부터 피고 강남지사에서 영업2팀 과장으로 근무하면서, 물품구매 및 판매업무를 수행하고 위 업무와 관련하여 피고를 대리하여 물품매매계약을 체결하여 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계약 당시 소외 1에게는 피고를 대리할 기본대리권이 있었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과연, 원고가 소외 1에게 피고를 대리하여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할 권한이 있다고 믿은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과 갑3-1, 갑9, 10, 24의 각 기재 및 증인 소외 2의 증언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계약일 이전에, 피고가 2002. 10. 30. 주식회사 디온(변경전 상호 : 주식회사 지아이에스엔씨)으로부터 이 사건 단말기를 구입하여 이를 2003. 2. 19. 주식회사 케이아이텔레콤에게 판매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위와 같은 거래가 실제로 있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피고에게 위 각 거래에 관한 서류를 교부하여 줄 것을 요청하여 피고 경리부로부터 위 각 거래에 관한 원장의 사본을 팩스로 전달받은 사실(다만 위 각 거래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소외 1이 피고의 사용인감을 도용하여 체결한 것이다), 이 사건 계약서는 피고 강남지사 사무실에서 작성된 사실, 원고가 소외 1로부터 건네받은 소외 1의 명함에는 그 직책이 영업팀장으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 및 소외 1이 이 사건 계약 당시 피고의 사용인감을 소지하고 있었던 사실이 인정되나, 한편 갑11, 15, 19, 20, 23의 각 기재와 증인 소외 2, 소외 4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2003. 11.초경 주식회사 디온의 대표이사인 소외 5에게서, 이 사건 단말기를 델타정보통신 주식회사 및 주식회사 디온으로부터 구입하여 이를 피고에게 납품하는 거래를 하여 보라는 제안을 받고 소외 1을 소개받아, 이 사건 계약서를 작성하게 된 사실, 원고는 이 사건 계약일 이전에 델타정보통신 주식회사 및 주식회사 디온에게 이 사건 단말기 4,000대를 납품하여 달라고 의뢰하였는데, 주식회사 디온은 자신이 소외 주식회사 케이티파워텔로부터 이 사건 단말기를 현금으로 매수하여야 하므로 매매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하여 달라고 요청하였고, 위 요청에 따라 원고가 2003. 11. 14. 주식회사 디온에게 매매대금 657,140,000원 전액을 현금으로 지급한 사실(원고는 델타정보통신 주식회사에게는 매매대금을 액면금으로 하는 약속어음을 발행하여 주었는데, 위 약속어음은 2004. 2. 16. 결제되었다), 이 사건 계약 당시 원고는 소외 1에게 피고의 사용인감계를 제출하여 달라고 요청하였다가 소외 1이 이를 거부하자 더 이상 그 제출을 요구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계약은, 이 사건 단말기의 공급업체인 주식회사 케이티파워텔로부터 델타정보통신 주식회사와 주식회사 디온, 원고, 피고를 거쳐 최종 판매업자인 주식회사 케이아이텔레콤에 이르는 일련의 전전매매계약에 있어서 중간단계인데다가, 원고가 피고로부터 이 사건 단말기의 매매대금을 지급받기 이전에 미리 납품업체 중 주식회사 디온에게 매매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하였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계약이라고 할 것이고, 여기에다가 원고가 종전에 피고의 대리인임을 자처하는 소외 1과 거래한 적이 없고 이 사건 매매대금이 고액이라는 사정까지 고려하면, 이 사건 계약에 관하여는 원고가 소외 1로부터 피고 사용인감계를 교부받거나 피고의 책임자에게 이 사건 계약의 진정 여부를 확인하여 보는 등 소외 1에게 이 사건 계약에 관한 대리권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여야 할 만한 의심스러운 사정이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앞서 인정한 사실만으로는 원고에게, 소외 1이 피고를 대리하여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할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할 것이어서, 결국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민법 제125조 의 표현대리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는, 피고가 소외 1에게 이 사건 계약에 관한 대리권을 수여하는 의사를 표시하였으므로, 소외 1의 행위는 민법 제125조 의 표현대리에 해당하여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매매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민법 제125조 가 규정하는 대리권 수여의 표시에 의한 표현대리는 본인과 대리행위를 한 자 사이의 기본적인 법률관계의 성질이나 그 효력의 유무와는 관계가 없이 어떤 자가 본인을 대리하여 제3자와 법률행위를 함에 있어 본인이 그 자에게 대리권을 수여하였다는 표시를 제3자에게 한 경우에 성립하는 것이고, 이때 서류를 교부하는 방법으로 민법 제125조 소정의 대리권 수여의 표시가 있었다고 하기 위하여는 본인을 대리한다고 하는 자가 제출하거나 소지하고 있는 서류의 내용과 그러한 서류가 작성되어 교부된 경위나 형태 및 대리행위라고 주장하는 행위의 종류와 성질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인바( 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다31264 판결 ), 소외 1에게 피고를 대리할 기본대리권이 있었고 소외 1의 명함에 그 직책이 영업팀장으로 기재되어 있었다는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가 소외 1에게 이 사건 계약에 관한 대리권을 수여하였다는 표시를 원고에게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사용자책임 주장에 관한 판단

(1) 주장

원고는, 피고는 소외 1의 사용자로서 소외 1의 불법행위를 방조한 과실이 있으므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소외 1은 피고로부터 아무런 권한을 위임받지 아니하고 피고의 사용인감을 도용하여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불법행위자라 할 것이고, 이 사건 단말기는 무선통신에 이용되는 장치로서 이 사건 단말기의 매매는 피고의 사업범위 및 소외 1의 업무범위에 포함된다고 할 것이며, 또한 갑9, 10, 을4의 각 기재에 의하면, 소외 1은 피고의 대리인이라고 자처하면서 피고의 사용인감을 도용하여 피고 명의로 이 사건 계약일 이전인 2002. 10. 30. 주식회사 디온으로부터 이 사건 단말기를 구입하여 2003. 2. 19. 주식회사 케이아이텔레콤에게 이를 매도한 사실, 피고는 뒤늦게 위와 같은 사실을 알고 2003. 6. 2. 소외 1에게 서면으로 경고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면, 피고는 소외 1이 이 사건 계약 이전에 이미 업무상의 임무에 위반하여 피고의 사용인감을 도용하여 다른 회사와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있는데도 소외 1에 대한 감독 및 사용인감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하여야 할 주의의무에 위반하여 소외 1이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도록 방치한 과실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결국 피고는 소외 1의 사용자로서 소외 1의 사무집행과 관련된 위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3) 손해배상책임의 제한

다만, 원고에게도 피고의 불법행위와 관련하여 2.의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은 과실이 있다고 할 것인바, 이러한 과실은 이 사건 손해 발생의 한 원인이 되었다 할 것이므로, 이를 피고가 배상할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 참작하기로 하되, 위 인정의 사실관계에 비추어 원고의 과실비율은 20% 정도로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의 책임을 원고의 과실비율을 제외한 나머지인 80%로 제한하기로 한다.

(4) 손해배상의 범위

원고는 피고의 위 불법행위로 인하여 이 사건 단말기 4,000대의 매수대금으로 델타정보통신 주식회사에게 지급한 2,027,850,000원 및 주식회사 디온에게 지급한 657,140,000원 합계 2,684,990,000원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2,684,990,000원에 피고의 책임비율인 80%를 곱한 2,147,992,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위 2,147,992,000원 및 이에 대하여 위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이 소장 송달 다음날인 2004. 5. 4.부터 피고가 이 사건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선고일인 2005. 4. 21.까지 민법 소정의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그 나머지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조경란(재판장) 박정삼 이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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