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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집행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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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방법원 2012. 2. 2. 선고 2011고합252,274,450(각병합)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대마)·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수재등)·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증재등)][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1 외 2인

검사

강남석(기소, 공판)

변 호 인

법무법인 청담 외 2인

주문

피고인 3(대법원 및 항소심판결의 피고인 1)을 징역 5년 및 벌금 3억 원에, 피고인 1(대법원판결의 공소외 11)을 징역 1년에 각 처한다.

피고인 3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다만, 피고인 1에 대하여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3으로부터 2억 원을, 피고인 1로부터 1억 1,750원을 각 추징한다.

피고인 1에 대하여 위 추징금에 상당한 금액의, 피고인 3에 대하여 위 벌금및 추징금에 상당한 금액의 각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3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증재등)의 점 및 피고인 2(대법원판결의 피고인 3 및 항소심판결의 피고인 5)는 각 무죄.

피고인 2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범죄사실

피고인 2는 2008. 7.경부터 2010. 12.경까지 공소외 1 은행의 은행장으로서 위 은행의 여·수신, 신탁, 경영 전반의 업무를 총괄하였고, 피고인 3은 2008. 1.경부터 2010. 7.경까지 위 공소외 1 은행의 구조화금융부장으로 근무하면서 신탁업무 및 고유계정 업무를 담당하였으며, 공소외 7은 2004. 1.경부터 2008. 6.경까지 및 2009. 11. 말경부터 2011. 2. 초순경까지, 공소외 62는 2008. 7.경부터 2009. 11.경까지 각각 공소외 60 저축은행의 은행장을 역임하였으며, 피고인 1은 피고인 3을 도와 금융컨설팅을 하던 사람이고, 공소외 61은 공소외 7, 62와 함께 공소외 9 저축은행, 공소외 10 주식회사 인수의 주도적인 업무를 담당하던 사람이다.

1. 피고인 1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 및 피고인 3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수재등)

공소외 61, 7, 62는 함께 2008. 겨울경 공소외 87 공단에서 300억 원, 공소외 1 은행에서 500억 원, 공소외 60 저축은행에서 200억 원을 각각 투자하여 공소외 9 저축은행을 인수한 다음, 위 출자자를 비롯한 다른 기관 투자자들을 모집하여 공소외 10 주식회사를 인수할 사모펀드를 구성하기로 하되, 공소외 1 은행으로 하여금 위 사모펀드에 투자를 하게 함과 아울러 공소외 1 은행이 주관사가 되어 다른 기관투자자들을 모집하는 역할을 하도록 하기 위해 피고인 3을 만나 공소외 1 은행장 등에게 투자를 알선해 달라는 취지의 부탁과 함께 이에 필요한 돈을 교부해 주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공소외 7, 피고인 1, 3은 2009. 3. 중순경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 호텔 근처의 일식집에서 함께 만나 공소외 9 저축은행과 공소외 10 주식회사 인수를 위한 종합적인 사모펀드 구성 등의 문제를 논의하면서 공소외 1 은행이 주관사가 되어 다른 기관투자자들을 모집한 사모펀드 구성에 있어 은행장 등에게 대출 청탁과 관련하여 돈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의사 합치가 있었다.

피고인 1은 2009. 4. 초순경 피고인 3으로부터 위 사모펀드 구성에 위와 같은 청탁 명목의 돈을 마련하도록 공소외 7에게 전달해 달라는 부탁을 받아, 그 무렵 공소외 7에게 피고인 3의 말 취지를 전하면서 3억 원을 마련하도록 하였다.

그 후 피고인 1은 피고인 3의 부탁을 받아 2009. 4. 중순 저녁 무렵 서울 (이하 생략)에 있는 ▽▽▽▽대학교 후문 앞에서 공소외 61이 마련해서 공소외 7에게 건네주어 동인이 보관하고 있던 현금 3억 원이 들어 있는 밀봉된 사과상자 크기의 박스 1개를 공소외 7로부터 건네받아 같은 날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있는 (건물명 생략)아파트 근처 도로에서 위 박스 1개를 피고인 3에게 건네주었다.

이로써 피고인 1은 위와 같이 대출을 알선해 준다는 명목으로 공소외 7로부터 3억 원을 교부받아 금융기관 임직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품을 수수하였고, 피고인 3은 위와 같이 소속 금융기관 또는 다른 금융기관 임·직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3억 원을 교부받았다.

2. 피고인 1의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대마)

피고인은 마약류취급자가 아니므로 대마를 취급하여서는 아니 됨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같이 대마를 취급하였다.

가. 대마소지

피고인은 2009. 9.경 서울 성북구 (이하 생략)에 있는 공소외 154의 집에서 성명불상자로부터 담배 한 개피 1/10분량의 대마를 건네받아 2011. 7. 4.경까지 이를 소지하였다.

나. 대마흡연

1) 피고인은 2009. 9.경 서울 종로구 (이하 생략)에 있는 공소외 154의 집에서 은박지로 담배 파이프를 만든 다음 그 안에 대마초 0.5g 가량을 넣고 불을 붙인 뒤, 공소외 154 등 5명과 번갈아 연기를 흡입하는 방법으로 대마를 흡연하였다.

2) 피고인은 2011. 7. 4. 18:00경 서울 관악구 (이하 생략)에 있는 □□초등학교 근처에서 담배 한 개피 중 1/10 분량을 제거하고, 그곳에 위 가.항과 같이 소지하고 있던 대마를 혼합한 후 불을 붙여 그 연기를 입으로 흡입하는 방법으로 대마를 흡연하였다.

증거의 요지

[판시 제1의 각 사실]

1. 피고인 1, 3의 각 법정진술

1. 증인 공소외 7의 법정진술

( 2011고합274 증거기록)

1. 피고인 1, 3에 대한 각 검찰피의자신문조서(각 대질조서 중 공소외 7 진술부분 포함, 피고인 2 진술부분은 제외함)

1. 피고인 2에 대한 제2, 3, 5, 6회 각 검찰피의자신문조서 중 공소외 7, 피고인 1, 3의 각 진술부분

( 2011고합252 증거기록)

1. 공소외 7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 사본

1. 공소외 155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

[판시 제2의 각 사실]

1. 피고인 1의 법정진술

( 2011고합252 증거기록)

1. 피고인 1에 대한 제1회 검찰피의자신문조서(증거기록 제132쪽)

1. 소변간이시약 검사 결과보고(증거기록 제110쪽)

1. 수사보고서(감정서 첨부보고, 증거기록 제226쪽)

1. 수사보고(대마 시가보고, 증거기록 제223쪽), 마약류 월간동향(2011. 5월분) 해당 부분 사본 2매(증거기록 제224쪽)

( 2011고합450 증거기록)

1. 피고인 1에 대한 각 검찰피의자신문조서(증거기록 제328, 368쪽)

1. 공소외 156, 157에 대한 각 검찰피의자신문조서사본(증거기록 제159, 257쪽)

1. 수사보고(추징금 산정, 증거기록 제389쪽)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가. 피고인 1 :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7조 (알선수재의 점, 징역형 선택),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제61조 제1항 제8호 , 제3조 제11호 (대마소지의 점, 징역형 선택), 각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제61조 제1항 제8호 , 제3조 제11호 (대마흡연의 점, 징역형 선택)

나. 피고인 3 :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4항 제1호 , 제1항 , 제5항 (유기징역형을 선택하고 벌금형을 병과)

1. 경합범가중

피고인 1 :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 제50조 [죄질이 가장 무거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1. 작량감경

피고인 3 : 형법 제53조 , 제55조 제1항 제3호 , 제6호 (아래 양형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1. 노역장유치

1. 집행유예

피고인 1 : 형법 제62조 제1항 (아래 양형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1. 추징

1. 가납명령

양형의 이유

피고인 1, 3은 공소외 87 공단과 공소외 1 은행에 대하여 공소외 9 저축은행과 공소외 10 주식회사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투자받거나 대출받는 데에 대한 로비자금 목적으로 공소외 7로부터 3억 원을 받았다. 또한 피고인 1은 대마를 소지·흡연함으로써 본건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이러한 피고인 1, 3의 행위는 불법·부당한 대출로 이어져 건전한 금융질서를 파괴하는 폐해가 될 수 있는 점, 그와 같은 돈을 실제 청탁 명목으로 전달하였는지조차 불분명하고 대부분은 임의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그 죄질이 좋지 않다.

다만, 피고인 1, 3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그밖에 위 피고인들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모두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각 형을 정한다.

무죄부분

1. 공소사실의 요지

가. 피고인 3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증재등)

피고인 3은 2009. 4. 말경 서울 강남구 역삼동 ○○○○ 호텔 커피숍에서 피고인 2를 만나 “ 공소외 9 저축은행과 공소외 10 주식회사 사업추진과 관련하여 공소외 1 은행의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하고, 한편 피고인 3, 2가 대화를 나누는 동안 피고인 1은 피고인 3의 지시에 따라 위 ○○○○ 호텔 옥외주차장에서 판시 제2항과 같이 건네받은 3억 원 중 2억 원을 1억 원씩 쇼핑백 2개에 담아 피고인 2가 타고 온 승용차의 트렁크에 이를 옮겨 실었다.

이로써 피고인 3은 피고인 2에게 위와 같이 공소외 1 은행의 투자관련 청탁을 하면서 2억 원을 건네주어 금융기관 임·직원의 직무에 관하여 금품을 공여하였다.

나. 피고인 2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수재등)

피고인 2는 2009. 4. 말경 서울 강남구 역삼동 ○○○○ 호텔 커피숍에서 피고인 3을 만나 전항과 같이 청탁을 받으면서 피고인 1을 통하여 1억 원씩 들어있는 쇼핑백 2개를 건네받았다.

이로써 피고인 2는 위와 같이 피고인 3으로부터 청탁을 받으면서 2억 원을 건네받아 금융기관 임·직원의 직무에 관하여 금품을 수수하였다.

2. 피고인 2, 3의 각 주장

가. 피고인 2

2009. 4. 말경 ○○○○ 호텔 커피숍에서 피고인 3을 만난 사실이 없다(2009. 4. 말경 평일에 서울에 올라온 날은 16일과 17일 뿐인데 위 날짜 오후 10시경에는 다른 약속장소에 있었다). 따라서 위 공소사실 기재 일시·장소에서 그와 같이 피고인 3으로부터 2억 원을 수수한 사실이 없다(특히 피고인 2에 대한 제6회 검찰피의자신문조서에 기재된 피고인 2의 자백 진술은 임의성이 없거나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이루어진 진술이 아니어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고,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신빙성이 없다).

나. 피고인 3

피고인 2에게 2009. 4. 말 22:00경 ○○○○ 호텔 커피숍에서 만나 “ 공소외 9 저축은행과 공소외 10 주식회사 사업추진과 관련하여 공소외 1 은행의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달라”는 취지로 이야기를 하였다. 그 사이 피고인 1은 자신의 지시에 따라 ○○○○ 호텔 옥외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던 피고인 2가 운전하고 온 검정색 세단 트렁크에 판시 제1항 기재와 같이 공소외 7로부터 전달받은 3억 원 중 1억 원씩이 담겨 있는 쇼핑백 2개(합계 2억 원)를 실었다.

3. 판단

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 및 이 사건 판단 방법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 가운데 피고인 2에 대한 제2, 3, 4, 5, 7, 8회 각 검찰피의자신문조서 중 피고인 2의 진술부분, 피고인 2가 작성한 제2, 3회 각 진술서( 2011고합274 증거기록 제301쪽, 제584쪽)는 피고인 2가 이 법정에서 실질적 진정성립을 부인하고, 달리 그 조서에 기재된 진술이 영상녹화물이나 그 밖의 객관적인 방법에 의하여 피고인이 진술한 내용과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음이 증명되지 아니한 이상 모두 증거로 할 수 없다(다만, 이들은 탄핵증거로 제출되었다).

따라서 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피고인 2에게 2억 원을 건넸다는 취지의 피고인 1, 3의 각 검찰 및 법정 진술, 피고인 1, 3으로부터 2억 원을 건네받았다는 취지의 피고인 2에 대한 제6회 검찰피의자신문조서의 진술기재, 그밖에 공소외 7의 검찰 및 법정 진술과 USB에 저장된 피고인 3 작성의 공소외 1 은행 관련 진술서 등 서류 일체( 2011고합274 증거기록 제331쪽 이하) 등이 있다.

우선, 공소외 7의 검찰 및 법정 진술은 당시 공소외 1 은행장이었던 피고인 2에게 대출 청탁 명목으로 3억 원을 건네도록 피고인 1, 3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취지일 뿐 위 공소사실과 같이 실제 피고인 1, 3이 그 돈을 피고인 2에게 주었는지에 관하여는 알지 못한다는 것이므로 위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데에 직접적인 증거가 되지 못한다. 또한, USB에 저장된 피고인 3 작성의 공소외 1 은행 관련 진술서 등 서류 일체 등은 피고인 3이 당시 공소외 1 은행의 특정금전신탁 운용이 부실화 된 경위와 부실 규모 등을 개략적으로 정리한 자료이거나, 공소외 1 은행 내에서 피고인 3에 대해 특정금전신탁 운용의 부실 책임을 물어 불이익 조치가 취해지자 그에 따른 나름의 해명과 부당함을 호소하는 내용(행장님에게 보내는 편지 내용, 사임서)일 뿐이어서 피고인 2가 피고인 3으로부터 2억 원을 수수하였다는 위 공소사실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결국, 위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직접적인 증거는 피고인 2에 대한 제6회 검찰피의자신문조서, 피고인 1, 3의 각 진술이라고 할 것인바, 먼저 피고인 2가 2009. 4. 말경 평일 오후 10시경 위 공소사실 기재와 다른 장소에 있었는지 살펴보고, 다음으로 피고인 2에 대한 제6회 검찰피의자신문조서에 기재된 피고인 2의 자백이 과연 ‘임의성‘이 인정되며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진술로서 증거능력이 인정되는지, 가사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자백 진술이 신빙성이 있는지, 나아가 피고인 2에게 2억 원을 건넸다는 피고인 3, 1의 각 진술에 대하여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아래에서 각각 살펴보기로 한다.

나. 피고인 2가 2009. 4. 말경의 평일 오후 10시경 ○○○○ 호텔 이외의 장소에 있었을 가능성에 대해서

1) 2009. 4. 말경의 평일 오후 10시경으로 특정된 근거

검사는 피고인 2가 2009. 4. 말경 피고인 3을 만나 피고인 1을 통해 2억 원을 전달받았다는 취지로 기소하였다. 위 공소사실 기재 일시는 피고인 1이 2011. 7. 9. 공소외 7과 대질조사를 받으면서 공소외 7로부터 돈을 전달받은 시기를 “ 공소외 158이 2주 후인 2009. 4. 말경 출소하였기 때문에(실제 공소외 158은 2009. 4. 30. 출소하였다) 2009. 4. 중순 저녁 무렵에 전달받았다”라고 한 진술과( 2011고합252 증거기록 제154쪽), 이에 따라 피고인 3이 2011. 7. 19. 피고인 1과 대질조사를 받으면서 “ 피고인 1로부터 공소외 7이 마련한 3억 원을 전달받은 후 2009. 4. 말 오후 10시경 ○○○○ 호텔 옥외 주차장에서 피고인 2에게 2억 원을 전달하였다”라고 한 진술에 기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1고합274 증거기록 제169쪽).

또한, 주말인지 아니면 평일인지에 관하여도 피고인 3은 2011. 8. 5. 피고인 1과 대질신문을 받으면서, 2009. 4. 17. 금요일 오후 10시경에 ○○○○ 호텔에서 피고인 3을 만났다는 취지의 피고인 2의 자백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날짜를 묻자 “지금 기억에는 정확한 날짜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주중이었다는 것은 기억하고 있습니다”라고 진술하였고( 2011고합274 증거기록 제691쪽), 피고인 1도 “2009. 4. 하순경은 알고 있지만 정확한 날짜는 모르겠으나, 제가 이런 심부름 자체가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이것을 끝내고 놀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주말 이전의 평일이라는 것은 정확합니다. 또한, 피고인 3이 회사를 퇴근한 다음 만났기 때문에 평일인 것은 정확합니다”라고 진술하였다( 2011고합274 증거기록 제694쪽).

따라서 위와 같은 피고인 1, 3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 2에게 돈을 건넸다는 날짜는 2009. 4. 말 평일 오후 10시경이 가장 유력하다고 볼 수 있다.

2) 그러므로 과연 2009. 4. 말 10시경(확장하면 2009. 5. 초경까지) 피고인 2가 과연 ○○○○ 호텔에 갔었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피고인 2의 변호인이 제출한 증거들, 특히 증제1호( 공소외 1 은행장 일정내역), 증제4호(출장명령부), 증제5호(신용카드전표), 증제6호(신문기사), 증제7호(사진), 증제8호( 공소외 1 은행 법인신용카드 이용내역명세서), 증제9호(경상남도 자원봉사대축제 개막행사계획), 증제10호(신용카드전표), 증제11호(이사회 개최 공문), 증제12호(확인서 및 신용카드전표), 증제12호의 1, 2(각 사진), 증제15호(신용카드매출전표), 증제16호의 1, 2(개인메모자료, 다이어리 메모), 증제17호(다음카페싸이트화면), 증제18호(신용카드매출전표), 증제20호( 공소외 68 진술서 및 법인카드이용내역서), 증제21호(일정표), 증제22호 내지 26호(사진), 증제27호( ●●●●●협의회 현황), 증제28호( ▲▲▲▲▲협의회 이사회), 증제29호( 공소외 1 은행 최고경영자클럽 현황), 증제30호의 1, 2( ■■■모임, 매출전표)의 각 기재, 증인 공소외 159, 160, 161, 162의 각 법정진술에 의하면 피고인 2의 2009. 4. 16.부터 2009. 5. 8.까지의 공휴일을 제외한 날의 행적은 아래와 같다.

본문내 포함된 표
일시 피고인 2의 행적 근거
2009. 4. 16.(목) 2009. 4. 16. 저녁 김포공항에 도착한 후 공소외 68과 경기도 기흥에 있는 고기집에서 만난 후 23:00 귀가함 증제1, 4, 20, 21호, 증인 공소외 159, 공소외 161의 진술
2009. 4. 17.(금) 공소외 166 주식회사 경영자협의회 참석 후 서울 인사동 한정식집 ◆◆에서 만찬. 그 후 인근의 ★★★★★ 맥주집으로 간 다음 오후 22:30경에 나옴 증제1, 4, 15, 16, 17, 18호 증인 공소외 159, 공소외 162의 진술
2009. 4. 20.(월) ▼▼호텔 중식당 ⊙⊙⊙에서 ●●●●●협의회 임원 만찬 참석 증제1, 5, 27호, 증인 공소외 160의 진술
2009. 4. 21.(화) 경남 김해에서 ◀◀◀ 회원들과 오찬 증제1, 12호, 증인 공소외 160의 진술
2009. 4. 22.(수) 15:00경 진주시청에서 진주향토문화지 기증행사 참석 증제1, 6, 7호 증인 공소외 160 진술
2009. 4. 23.(목) 19:00 창원 ▶▶호텔 ♠♠♠ 일식집에서 창원지검 소속 공소외 163 차장검사와 만찬 증제1, 8호 증인 공소외 160 진술
2009. 4. 24.(금) 경남 자원봉사대축제 개막식 참석 증제1, 9호, 증인 공소외 160 진술
2009. 4. 27.(월) 창원소재 ▣▣초밥에서 ▲▲▲▲▲협의회 이사회 참석 증제1, 8, 10, 28호, 증인 공소외 160 진술
2009. 4. 28.(화) 공소외 1 은행 본사 16층에서 공소외 1 은행 이사회 참석 증제1, 11, 28호, 증인 공소외 160 진술
2009. 4. 29.(수) ◑◑상공회의소 공소외 173 회장과 ♥♥초밥에서 오찬 증제1, 8호, 증인 공소외 160 진술
2009. 4. 30.(목) 창원소재 ◈◈한정식집에서 ■■■ 오찬 참석, 17:30경 경남도민체육대회 참석 증제1, 8, 30호의2, 증제13호의1, 2, 증인 공소외 160 진술
2009. 5. 1.(금) 근로자의 날
2009. 5. 4.(월) 창원시장 집무실에서 자전거 200대 기증행사 참석 증제21, 23호, 증인 공소외 160 진술
2009. 5. 6.(수) 창원시여성단체협의회와 함께 사랑의 이불 및 특식제공 봉사활동 참석 증제21, 24호, 증인 공소외 160 진술
2009. 5. 7.(목) 공소외 1 은행 본사에서 미스코리아 경남 입상자들 접견 증제21, 25호, 증인 공소외 160 진술
2009. 5. 8.(금) 창원운동장에서 공소외 1 은행장기 노인게이트볼 대회 시구 참석 증제21, 26호, 증인 공소외 160 진술

위와 같은 피고인 2의 2009. 4. 16.부터 2009. 5. 8.까지의 행적 중 서울에 있었던 날은 2009. 4. 16.부터 2009. 4. 19.까지로 보인다[이 기간을 제외한 위 기간 동안 의 휴일은 2009. 4. 25.과 4. 26., 2009. 5. 1.부터 2009. 5. 3.까지인데, 증제31호( 공소외 164의 진술서), 증제14호(대한항공탑승확인서)에 의하면, 피고인 2의 처 공소외 164가 결혼기념일을 기념하기 위하여 2009. 4. 29. 창원으로 갔다가 2009. 5. 3. 다시 서울로 올라왔던 것으로 보이고, 따라서 그 전 주말인 2009. 4. 25.과 4. 26.에도 피고인 2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서울에 올라오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평일은 위 행적을 토대로 살펴보면, 창원 인근에서 행사에 참석하고 그 당일 곧바로 서울에 올라갔다가 바로 내려온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모두 경상남도 지역에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위 날짜 중 피고인 2가 서울에 도착한 날인 2009. 4. 16.과 그 다음날인 2009. 4. 17.이 평일인데, 그 중 2009. 4. 17.은 피고인 2가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공소외 1 은행 법인카드 매출전표 결제 시각이 22:30경이어서 그날 22:00경에 피고인 2가 피고인 3을 만나러 ○○○○ 호텔에 갔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2009. 4. 16.의 행적이 문제되는바, 이에 대하여 증인 공소외 159는 이 법정에서 피고인 2가 김해공항에서 16:00경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고 김포공항에 도착하였는데 자신이 관용차를 운전하여 피고인 2를 공항에서 태우고 기흥으로 운전해 갔고, 피고인 2가 기흥 인근 식당에서 고등학교 후배 공소외 68과 만나 저녁을 먹은 후 23:00경 피고인 2를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소재한 그의 집에 데려다 주었다고 진술하였다.

따라서 앞서 본 바와 같이 2009. 4. 16.부터 2009. 5. 8.까지의 피고인 2의 평일 행적이 어느 정도 입증이 된 것으로 보이므로(가사 피고인 2가 신용카드 사용 내역 등으로 자신의 알리바이를 명확하게 입증하지 못한 날들이 일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일시가 2009. 4. 말경으로 다소 폭넓게 특정되어 있는바, 그에 해당하는 대부분의 기간에 대하여 피고인 2의 행적이 드러나고, 특히 위 공소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이 검사에게 있는 이상 검사가 적극적으로 공소사실 기재 일시 무렵에 피고인 2가 그곳에 있었다는 점을 입증하여야 할 것이고, 이러한 사정을 피고인 2에게 불리한 사정으로 고려하여서는 아니된다고 할 것이다), 피고인 2가 과연 2009. 4. 말경 ○○○○ 호텔에서 피고인 3을 만난 사실이 있는지 의문스럽다.

다. 피고인 2에 대한 제6회 검찰피의자신문조서에 기재된 피고인 2 진술의 임의성

피고인이 피의자신문조서에 기재된 피고인 진술의 임의성을 다투면서 그것이 허위 자백이라고 주장하는 경우, 법원은 구체적인 사건에 따라 피고인의 학력, 경력, 직업, 사회적 지위, 지능 정도, 진술 내용, 피의자신문조서의 경우 조서 형식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자유로운 심증으로 진술이 임의로 된 것인지를 판단하여야 하는바, 이 법원이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고인 2가 심약하고 건강에 대한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 오랜 조사가 있었고, 조사과정에서 다른 사건에 대해 조사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언급이 있었으며, 검사가 피고인 2가 부인하는 진술을 수용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피고인 2가 공소외 1 은행장까지 지낼 정도의 학력, 경력, 직업, 사회적 지위, 지능 정도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 2에 대한 제6회 검찰피의자신문조서에 기재된 자백 진술의 임의성을 부정할 정도에 이르렀다고는 보이지 아니한다.

라. 피고인 2에 대한 제6회 검찰피의자신문조서에 기재된 피고인 2 진술의 특신상태

1)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1항 이 정한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1항 에서는 ‘검사가 피고인이 된 피의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는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서 피고인이 진술한 내용과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음이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여 인정되고, 그 조서에 기재된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된 때에 한하여 증거로 할 수 있다‘고 명시함으로써 그 증거능력의 인정 범위를 필요한 최소한도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므로 검사가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 외에서의 피고인의 진술을 유죄의 증거로 제출하는 경우 법원은 먼저 검사로 하여금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사정을 구체적으로 주장·증명하도록 하여야 하고, 이를 엄격히 심사하여 그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인정될 때에 비로소 증거조사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이다.

이때 요구되는 증명의 정도는, 그 진술이 이루어진 구체적인 경위와 상황에 비추어 보아 단순히 그 절차가 적법하고 진술의 임의성이 담보되는 정도를 넘어, 법관의 면전에서 진술이 이루어진 경우와 동일시할 수 있는 정도로 진술의 신빙성을 합리적으로 담보할 수 있어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와 전문법칙에 대한 예외로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러야 할 것이다( 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08도2955 판결 참조).

2) 판단

가)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이 인정된다.

① 피고인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검찰 제1회 조사에서는 부인을 하다가 제2, 3회 조사에서는 자백하였고, 다시 구속영장 발부 전 피의자심문을 앞두고는 공소사실을 부인하였다. 그 후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검찰 제4, 5, 6, 7회 조사에서는 다시 자백하였다가 제8회 조사에서는 다시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러한 검찰 조사과정에서 피고인 2의 진술은 무려 4차례나(부인-〉자백-〉부인-〉자백-〉부인) 번복되었다.

② 피고인 2는 본건으로 체포된 이후 2011. 7. 21. 10:40경부터 최초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는 부인하다가 같은 날 19:30경부터 이루어진 제2회 조사에서는 비로소 자백을 하였는데, 당시 그 조사가 종료된 시각은 그 다음 날인 2011. 7. 22. 01:30경이었다(더군다나 피고인 2는 당시 만 62세였고 최근 심장 질환으로 수술까지 받았으며 지병으로 당뇨병도 있었다). 이러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최초 자백 진술에 대하여, 피고인 2는 2011. 7. 23. 오랜 조사에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검사의 추궁과 피고인 3, 1의 각본에 따라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시인하기에 이르렀다고 하면서 곧바로 부인을 하였는데, 그 번복 진술 경위에 대하여 검사로부터 추궁받는 과정에서 또다시 자백하였다. 특히 제6회 검찰피의자신문조서에 기재된 자백 진술은 위와 같은 자백이 이루어진 다음날 영상녹화를 위하여 검사의 제5회 피의자신문 당시의 자백 진술을 확인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진 것이어서 피고인 2가 그와 같은 진술을 할 당시 최초 자백 진술로 인하여 더욱 심리적으로 위축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③ 피고인 2가 검찰 조사과정에서 수차례 자백할 당시 단 한차례도 변호인이 입회한 적이 없었고, 그러한 자백 진술 이후 변호인과 면담을 하거나 피고인의 처와의 접견한 이후에는 진술을 번복하여 부인하였다.

④ 피고인 2가 검찰 제2회 조사 당시 최초 자백을 하게 된 경위를 살펴보면, 검사가 피고인 1, 3과 대질조사를 실시하자 자백하게 되었는바, 당시 피고인 1과 피고인 3은 이미 피고인 2에게 2억 원을 건넸다는 점에 관하여 일치하여 진술한 것으로 조사가 마쳐진 상태였다. 또한, 검사는 피고인 2에게 돈을 건넸다는 취지로 조사가 마쳐진 피고인 1, 3의 검찰피의자신문조서를 읽어보라고까지 하였다. 당시 피고인 2로서는 2명의 진술자가 이미 자신의 주장과 다르게 진술하고 있는 상황에서 검사의 추궁에 대해 적절한 반박을 하기가 상당히 어려웠던 것으로 보이고, 변호인과의 접견 등에 의하여 그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정리할 겨를이 없이 조사가 진행되었던 것으로 보이며, 그리하여 그러한 과정에서 피고인 2는 구체적인 내용은 유보한 채 금원 수수사실 자체에 대해서만 개략적으로 인정하였고, 그러한 상황이 계속된 상태에서 검찰 제6회 조사시에는 진술이 보다 구체화된 것으로 보인다.

⑤ 검사는 피고인 2가 피고인 3으로부터 돈을 받았는지에 관하여 조사하면서도 수시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중이던 공소외 1 은행 특정금전신탁 부실에 관한 피고인 3의 배임행위에 관하여 질문을 하면서 피고인 2의 그러한 배임행위에 가담하였는지 여부를 추궁하였는데, 피고인 2로서는 공소외 1 은행 특정금전신탁 부실에 관한 수사까지 받게 될 수도 있다는 상당한 심리적 압박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자백하는 진술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2가 구속된 이후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당시 심정을 기록한 일기장(증제32호)에는 피고인 2가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자백하였다는 점에 대하여 괴로워하며 자신이 그러한 진술을 하였다는 것을 후회하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어 당시 검찰 조사에 임하면서 상당한 심리적 위축과 압박감이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나) 결국, 앞서 본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2에 대한 제6회 검찰피의자신문조서에 기재된 자백 진술은 허위개입의 여지가 전혀 없다고 할 수 있는지 의심스러울 뿐만 아니라, 그밖에 기록상 조사 당시에 변호인이 참여하는 등으로 법관의 면전에서 진술이 이루어진 경우와 동일시할 수 있는 정도로 그 진술 내용의 신빙성이나 임의성을 담보할 구체적이고 외부적인 정황이 있다고 볼 자료를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 2에 대한 제6회 검찰피의자신문조서에서의 피고인 2의 진술은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1항 소정의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를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마. 피고인 2에 대한 제6회 검찰피의자신문조서에 기재된 피고인 2의 자백 진술의 신빙성에 관하여

가사 피고인 2에 대한 제6회 검찰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1항 소정의 특신상태가 인정되어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과연 그와 같은 자백 진술이 신빙성이 있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1) 피고인 2의 검찰에서의 진술 과정

① 제1회 검찰피의자신문조서

피고인 2는 2011. 7. 20. 18:12 체포되었고, 그 다음날인 2011. 7. 21. 10:40경부터 17:15경까지 조사를 받았는데, 피고인 3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10고합1152호 )의 공소사실에 관하여 검사로부터 질문을 받자 당시 피고인 3의 특정금전신탁 운용 내용에 대하여 알지 못하였고, 공소외 9 저축은행과 공소외 10 주식회사 인수를 위한 사모펀드에 공소외 1 은행이 참여하는 사실도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또한, 체포영장에 기재된 범죄사실을 읽어 보았는데, 2009. 4. 말경 ○○○○ 호텔에서 피고인 3을 만난 사실이 없고, 위 호텔의 주차장 위치도 알지 못하며, 2억 원을 수수한 사실도 없다면서 부인하였다( 2011고합274 증거기록 제280쪽).

② 제2회 검찰피의자신문조서

피고인 2는 2011. 7. 21. 19:30경부터 2011. 7. 22. 01:30경까지 계속하여 공소외 7, 피고인 3, 1과 대질조사를 받았는데, 위 서울중앙지방법원 2010고합1152호 사건에 대하여 법원으로부터 6회나 출석요구를 받았음에도 불응한 이유에 대해서 추궁을 당했고, 이에 대해 피고인 2는 피고인 3으로부터 금융사고가 발생한 이후 피고인 3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는 등의 사실이 밝혀지는 것이 상당히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대답하였다. 또한, 피고인 3으로부터 2억 원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였다. 그 후 검사가 피고인 2로 하여금 이전에 작성된 공소외 7, 피고인 1, 3에 대한 조서를 읽어보도록 한 다음 피고인 3으로부터 돈을 받았냐고 추궁하자 피고인 2는 “제가 SPC 사업 관련하여 피고인 3으로부터 공소외 9 저축은행 사모펀드 부분을 보고받았다고 시인하였는데, 제가 배임 부분에 있어 어떻게 답변해야 할지 모르겠고, 금전수수 부분에 있어서도 답답한 마음이 듭니다”라고 진술하였다. 그 후 피고인 2는 검사와 10분간 면담을 한 후 피고인 3으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시인하면서 자세한 경위는 다음날 진술하겠다고 하였다( 2011고합274 증거기록 제304쪽).

③ 진술서(2011. 7. 22.자)

피고인 2는 2011. 7. 22. ○○○○ 호텔에서 피고인 3을 만나는 동안 옥외주차장에서 피고인 1이 자신이 운전하고 온 승용차 트렁크에 2억 원을 옮겨 실었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작성하여 검찰에 제출하였다( 2011고합274 증거기록 제301쪽).

④ 제3회 검찰피의자신문조서

피고인 2는 2011. 7. 22. 피고인 3과 대질조사를 받으면서, 자신이 명확히 기억을 하지 못했는데, 피고인 3의 진술과 USB 자료를 보니 보고받고 지시한 부분이 조금씩 생각나서 진술을 번복한 것이고, 2009. 4. 말경 ○○○○ 호텔에서 피고인 1을 통하여 피고인 3으로부터 2억 원을 받았다고 자백하였다. 다만, 기사와 함께 갔는지 혼자 운전해서 갔는지는 명확하지 않고, 돈의 사용처에 대해서는 “참 막막합니다”라거나 “지금 뚜렷하게 돈의 사용처에 대해서는 기억나지 않고 시간도 오래되어 자연히 생활비로 소진된 것 같다”라고 진술하였다( 2011고합274 증거기록 제372쪽).

⑤ 진술서(2011. 7. 23.자) - 구속영장 발부 전 피의자심문 당시

피고인 2는 2011. 7. 23. 오랜 조사에 정신이 혼미한 상태였고, 검사의 추궁과 공소외 7, 피고인 3, 1의 각본에 따라 자포자기 상태에서 금원 수수사실을 인정하였으나, 자신은 ○○○○ 호텔에도 간적이 없고 돈을 수수한 사실도 없다고 위 자백을 번복하는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하여 검찰에 제출하였고( 2011고합274 증거기록 제386쪽), 구속영장 발부 전 피의자심문을 받으면서 금원수수 사실을 부인하였다.

⑥ 제4회 검찰피의자신문조서

피고인 2는 2011. 7. 25. 1회부터 3회까지 작성된 피의자신문조서를 읽은 후 사실대로 진술한 부분과 사실대로 진술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하면서 검사에게 면담을 요청하였고 그 후 변호사와 접견한 후 다음 날 사실대로 진술하겠다고 하였다( 2011고합274 증거기록 제407쪽).

⑦ 제5회 검찰피의자신문조서

피고인 2는 2011. 7. 27. 피고인 1, 3과 대질조사를 받으면서, 피고인 3과 만나기로 한 일주일 전에 시간과 장소를 정하였다. 그날 어떤 모임이 끝나고 오후 10시경 자신의 업무용 차량인 에쿠스를 운행하여 ○○○○ 호텔이 다 왔을 무렵 당시 기사였던 공소외 159에게 먼저 집에 가라고 한 후 그 차를 직접 운전하여 호텔 옥외주차장으로 가 주차를 한 후 스마트키를 차 안에 놓아두고 트렁크를 열어 놓은 채 차에서 내려 ○○○○ 호텔 로비 옆에 있는 커피숍에서 피고인 3을 만났다. 스마트키를 두고 내린 이유는 트렁크를 열어 둔 채 스마트키를 가지고 차에서 원거리로 가면 경보음이 울리기 때문에 두고 내린 것이다. 당시 피고인 3을 만나 공소외 9 저축은행과 공소외 10 주식회사 인수관련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에게만 의존하지 말고 결재라인이 있는 공소외 165 팀장 등에게도 업무협의를 하라고 나무랐다. 2억 원을 받은 후 에쿠스 승용차를 직접 몰고 자신의 집 지하주차장에 주차한 후 쇼핑백 2개를 꺼내 집으로 가지고 가 처에게 건네주면서 잘 보관하고 있으라고 하자 처가 그 돈을 옷장 안에 보관하였다. 당시 옷장 속에 그대로 보관하다가 2-3개월 후 쇼핑백을 개봉하면서 처음 보았는데 1만 원권으로 1억 원을 차곡히 쌓은 후 이를 신문으로 덮은 형태였다. 2억 원의 사용처에 대해서는 민감한 부분이 있어 추후 말하겠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2011고합274 증거기록 제534쪽).

⑧ 제6회 검찰피의자신문조서

피고인 2는 2011. 7. 28. 피고인 1, 3이 동석한 상태에서 전날 자백하는 진술을 한 데에 대해 영상녹화를 위해 재차 조사를 받으면서, 제5회 진술과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다. 다만, 트렁크가 다 열리기에 트렁크를 살짝 열리게 손으로 내렸다고 진술하였다.

⑨ 진술서(2011. 8. 2.자)

피고인 2는 2011. 8. 2. 자필 진술서를 작성하면서, 지금까지 살면서 처음으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되어 심적 부담이 커서 부인과 자백을 반복하게 되었다고 해명하고, 2009. 4. 말경 2억 원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특히 그 사용처에 관하여 위 돈 중 1억 원은 2009. 9. 말경 16:00경 공소외 166 주식회사 회장 집무실에서 공소외 167 회장에게 전달하였고, 자신의 개인돈으로 500만 원 상당의 10만 원 권 롯데상품권 50매를 함께 주었고, 나머지 1억 원은 마산 사택 금고에 보관하다가 수시로 경비 등으로 사용하였다고 진술하였다. 또한, “ 피고인 3을 만난 시각은 공소외 166 주식회사 회의에 참석하기 위하여 서울에 올라갔을 때 만찬을 마치고 만났기 때문에 10시경에 만났을 것이다. 당시 피고인 3은 공소외 60 저축은행에서 공소외 1 은행이 사모펀드 구성에 주간사 역할을 하게 된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준비한 조그만 선물을 차에 실어드렸다고 말했다. 당시 공소외 159 기사가 운전하여 갔고, 옥외주차장에 트렁크를 열고 세워두라고 하였다. 피고인 3을 만나 토마토 쥬스를 마셨다. 집에 도착해 쇼핑백을 열어보았더니 맨 위가 신문지로 덮여 있고 1만 원 권으로 1억 원이 꽉 채워져 있었는데, 처는 이를 보지 못했다”라고 진술하였다( 2011고합274 증거기록 제584쪽).

⑩ 제7회 검찰피의자신문조서

피고인 2는 2011. 8. 4. 조사를 받으면서, 2011. 8. 2. 작성한 진술서는 사실대로 작성된 것이고, 2009년 전 은행장 출장기록과 2009. 4. 달력을 보여주자 구체적으로 날짜를 특정하여 “2009. 4. 17.”에 피고인 3을 만나 돈을 받았다고 진술하였다. 또한, 자신이 직접 차량을 운전하였다고 진술하였다가 공소외 159 기사가 운전했다고 진술을 번복한 경위에 대해 묻자 피고인 1이 직접 차량을 운전하였다고 진술하여서 지엽적인 문제라고 생각하여 그 진술에 맞추어 진술한 것이고, 차량 열쇠가 스마트키인지도 모르는데 스마트키라고 한 것도 그 진술에 맞추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라고 진술하였다( 2011고합274 증거기록 제596쪽).

⑪ 제8회 검찰피의자신문조서

피고인 2는 2011. 8. 5. 조사를 받으면서 2억 원 수수사실은 인정하지만 2009. 9. 말경 1억 원을 롯데상품권 50매와 함께 공소외 167에게 전달하였다는 것은 허위이다. 그 이유에 대하여 그 사용처에 대해서 명확한 기억이 없어 당연히 윗사람에게 인사를 하였다고 진술하면 믿어줄 것 같아서 그랬다고 진술하였다( 2011고합274 증거기록 제701쪽).

⑫ 진술서(2011. 8. 8.자) 및 피고인 3에 대한 제7회 검찰피의자신문조서 중 피고인 2 진술부분

피고인 2는 2011. 8. 8. 종전 자백 진술을 모두 번복하는 취지의 자필 진술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고, 2011. 8 .8. 피고인 3과 대질조사를 받으면서, 2억 원을 수수했다는 부분은 허위 자백이라고 진술하였다.

2) 판단

가) 검찰에서의 피고인의 자백이 법정진술과 다르다거나 피고인에게 지나치게 불리한 내용이라는 사유만으로는 그 자백의 신빙성이 의심스럽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고, 자백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할 때에는 자백의 진술 내용 자체가 객관적으로 합리성을 띠고 있는지, 자백의 동기나 이유가 무엇이며, 자백에 이르게 된 경위는 어떠한지 그리고 자백 이외의 정황증거 중 자백과 저촉되거나 모순되는 것이 없는지 하는 점 등을 고려하여 피고인의 자백에 형사소송법 제309조 에 정한 사유 또는 자백의 동기나 과정에 합리적인 의심을 갖게 할 상황이 있었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0. 7. 22. 선고 2009도1151 판결 등 참조).

나) 피고인 2의 자백 진술의 신빙성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정들이 인정된다.

① 피고인 2의 제6회 검찰피의자신문조서에 기재된 자백 진술은 앞서 본 바와 같이 검찰에서 무려 4차례나(부인-〉자백-〉부인-〉자백-〉부인) 번복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그 진술에 일관성이 없다.

② 피고인 2의 수차에 걸친 자백 진술 사이에도 일관성이 없다. 가령 피고인 2는 ○○○○ 호텔에 자신이 직접 운전했는지 아니면 기사가 운전했는지에 관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제3회 조사시에는 “기사가 운전했는지 직접 운전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고 하였다가 제5, 6회 조사시에는 “ ○○○○ 호텔 근처에서 공소외 159 기사에게 먼저 집에 가라고 한 후 자신이 직접 운전했다”라고 진술하였으며, 진술서(2011. 8. 2.자) 및 제7회 조사시에는 “ 공소외 159 기사가 운전하여 자신을 ○○○○ 호텔 정문에 내려주었다”라고 진술하는 등 그 진술이 계속 번복되었다. 또한, 2억 원에 대하여 처가 알았는지에 관해서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제5, 6회 검찰 조사시에는 쇼핑백을 처에게 건네주어 처가 옷장 안에 보관하였다고 진술하였다가 진술서(2011. 8. 2.자)에는 자신의 처는 위 돈을 보지 못했고 자신이 옷장 안에 보관하였다고 하여 그 진술이 번복되었다. 게다가 쇼핑백에 2억 원이 든 것을 확인한 시점에 관해서도 제5, 6회 조사시에는 2-3개월 후 개봉해서 알게 되었다고 진술하였다가 진술서(2011. 8. 2.자)에는 자신이 돈 받은 당일 직접 개봉해서 알게 되었다고 하여 진술을 번복하였다.

③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2가 최초 자백을 하면서 구체적인 진술을 유보하였다가 조사를 거듭하면서 그 진술 내용이 점점 구체화 되어 갔다. 그런데 그 구체화 된 진술 내용 중 자신이 경험하지 아니하면 알 수 없는 사실을 진술한 부분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이미 피고인 1, 3의 진술 내용을 반복하는 정도에 불과하여 그들의 진술에 의하여 유도되었다는 의심이 든다. 더군다나 피고인 2는 검찰 제2회 조사에서 최초 자백 진술을 할 당시 피고인 1, 3과 대질을 하면서 그들의 진술을 듣거나 피고인 2에게 돈을 건넸다는 취지로 조사가 마쳐진 피고인 1, 3의 검찰피의자신문조서를 읽어본 이후였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그 이후 점점 구체화 되어 가는 피고인 2의 자백 진술은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피고인 1, 3의 진술 내용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피고인 2도 검찰 제7회 조사시 앞서 본 바와 같이 범행 사실을 자백하면서도 자신이 직접 차량을 운전하였다고 진술하였다가 공소외 159 기사가 운전했다고 진술을 번복한 경위에 대해 묻자 피고인 1이 직접 차량을 운전하였다고 진술하여서 지엽적인 문제라고 생각하여 그 진술에 맞추어 진술한 것이고, 차량 열쇠가 스마트키인지도 모르는데 스마트키라고 한 것도 그 진술에 맞추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라고 진술하여 스스로 피고인 3, 1의 진술에 맞추어 진술하였음을 인정하고 있다).

④ 피고인 2는 제6회 검찰 조사시 차량 트렁크를 열었는데 트렁크 문이 다 열리기에 직접 손으로 내려 살짝 열리게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수사보고( 피고인 3 및 피고인 1 진술확인관련, 2011고합274 증거기록 제575쪽), 수사보고(피의자 피고인 2의 운전기사였던 공소외 159의 전화 진술 청취, 2011고합 증거기록 제576쪽)의 각 기재에 의하면, 당시 피고인이 운전한 차량은 구형 에쿠스( 차량번호 생략, 2007년식)인데, 이 차량은 트렁크를 열면 조그만 이격이 생길 뿐 이를 완전히 개방하려면 손으로 직접 열어야 한다는 것이므로, 위 진술은 이와 모순된다.

⑤ 피고인 2의 자백 진술 중 피고인 1, 3의 진술에 없는 새로운 진술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2억 원의 사용처에 관한 부분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위 진술마저도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인 2는 제3회 검찰 조사시 “돈의 사용처에 대해서는 기억나지 않고 시간도 오래되어 자연히 생활비로 소진된 것 같다”라고 진술하였다가 제5, 6회 조사시에는 “민감한 부분이어서 추후 진술하겠다”라고 하였고, 그 후 진술서(2011. 8. 2.자)에는 “2009. 9. 말경 500만 원 상당의 롯데상품권 10만 원 권 50매와 함께 1억 원을 공소외 166 주식회사 회장 공소외 167에게 전달하였고, 나머지 1억 원은 개인 경비로 소진하였다”라고 진술하였으며, 제8회 검찰 조사시에는 “당연히 윗사람에게 인사를 하였다고 진술하면 믿어줄 것 같아서 허위진술 하였다”라고 진술한 점, 그런데 피고인 2는 2009. 5. 21. 롯데상품권 500만 원 상당을 구입한 다음 같은 날 창원에서 모두 소비한 사실이 인정될 뿐이고 그와 같은 일시에 상품권을 구매하였다는 자료를 찾아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진술은 일관성이 없거나 객관적인 증거와 모순된다.

⑥ 피고인 2는 제7회 검찰 조사시 돈을 받은 날짜를 당시 공소외 1 은행장 일정 내역과 달력을 보고 2009. 4. 17.이라고 특정하였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날짜에는 피고인이 ★★★★★ 호프집에서 대학 친목 모임을 가지면서 22:30경 법인카드로 결제하였음이 증명되었으므로 결국 위 진술도 믿기 어렵다.

⑦ 앞서 본 바와 같이 검사는 피고인 2를 신문하면서 피고인 3의 공소외 1 은행 특정금전신탁 부실 운용에 대한 배임행위에 대하여 피고인 2의 관련성 여부를 수시로 물어보았고, 이에 피고인 2는 수사가 확대될까봐 상당한 심리적인 압박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상황에서 금전 수수 사실을 시인하고서라도 배임행위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는 것을 무마하고자 하는 생각에 자백을 하게 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그와 같은 자백에 이른 동기도 석연치 않다[ 피고인 2의 변호인이 제출한 증제32호(일기)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이 위와 같은 자백을 할 당시 검찰조사를 받으면서 느꼈던 심정이 기록되어 있는데, 당시 피고인은 자신의 자백 진술에 대하여 후회하면서 허위라고 밝히고 있다].

다) 따라서 앞서 본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2의 자백 진술은 그 내용 자체가 일관성이 없고 자백 이외의 정황증거와 모순되며, 그 자백의 동기나 이유에도 석연치 않다고 할 것이므로, 그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그 과정에서 이루어진 제6회 검찰피의자신문조서에 기재된 피고인 2의 자백 진술 또한 믿기 어렵다.

바. 피고인 3, 1 진술의 신빙성에 관하여

1) 피고인 3, 1의 진술 요지

피고인 3은 피고인 1로부터 자신의 집 근처에서 판시 제1항 기재와 같이 공소외 7이 마련해 준 3억 원을 건네받아 자신의 차 트렁크에 옮겨 두었다가 피고인 2와 사전에 연락을 하여 ○○○○ 호텔에서 만나기로 하고, 만나기로 한 날 2-3일 전에 피고인 1에게 3억 원을 다시 건네면서 1억 원씩 나눠서 포장하라고 말하였다. 그 후 피고인 1은 피고인 3의 지시대로 자신이 살고 있던 오피스텔 주차장에서 위 3억 원을 쇼핑백에 1억 원씩 3묶음으로 포장한 다음 오피스텔 옷장에 숨겨두었다. 며칠 뒤 피고인 3이 피고인 1에게 2억 원을 가지고 오라고 지시하자 자동차 뒷좌석에 싣고 기다리고 있다가 피고인 3을 태우고 함께 ○○○○ 호텔 옥외 주차장으로 갔다. 그곳에서 피고인 3은 차에서 내려 커피숍 후문 쪽에서 피고인 2를 기다렸고, 피고인 1은 차량에 남아서 피고인 2가 직접 검정색 세단을 운전하여 주차한 후 내리는 것을 보고 피고인 3이 피고인 2와 커피숍에서 이야기하는 사이에 피고인 2가 운전해 온 승용차의 열려진 트렁크에 2억 원을 옮겨 실었다.

2) 판단

금품수수 여부가 쟁점이 된 사건에서 금품수수자로 지목된 피고인이 수수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이를 뒷받침할 금융자료 등 객관적 물증이 없는 경우 금품을 제공하였다는 사람의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그 진술이 증거능력이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신빙성이 있어야 하고, 신빙성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 객관적 상당성, 전후의 일관성뿐만 아니라 그의 인간됨, 그 진술로 얻게 되는 이해관계 유무, 특히 그에게 어떤 범죄의 혐의가 있고 그 혐의에 대하여 수사가 개시될 가능성이 있거나 수사가 진행 중인 경우에는 이를 이용한 협박이나 회유 등의 의심이 있어 그 진술의 증거능력이 부정되는 정도에까지 이르지 않는 경우에도 그로 인한 궁박한 처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진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여부 등도 아울러 살펴보아야 한다(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도14487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따라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인 3, 1의 각 진술은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그 진술을 쉽게 믿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가) 검찰에서의 자백 과정에 관하여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1은 2011. 7. 9. 검찰에서 처음 조사받으면서는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였다가( 2011고합252 증거기록 제132쪽), 2011. 7. 9. 공소외 7과 대질조사를 받으면서 2009. 4. 중순경 공소외 7로부터 3억 원을 전달받았고, 이를 받자마자 피고인 3의 집 근처로 가 피고인 3의 차 트렁크에 옮겨 싫었다고 진술하였다( 2011고합252 증거기록 제152쪽). 그러나 피고인 1은 2011. 7. 12. 위 3억 원의 사용처에 대하여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2억 원은 피고인 2에게, 나머지 1억 원은 공소외 87 공단의 결재자에게 건너간 것으로 추측한다고 진술하였고( 2011고합252 증거기록 제193쪽), 2011. 7. 17.에는 피고인 3으로 하여금 위 돈의 사용처 등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설득하겠다고 하면서 자세한 진술을 유보하였다( 2011고합274 증거기록 제5쪽). 그 후 피고인 3은 2011. 7. 18. 검찰에 출석하여 자신이 운용한 특정금전신탁 등을 포함한 일련의 진행 사항 등을 정리한 자료를 확보한 후 다음날 구체적으로 말하겠다고 진술하였고( 2011고합274 증거기록 제69쪽), 2011. 7. 19. 검찰 조사시 피고인 1과 함께 2009. 4. 말경부터 5월 초경까지 사이에 ○○○○ 호텔에서 저녁 늦게 2억 원을 피고인 2에게 건네주었다는 내용(구체적인 시간, 경위는 기재되지 아니함)의 진술서를 작성하여 검찰에 제출하였다( 2011고합274 증거기록 제104쪽). 그 후 피고인 3은 2011. 7. 19. 피고인 1과 대질조사를 받으면서 그 시간·장소·전달 경위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진술하였고, 피고인 1도 피고인 3의 진술과 동일한 취지로 진술하였다( 2011고합274 증거기록 제164쪽).

이러한 피고인 3, 1의 자백에 이르는 과정에서 추론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인 1은 처음에는 공소외 7로부터 3억 원을 수수한 사실을 부인하다가 대질 조사에서 비로소 인정하였던 점, 그러나 위와 같은 돈의 사용처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진술하였다가 피고인 3의 진술에 따라 자신의 진술을 유보한다고 진술한 점, 그 이후 피고인 3을 설득하여 자백하도록 하였고, 그에 따라 위 3억 원 중 2억 원을 피고인 2에게 건넸다는 피고인 3의 최초 진술이 이루어진 점, 그 과정에서 피고인 1도 그 전달 시기·장소·방법에 관하여 일치하는 진술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1, 3은 서로 진술을 맞추어 간 흔적이 역력해 보이고, 특히 피고인 1은 피고인 3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하기 위하여 진술을 하지 않거나 피고인 3의 진술에 따라 자신의 진술을 맞춘 것으로 보여 그 진술의 신빙성에 상당한 의심이 간다.

나) 돈을 건네주었다는 시기에 관하여

피고인 3, 1이 2009. 4. 말경 피고인 2에게 돈을 건네주었다는 돈 전달 시기에 관한 진술에 대하여 살피건대,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 1은 2011. 7. 9. 공소외 7과 대질조사를 받으면서 공소외 7로부터 돈을 전달받은 시기를 “ 공소외 158이 2주 후인 2009. 4. 말경 출소하였기 때문에(실제로 공소외 158은 2009. 4. 30. 대구지방법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출소한 것으로 보인다) 2009. 4. 중순 저녁 무렵에 전달받았다”라고 진술하였고( 2011고합252 증거기록 제154쪽), 이에 기초하여 피고인 3은 2011. 7. 19. 피고인 1과 대질조사를 받으면서 “ 피고인 1로부터 공소외 7이 마련한 3억 원을 전달받은 후 2009. 4. 말 오후 10시경 ○○○○ 호텔 옥외 주차장에서 2억 원을 전달하였다”라고 진술하였는데( 2011고합274 증거기록 제169쪽), 피고인 2가 알리바이를 주장·입증하자 피고인 1은 이 법정에서 “4월 완전 마지막에서 5월 초·중순경으로 기억하고 있다”라고 증언을 다소 변경하였고, 검찰에서는 돈을 준 시기가 평일이라고 진술하였다가 이 법정에서는 “평일이 아니고 금, 토, 일요일 같은 휴일 느낌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그 진술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점, ② 피고인 3의 2009. 4. 말경에 피고인 2에게 돈을 건네주었다는 최초 진술도 피고인 1의 위 진술을 듣고 이를 토대로 진술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2는 2009. 4. 말경 서울에 올라온 날짜가 2009. 4. 16.부터 2009. 4. 19.이라고 할 것인데, 그 중 평일인 2009. 4. 16.과 2009. 4. 17.에는 어느 정도 알리바이가 입증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3, 1의 돈을 건네준 시기에 관한 진술은 쉽게 믿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다) 돈을 건네주었다는 장소에 관하여

피고인 3, 1이 돈을 건네주었다는 장소에 관한 진술에 대하여 살피건대,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일반적으로 돈을 전달하는 장소는 사람들의 왕래가 드문 은밀한 장소를 택한다고 봄이 합리적임에도 사람들이 자주 왕래하여 아는 사람을 마주칠 수도 있는 호텔에서 만났다거나, 그 돈을 전달한 장소 또한 개방된 장소인 옥외 주차장이란 것은 다소 이례적인 점, ② 피고인 3은 사전에 피고인 2와 전화통화를 하여 날짜는 피고인 2가 정하였고, 장소는 피고인 3 자신이 정하였다고 하는데 자신의 직장 상사, 그것도 자신이 근무하는 은행의 최고경영자인 은행장을 만나면서 만나는 장소를 자신이 편리한대로 피고인 1의 주거지와 가까운 ○○○○ 호텔로 정하였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점, ③ 더군다나 ○○○○ 호텔의 옥외 주차장은 호텔 건물 뒤편에 있어 위 호텔을 자주 이용하지 않으면 찾기 어려운데도 피고인 2가 특별한 어려움 없이 이를 찾았다는 점은, 평소 피고인 2가 직접 운전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을 보태어 보면 더욱 수긍하기 어려운 점(더군다나 피고인 2가 기사를 대동하고 갔다면 호텔 정문에 내렸다고 봄이 타당한데, 그렇다면 피고인 3, 1의 진술은 이와 너무나도 상충된다), ④ 피고인 3은 위 호텔 커피숍에서 피고인 2를 만나 쥬스(음료수)를 마셨다고 진술하였다가( 2011고합274 증거기록 제692쪽, 제1172쪽) 이 법정에서는 일단 커피숍에 들어가 물을 마시고 나서 차를 마시지 말고 나가자고 해서 로비 탁자에서 잠깐 앉아서 이야기하였다고 하여 그 진술을 번복한 점, ⑤ 또한, 피고인 2와 헤어질 때도 로비에서 인사하고 헤어진 후 자신은 화장실에 갔고, 피고인 2는 호텔 후문 쪽 계단으로 갔다고 진술하였는데 만약 피고인 2가 기사를 데리고 왔다면(평일에 관용차를 이용하여 왔다고 본다면 기사가 운전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기사에게 연락을 취하여 정문에 차를 대기시켜 타고 갔다고 봄이 합리적임에도 호텔 후문 쪽으로 걸어가 옥외주차장으로 갔다는 것이나 문 앞까지 배웅하지 않은 채 로비에서 헤어졌다는 것 또한 석연치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돈을 건네주었다는 장소에 관한 진술도 쉽게 믿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라) 돈을 전달한 방법에 관하여

○○○○ 호텔 옥외 주차장에서 피고인 2가 운전해 온 차량 트렁크에 피고인 1이 피고인 3의 지시에 따라 2억 원이 든 쇼핑백 2개를 옮겨 실었다는 돈 전달 방법에 관한 진술에 대하여 살피건대,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당시 옥외주차장에서 피고인 2가 타고 온 승용차 트렁크에 직접 돈을 넣었다는 피고인 1은 피고인 2의 얼굴을 실제로 본적이 없었던 점(다만 인터넷 상으로 확인한 적은 있다고 진술하였는데 그러한 정도만으로 야간에 실제 처음 보는 사람을 알아본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② 더군다나 22:00경 위 호텔 옥외주차장에 도착하는 차량이 어느 정도는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도 차량의 종류와 차량 번호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이 단지 그 시간대에 주차한 차량 중에 트렁크가 열려진 차량을 찾아서 2억 원이나 되는 현금을 넣는다는 것은 그 전달되는 돈의 액수에 비추어 전달 방법이 너무 부정확하고 배달 사고의 가능성이 농후한 점, ③ 또한, 피고인 2가 사용하던 에쿠스 차량은 트렁크를 열면 작은 간격만 생길 뿐 트렁크를 손으로 직접 열어야 하는데, 트렁크가 열려 있는지는 손으로 트렁크를 직접 열어보지 아니하면 야간에 육안으로는 판별하기 어려운 점, ④ 피고인 3이 피고인 2를 만나는 자리라면 자신이 직접 피고인 2에게 돈을 전달하는 것이 확실할 것임에도 굳이 배달 사고의 가능성이 있는 우회적인 방법으로 피고인 1을 통하여 전달하였다는 것도 다소 이례적인 점, ⑤ 또한, 피고인 3이 공소외 7로부터 받은 3억 원이라는 돈을 박스채로 아파트에 주차된 자신의 차량에 며칠간 보관하였다는 것이나 혹은 이를 굳이 피고인 1에게 다시 건네주면서 1억 원씩 나누어 보관시켰다는 것은 피고인 3과 피고인 1의 관계가 매우 돈독하였다고 하더라도 도난이나 배달사고가 생길 수 있는 점에 비추어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이 돈 전달 방법에 관한 진술도 쉽게 믿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마) 피고인 3, 1이 3억 원을 임의로 사용하였을 가능성에 대하여

살피건대,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 3, 1은 공소외 87 공단에 1억 원을 건네주기로 하고 공소외 7로부터 3억 원을 수수하였는데, 실제 위 돈 중 1억 원은 공소외 87 공단 결재권자에게 전달되지 못하였고, 피고인 3의 허락 하에 피고인 1이 각종 경비로 써 없앤 점, ②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실제 공소외 1 은행에서 공소외 9 저축은행 인수를 위한 잔금 대출 신청조차 없었고, 공소외 10 주식회사 인수 자금 대출신청이 3차례에 걸쳐 있었으나 공소외 1 은행 여신심의위원회에 부의되지 못한 채 여심심사부에서 거절된 점( 피고인 3도 이에 대하여 은행장이던 피고인 2에게 협조를 구하였다거나 공소외 1 은행이 인수자금 대출을 하도록 여신심사부나 여신심의위원회를 대상으로 별다른 노력을 기울였다는 자료를 찾아볼 수 없다), ③ 공소외 7은 위와 같이 3억 원을 로비자금으로 피고인 3에게 건네주었는데 결국 공소외 87 공단이나 공소외 1 은행에서 출자가 이루어지지 않아 공소외 10 주식회사와 공소외 9 저축은행 인수가 무산되자 피고인 1, 3에게 위 3억 원을 돌려달라고 수십 차례 사정을 하였는데, 그때마다 이를 돌려주겠다고 변명만 할 뿐 현재까지 돌려주지 않았다고 진술한 점( 공소외 7은 검찰에서 피고인 3에게 사기당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3이 위 2억 원을 실제 피고인 2에게 전달하지 아니한 채 다른 곳에 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바) 2억 원을 제공한 효과가 있었는지 여부

살피건대,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공소외 1 은행 여신심사부에서는 공소외 9 저축은행 인수금융 대출과 관련하여 아무런 검토조차 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대출신청조차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 공소외 10 주식회사 인수금융 대출과 관련하여서는 총 3차례에 걸쳐 검토가 있었는데 2009. 4.경 공소외 63 회사가 신청한 브릿지론에 대해서는 해외펀드가 제시한 대출확약서의 문구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취급불가 통보를 하였고, 2009. 5.경 공소외 168 주식회사를 차주로 한 350억 원의 대출신청에 관하여는 나머지 공소외 10 주식회사 인수잔금 338억 원의 확보가 불투명하여 여신승인신청을 하였다가 여신심사위원회에 부의하지 않은 채 철회하였고, 2009. 7. 특수목적법인(SPC)를 차주로 하여 50억 원의 대출신청을 하였는데 공소외 10 주식회사 인수계약이 유효하다는 증빙과 나머지 인수잔금 확보에 대한 증빙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여신심사위원회에 부의되지 못하고 취급불가 통보를 하였던 점, ② 이러한 공소외 10 주식회사 인수금융에 관한 공소외 1 은행의 여신심사 과정에서 피고인 2가 특별히 개입을 하였다는 자료를 발견할 수 없고, 정상적인 여신심사과정을 거쳐 여신심사부 단계에서 전부 거절된 점[ 피고인 2의 변호인이 제출한 증제37호증( 공소외 165 진술서)의 기재에 의하면, 공소외 1 은행에서 당시 여신심사를 담당하였던 공소외 165 부부장은 피고인 3 이외의 다른 사람으로부터 위 공소외 10 주식회사 인수자금 대출과 관련하여 어떠한 지시도 받은 바가 없다고 진술하였다], ③ 피고인 3은 공소외 1 은행의 이러한 여신심사과정에서 공소외 9 저축은행이나 공소외 10 주식회사 인수금융에 관한 대출이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한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아니하였고, 위 대출신청이 대부분 무산되자 공소외 169(항소심판결의 피고인 2)에게 신탁계정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에 관하여 검토하라고 지시하였을 뿐인 점, ④ 공소외 170 주식회사(이하 ‘ 공소외 170 회사’라고 한다)에서 조건부 대출확약서(LOC)가 발급되기는 하였으나, 공소외 170 회사는 공소외 166 주식회사 계열사가 아니었고, 위 조건부 대출확약서의 내용도 공소외 1 은행이 50억 원을 특수목적법인에 대출해 주는 것을 조건으로 대출해준다는 것일 뿐이었으며, 이마저도 공소외 1 은행에서 대출이 이루어지지 않아 무산되었던 점(증인 공소외 171은 피고인 2로부터 공소외 10 주식회사 인수와 관련하여 어떠한 청탁을 받은 사실도 없고 조건부 대출확약서가 발급된 경위에 대하여 알지 못한다고 진술하여 위 조건부 대출확약서가 피고인 2의 로비에 의한 결과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등 제반 사정을 감안하면, 과연 피고인 1, 3이 주장하는 명목대로 피고인 2가 위 돈을 전달받았다면 공소외 1 은행에 대한 대출신청마저도 여신심사위원회에 회부되지도 못한 채 여신심사부에서 기각되었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공소외 7은 이 법정에서 2009. 7.경 공소외 1 은행 부행장이었던 공소외 15를 공소외 10 주식회사 인수금융 문제로 만나 공소외 1 은행 내부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었음을 확인하였다고 진술하였으나, 공소외 15 작성의 인증진술서(증제35호) 및 근무이력 등의 기재에 의하면, 공소외 15는 2009. 3. 25.에 이미 공소외 1 은행을 퇴사하였으므로 공소외 7의 위 진술은 믿기 어렵다].

사) 청탁 명목에 관한 진술에 대하여

피고인 3이 피고인 2에게 2억 원을 전달한 명목에 관한 진술에 대하여 살피건대,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 3은 2011. 7. 19. 검찰에서 피고인 2에게 돈을 건넨 명목에 대하여 “ 공소외 10 주식회사 인수 금융 잔금 660억 원 대출을 잘 봐달라는 의미로 돈을 전달한 것이다”라고 진술하였다가( 2011고합274호 증거기록 제175쪽), 2011. 7. 27.에는 “이 돈을 가지고 공소외 1 은행뿐만 아니라 공소외 67 회사계열사의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필요한 로비 자금의 성격이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2011고합274호 증거기록 제532쪽)라고 진술을 변경하였고, 피고인 1도 피고인 3의 진술에 따라 “전달 취지 자체가 행장님이 개인적으로 사용하라는 취지에서 드린 것이 아니다”라고 하여 피고인 3의 진술에 맞게 변경되어 과연 돈을 전달한 명목이 피고인 2에 대하여 공소외 1 은행 자금 대출을 청탁하려는 명목인지 아니면 공소외 67 회사계열사의 사장단들에 대한 로비 명목이었는지 피고인 3 스스로도 명확히 진술하지 못하고 있는 점, ② 더군다나 피고인 3은 검찰에서는 피고인 2에게 전화하여 “ 공소외 168 회사 측에서 선물을 준비했으니 시간을 내어달라”고 사전에 약속하였고, 그 후 ○○○○ 호텔에서 피고인 2를 만날 때에도 “2억 원에 대한 직접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았고 묵시적으로 알고 있는 상황이었다”라고 진술하였다가( 2011고합274 증거기록 제171쪽), 이 법정에서는 “돈 이야기를 하기는 껄끄러운 상황이었습니다. 다만, 명목은 행장님에게 드릴 때에는 개인이 쓰십시오라고 드린 것은 아니었고 필요한 경비나 인사비 차원에서 쓰시라는 명목으로 그런 취지로 말씀을 드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라고 다소 진술을 번복하여 당시 피고인 2에게 공소외 67 회사계열사에 대한 로비를 부탁하는 명목인지 아니면 공소외 1 은행에서의 대출 실행이 잘 될 수 있도록 처리해 달라는 의미인지 그와 같은 돈의 명목에 대하여 제대로 알렸는지 조차 의문스러운 점(특히 돈을 전달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위와 같은 청탁 명목이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임에도 돈 전달 명목이 명확히 드러나지 아니한 채 돈이 전달되었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등에 비추어 보면, 2억 원을 전달한 명목에 관한 진술은 쉽게 믿기 어렵다.

아) 피고인 3, 1의 자백 동기 및 이해관계 측면

피고인 3, 1이 허위 자백을 할 만한 동기 및 이해관계가 있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 3은 공소외 1 은행 특정금전신탁 운용 부실에 관한 배임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재판진행 중이었는데 피고인 2는 위 재판부에 증인출석 요구를 받고도 수차례 출석하지 아니하였던 점, ② 당시 공소외 1 은행 부실 책임에 대하여 피고인 3은 자신과 피고인 공소외 169가 전적으로 책임지는 것에 대해여 부당함을 호소하였던 점, ③ 위와 같은 특정금전신탁 운용 부실에 관한 문제가 공소외 1 은행 내부에서 혹은 금융감독원 조사에 의하여 밝혀지는 과정에서도 피고인 3은 당시 공소외 1 은행장이었던 피고인 2에게 자신에 대한 내부 감사를 막아 달라는 취지의 서신을 보낸 것으로 보이고, 그 과정에서 결국 공소외 1 은행을 퇴직하게 되면서 피고인 2에 대한 서운한 감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3은 피고인 2에게 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2억 원을 건넸다는 점에 대하여는 자신의 배임행위에 대한 수사나 재판에서도 전혀 언급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⑤ 피고인 3은 2011. 7. 19. 공소외 7로부터 받은 3억 원 중 2억 원을 피고인 2에게 주었다고 최초로 진술하였는데, 당시에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 중이던 자신의 배임 사건에서 중형이 구형된 상태였던 점, ⑥ 더군다나 공소외 7로부터 받은 3억 원을 자신이 전부 사용하였다고 인정할 경우에 예상되는 형량보다 이를 피고인 2에게 건네주었다고 시인하는 취지로 진술하는 것이 향후 양형에 유리한 사정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할 여지가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3의 위 진술은 자신에게 진행중인 재판에서 보다 유리한 형을 받기 위하여 허위로 자백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고, 피고인 1 또한 평소 피고인 3과의 친분관계(더구나 피고인 1은 검찰 및 이 법정에서 피고인 3이 공소외 1 은행 특정금전신탁 부실 운용으로 인한 책임을 전적으로 혼자 지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로 인하여 피고인 3에게 유리한 진술을 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

사. 소결론

형사재판에서 기소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바,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2에 대한 제6회 검찰피의자신문조서는 특신상태가 인정되지 아니하여 증거로 사용할 수 없고, 가사 특신상태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 자백 진술에 신빙성이 없으며, 나아가 피고인 1, 3의 각 진술도 모두 믿을 수 없는 이상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3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증재등)의 점 및 피고인 2 부분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에 의하여 피고인 2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태업(재판장) 임재남 백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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