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5고단2807 사기
2015초기 1856 배상명령신청
피고인
A
검사
김영남(기소), 서동민(공판)
변호인
법무법인 B 담당변호사 C, D, E
배상신청인
1. F
2. G
3. H
4. I
5. J
6. K
7. L
8. M
배상신청대리인
변호사 N
판결선고
2015, 12. 29.
주문
피고인을 징역 3년 6월에 처한다.
피고인은, 배상신청인 F에게 편취금 53,600,000원을, 배상신청인 G에게 편취금 52,703,800원을, 배상신청인 H에게 편취금 59,046,600원을, 배상신청안 I에게 편취금 55,831,000원을, 배상신청인 J에게 편취금 57,689,085원을, 배상신청인 K에게 편취금 54,825,000원을, 배상신청인 L에게 편취금 53,850,000원을, 배상신청인 M에게 편취금 86,491,260원을 각 지급하라.
위 배상명령은 각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범죄사실
피고인은 입시학원인 '학원'을 운영하면서 필리핀 마닐라시에 있는 P고등학교 이사장인 사람이고, Q은 위 P고등학교 교장으로 필리핀 현지에서 위 학교를 운영하는 사람이다.
피고인과 Q은 필리핀 현지에서 학교 부지를 구입하고서도 건물 신축 비용이 부족하자 그 비용을 마련하고자 국내 학부모를 상대로 필리핀에 소재한 P과학고등학교에 자
녀를 진학시키면 필리핀 의사 자격을 취득하는 방법을 통해 국내에서 의사가 될 수 있다는 거짓말로 고등학교와 의대 졸업에 필요한 학비 명목으로 금품을 편취하기로 공모 하였다.
피고인은 2011. 6.경 부산 해운대구 R에 있는 '학원'에서, 피해자 L에게 "미화 10만 달러를 학비로 지급하면, 자녀를 A이 운영하는 필리핀 마닐라시 소재 P과학고에 입학시켜 주겠다. 위 학교는 미국 교육과정에 따라 미국 의사들이 직접 가르친다. 위 학교에 진학하면 필리핀 의과대학에 자동 진학하여 필리핀 의사 면허 취득이 가능하다. 필리핀 의사 면허를 취득하면 국내 의사로 활동할 수 있으며, Q의 아들이 미국 의사 면허 시험 출제 위원으로 임명되어 있어 미국 의사 면허 또한 쉽게 취득하기 때문에 곧바로 국내 의사가 될 수도 있으며 위 학교 재단 병원의 과장이나 교수로 취직시켜 주겠다. 유학을 중도 포기하면 모든 책임을 지고 돈을 돌려주겠다"는 취지로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필리핀 마닐라시에 소재한 P고등학교는 과학고로 인가받은 바 없으며, 필리핀 학제상 의대 진학을 위해서는 이과교육과정 학사학위 소지자여야 하기 때문에 위 학교(또는 위 학교와 연계된 S대학)에 진학한다 하더라도 필리핀 의과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시험을 치러야 할 뿐 아니라 내국인의 경우 필리핀 의사 면허 취득이 불가능하며 국내 의사 면허 취득 역시 불가능하고, 미국의 각 주에서 인정하는 해외 대학 의과대학 졸업생에 한하여 의사 면허 시험 자격이 주어질 뿐 아니라 Q의 아들은 미국 의사 면허 시험 응시자에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기에 피해자가 학비를 지급하더라도 피해자의 자녀로 하여금 의사 자격을 취득하게 해 줄 의사나 능력이 전혀 없었을 뿐 아니라, 피해자의 자녀가 유학을 중도 포기하더라도 학비 명목으로 받을 돈을 돌려줄 의사나 능력이 전혀 없었다.
피고인은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11. 6. 22.경 피고인 명의의 부산은행 계좌(T)로 입학 및 학비 명목으로 53,850,000원을 송금받은 것을 비롯하여 2010. 4. 28.경부터 2012. 6.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총 8명으로부터 합계 474,036,745원 상당을 교부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Q과 공모하여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재물을 교부받았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L, J, U, I, G, M, F, K, V, W, X, Y, Z, H, AA의 각 법정진술 1. 피고인에 대한 검찰, 경찰 각 피의자신문조서(U, J. I, G 각 진술 포함) 1. AB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1. Z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
1. L, J, U, G, M, V, F, I, X, AC, W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1. 배상명령 및 가집행선고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제1항, 제31조 제1항, 제2항, 제3항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
피고인은 Q과 공모한 사실이 없고, 범죄사실 기재 기망행위를 한 바 없다. 다만 피고인이 P과학고등학교에 진학하면 미국 의사가 될 수 있다고 말한 사실은 있는데, P고 등학교에 진학하면 실제 미국 의사가 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위와 같은 피고인의 행위가 기망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피고인은 P과학고등학교의 시스템과 Q 목사의 교육자로서의 신념을 믿어 피해자들을 포함한 다수 학부모에게 유학을 권유하였을 뿐이므로 기망의 고의나 편취의 고의도 없었다. 피해자들이 피고인의 진술만으로 자녀들이 P과 학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의사가 될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은 상식에 부합하지 않아 기망행위와 착오 사이에 인과관계도 없다. P과학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실제 미국 의사가 될 가능성이 존재하므로 피고인이 피해자들로 하여금 착오를 일으켰다고 보기 어렵고, 피해자들의 자녀가 학비를 내고 최소 1년 이상 학교에 다녔으므로 손해가 있다고 볼 수 없어 착오와 학비 교부라는 처분행위 사이에 인과관계도 없다. 피해자들은 교육비 명목 기부금을 Q 목사에게 교부하였던바, 피고인이 이득을 얻은 바도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행위는 사기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2. 판단
가. 사기죄의 요건으로서의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행위에 있어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및 소극적 행위로서 사람으로 하여금 착오를 일으키게 하는 것을 말하며, 사기죄의 본질은 기망에 의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취득에 있고 상대방에게 현실적으로 재산상 손해가 발생함을 그 요건으로 하지 아니하는바, 일반적으로 상품의 선전, 광고에 있어 다소의 과장, 허위가 수반되는 것은 그것이 일반 상거래의 관행과 신의칙에 비추어 시인될 수 있는 한 기망성이 결여된다. 할 것이나 거래에 있어서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구체적 사실을 거래상의 신의성실의 의무에 비추어 비난받을 정도의 방법으로 허위로 고지한 경우에는 과장, 허위광고의 한계를 넘어 사기죄의 기망행위에 해당한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8도6549 판결, 대법원 2002. 2. 5. 선고 2001도5789 판결, 대법원 1997. 9. 9. 선고 9751561 판결 등 참조).
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들의 자녀에게 의사 자격을 취득하게 해 줄 의사나 능력, 피해자들의 자녀가 유학을 중도 포기하더라도 학비로 받을 돈을 돌려줄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Q과 공모하여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피해자들로부터 피해 금원을 각 편취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
1) P고등학교는 필리핀에서 정식과학고등학교로 인가받은 바 없음에도, 피고인은 피해자들에게 P'과학' 고등학교라는 이름을 쓰면서 필리핀 일반고등학교와 달리 특수한 목적으로 설립된 과학 분야에 특화된 고등학교처럼 말함으로써 피해자들을 기망하였다(피고인은 2011. 5, 25.자로 과학고 정식 인가를 받아 P'과학고등학교라는 이름을 쓸 수 있었으므로 피해자들을 기망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나, 2011. 5. 25.자 승인은 과학 과정이 일부 추가된 커리큘럼 승인에 불과할 뿐 이를 두고 정식 과학고등학교로 필리핀 정부로부터 인가받은 것으로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이 사건 범행 대부분은 2011. 5. 25. 이전에 발생한 것으로서 설령 2011. 5. 25. 이후에 P'과학'고등학교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이전의 행위가 기망행위가 되지 아니한다고 볼 수도 없다).
2) P고등학교, 또는 P고등학교와 연계된 S대학에 진학하더라도 필리핀 의과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입학시험을 치러야 하고, 필리핀 의과대학에 입한한다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한민국 내국인은 필리핀 의사 면허 취득이 불가능하며, 필리핀 의사 면허를 취득하더라도 국내 의사 면허 취득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 P고등학교와 연계된 S대학에는 생물학과가 개설되어 있었을 뿐 의예과가 개설되어 있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피고인은 피해자들에게 자녀들이 미국 교육과정에 따라
가르치는 P과학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이와 연계된 S대학 의예과에 자동 진학하게 되어 (피고인은 피해자들과 그 자녀들에게 S대학에 개설된 생물학과 과정을 마치 의예과인 것처럼 설명하였다) 필리핀 의사 면허 취득이 가능하고, 국내외에서 의사로 활동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함으로써 피해자들을 기망하였다.
3) Q의 아들은 미국 의사 자격을 취득하였을 뿐 미국 의사 면허 시험 출제 위원으로 임명되거나 면허 시험 응시자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자격이 없었음에도, 피고인은 피해자들에게 Q의 아들이 미국 의사 면허 시험 출제 위원으로 임명되어 있다는 등 피해자들의 자녀들이 미국 의사 면허를 쉽게 취득할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는 자격이 있는 것처럼 말함으로써 피해자들을 기망하였다.
4) 피고인은 필리핀 현지 P고등학교의 이사장으로서(피고인은 후원회 이사장일 뿐이라고 하지만,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이 대외적으로 P고등학교 이사장으로 행세한 사실은 넉넉히 인정된다), Q은 P고등학교 교장으로 필리핀에서 P고등학교를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필리핀 현지에서 P고등학교와 이와 연계된 대학 건물을 신축할 학교 부지를 구입하고, 건물을 신축할 비용 등을 마련하고자 피고인은 성과의 의사 연락 하에 입시. 학원인 '학원'을 운영하면서 국내 학부모를 상대로 앞서 본 바와 같이 P과학고등학교에 관하여 확인되지 아니한 거짓된 정보나 허위 사실, 과대 선전한 정보들을 제공한바, 위와 같은 제반 사정에 비추어 피고인과 Q이 이 사건 사기 범행을 공모한 사실은 충분히 인정된다.
5)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들은 피해자들의 자녀가 유학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사항에 관한 구체적 사실을 신의성실의 의무에 위반하여 허위로 고지한 경우로서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그뿐만 아니라 피해자들은 피고인의 기망행위로 자녀 유학에 필요한 주요 사항에 착오하여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Q 또는 피고인에게 학비를 교부하였다. 피고인의 기망행위와 피해자들의 착오 및 처분행위 사이에 인과관계 역시 넉넉히 인정된다.
6) 피고인은 피해자들이 Q에게 기부금을 교부하였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피고인에게 학비 명목으로 돈을 송금하거나 피고인의 안내로 자녀 명의 통장을 개설한 후 그 통장에 학비 명목의 돈을 입금하여 Q에게 전달되게 한 사실이 인정되고, 피고인은 자신이 직접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돈 중 일부를 피고인과 Q과의 개인적인 금전 채권채무관계에 상계하는 등 사용한 사실도 인정되는바, 피해자들이 Q에게 기부금을 교부하였을 뿐 피고인이 관여한 바 없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힘들다(설령 피고인의 주장대로 피고인이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돈을 Q에게 모두 전달한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과 Q의 공모 관계가 인정되는 이상 피고인의 실제 이익 취득 여부는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사기죄의 성립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아니한다).
7) 피고인은 기망의 고의, 편취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 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으며, 미필적 고의에 의하여도 사기죄는 성립되는 것인바,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로서 미필적 고의라 함은 범죄사실의 발생 가능성을 불확실한 것으로 표상하면서 이를 용인하고 있는 경우를 말하고,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하려면 범죄사실의 발생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하며, 그 행위자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는 행위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아니하고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하여 일반인이라면 당해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8도443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인이 P고등학교 이사장으로 활동하면서 학생들을 유치해 온 경위, 피고인이 앞서 본 바와 같이 제대로 확인조차 하지 아니한 신의성실에 반하는 허위 정보들을 피해자들에게 제공하고 학비 명목 돈을 받은 경위,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유학 중도 포기 시 받은 학비를 돌려주겠다고 하였음에도 지금까지 아무런 피해회복을 하지 아니하고 있는 경위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이 사건 사기 범행에 대한 고의 역시 넉넉히 인정된다.
양형의 이유
[권고형의 범위] 일반사기 > 제2유형(1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 > 기본영역(8월~4년)
※ 서술식기준 : 동종경합 합산 결과 유형 1단계 상승
[특별양형인자] 없음
[선고형의 결정]
이 사건 사기 범행은,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허위 정보를 제공하고 사실을 부풀려 과대 선전함으로써 피해자들로 하여금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입혔을 뿐 아니라,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에 이르기까지 어린 청소년들이었던 피해자들의 자녀들로 하여금 진로를 선택하고 인생계획을 꾸리며 소중한 꿈을 형성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가야 할 무엇과도 바꿀 수 없고 돌이킬 수 없는 소중한 시간에 어떠한 물질적, 경제적 방법으로도 보상되거나 회복될 수 없는 고통과 피해를 안겨다 준 범행인 점, 이와 같은 사안의 중대성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에게는 진지한 반성의 태도가 보이지 아니하는 점, 현재까지도 피고인은 피해자들과 그 자녀들에게 사과나 최소한의 피해회복조치를 전혀 하지 아니하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
이에 덧붙여, 피고인이 필리핀에서 장기간 선교활동을 해온 Q과 필리핀 현지에서 의대 등을 설립하고자 일을 추진해 온 제반 경위에 다소 참작할 바 있는 점, 피고인에게 이 사건 피해금을 피고인 자신이 개인적으로 유용하겠다는 등 악의적인 동기까지 있었다고는 보이지 아니하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지능과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 정황 등 양형 조건, 그리고 사기죄의 양형기준까지 종합적으로 참작하여 형을 정한다.
판사
판사이영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