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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9. 3. 16.자 2008마1087 결정
[가처분이의][미간행]
판시사항

[2] ‘신형 산화로’에 관한 기술정보가 산화아연을 제조하는 신청인 회사의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3] 산화아연 제조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퇴사한 자를 퇴사 직후 채용하여 그가 알고 있는 ‘신형 산화로’에 관한 위 회사의 영업비밀을 이용하여 같은 형태의 ‘신형 산화로’를 축조하게 하고 이를 이용하여 산화아연 제품을 생산한 것이,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3호 (가)목 에 정한 영업비밀 침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4] 영업비밀 침해행위의 영구적 금지가 허용되는지 여부(소극)

[5] 가처분에 의한 채권자의 권리가 잠정적·임시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점 등에 비추어 영업비밀 침해행위를 금지하는 가처분을 하면서 그 금지 기간을 정하지 않은 것이 위법하지 않다고 한 사례

피신청인,재항고인

피신청인 유한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디지털밸리 담당변호사 김주원)

신청인,상대방

신청인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바른 담당변호사 명로승외 3인)

주문

재항고를 기각한다. 재항고비용은 피신청인이 부담한다.

이유

재항고이유(재항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재항고이유 보충서의 기재는 재항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신형 산화로의 제조기술이 영업비밀에 해당하는지 여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의 ‘영업비밀’이란,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생산방법·판매방법 기타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하고, 여기서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다고 함은 그 정보가 간행물 등의 매체에 실리는 등 불특정 다수인에게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보유자를 통하지 아니하고는 그 정보를 통상 입수할 수 없는 것을 말한다 ( 대법원 2004. 9. 23. 선고 2002다60610 판결 참조).

원심은, 산화아연을 제조하는 회사인 신청인에게 이 사건 신형 산화로에 대한 기술정보는 가장 중요한 경영요소 중의 하나로서 경제적 가치가 있음이 분명하고, 신청인이 오랜 시간과 많은 인적·물적 시설을 투입하여 연구·개발한 것으로서, 그 내용이 일반적으로 알려지지 아니함은 물론 신청인이 이를 비밀로 관리해왔으므로 이 사건 신형 산화로에 대한 기술정보는 신청인의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는바, 원심결정의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배나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할 것이므로, 위 기술정보가 공지의 정보이거나 그로부터 쉽게 도출될 수 있는 정보이므로 영업비밀로서 보호받을 수 없다는 취지의 재항고 논지는 모두 이유 없다.

2. 피신청인이 영업비밀을 침해하였는지 여부

원심은, 신청외인이 신청인 회사에서 품질관리부장으로 근무하면서 영업비밀 준수에 관한 서약을 하는 등 신청인 회사를 퇴사한 후에도 상당기간 이 사건 신형 산화로에 관한 비밀을 유지할 의무를 부담한다 할 것임에도, 피신청인이 퇴사 직후의 신청외인을 채용한 뒤 그가 알고 있는 이 사건 신형 산화로에 관한 신청인의 영업비밀을 이용하여 피신청인의 중국 공장에 이 사건 신형 산화로와 같은 형태의 신형 산화로 2기(이하 ‘이 사건 침해 산화로’라 한다)를 축조하게 하고, 이를 이용하여 산화아연 제품을 생산하게 한 것은 부정한 수단으로 신청인의 영업비밀을 취득하여 사용한 행위로서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3호 가목 이 규정하는 영업비밀의 침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보더라도 원심의 이러한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볼 수 있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반 등의 위법이 없다.

3. 과잉가처분의 문제 등

가. 원심은, 피신청인이 이 사건 침해 산화로를 이용하여 산화아연 제품을 생산하고 있고 또 그 제품이 대한민국에 수출되어 판매될 가능성도 있어 위 영업비밀 침해행위로 인하여 신청인의 영업상 이익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피신청인에 대해 위 영업비밀 침해행위의 금지 및 이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로서 위 중국 소재 공장에서 생산한 산화아연의 대한민국으로의 수출 및 대한민국 내에서의 판매 금지를 명하는 이 사건 가처분결정을 인용한 제1심의 결론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피건대, 이 사건 가처분결정 이후 별도의 재래식 산화로 및 독자적으로 개발한 신형 산화로를 설치·가동하였다는 피신청인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피신청인은 여전히 위 중국 소재 공장에서 이 사건 침해 산화로를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고, 이 사건 침해 산화로에서 생산된 산화아연과 위 공장 내의 다른 산화로에서 생산된 산화아연을 현실적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사정 등을 볼 때, 부득이 위 중국 소재 공장에서 생산한 산화아연 전체에 대해 위 수출 및 판매금지를 명할 수밖에 없다는 원심의 판단에 수긍이 가고, 거기에 재항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판단유탈이나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나. 영업비밀 침해행위를 금지시키는 것은 침해행위자가 그러한 침해행위에 의하여 공정한 경쟁자보다 ‘유리한 출발(headstart)' 내지 ‘시간절약(lead time)'이라는 우월한 위치에서 부당하게 이익을 취하지 못하도록 하고, 영업비밀 보유자로 하여금 그러한 침해가 없었더라면 원래 있었을 위치로 되돌아갈 수 있게 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할 것이므로, 영업비밀 침해행위의 금지는 이러한 목적을 달성함에 필요한 시간적 범위 내에서 기술의 급속한 발달상황 및 변론에 나타난 침해행위자의 인적·물적 시설 등을 고려하여 침해행위자나 다른 공정한 경쟁자가 독자적인 개발이나 역설계와 같은 합법적인 방법에 의하여 그 영업비밀을 취득하는 데 필요한 시간에 상당한 기간 동안으로 제한하여야 하고, 영구적인 금지는 제재적인 성격을 가지게 될 뿐만 아니라 자유로운 경쟁을 조장하고 종업원들이 그들의 지식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하려는 공공의 이익과 상치되어 허용될 수 없다 ( 대법원 1996. 12. 23. 선고 96다16605 판결 , 대법원 1998. 2. 13. 선고 97다24528 판결 등 참조).

그러나 가처분에 의한 채권자의 권리는 본안과는 달리 종국적인 것이 아니라 잠정적·임시적인 것에 불과하고, 가처분은 그 성질상 신속히 이루어져야 할 뿐 아니라 피보전권리가 소멸하는 등의 사정변경이 있는 때에는 언제든지 그 취소를 구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영업비밀의 침해행위를 금지하는 가처분을 함에 있어 그 금지의 기간을 정하지 아니하였다 하여 이를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4. 원심결정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가 채택한 증거를 종합하여 피신청인은 여전히 중국 공장 내에서 이 사건 침해 산화로를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함으로써, 현재는 오직 독자적인 형태의 새로운 산화로만을 이용하여 산화아연을 생산하고 있다는 피신청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있음이 명백하므로, 이 부분 판단누락을 주장하는 상고 논지는 이유 없다.

5. 결론

그러므로 재항고는 이유 없어 기각하고, 재항고비용은 피신청인이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전수안(재판장) 양승태(주심) 김지형 양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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