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서울민사지법 1993. 2. 16. 선고 92가합49039 제36부판결 : 항소
[임명무효확인청구사전][하집1993(1),322]
판시사항

대학교총장이 교수 및 총장으로 임명될 자격에 하자가 있는 경우 그 대학교의 학생이나 학부모가 총장임명무효확인이나 교수 및 총장자격의 부존재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는지 여부

판결요지

대학교총장이 교수 및 총장으로 임명될 자격에 어떤 하자가 있다하더라도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그 대학교의 학생이나 학부모라는 점만으로 대학교총장이 적법하게 임명되었는지 또는 현재 적법하게 교수 및 총장으로서의 자격을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사실상의 간접적인 어떤 이해관계가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총장임명의 무효확인이나 교수 및 총장자격의 부존재에 대한 확인을 구할 만한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사법상의 법률적 이해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원고

김병헌

피고

학교법인 연세대학교 외 1인

주문

1. 원고의 주위적 청구 중 총장임명무효확인부분의 소 및 예비적청구 부분의 소를 모두 각하한다.

2. 원고의 주위적 청구 중 손해배상부분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주위적 청구취지

피고 학교법인 연세대학교의 이사장이 1992.7.14. 피고 송자에 대하여 한 총장임명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금 1,000,000원 및 이에 대한 1992.8.4.부터 이 사건 판결선고일까지는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라는 판결

예비적 청구취지

피고 송자에게 피고 학교법인 연세대학교 산하 연세대학교의 교수 및 총장자격이 없음을 확인한다라는 판결.

이유

1. 주위적 청구 중 총장임명무효확인부분 및 예비적 청구에 대한판단

피고 송자가 1976.8.30. 피고 학교법인 연세대학교(이하 피고 법인이라 한다)가 운영하는 연세대학교 상경대학의 교수로 임명되었고, 그 후 1992.7.14. 피고 법인 이사회에서 피고 송자를 위 연세대학교의 총장으로 선임하는 의결이 이루어짐에 따라 같은 해 8.3. 피고 법인의 이사로서 피고 법인을 대표하는 소외 이천환에 의하여 위 연세대학교의 제12대 총장으로 임명된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원고는 이 사건 주위적 청구 중 총장임명무효확인부분 및 예비적청구의 원인으로서, 피고 송자는 1970.2.9. 미국의 영주권을 취득하였고 이어 1977.3.경 미국의 시민권을 취득한 자로서 우리나라에서의 공무담임권이 없으므로 위 연세대학교의 교수나 총장으로 임명될 자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와 같은 사실을 숨기고 앞서 본바와 같이 위 연세대학교 상경대학의 교수 및 위 연세대학교의 총장으로 임명되어 지금까지 재직하고 있는바, 원고는 1990.3.경 피고 법인과 사이에 원고의 아들인 소외 김성희를 위 연세대학교 경법대학 법학과 학생으로 입학시키기로 하는 내용의 입학 내지 재학계약을 체결한 학부모의 자격으로서 직접, 또는 위 김성희의 학부모로서 위 김성희를 대위하여, 주위적으로, 피고 송자에 대한 위 1992.7.14.자 총장임명이 무효임을, 예비적으로, 피고 송자에게 위 연세대학교의 교수 및 총장 자격이 없음에 대한 확인을 구한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이 사건 주위적 청구 중 총장임명무효확인부분 및 예비적 청구에 관한 소는 모두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항변한다.

그러므로 본안에 들어가 보기에 앞서 과연 피고 송자에 대한 앞서 본 총장임명이 유효한지 나아가 피고 송자에게 위 연세대학교의 교수 및 총장 자격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원고에게 구체적으로 그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른바 확인의 소는 원고의 구체적인 권리 또는 법적 지위에 현존하는 법률적인 불안이나 위협을 해소하기 위하여 그 법률관계의 상대방 또는 제3자를 상대로 그 문제된 권리관계의 존부를 판결로써 확인받고자 하는 것으로서, 그와 같은 확인을 구하는 것이 그 불안을 제거하는 데 유효 적절하고 또 확인판결로써 분쟁 또는 법률적 불안이 종국적으로 제거될 때에만 확인의 이익이 있어 적법한 소로 허용된다고 할 것인바, 가사 원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 송자가 미국의 영주권자 내지 시민권자로서 위 연세대학교의 교수 및 총장으로 임명될 자격에 어떤 하자가 있다 하더라도,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위 김성희가 위 연세대학교에 재학중인 학생이고 또한 원고가 위 김성희의 학부모라는 점만 가지고는 피고 송자가 위 연세대학교의 총장으로 적법하게 임명되었는지 또는 현재 적법하게 그 교수 및 총장으로서의 자격을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원고 및 위 김성희 개인에게 사실상의 간접적인 어떤 이해관계가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그 총장 임명이나 교수 및 총장자격의 부존재에 대한 확인을 구할 만한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사법상의 법률적 이해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결국 이 사건 주위적 청구 중 총장임명무효확인부분 및 예비적 청구에 관한 소는 본안에 들어가 살펴볼 것도 없이 모두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여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할 것이다.

2. 주위적 청구 중 손해배상부분에 대한 판단

원고는 이 사건 주위적 청구 중 손해배상부분에 대한 청구원인으로서, 미국의 영주권 및 시민권을 취득한 자는 위 연세대학교의 교수 및 총장으로 임명될 자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고 송자는 그와 같은 결격사유를 속이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법인의 이사인 위 이천환에 의하여 그 교수 및 총장으로 임명되었는바, 피고 법인과 사이에 입학 내지 재학계약을 체결한 위 김성희나 그 학부모인 원고로서는 피고들의 위와 같은 공동불법행위로 인하여 윤리적으로 하자가 없고 적법한 자격이 있는 교수 및 총장으로부터 정당하게 양질의 교육을 받을 학습권을 부당하게 침해당하게 되어 형언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으므로, 그 정신적 고통을 위자하기 위한 일부로서 피고들은 연대하여 금 1,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민법상의 불법행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할 것을 요하고, 여기서 위법행위라 함은 단순히 그 행위가 실정법에 위배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 있어 그와 같은 실정법 내지 사회질서에 위배되는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의 재산권이나 인격권 등의 제반 권리 내지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이 침해된 경우를 가리킨다 할 것인바, 가사 원고 주장과 같은 결격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 송자가 그와 같은 사정을 속이고 위 연세대학교의 교수 및 총장임용신청을 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 법인의 대표자인 위 이천환이 부주의하여 그 결격사유를 간과한 채 피고 송자를 그 교수 및 총장으로 임명하였다 하더라도,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위 연세대학교 학생들이나 그 학부모들에게 간접적, 일반적으로 사실상의 정신적인 고통을 안겨 주었음은 별론으로 하고, 원고나 위 김성희 개인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어떤 권리나 법률상 보호할만한 이익을 침해한 위법행위가 있었다고 할 수는 없다 할 것이므로, 결국 피고 송자의 위 연세대학교 교수 및 총장임용신청행위와 그에 따라 이루어진 위 이천환의 피고 송자에 대한 그 교수 및 총장임용행위가 위법한 행위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은 그 나머지 점에 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것도 없이 이유 없다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주위적 청구 중 총장임명무효확인부분의 소 및 이 사건 예비적 청구부분의 소는 부적법하여 모두 각하하고, 이 사건 주위적 청구 중 손해배상에 관한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며,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구도일(재판장) 황성주 윤현주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