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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법 2005. 6. 23. 선고 2005노901 판결
[산업안전보건법위반] 상고[각공2005.8.10.(24),1402]
판시사항

발주자로부터 공사를 수급받은 건설회사가 그 공사의 '전부'를 하도급주어 행한 경우, 위 건설회사는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2항 이 규정한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사업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의무주체로서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2항 이 규정한 '사업주'는 같은 조 제1항 에 정한 '동일한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를 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사업의 사업주'를 의미하므로, 발주자로부터 공사를 수급받은 건설회사가 그 공사의 공정 중의 일부를 직접 담당하여 시행하지 않고 이른바 '일괄하도급'에 의하여 사업의 '전부'를 하도급주어 행한 경우, 위 건설회사는 같은 법 제29조 제2항 에 정한 사업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피고인

피고인 1 외 1인

항소인

검사

검사

손영은

변호인

변호사 노경식 외 3인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가. 피고인 1은 대구 - 포항 간 고속도로 신설공사 중 제3-2공구의 목성교 설치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주식회사 일양토건(이하 '일양토건'이라 한다)에 하도급준 피고인 2 주식회사의 현장소장으로서 위 공사현장의 근로자들에 대한 안전보건업무를 총괄·관리하는 책임자인바,

동일한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사업의 일부를 도급한 때 그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에 대한 산업재해예방에 필요한 조치로서 거푸집해체 작업장소 등에서 작업을 할 때 생기는 잠재위험에 대하여 안전진단 등 안전성 평가를 실시하여 그 위험성을 미리 제거하여야 함에도, 원심판결 범죄사실란 기재 사고와 관련하여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들이 작업을 함에 있어 해체카 수평트러스 부재의 부식으로 인한 손상, 해체카의 수평트러스 위 체인블럭 안에서 작업하도록 구조계산되어 있어 충분한 작업공간이 확보되지 아니한 점, 해체카 리프트의 완충장치 내지 비상정지장치의 미비, 거푸집 해체작업 근로자의 자격 여부 등에 관하여 안전진단 내지 안전성 평가를 하지 아니하여 그 잠재위험을 미리 제거하지 아니하고,

나. 피고인 2 주식회사는 대구 - 포항 간 고속도로 신설공사 3공구의 현장소장으로서 피고인 2 주식회사를 위하여 행위한 피고인 1이 피고인 2 주식회사의 업무에 관하여 위와 같은 위반행위를 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들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2항 을 적용하기 위하여는 같은 조 제1항 의 규정에 따라 피고인 2 주식회사의 근로자와 일양토건의 근로자가 동일한 장소에서 작업을 하였어야 하는데, 검사가 제출한 모든 증거를 살펴보아도 피고인 2 주식회사는 대구 - 포항 간 고속도로 신설공사 3공구 공사를 수급받아 이를 4개의 구간으로 분할한 후 이 사건 공사를 일양토건에 하도급준 것을 비롯하여 각 구간의 가장 주된 공사인 도로건설 및 교량시공 공사를 별개의 토공 및 철근콘크리트공사업 전문건설업자들에게 각각 하도급 준 후, 최소한의 관리인원만을 배치하여 현장을 총괄적으로 관리·감독하고 전체공정을 조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뿐 달리 피고인 2 주식회사가 일양토건이 시공하는 구간에 근로자를 투입하여 일양토건의 근로자와 함께 어떠한 작업을 한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3. 검사의 항소이유의 요지

검사는 원심법원은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2항 의 동일한 장소의 의미를 지나치게 문리적으로 해석하여 이 사건 공사를 행하고 있는 장소인 대구 - 포항 간 고속도로 공사구간 중 3-2공구 공사현장에서 도급인인 피고인 2 주식회사의 근로자가 일하는 경우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해석하였는데, 동일한 장소라는 의미는 '원수급인의 관리감독이 미치는 하나의 사업장을 의미하는 것'이고,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의 입법취지도 공사의 일부를 도급인이 수급인에게 도급하는 경우, 도급인에게도 작업현장에서 발생하는 산업재해에 대하여 관리·감독 책임을 부과하여 도급인으로 하여금 수급인이 공사시행 중 발생하는 산업재해에 대하여 책임을 지우려는 것이므로 원심법원의 해석은 입법취지 및 문리해석에 반하고, 피고인 2 주식회사는 이 사건 공사현장에 현장사무소를 설치하고 관리감독의 책임자인 피고인 1을 배치하였고, 고속도로 공사구간 중 일부 구간에 대하여 공사를 도급한 사실에 비추어 본건 고속도로 공사 사고현장은 도급인인 피고인 2 주식회사가 수급인인 일양토건과 동일한 장소에서 행하는 사업이라 할 것이므로 원심판결은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주장한다.

4. 당심의 판단

먼저 산업안전보건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29조 제2항 은 " 제1항 의 규정에 의한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노동부령에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노동부령이 정하는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 제1항 의 규정에 의한 사업주'란 법 제29조 제1항 에서 규정한 '동일한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를 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사업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업의 사업주'를 의미한다 할 것이다.

( 법 제29조 제1항 이든 제2항 이든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여야 하는 의무 주체로서의 사업주는 모두 동일하게 '동일한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를 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사업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업의 사업주'를 말하고, 단지 이러한 사업주가 '도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와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동일한 장소에서 작업할 때'라는 상황 아래서는 법 제29조 제1항 각 호 에 정한 예방조치를 취할 의무를 부담하고,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노동부령에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할 때'라는 상황 아래서는 도급인인 사업주의 예방조치 의무를 더욱 강화하여, 설사 도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동일한 장소에서 함께 작업하지 않더라도, 노동부령에 정한 예방조치를 취할 의무를 부담한다는 의미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므로,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동일한 장소에서의 작업'이라는 요건은 법 제29조 제2항 의 사업주를 결정하는 요건으로까지 확장하여 해석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피고인들이 법 제29조 제2항 의 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먼저 피고인 2 주식회사가 과연 위에서 말하는 '동일한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를 도급준 사업주'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살펴보아야만 할 것이다.

살피건대, 검사가 제출한 모든 증거에 의하더라도 피고인 2 주식회사가 '동일한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를 도급준 사업주'라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 반면에, 오히려 원심에서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 및 기록에 편철되어 있는 참고자료를 종합하면 피고인 2 주식회사는 발주자인 한국도로공사로부터 대구 - 포항 간 고속도로 신설공사 중 제3공구 공사를 수급받은 다음 이를 다시 4개의 구간으로 나누어 각 구간의 가장 주된 공사인 도로건설 및 교량시공 공사를 별개의 토공 및 철근콘크리트공사업 전문건설업자들에게 각각 하도급주었는데, 그 중 이 사건 공사를 포함한 제3-2공구의 토공 및 구조물공사를 일양토건에 하도급준 사실, 그 밖의 콘크리트포장·방음벽설치·조경식재·방수 공사 등 고속도로 건설을 위한 모든 부수적인 공사도 역시 그 공사에 관한 전문건설업자들에게 각 하도급을 주어 시행하였으며, 피고인 2 주식회사는 제3공구 전체공사를 총괄적으로 관리·감독하고 전체공정을 조정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하여 제3공구 공사현장에 최소한의 관리인원만을 배치하였을 뿐이고, 그 공사나 공정 중의 일부를 직접 담당하여 시행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 2 주식회사는 동일한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가 아닌 '전부'를 도급(이는 건설산업기본법에서 말하는 이른바 '일괄하도급'에 해당하고,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2 주식회사가 한 이 사건 일괄하도급행위가 건설산업기본법을 위반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설사 그것이 건설산업기본법에 위반된 것이라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은 법 29조 제2항 에서 말하는 사업주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할 것이다.)에 의하여 행하는 사업의 사업주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결국 피고인 2 주식회사는 법 제29조 제2항 의 의무를 이행하여야 하는 사업주에 해당하지 않는다 할 것이다.

5. 결 론

따라서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고,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원심판결은 정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에 의하여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김창종(재판장) 강민호 김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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