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이 사건의 경과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피고인은 국가보안법위반 등의 공소사실로 서울형사지방법원 75고합988, 993(병합)호로 공소 제기되었고, 위 법원은 1976. 4. 30.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 피고인에게 징역 7년 및 자격정지 7년, 몰수를 선고하였다.
나. 위 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에 관하여 피고인과 검사가 서울고등법원 76노1178호로 항소하였고, 위 법원은 1976. 8. 31.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을 배척하고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여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징역 5년 및 자격정지 5년, 몰수(트랜지스터라디오, 노트 1권, 일기장 1권)의 형에 처하는 판결(이하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이라 한다)을 선고하였다.
다. 이에 피고인이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이 1976. 12. 14.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함으로써 재심대상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대법원 76도3697 판결). 라.
그 후 피고인은 2012. 6. 20. 이 법원 2012재노43호로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에 대한 재심을 청구하였다.
이 법원은, “피고인이 1975. 10. 18. 08:30 경기 양주군 L에 있는 큰아버지 M의 집에서 중앙정보부 수사관들에 의하여 임의동행 형식으로 연행되어 1975. 11. 1. 피고인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기까지 불법 구금된 상태에서 조사를 받았고, 중앙정보부 수사관들은 위 불법구금 기간 동안 외부와 연락을 차단한 채 피고인에게 자백을 강요하면서 뺨을 때리고, 잠을 재우지 않는 등으로 강압적인 수사를 하였던 사실”을 인정한 다음, 중앙정보부 수사관들의 위와 같은 행위는 형법 제124조(불법체포불법감금) 및 형법 제125조(폭행가혹행위)에 각 해당하는 범죄인데 그로부터 5년의 공소시효가 경과됨으로써 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