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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고등법원 2022. 9. 22. 선고 2021누13207 판결
[과징금부과처분취소][미간행]
원고,항소인

원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모두의법률 담당변호사 정준영)

피고,피항소인

보건복지부장관

2022. 8. 18.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이 사건 소를 모두 각하한다.

3. 소송총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2020. 1. 10. 원고들에 대하여 한 496,574,000원의 과징금 부과처분을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이 법원이 이 부분에 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판결문 중 해당 부분의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 민사소송법 제420조 에 따라 그대로 인용한다.

2. 원고들 주장의 요지

가. 이 사건 병원에서는 조제의 편의를 위하여 의사가 입원환자들에 대하여 사전 처방을 하고 약사들은 위와 같은 처방에 따라 약을 사전에 조제하였으며, 이후에 실제로 해당 환자에 대하여 의사의 처방이 이루어지면, 약사의 지시와 복약지도에 따라 간호사들이 사전 조제된 약을 환자에게 전달하였다. 따라서 위와 같은 사전 조제는 약사에 의한 조제에 해당하므로, 이 부분에 해당하는 요양급여비용청구는 약제비 부당청구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나. 의사의 처방에 따라 추가로 약을 조제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의사의 관리 감독 하에 간호사가 조제실에서 약을 가져와 환자에게 전달하여 투여하게 하였으므로, 위와 같은 추가조제는 약사법 제23조 제5항 에 따라 의사가 직접 약을 조제한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부분에 해당하는 요양급여비용청구 역시 약제비 부당청구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다. 피고는 약사가 근무하였던 오전 시간에 약사에 의하여 환자에게 전달된 입원약 및 퇴원약에 해당하는 부분까지 포함하여 이 사건 부당금액을 산정하였고, 약제가 별도로 처방됨으로써 조제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게 되는 경우에도 해당 약제비를 이 사건 부당금액에 포함시켰다. 따라서 이 사건 부당금액 산정은 위법하다.

3.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직권으로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에 대하여 본다.

가. 전소가 후소의 선결적 법률관계에 해당하는 경우 재소금지의 원칙 적용 여부

민사소송법 제267조 제2항 은 임의의 소 취하에 의하여 그때까지의 국가의 노력을 헛수고로 돌아가게 한 자에 대한 제재적 취지에서 그가 다시 동일한 분쟁을 문제삼아 소송제도를 농락하는 것과 같은 부당한 사태의 발생을 방지할 목적에서 나온 것이고, 여기에서 동일한 소라 함은 반드시 기판력의 범위나 중복제소금지의 경우의 그것과 같이 풀이할 것은 아니므로 당사자와 소송물이 동일하더라도 재소의 이익이 다른 경우에는 동일한 소라고 할 수 없는 반면, 후소가 전소의 소송물을 선결적 법률관계 내지 전제로 하는 것일 때에는 비록 소송물은 다르지만 본안의 종국판결 후에 전소를 취하한 자는 전소의 목적이었던 권리 내지 법률관계의 존부에 대하여는 다시 법원의 판단을 구할 수 없는 관계상 위 제도의 취지와 목적에 비추어 후소에 대하여도 동일한 소로서 판결을 구할 수 없다고 풀이함이 상당하다( 대법원 1989. 10. 10. 선고 88다카18023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소 제기가 재소금지 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1) 피고가 2018. 6. 27. 이 사건 처분과 동일한 처분사유로 원고들에 대하여 40일의 요양기관 업무정지처분을 한 후, 2020. 1. 10. 원고들의 요청에 따라 업무정지처분을 과징금부과처분으로 변경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2) 또한 을 제2호증, 을 제3호증, 을 제12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들은 위와 같은 업무정지처분에 불복하여 피고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이하 ‘이 사건 전소’라 한다)를 제기하였으나 서울행정법원은 2019. 12. 12.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원고들이 제1심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함으로써 해당 사건이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에 계속되어 있던 중 2021. 11. 3. 원고들의 소 취하로 종결된 사실이 인정된다.

3) 앞서 본 재소금지에 관한 법리와 인정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소는 이 사건 전소와 비록 소송물은 다르나 당사자가 동일하고, 이 사건 전소의 소송물을 선결적 법률관계 내지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본안의 종국판결 후에 전소를 취하한 자는 전소의 목적이었던 권리 내지 법률관계의 존부에 대하여 다시 법원의 판단을 구할 수 없는 재소금지제도의 취지와 목적에 비추어 볼 때 전소와 동일한 소에 해당한다.

4) 달리 이 사건 처분에 대해 당초의 영업정지처분을 과징금부과처분으로 변경하는 과정에 고유한 위법이 존재하여 그 취소를 구할 별도의 권리보호이익이 존재한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사정도 보이지 아니한다.

5) 따라서 이 사건 소는 재소금지 원칙에 위반되어 부적법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여 이를 모두 각하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소를 모두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동헌(재판장) 송진호 김근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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