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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2010.9.8. 선고 2010구합8928 판결
노동조합규약시정명령취소
사건

2010구합8928 노동조합규약시정명령 취소

원고

A조합

피고

서울지방노동청 서울강남지청장

보조참가인

B 주식회사

변론종결

2010. 7. 21.

판결선고

2010. 9. 8.

주문

1. 피고가 2010. 1. 26. 원고에 대하여 한 노동조합규약 시정명령 중 원고 규약 제7조 제3호, 제9조 제1호 단서에 관한 부분을 취소한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이를 2분하여 그 1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하고,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이를 2분하여 그 1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보조참가인이 각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0. 1. 26. 원고에 대하여 한 노동조합규약 시정명령을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은 2001, 4. 2. 전력산업구조개편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C기관로부터 분리된 5개 발전회사(D, E, B, F, G, 이하, 이들을 통틀어 '발전 5사'라고 한다) 중 하나이고, 원고는 2001. 7.경 발전 5사의 근로자들을 조합원으로 하여 설립된 노동조합이다.

나. 원고 규약의 변천과정

원고는 2001. 7. 24. 노동부장관에게 설립신고시 함께 제출한 노동조합규약에 대하여 노동부의 시정명령을 받자 2001. 7. 26. 이를 개정하여 설립신고를 하였고, 그 후 몇 차례에 걸쳐 노동조합규약을 개정하였는데 그 구체적인 내역은 아래 〈표 1>과 같다.

<표 1>

다. 시정명령의 경위

1) 발전 5사를 대표한 D 주식회사는 2003. 12. 29.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고 한다) 제21조 제2항에 따라 피고에게 이 사건 규약에 대한 시정명령 신청을 하였고, 이에 피고는 2004. 1. 14.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시정명령의결을 요청하였으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04. 3. 10. 이 사건 규약 제7조 제3호, 제9조 제1호 단서 규정이 노조법 제2조 제4호 라목에 위반되고, 위 규약 제24조 제1항 제2호, 제68조 제1항이 노조법 제29조 제1항에 위반된다는 의결을 하였다.

2) 피고가 위와 같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의결을 받은 이후로도 원고에 대하여 시정명령을 하지 아니하자 발전 5사를 대표한 G 주식회사는 2009. 11. 16. 또 다시 피고에게 이 사건 규약에 대한 시정명령 신청을 하였으며, 이에 피고는 2009. 12. 29.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2010. 1. 26. 원고에 대하여 아래 〈표 2>와 같은 내용의 노동조합규약 시정명령(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표 2>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제2호증, 을가 제1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청구원인의 요지

1) 이 사건 처분 중 이 사건 규약 제7조 제3호, 제9조 제1호 단서에 관한 부분

원고는 산업별 노동조합인데, 산업별 노동조합은 그 본질상 특정 기업에의 취업 여부가 조합원 자격 기준이 되지 아니하므로, 노조법 제2조 제4호 라목 단서의 적용을 받지 아니한다.

2) 이 사건 처분 중 이 사건 규약 제24조 제1항 제2호, 제68조 제1항에 관한 부분

이 사건 규약 제24조 제1항 제2호, 제68조 제1항은 단체 협약 체결 과정에 총회 및 교섭위원들이 일정 부분 참여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노동조합 대표자의 단체 협약체결권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것이 아니고, 가사 이와 달리 보더라도 노조법 제29조 제1항은 강행규정이 아니므로 위 규정에 반해 노동조합 대표자의 단체 협약 체결권을 제한하더라도 위법하지 아니하다.

나. 관련법령

별지 관련법령 기재와 같다.

다. 이 사건 처분 중 이 사건 규약 제7조 제3호, 제9조 제1호 단서에 관한 부분

1) 노조법 제2조 제4호 라목의 해석 근로기준법은 근로자를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비해(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 노조법상 근로자라 함은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임금·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자'를 말하는데(노조법 제2조 제1호), 이는 개별적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 개념과 달리 집단적 근로관계에서 근로3권의 향유주체인 근로자로서 반드시 사업 또는 사업장에 고용되어 있는 근로자에 한정하지 아니하고 현실적으로 취업중인 근로자뿐만 아니라 실업중인 근로자 또는 해고된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노동력을 제공하고 임금·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을 받아 생활할 의사나 능력이 있는 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리고 노조법 제2조 제4호 라목 본문 소정의 노동조합 구성주체로서의 '근로자' 역시 위와 같은 노조법 제2조 제1호가 정의하고 있는 근로자와 같은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노조법 제2조 제4호 라목 단서 규정만으로 근로자 개념을 위 일반규정과 달리 보아야 할 근거로 삼을 수 없다. 만약 노조법 제2조 제4호 라목 본문에서 규정하고 있는 근로자를 해고된 근로자를 제외하고 현실적으로 사업 또는 사업장에 직접 근로관계를 맺고 있는 근로자로 한정한다면 결과적으로 노동조합은 그 조직형태를 직접 근로관계를 맺고 있는 근로자들만을 구성원으로 하는 기업별 노동조합의 형태로만 설립이 가능하다고 해석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노조법 제2조 제4호 라목 단서 규정은, 사업 또는 사업장 단위에서, 사용자와 직접 근로관계를 맺고 있는 근로자들이 그들을 조합원으로 하는 규약을 제정하고 그에 따라 노동조합을 설립하려 하거나 그러한 노동조합을 설립한 후 활동하고 있는 조직형태를 취하고 있는 것이 보통이고, 그러한 사업 또는 사업장 단위의 기업별 노동조합의 경우에 사용자가 그러한 노동조합의 설립·존속이나 조합원으로서의 활동을 저지하기 위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조합원인 근로자를 해고하는 부당한 인사권을 행사함으로써 그 노동조합의 규약상 조합원으로서의 자격을 상실케 하는 폐단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그와 같이 해고당한 근로자가 노동위원회에 부당 노동행위의 구제신청을 하는 방법으로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는 경우에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이 있을 때까지는 노동조합의 설립 · 존속과 조합원으로서의 활동에 관계되는 범위 안에서 그와 같은 사람을 노동조합의 조합원으로서의 자격을 가지는 근로자로 보아 노동조합의 설립 및 존속을 보호하고 노동조합의 활동이 방해받지 아니하도록 하는데 그 입법취지가 있는 것이지, 노조법상의 근로자의 범위를 그와 같이 한 정하려는데 있는 것이 아니다. 결국 노조법 제2조 제4호 라목 단서는 기업별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사용자로부터 해고됨으로써 근로자성이 부인될 경우에 대비하여 마련된 규정으로서 위와 같은 경우에만 한정적으로 적용되는 것으로 해석되어야 하므로 원래부터 일정한 사용자에의 종속관계를 필요로 하지 않는 산업별.·지역별·직종별 노동조합 등 초기업적 노동조합의 경우에까지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1두8568 판결 참조).

그리고 어느 노동조합이 기업별 노동조합인지 산업별·지역별 · 직종별 노동조합 등 초기업적 노동조합인지 여부에 대하여는 당해 노동조합의 규약, 실질적인 조합원의 범위, 조합 활동이 주로 이루어지는 인적 · 장소적 대상, 단체교섭의 상대방이 하나의 사용자인지 여부 등을 고려하여 당해 노동조합의 구성과 활동 등의 주된 부분이 실질적으로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을 단위로 하는가의 여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 .

2) 이 사건의 경우

살피건대, 갑 제5호증의 1, 2, 을가 제9호증, 제10호증, 을나 제1호증, 제2호증의 1 내지 5, 제3호증의 1 내지 5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발전 5사는 2001. 4. 2. C기관로부터 분리 · 설립된 이래 동일한 취업규칙, 임금, 직급체계 등을 유지하면서 긴밀한 업무협조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나, 각기 별도의 법인격을 가지고 소속 근로자들과도 별도의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사실, ② 원고는 규약상 발전산업 및 이와 관련 있는 사업부문에 종사하는 자를 조직대상으로 삼고 있는데, 설립 이후 이 사건 처분시까지 발전 5사 소속 근로자들 뿐만 아니라 H 주식회사(이하, 'H'이라고 한다) 소속 근로자들과 I교육원 소속 근로자들을 각 원고의 조합원으로 가입시켰고(H은 1997.경 C기관 퇴직자 단체인 J단체의 전액 출자로 설립되어 C기관로부터 도서 지역의 발전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여 온 회사로서 2004. 4. 13. 그 소속 근로자들이 원고의 조합원으로 가입하였고, 교육원은 5개 발전사가 전액 출자하여 교육 부분을 분리 · 설립한 법인으로 2007. 6. 21. 그 소속 근로자들이 원고의 조합원으로 가입하였다), 위 발전 5사와 H 및 I교육원을 교섭대상자로 하여 노사협의와 단체교섭을 하여 온 사실, ③ 설립 신고 당시 원고 규약은 조직대상에 관하여 발전산업 및 이와 관련 있는 사업부문에 종사하는 자와 이에 해당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로 규정하고, 사망·해고. 퇴직에 의하여 '고용계약이 소멸한 때에는 조합원 자격을 상실'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고용계약이 소멸한 때에는 조합원 자격을 상실하는 것으로 규정한 원고 규약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그 구성주체인 조합원이 하나의 사업장이 아니라 발전산업 및 이와 관련 있는 사업부문에 종사하는 자를 조직대상으로 하고 조합 활동이 주로 이루어지는 장소도 여러 사업장에 걸쳐 있으며 단체교섭의 대상 역시 하나의 사용자가 아닌 점을 알 수 있으므로, 발전 5사 및 발전 5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H, I교육원 소속 근로자들을 조합원으로 하는 일종의 초기업적 노동조합으로 설립되어 활동하여 왔다고 볼 수 있다.

나아가, 위에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헌법상 단결권 보장의 취지 및 노조법 제5조의 규정에 비추어 볼 때 노조법 제2조 제1호 소정의 근로자에 해당하는 자(이는 헌법상 단결권의 향유주체로서의 근로자 개념과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라면 누구나 제한 없이 노동조합을 자유로이 결성 · 조직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인데, 여기에는 조직형태를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포함된다고 보이는 점, ② 노동조합은 변경 전후의 조합의 실질적인 동일성이 인정되는 이상 존속 중에 그 조합원의 범위를 변경하는 조직변경을 할 수 있고(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1두5361 판결 등 참조), 노조법 제16조는 노동조합이 존속 중 조직형태를 변경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하여 가중된 결의요건을 규정하고 있는 점, ③ 원고 규약 제6조, 제7조에 의하면, 원고는 설립시부터 발전산업이라는 동일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하나의 단위로 하는 산업별 노동조합을 '지향'하여 온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의 목적 달성을 위하여 그 구성원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노조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는 이상 가능한 것이므로 해고된 자 전부가 아닌 조합 활동과 관련하여 해고된 자만을 조직대상으로 추가하는 것 역시 원고의 자유에 속하는 점, ④ 앞서, 본 바와 같이 노조법 제2조 제4호 라목 단서 규정의 입법취지는 해고된 자를 조합원으로 삼는 것을 절대적으로 금지하고자 함이 아니라 해고된 자를 조합원으로 하는 노동조합의 설립 및 존속을 사용자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인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비록 설립신고 당시의 원고의 조직형태가 기업별 노동조합1)의 성격을 일부 가진 것이라고 하더라도 원고는 노조법 제2조 제1호 소정의 근로자에 해당하는 한 조합 활동으로 해고된 자 역시 조직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고 할 것이다.

3) 소결

따라서 이 사건 규약 제7조 제3호, 제9조 제1호 단서에 관한 부분이 노조법 제2조 제4호 라목 단서에 위반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라. 이 사건 처분 중 이 사건 규약 제24조 제1항 제2호, 제68조 제1항에 관한 부분

살피건대, 노동조합의 대표자 또는 수임자가 단체교섭의 결과에 따라 사용자와 단체협약의 내용을 합의한 후 다시 협약안의 가부에 관하여 조합원총회의 의결을 거쳐야만 한다는 것은 대표자 또는 수임자의 단체협약 체결 권한을 전면적, 포괄적으로 제한함으로써 사실상 단체협약 체결 권한을 형해화하여 명목에 불과한 것으로 만드는 것이어서 노조법 제29조 제1항, 제3항의 취지에 위반된다(대법원 1993. 4. 27. 선고 91누12257 판결, 대법원 1993. 5. 11. 선고 91누10787 판결 등 참조).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규약 제24조 제1항 제2호, 제68조 제1항은 원고의 산별 협약 체결'에 대하여 총회가 의결권을 가지고, 원고의 대표자에게 단체교섭 결과에 대하여 총회의 의결 및 교섭위원들의 연명 서명을 거쳐 단체협약을 체결하도록 하고 있는바, 이는 노동조합 대표자의 단체협약 체결 권한을 전면적, 포괄적으로 제한함으로써 사실상 단체협약 체결 권한을 형해화하여 명목에 불과한 것으로 만드는 것이어서 노조법 제29조 제1항에 위반된다고 할 것이니 그 규약의 변경, 보완을 지시한 피고의 처분은 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서태환

판사이춘근

판사김선아

주석

1) 원고가 사용자와 직접 근로관계를 맺고 있는 근로자만을 조직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는 기업별 노동조합의 성격을 일부 가졌다고 할 수 있으나,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만을 조합 활동의 대상으로 삼지 아니하고 당해 사업자와 직접 근로관계가 없는 다른 사업자의 근로자까지도 노동조합의 구성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기업별 노동조합과는 차이가 있다.

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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