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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1. 7. 29. 선고 2021도3520 판결
[사기ㆍ사문서위조ㆍ전기통신사업법위반][공2021하,1664]
판시사항

전기통신사업법 제30조 본문에서 정한 ‘타인의 통신을 매개’한다는 것과 ‘타인의 통신용으로 제공’한다는 것의 의미 / 통신이 매개되거나 전기통신역무를 제공받은 타인이 통신의 매개 또는 제공을 요청하였거나 통신의 매개 또는 제공 행위에 관여하였던 경우에도 그 매개 또는 제공 행위가 위 조항 본문에서 정한 ‘타인의 통신을 매개’하는 행위 또는 ‘타인의 통신용으로 제공’하는 행위에 해당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전기통신사업법 제30조 본문은 ‘누구든지 전기통신사업자가 제공하는 전기통신역무를 이용하여 타인의 통신을 매개하거나 이를 타인의 통신용으로 제공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한다. 이는 정당한 권한 없이 다른 전기통신사업자가 제공하는 전기통신역무를 이용하여 자신이 제공받는 역무와 동종 또는 유사한 역무를 제공함으로써 전기통신사업자의 사업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통신시장질서를 교란하는 행위를 막기 위한 취지의 조항이다. 여기에서 ‘타인의 통신을 매개’한다는 것은 전기통신사업자가 제공하는 전기통신역무를 이용하여 다른 사람들 사이의 통신을 연결해 주는 행위를 의미하고, ‘타인의 통신용으로 제공’한다는 것은 전기통신사업자가 제공하는 전기통신역무를 다른 사람이 통신을 위하여 이용하도록 제공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위 조항의 문언과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통신이 매개되거나 전기통신역무를 제공받은 타인이 통신의 매개 또는 제공을 요청하였거나 통신의 매개 또는 제공 행위에 관여하였던 경우에도 그 매개 또는 제공 행위는 위 조항 본문이 정한 ‘타인의 통신을 매개’하는 행위 또는 ‘타인의 통신용으로 제공’하는 행위에 해당할 수 있고, 위 조항 단서 각호의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이러한 행위는 금지된다.

참조판례

헌법재판소 2002. 5. 30. 선고 2001헌바5 전원재판부 결정 (헌공69, 472)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및 검사

변호인

변호사 홍기정

원심판결

서울동부지법 2021. 2. 17. 선고 2020노1337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검사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타인통신매개로 인한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의 점(주위적 공소사실) 관련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보이스피싱 조직은 중국 등 해외에서 콜센터를 운영하면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을 상대로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금융기관 직원 등을 사칭하여 금원을 편취하는 수법으로 범행하는 조직으로, 성명불상의 총책은 조직원 간 유기적인 연락을 관리하는 역할, 성명불상의 유인책은 국내 피해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금원을 요구하는 역할, 성명불상의 수거책은 피해자들로부터 금원을 받는 역할, 성명불상의 중간 조직책[위챗 대화명(대화명 1 생략), (대화명 2 생략)]은 성명불상의 총책으로부터 지시를 받아 콜센터에서 인터넷망으로 접속하면 국내 휴대전화번호로 변경되어 피해자들의 전화기에 표시되도록 하는 통신장비(Voice over IP Gateway, 이하 ‘VoIP 게이트웨이’라 함)를 관리하는 역할, 피고인은 성명불상의 중간 조직책으로부터 지시를 받고 유심을 구매하여 중국으로 전달하거나 국내에 있는 고시원 등에 VoIP 게이트웨이를 설치ㆍ관리하는 역할을 분담하기로 순차 모의하였다.

피고인은 2020. 7. 8.경 타인 명의로 개통된 ‘(휴대전화번호 생략)’ 유심을 구입하여 보이스피싱 조직에 전달하는 한편, VoIP 게이트웨이를 설치하여 관리하면서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이 국내 휴대전화번호인 ‘(휴대전화번호 생략)’를 사용하는 전화로 송신할 수 있도록 한 것을 비롯하여, 2020. 6. 29.경부터 2020. 7. 15.경까지 위와 같은 방법으로 총 47개의 휴대전화번호를 이용하여 송신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성명불상자와 공모하여 전기통신사업자가 제공하는 전기통신역무를 이용하여 타인의 통신을 매개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타인통신매개로 인한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전화 통화를 한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과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이 피고인과의 관계에서 ‘타인’에 해당하여야 하는데,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매개한 통신의 일방 당사자인 위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과 피고인이 타인통신매개로 인한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죄의 공동정범임을 전제로 한 것이므로, 위 공소사실 자체로 위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은 피고인과의 관계에서 ‘타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다.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받아들일 수 없다.

(1) 전기통신사업법 제30조 본문은 ‘누구든지 전기통신사업자가 제공하는 전기통신역무를 이용하여 타인의 통신을 매개하거나 이를 타인의 통신용으로 제공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한다. 이는 정당한 권한 없이 다른 전기통신사업자가 제공하는 전기통신역무를 이용하여 자신이 제공받는 역무와 동종 또는 유사한 역무를 제공함으로써 전기통신사업자의 사업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통신시장질서를 교란하는 행위를 막기 위한 취지의 조항이다 ( 헌법재판소 2002. 5. 30. 선고 2001헌바5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여기에서 ‘타인의 통신을 매개’한다는 것은 전기통신사업자가 제공하는 전기통신역무를 이용하여 다른 사람들 사이의 통신을 연결해 주는 행위를 의미하고, ‘타인의 통신용으로 제공’한다는 것은 전기통신사업자가 제공하는 전기통신역무를 다른 사람이 통신을 위하여 이용하도록 제공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위 조항의 문언과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통신이 매개되거나 전기통신역무를 제공받은 타인이 통신의 매개 또는 제공을 요청하였거나 통신의 매개 또는 제공 행위에 관여하였던 경우에도 그 매개 또는 제공 행위는 위 조항 본문이 정한 ‘타인의 통신을 매개’하는 행위 또는 ‘타인의 통신용으로 제공’하는 행위에 해당할 수 있고, 위 조항 단서 각호의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이러한 행위는 금지된다 .

(2)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은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중간 조직책[위챗 대화명(대화명 1 생략), (대화명 2 생략)]의 지시를 받아 제3자 명의로 개통된 유심이 연결된 VoIP 게이트웨이를 설치 및 관리하는 방법으로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유인책이 보이스피싱 피해자들과 전화 통화를 할 수 있도록 매개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위 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행위는 위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중간 조직책 등과 공모하여 타인인 보이스피싱 유인책과 피해자들 사이의 통신을 매개한 경우에 해당한다.

(3) 그럼에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만을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타인통신매개로 인한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파기의 범위

위와 같은 이유로 원심판결 중 타인통신매개로 인한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에 대한 주위적 공소사실 부분은 파기되어야 한다. 그런데 위 파기 부분은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나머지 부분과 일죄 또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결국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3. 결론

그러므로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흥구(재판장) 김재형 안철상(주심) 노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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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름판례

- 대법원 2021. 7. 29. 선고 2020도16276 판결 공보불게재

- 대법원 2021. 7. 29. 선고 2021도3756 판결 공보불게재

- 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21도9693 판결 공보불게재

참조판례

- 헌법재판소 2002. 5. 30. 선고 2001헌바5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조문

- 전기통신사업법 제30조

본문참조판례

헌법재판소 2002. 5. 30. 선고 2001헌바5 전원재판부 결정

본문참조조문

- 전기통신사업법 제30조

- 형법 제37조

원심판결

- 서울동부지법 2021. 2. 17. 선고 2020노1337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