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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0. 2. 27. 선고 87누332 판결
[법인세등부과처분취소][집38(1)특,366;공1990.4.15.(870),798]
판시사항

가. 다국적기업의 모회사로부터 국내의 자회사로 전입한 종업원들을 위하여 모회사가 사회보장기금 등에 출연한 돈을 자회사가 상환한 경우 그 상환금의 손금산입 여부를 가리기 위하여 심리하여야 할 사항

나. 다국적기업의 계열기업으로부터 수입한 재고자산을 수입가액의 85퍼센트까지 환급받고 반환하기로 약정한 경우 나머지 15퍼센트 상당액의 손금산입여부

다. 신고하여야 할 과세표준에 미달하는 금액 중 일부의 신고의무불이행에 관하여 정당한 이유가 있으나 과세표준이 되지 아니하는 금액이 신고한 금액보다 큰 경우 과소신고가산세액 산출의 기초가 되는 총과소신고소득금액의 산정방법

판결요지

가. 다국적(계열)기업에 있어서는 소속기업간의 약정에 의하여 모회사로부터 자회사로 전입한 임직원에 대하여 모회사가 출연한 사회보장성 각종 부담금의 상환의무를 자회사가 지고 있는 경우에도 단순한 계열법인의 국내영업의 경우와는 달리 그 의무부담이 납세법인인 자회사의 소득원인 역무수행에 관련성이 있는 것이었다고 할 수 있으려면 그것이 그 임직원의 파견근무를 위하여 필요하였다는 점 이외에도 당해 임직원들이 납세법인에 파견나와 노무를 제공하는 것이 그 법인의 소득원인 역무수행에 필요불가결한 것이었음이 또한 인정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므로 위와 같은 상환금의 손금산입여부를 가리는 이 사건에 있어서는 전입종업원들이 모회사를 휴직하고 자회사에 파견나옴에 있어서 그 근로조건을 둘러싸고 자회사와 모회사 및 종업원들 사이에서 체결된 당초의 거래약정, 위 종업원들에 대한 종전 모회사와 현재 자회사에서의 보수수준의 비교, 위 종업원들이 국내에서 자회사에 제공하는 근로의 성질 내지 중요성 등에 대한 심리를 통하여 위에서 지적한 점들을 따져보아야 하고, 특히 당해 종업원들의 보수수준이 급여여건의 변동을 고려하더라도 전출전의 소속회사의 수준에 비하여 지나치게 높은데도 불구하고 더 나아가 전입기업인 자회사가 모기업이 그 의무를 부담하고 있던 사회보장성기금 등에의 출연금을 상환해 주었다면 이는 바로 자회사의 손비의 과대계상을 통하여 조세부담의 경감을 도모하려고 한 것이어서 부당행위계산부인의 대상이 된다고 볼 여지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의 점들에 대하여 전혀 심리를 하지 아니한 채 막연히 위 출연금의 상환이 위 종업원들을 위하여 필요한 것이라는 일방적인 증언만을 들어서 위 상환금을 손금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법인세법상의 손금 및 부당행위계산부인 등에 관한 법리오해와 석명권불행사 내지 심리미진 등의 위법을 저지른 것이다.

나. 다국적 계열기업에 속하는 원고가 그 계열기업으로부터 전화교환기 부품으로 서키트 팩을 수입하면서 이를 사용하고 반환하거나 사용하지 않고 반환하거나 간에 당초 수입가액 중 최고 85퍼센트까지 환급받기로 약정하였더라도 위 부품이 기업회계의 기준과 관행에 비추어 재고자산으로 분류되는 것이고 그 매출원가가 문제되지 않는 경우라면 법인세법 제54조 , 제58조 , 제29조 , 제16조 , 동법시행령 제85조 제8항 의 규정내용에 비추어 위 부품을 처분가능한 시가로 평가했을 때에 한하여 그 결과 생기는 차손의 손금산입이 용인되게 되어 있으므로 위 부품수입대금 중 15퍼센트 상당액의 손금성이 용인되려면 모름지기 사용후의 당해 부품의 처분가능한 시가가 수입대금의 85퍼센트 상당액이라는 것이 확정되지 않고서는 안되는 것이고, 다국적 계열기업간에는 여러가지 이유로 독립당사자 거래가격과는 다른 대가로 거래하는 것이 상례이어서 이른바 이전가격의 조작을 통하여 손금의 과대계상과 수익의 과소계상이 손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므로 원고와 수입선간의 협정가격만을 절대적 기준으로 하여 "처분 가능한 시가"를 인정할 것이 아니라 다국적 계열기업간의 거래의 경우에 시가확정의 접근방법이라고 일반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비교가능 제3자간 가격법이나 재판매가격법, 원가가격법 기타의 방법 등에 의하여 위 협정가격이 적정한가를 심사해 보아야 하는 것이다.

다. 법인세법시행령 제113조의2 에 의하면 과소신고가산세에 관한 법인세법 제41조 제1항 제2호 의 적용에 있어서 신고한 과세표준금액에 과세표준이 되지 아니하는 금액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에는 이를 공제한 금액을 신고한 과세표준금액으로 하도록 되어 있고, 과소신고가산세는 과세표준에 대한 신고의무의 이행을 확보하기 위한 일종의 행정상 재기로서 납세의무자에게 그 신고의무불이행에 관하여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가산세를 부과할 수 없는 것이나, 여기서 가산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함은 신고의무를 제대로 이행한 것과 같이 취급한다는 것일 뿐 그 이상의 혜택을 준다는 의미는 아닌 것이므로, 신고하여야 할 과세표준금액에 미달하는 금액 중 일부의 신고의무불이행에 관하여 정당한 이유가 있고, 한편 과세표준이 되지 아니하는 금액이 현실적으로 신고한 과세표준금액보다 커서 그 차액이 "0" 이하의 부수가 되는 경우에는, 비록 법인세법시행령 제113조 제2항 에 의하여 결손신고의 결과에 불구하고 그 결손은 없는 것으로 보아 신고한 과세표준을 "0"으로 한다 하더라도, 그 과소신고가산세의 산출의 기초가 되는 총과소신고소득금액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먼저 신고한 과세표준금액과 신고의무불이행에 관하여 정당한 이유가 있는 소득금액과의 합계액에서 과세표준이 되지 아니하는 금액을 공제한 다음 그 차액을 신고하여야 할 과세표준금액에서 공제하여야 할 것이고, 이와 달리 신고하여야 할 과세표준금액에서 먼저 신고의무불이행에 관하여 정당한 이유가 있는 소득금액을 공제한 다음, 이어서 신고한 과세표준금액 등을 공제하여서는 아니된다.

원고, 피상고인

에이티엔티 인터내셔날 극동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장수길 외 1인

피고, 상고인

광화문세무서장

주문

원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1. 원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는 전기통신제품의 생산, 구매, 판매, 설치, 유지등과 관련된 용역의 제공을 그 주된 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회사로서 1980.7.4. 그 한국지점을 설치하였고, 현재의 주식소유관계는 미국회사인 소외 아메리칸텔레폰 앤드 텔레그라프 컴퍼니(이하 에이티엔티라 한다) 소외 에이티엔티 인터내셔날 인코포레이티드(이하 에이티엔티 인터내셔날이라한다)-소외 웨스턴 일렉트릭 인터내셔날 인코포레이티드(이하 웨스턴 일렉트릭 인터내셔날이라 한다)-원고(앞에 기재된 법인이 바로 뒤에 기재된 법인의 전 주식을 소유하고 있고, 에이티엔티와 그 계열회사들을 "벨시스템"이라고 부른다)의 선을 이루고 있는데, 대한민국조달청과 1980.부터 1982.까지 사이에 그 설시와 같이 2사업년도 이상 계속하여 전화교환기자재설치 기타 약정된 용역을 제공하기로 하는 장기도급계약을 체결하고 그 계약내용대로의 업무를 수행한 사실, 한편, 원고가 소속한 벨 시스템 회사들은 1980.이래 그 종업원이 퇴직하거나 사망하는 등 일정한 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종업원 또는 그 유족에게 연금 또는 일시금의 복리후생적인 급여를 지급하고자 벨 시스템연금제도 및 벨 시스템 경영인 연금제도를 채용하여 실시하고 있고, 벨 시스템 연금제도 및 경영인연금제도는 에이티엔티에 설치된 종업원연금위원회 및 각 연금제도 가입회사에 설치된 가입회사위원회가 그 운영책임을 지고, 종업원연금위원회는 수탁인을 지정하여 그들과 신탁계약을 맺고 그 수탁인들로 하여금 연금의 기금이 되는 자산을 관리하고 연금 및 사망급여를 지급하도록 하고 있으며, 위 제도에 따라 종업원 및 유족들에게 지급되는 연금 및 사망급여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하여 벨 시스템 회사들은 벨 시스템 연금기금을 설정하고 그 기금에 정기적으로 출연하고 있으며, 위 연금의 기금은 수탁자 또는 보험회사들이 보유하면서 종업원 및 유족에 대한 연금지급에만 사용될 뿐 그밖에 목적을 위하여 사용될 수 없는 사실, 원고는 벨 시스템내의 계열회사들로부터 필요한 일정기간동안 일시적으로 미국인 종업원들을 채용하고 있으며, 그 기간동안 그들은 원래 고용되어 있던 회사로부터 휴직 처리되어 있고, 위 미국인 종업원들은 원고의 종업원으로서 한국근무를 마치고 미국회사로 돌아가는 경우 다시 위 근무기간의 연속성이 단절됨이 없이 연금제도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하여 주어야만 그들이 한국에서 근무할 것이므로 그들에게 최소한 미국근무중 제공되는 제반급여 및 혜택을 제공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이에 원고도 위 종업원들을 위하여 1982.에 위 에이티엔티 인터내셔날 등이 위 연금기금에 출연한 금 314,069,159원을 상환한 사실, 또한 원고의 모회사인 웨스턴 일렉트릭 인터내셔날은 그 종업원들이 미합중국 사회보장법에 따른 사회보장급여(노령급여, 유족급여, 장해급여 및 질병급여로서, 사회보장기금에 일정수준의 출연을 한 자는 일정연령에 도달하거나 사망, 불구 또는 질병과 같은 일정한 사유가 발생한 때에 위 급여를 받거나 유족등으로 하여금 받도록 하는 권리를 가지고 있고, 이는 미합중국내 내국세법상 같은법을 적용받는 자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조세의 형태로 미국연방보험출연법에 의한 사회보장기금에 출연할 의무가 있음)를 받을 수 있도록 1980.9.4. 미합중국 정부당국과 계약을 맺고, 웨스턴 일렉트릭 인터내셔날이 1982.에 한국에 근무하는 미국인 종업원들을 위하여 그 종업원들에게 지급된 봉급총액의 13.4퍼센트 상당액을 사회보장기금으로 출연하였고, 원고가 그에 상당하는 금 168,292,001원을 위 웨스턴일렉트릭 인터내셔날에 상환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가 1982.사업년도에 손금의 하나로 계상한 위 각 기금에의 출연금 760,507,392원 중 에이티엔티 인터내셔날, 웨스턴 일렉트릭 인터내셔날 등에 상환한 위 합계금 482,361,160원(314,069,159+168,292,001)은 원고의 정상적인 영업활동과정에서 종업원을 위하여 지출된 것으로서 법인의 순자산을 감소시키는 거래로 인한 것이므로 그것이 직접 종업원에게 지급되었는지 여부, 그 지출이 법상 강제되었는지 여부 및 이를 손금으로 인정하는 명문규정의 유무 등에 불구하고 이는 손금에 해당하는 것이라 하여 그 손금성을 부인한 피고의 조처를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우선 이 사건 연금기금 및 사호보장기금등에 원심설시의 금원을 직접 출연한 것은 위 각 기금의 계약자 지위에서 그 출연의무를 부담하고 있던 원소속회사(모회사) 들이고, 원고는 단지 위 회사들에게 그들이 출연한 금원을 상환한 것임은 원심이 인정하고 있는 바인데, 원심설시만으로는 과연 원고의 위 상환이 원고와 원소속 회사들 사이에 약정이 있어서 그랬는지가 불분명하고, 또한 그 상환에 대하여 영업상의 필요가 있었던 이유나 그에 대한 자료도 기록상 분명치가 않다.

물론 약정이 이루어지고 종업원의 전출, 전입이 원고 법인의 업무수행상의 필요에 의한 경우에는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통상적으로는 당해 상환액은 인건비( 법인세법시행령 제12조 제2항 제3호 참조)로서 손금성이 인정되어야 하므로 원심의 판단도 옳다하겠으나, 약정이 없으면서도 상환해 주었다면 그 업무관련 유무에 따라 접대비나 기부금 등으로 취급되어 법인세법령상의 요건을 충족치 못하는 한 손금으로 인정받지는 못하는 것이다( 법인세법 제18조 , 제18조의2 등 참조).

짐작컨대, 원심은 원고나 원소속 회사들은 영리법인이니 당연히 약정이 있었을 것이고 또한 원고의 조달청에 대한 계약상의 용역내용은 비대체적인 것이어서 계열법인의 전문기술자가 아닌 한 수행되기 어려운 공사인 것으로 전제하고 그에 바탕하여 위와 같이 판단한 것 같으나, 그렇더라도 사실심으로서는 확실한 자료에 바탕을 두고 판단했어야 한다는 점은 차치하고라도 여기에는 다음의 점들을 고려했어야 한다.

즉, 위에서 본 종업원의 전출기업이나 전입기업간의 관계가 내국법인의 계열기업 상호간이나 독립기업간이라면 추구이윤의 극대화 노력을 생리로 삼고있는 기업의 특성상 당해 상환약정은 통상적으로 업무수행상의 필요성에 근거한것으로 보여진다 하겠으나 다국적기업의 경우에는 국제적으로 통일된 방침에의하여 경제활동을 하는 특성상 그 내부의 관련기업 상호간에 행하여지는 상거래의 대가나 그로인한 이윤이 자유로운 시장원리에 의하여 결정되지 아니하고 일정한 방침 아래 인위적으로 설정됨으로써 조세회피가 쉽게 행하여질 가능성이 적지 않으므로 이러한 계열기업간의 위와 같은 상환약정은 그것이 통상적으로 업무수행상의 필요 때문에 이루어진것으로 보아서는 안된다.

본래 조세회피노력은 그 자체만으로서는 본질상 부도덕한 것으로 볼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에 다국적기업은 대개 국제조세상의 특전을 베푸는 나라(이른바 "택스 헤이븐" -tax haven)에 자회사를 설립하고 그것을 통하여 국제적 경제활동을 행하고 자회사에 이익을 유보시켜서 이를 재투자함에 의하여 계열기업 전체로서의 조세부담의 회피나 경감을 도모하는 경향이 있으며, 한편 이러한 나라에 있어서는 일반적으로 법인의 설립이 아주 쉬워서 그 설립법인 즉 자회사는 독자적인 사업소나 인적조직 등을 갖지 아니하고 단지 모기업과 그거래선과의 도관으로서 이용되고 있는 경우가 많은 바, 홍콩이 위의 조세특전국의 하나에 속한다는 것은 국제조세법계에서는 보편적으로 상식화된 사실인데, 위에서 본 원심의 설시이유에 의하면 원고법인은 모기업을 미국에 둔 계열법인으로서의 자회사라는 것이고, 그 본점 소재지는 홍콩으로 되어 있음이 기록상 명백한 바이므로 결국 원고는 다국적 기업의 하나로 볼 것이다.

그러므로 원심으로서는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사안을 심구해야 하는 것이고, 따라서 단순한 계열법인이 아닌 다국적(계열) 기업에 있어서는 소속기업간의 약정에 의하여 납세법인(전입기업)이 전입임직원에 대한 전출기업에서의 사회보장성 각종 부담금상환의무를 지고 있는 경우에도 단순한 계열법인의 국내영업의 경우와는 달리 그 의무부담이 납세법인의 소득원인 역무수행에 관련성이 있는 것이었다고 할 수 있으려면 그것이 그 임직원의 파견근무를 위하여 필요하였다는 점 이외에도 당해 임직원들이 납세법인에 파견나와 근로를 제공하는것이 그 법인의 소득원인 역무수행에 필요불가결한 것이었음이 또한 인정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므로 이 사건에 있어서는 위에서 본 종업원들이 모회사들을 휴직하고 원고에 파견나옴에 있어서 그 근로조건을 둘러싸고 원고와 위 모회사들 및 종업원들 사이에서 체결된 당초의 거래약정, 위 종업원들에 대한 종전 모회사와 현재 원고에서의 보수수준의 비교, 위 종업원들이 국내에서 원고에게 제공하는 근로의 성질 내지 중요성 등에 대한 심리를 통하여 위에서 지적한 점들을 따져보았어야 하고, 특히 당해 종업원들의 보수수준이 급여여건의 변동을 고려하더라도 전출전의 소속회사의 수준에 비하여 지나치게 높은데도 불구하고 더 나아가 전입기업인 원고가 전출전의 모기업이 그 의무를 부담하고 있던 사회보장성기금 등에의 출연금을 상환해 주었다면 이는 바로 원고법인의 손비의 과대계상을 통하여 조세부담의 경감을 도모하려고 한 것이라고 못볼 바 아니어서 부당행위계산부인의 대상이 된다고 볼 여지도 있고 (원고가 소속한 계열기업이 법인세법 제20조 , 같은법시행령 제46조 소정의 출자자에 해당하고 또한 원고가 한 출자자 등의 출연금의 부담행위가 같은 규정이 예시하는 부인대상이 될 수 있음은 같은 령 제46조 제2항 제6조 에 비추어 명백하다), 또한 지금까지의 우리 세법상의 각 관계규정에 비추어 볼 때 과세처분취소소송에 있어서 과세권자는 과세처분의 정당성을 유지하는 근거로서 갱정처분의 단계에서 고려하지 않았던 사실을 새로이 주장하는 것은 용인된다 할 것이므로 원심으로서는 모름지기 위와 같은 모든 점에 대하여 심리를 하고 석명권을 행사하여 규명해 보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위의 점들에 대하여는 전혀 심리를 하지 아니한 채 막연히 위 출연금의 상환이 위 종업원들을 위하여 필요한 것이라는 원고측 증인의 일방적인 증언만을 들어서 위 상환금을 손금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법인세법상의 손금 및 부당행위계산부인 등에 관한 법리오해와 석명권불행사 내지 심리미진 등의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 할 것이므로, 이를 탓하는 취지의 논지는 이유있다.

2. 원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는 위 전화교환기 설치용역을 제공함에 있어서 그 부품으로 서키트 팩(circuit pack, 교환기 체계의 부품으로서 전체계에 적법한 전압을 유지시키고 전자적 정보를 저장하여 두는 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하고 있고 설치 공사 수행중 마모되는 경우 신품으로 교체됨)을 사용하는데 이를 모두 같은 벨 시스템회사로서 에이티엔티의 제작담당계열회사인 미국의 소외 웨스턴 일렉트릭 컴퍼니 인코포레이티드(이하 "웨코"라 한다)로부터 수입하였고, 원고가 위 서키트 팩을 사용하고 반환하거나 신품을 사용하지 않고 반환하는 경우 당초 수입가액 중 최고 85퍼센트까지를 환급받기로 웨코와 약정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바, 원고가 1982년도 말까지 이미 지급한 위 부품의 수입대금중 15퍼센트에 상당한 금액의 비용은 위 부품이 실제 사용되었는지 또는 웨코에 반환되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영구적으로 원고가 부담하여야 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회복할 수 없는 비용이라는 점은 1982.사업년도말 현재로 확정되었다 할 것이므로 이는 손금으로 인정되어야 하고, 한편 위 부품감가비는 모두 금 425,827,508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바, 피고가 이를 손금 부인하였음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이와 같은 원심의 설시에 의하면, 위 서키트 팩은 원고에 의하여 수입된 유형자산으로서 내구성이 있는 물품이라는 것이고 기록에 의하면 같은 물품은 원심설시 용도에 사용되더라도 그에 의하여 효용이 완전히 상실되는 단순한 소모품이 아니며(이 점은 원심이 사용후 웨코에게 반환하더라도 당초 수입가액 가운데 85퍼센트까지를 환급받기로 약정했다는 것에 의하여도 뒷받침된다)원고의 보유목적이 주로 전매목적이 아니라 원고가 설치용역을 맡고 있는 위에서 본 전화교환기체계의 부품으로 사용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으므로 당해 부품은 일응 고정자산으로서 감가상각자산이 아닌가 싶기도 하나 국세기본법 제20조 에 의하여 존중의용되게 되어 있는 기업회계의 기준과 관행에 의하면, 당해 자산의 사용가능기간이 일년미만이고 취득가액이 상당가액 미만인 경우에는 이를 재고자산으로 보게 되어 있으며 실지로 이 부품은 수시로 교체 사용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원고도 매사업년도의 같은 부품의 사용료를 전액 손금신고하고 있음은 당원에 현저하다.

이로써 본다면 위 서키트 팩은 재고자산이라 할 것인데 이 자산의 매입가격 즉 매출원가는 전액 손금산입이 용인되는 것임은 법인세법 제9조 에 근거를 둔 같은법시행령 제12조 제2항 제2호 의 규정상 명백하나 이 사건은 위와 같은 의미의 매출원가가 문제되는 사안이 아니고 원고법인의 1982. 사업년도말 현재의 같은 부품의 사용감가비의 평가산정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경우인 바, 이 점에 관하여 우리 법인세법은 제29조 에 근거를 둔 같은법시행령 제85조 제8항 에서 재고자산 중에서 파손, 부패, 기타 사유로 인하여 정상가격으로 판매할 수 없는 자산이 있을 때에는 기타 재고자산과 구분하여 처분가능한 시가로 이를 평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매출원가가 문제가 되지 않는 경우에는 이와같이 시가평가를 했을 때에 한하여 그 시가로 평가한 결과 생기는 차손은 법인세법 제16조 제6호 에 의하여 손금산입이 용인되게 되어 있으며 위에서 본 법인세법 제9조 , 제29조 , 제16조 가 외국법인인 원고에게도 준용이 되고 있음은 같은 법 제54조 , 제58조 에 의하여 명백하므로, 원고주장의 부품수입대금 중 15퍼센트 상당액의 손금성이 용인되려면 모름지기 사용후 의 당해 부품의 처분가능한 시가가 수입대금의 85퍼센트 상당액이라는 것이 확정되지 않고서는 안되는데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에 이르지 아니하고 위와 같이 원고가 위 서키트 팩을 신구품 여부에 관계없이 수입선인 웨코에게 반환하는 경우 환급받을 수 있는 최고가액을 약정한 사실만을 들어 바로 나머지가액 상당액 만큼의 손금이 확정되는 것이라고 판단하여 원고 주장비용의 손금성을 인정한 것은 위에서 본 법령위반이 아니면 이유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하자가 없다고 할 수 없는 것 이고 원심의 위에서 본 바와 같은 판단취지가 당해 기사용 부품의 매도인인 원고와 재 수입선인 웨코와의 간에 당초 수입대금의 85퍼센트 상당으로 가격협정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그 가격이 법인세법시행령 제85조 제8항 의 "처분가능한 시가"가 되는 것이라는 것을 판시한 것이라고 본다 하여도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잘못이 있는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즉 공정한 시장경제원리가 적용되고 있는 상황아래에서는 독립당사자간의 거래에 있어서 통상 설정되는 대가(이른바 독립당사자 거래가격)가 정당한 시가가 된다 할 것이므로 위에서 본 처분가능한 시가의 평가에 있어서도 당해물품의 전매선과의 약정단가가 중요한 결정요인이 된다는 것은 통상적으로는 부정할 수가 없으나 원고가 웨코 등 벨 시스템이 다국적 계열기업의 관계라는 것은 위에서 본 바와 같고, 다국적 계열기업간에는 여러가지 이유로 독립당사자 거래가격과는 다른 대가로 거래를 하는 것이 상례이며 따라서 이와 같은 계열기업간에는 이른바 이전가격의 조작을 통하여 손금의 과대계상과 수익의 과소계상이 손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라는 것 등은 이미 위 1의 판단에서 본 바와 같고 이 사건에 있어서도 사용되지 않은 신품인 서키트 팩을 웨코에게 되팔 때라도 수입가격의 85퍼센트만 받기로 약정했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더욱 더 그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으므로 원심으로서는 위에서 본 원고와 웨코간의 협정가격만을 절대적 기준으로 하여 "처분가능한 시가"인정을 할 것이 아니라 다국적 계열기업간의 거래의 경우에 시가확정의 접근방법이라고 일반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비교가능 제3자간 가격법이나 재판매가격법, 원가가산법 기타의 방법등에 의하여 원고와 웨코간의 협정가격이 적정한가를 심사해 보았어야 하는 것 인데 이에 이르지 아니한 원심판단은 부당한 손금계산이라고 아니할 수 없어 위원심판단을 탓하는 논지는 이 점에서도 이유있다.

3. 원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1981.에 소외 금성반도체주식회사에 기술용역을 제공하고 그 대가 일부를 같은 해에, 나머지를 1982.에 각 수령하였는데, 피고는 그 중 1982.에 수령한 수익을 1981.에 얻었다고 하여 1981년도 법인세부과시 금56,562,300원을 익금에 산입하여 이에 대한 법인세를 부과한 사실, 이에 원고는 위 과세처분에 불복하여 재무부 국세심판소로부터위 수익이 1982.사업년도에 귀속되는 것이라는 결정을 받았으며, 피고는 위 결정에 따라 위 수익을 1981.사업년도의 소득에서 차감하여 법인세를 갱정한 사실, 그런데 원고는 위 불복절차를 밟고 있던 중에 1982년도 소득을 신고함에 있어 위 금 56,562,300원을 1982년도 소득에 합산하여 신고하지 아니하였는데, 그 후 피고는 원고의 1982.사업년도 법인세를 부과함에 있어서 위금 56,562,300원에 대한 법인세도 부과하면서, 당해사업년도 법인세 과세표준신고기한 경과 후에 직전사업년도의 법인세과세표준에 대한 정부의 갱정이 취소됨으로 인하여 발생한 과소신고소득에 대하여는 과소신고가산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법인세 기본통칙 4-6-3......(41)에 따라 위 금 56,562,300원에 대한 과소신고가산세를 면제한다고 결정하고 나서,실제로 과소신고된 총소득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이를 포함하여, 연금출연금 및 사회보장출연금 손금부인 합계금 760,507,392원, 부품사용료 손금부인금425,827,508원, 관세 등 손금부인 합계금 84,563,198원, 신고한 과세표준 금 2,590,514원(2,950,514원의 오기로보인다)외에 기술용역수입금 56,562,300원을 합한 후 여기에서 작업진행률에 의한 공사수입조정금 1,196,913,799원을 공제한 나머지 금133,497,113원을 총과소신고소득금액으로 산출하고 그 전제하에 미달세액 금 42,728,902원과 과소신고 가산세액 금 12,818,670원을 산출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와 같이 기술용역수입 금 56,562,300원을 과소신고소득에 합산하여 이를 전제로 과소신고가산세액을 산정, 부과한 피고의 위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법인세법시행령 제113조의2 에 의하면, 과소신고가산세에 관한 법인세법 제41조 제1항 제2호 의 적용에 있어서 신고한 과세표준금액에 과세표준이 되지 아니하는 금액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에는 이를 공제한 금액을 신고한 과세표준금액으로 하도록 되어 있고, 한편 과소신고가산세는 과세표준에 대한 신고의무의 이행을 확보하기 위한 일종의 행정상 제재로서 납세의무자에게 그 신고의무불이행에 관하여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가산세를 부과할 수가없는 것이나 ( 당원 1989.4.25. 선고 88누4218 판결 등 참조), 여기서 가산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함은 기껏해야 그가 신고의무를 제대로 이행한 것과 같이 취급한다는 것일 뿐 그 이상의 혜택을 준다는 의미는 아닌 것이므로, 이 사건과 같이 신고하여야 할 과세표준금액에 미달하는 금액 중 일부의 신고의무불이행에 관하여 정당한 이유가 있고, 한편 과세표준이 되지 아니하는 금액이 현실적으로 신고한 과세표준금액 보다 커서 그 차액이 "0" 이하의 부수가 되는 경우에는, 비록 법인세법시행령 제113조 제2항 에 의하여 결손신고의 결과에 불구하고 그 결손은 없는 것으로 보아 신고한 과세표준을 "0"으로 한다 하더라도, 그 과소신고가산세액 산출의 기초가 되는 총과소신고소득금액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먼저 신고한 과세표준금액과 신고의무불이행에 관하여 정당한 이유가 있는 소득금액과를 더한 합계액에서 과세표준이 되지 아니하는 금액을 공제한 다음 그 차액을 신고하여야 할 과세표준금액에서 공제하여야 할 것이고, 이와 달리 신고하여야 할 과세표준금액에서 먼저 신고의무불이행에 관하여 정당한 이유가 있는 소득금액을 공제한 다음, 이어서 신고한 과세표준금액 등을 공제하여서는 아니된다 (그렇지 아니하면 납세의무자는 그 신고의무불이행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신고의무를 제대로 이행한 경우보다 총과소신고 소득금액이 줄어들게 되어 가산세를 적게 물게 된다는 불공평한 결과가 된다).

그런데 원심이 채택한 증거와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을제3 내지 을제6 각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신고한 과세표준 금 2,950,514원은 원고의 결산상 당기순이익 금 10,959,187,488원과 원고 스스로의 세무조정에 의한 익금산입액 금 755,848,054원의 합계액에서 역시 원고 스스로의 세무조정에 의한 손금산입액 금 11,712,085,028원을 공제하여 나온 수치로서, 위 과세표준산출을 위한 익금의 총액속에는 원고가 1982. 사업년도의 수익 중 장기도급공사인 이 사건 전화교환기자재 설치 공사와 관련하여 과다하게 손금을 계상함으로써 작업진행률에 의한 조정에 따라 발생하게 된 과다익금 1,196,913,799원(원고가 신고한 공사수익 금 9,279,192,802원과 피고의 세무조정에 의한 공사수익금 8,082,279,003원의 차액)이 들어 있어서 그 대응원가 금 1,085,600,662원(원고가 대응원가로서 신고한 공사비 금 8,416,227,905원과 피고의 세무조정에의한 공사비 금 7,330,627,243원의 차액)을 공제하더라도 위 신고과세표준 금2,950,514원 속에는 과세표준이 되지 아니하는 금 111,313,137원이 포함되게 되어 있고, 한편 원고가 신고하여야 할 과세표준 금액으로 산출된 금 133,497,113원은 원고가 신고한 과세표준금 2,950,514원, 연금출연금 및 사회보장출연금 손금부인 합계금 760,507,392원, 부품감가비 손금부인금 425,827,508원, 관세 등 손금부인 함계금 84,563,198원, 이 사건 기술용역 수입 금 56,562,300원등의 합계액에서 작업진행률에 의한 위 공사수익조정금(과다익금) 1,196,913,799원을 공제하여 나온 것임을 알 수 있으므로, 비록 원고에게 이 사건 기술용역 수입금 56,562,300원의 신고의무불이행에 관하여 원심설시의 정당한 이유가 있다 하여 과소신고 가산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원고가 신고한 과세표준금액 금 2,950,514원과 이 사건 기술용역수입 금 56,562,300원의 합계액에서 과세표준이 되지 아니하는 위 금 111,313,137원을 공제하면 그 차액은 부수가 되어 원고가 신고한 과세표준금액은 "0"이 됨으로써 결과적으로 총과소신고소득금액은 원고가 신고하여야 할 과세표준금액 금 133,497,113원과 같은 금액이 됨은 계산상 명백하고 {133,497,113 -(2,950,514 + 56,562,300 - 111,313,137 = 이 차액은 부수가 되나 "0"으로 취급) = 133,497,113}, 앞서 본증거에의하면, 피고도 이와 같은 산식 아래 위 금133,497,113원을 과소신고소득금액으로 삼아 이 사건 과소신고가산세액을 산출, 부과한 것임을 알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기술용역수입금에 대하여는 과소신고가산세를 부과한 것이 아니고 다른 과소신고소득금액의 합계액으로서의 금 133,497,113원에 대하여 가산세를 부과한 것이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원고가 신고한 과세표준금액에 과세표준이 되지 아니하는 금액이 포함되어 있는지 여부도 가려보지 아니하고 원고의 총과소신고 소득금액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신고하여야 할 과세표준금액에서 먼저 신고의무불이행에 관하여 정당한 이유가 있는 소득금액인 이 사건 기술용역수입금을 공제하여야 한다는 전제아래 피고의 위 조처를 위법하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는 과소신고가산세액의 산출에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 할 것이므로 이를 탓하는 논지도 이유있다.

4. 이리하여 논지는 모두 이유있으므로 원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주한(재판장) 이회창 배석 김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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